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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
무심하고 담담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법인
디플롯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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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법인 스님에게 던지는 신의 한 수

1부 걸음걸음에 무심과 평온을
상좌야, 스승을 등불로 삼지 마라
스님, 아니 간달프 질문 있는데요
산승의 방 안은 이렇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오간다
소인은 끼리끼리, 군자는 함께 어울린다
적막한 산중에선 무슨 일을 하고 사는가
다동이에게도 불성이 있는가
공양을 받기가 부끄럽네
누구나 한번쯤 무문관을 원한다
밥 주지, 차 주지, 놀아주지, 걸어주지

2부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노스님은 한마디 말없이 일만 하지만
그대, 서 있는 곳에서 휘둘리지 마시라
가성비 좋은 삶의 기쁨
나잇값 하며 살자, 밥값 하며 살자
생각의 힘을 빼라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나와 너의 관계가 생명이다
뜨거운 열정보다 묵묵한 걸음이 좋다
안 되겠다, 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
죽음도 빛나라 늙어감도 빛나라

3부 깨달음이 빛나고 있나이다
온몸으로 한소식 얻는 삶의 고수
자존감을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중의 장사는 이렇게 해야 한다
가르치며 저도 배웠습니다
신발 놓는 것만 봐도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막히면 아프고, 소통되면 안 아프다
나를 머물게 하는 문장들
허물이 있음에도 우리는 본래 부처다

나오며

저자 소개 1

法忍

1976년 광주 향림사에서 출가했다. 이후 지리산 실상사에서 『화엄경』을 수학했으며,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화엄 보살의 원과 행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백담사 무문관, 동화사 금당선원, 백양사 운문선원 등지에서 참선수행했다. 2000년 해남 대흥사에서 ‘새벽숲길’이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최초로 템플스테이를 기획했으며, 『불교신문』 주필과 조계종 교육부장,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산문집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과 『중심』이 있다. 2019년부터는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본래의 마음자리
1976년 광주 향림사에서 출가했다. 이후 지리산 실상사에서 『화엄경』을 수학했으며,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화엄 보살의 원과 행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백담사 무문관, 동화사 금당선원, 백양사 운문선원 등지에서 참선수행했다. 2000년 해남 대흥사에서 ‘새벽숲길’이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최초로 템플스테이를 기획했으며, 『불교신문』 주필과 조계종 교육부장,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산문집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과 『중심』이 있다. 2019년부터는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본래의 마음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시로 정진하며 오늘도 독서, 농사, 지리산 순례라는 삼락(三樂)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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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66g | 127*188*15mm
ISBN13
9791197413056

책 속으로

별유천지비인간의 경지는 도피와 회피의 세계가 아니다. 마음이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고, 평온과 기쁨이 흐르는 일상을 꾸리는 것이다.
--- p.55, 「적막한 산중에선 무슨 일을 하고 사는가」 중에서

하염없이 풍경을 바라보다가 마음이 풀렸는지 몇 가지 이야기를 건넨다. “스님, 공부하는 게 너무 힘이 드는데 어떻게 해요?” “친구들과 함께 사는 기숙사 생활이 재미없어요.” 늘 간직만 하고 꺼내지 못하던 속마음을 전한다. 이럴 때 나는 눈을 마주하고 듣기만 한다. 성급하고 섣부른 응답은 위험하다. 너의 길은 네가 찾으리라. 이렇게 너의 두 발로 땅을 딛고 길을 걸었듯이 사람의 길에서도 길을 찾으리라.
--- p.92~93, 「밥 주지, 차 주지, 놀아주지, 걸어주지」 중에서

오늘도 나는 걷고 또 걸으리라.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걸으리라. 《화엄경》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염염보리심(念念普提心) 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이라고, 매 순간 청정하고 깨어 있는 마음을 간직하면 바로 그 자리가 안락한 극락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걷는 걸음걸음마다 성찰하면 바로 그곳이 참회도량이다. 걸음걸음에 무언가를 사유하고 의심하면 바로 그곳이 참선도량이다. 걸음걸음에 어제 읽은 글의 내용을 깊이 헤아리면 그곳이 바로 인문학 교실이다. 걸음걸음에 무심과 평온을 간직하면 그곳이 극락이다. 그런 그가 부처다.
--- p.95, 「밥 주지, 차 주지, 놀아주지, 걸어주지」 중에서

스님들은 무성하게 자란 머리카락을 무명초(無明草)라고 부릅니다. 삭발은 잘못된 생각, 헛된 생각의 무명을 소멸시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머리카락 삭발, 도량 잡초 삭발, 내면의 무명번뇌 소멸의 삼위일체 수행이겠습니다. 노스님이 묵묵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대중들의 마음이 절로 숙연해집니다. 온갖 지식과 논리로 무장한 어느 달변가의 말보다 큰 울림을 줍니다. 무언설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p.101, 「노스님은 한마디 말없이 일만 하지만」 중에서

심생즉종종법생(心生卽種種法生) 심멸즉종종법멸(心滅卽種種法滅). ‘한 생각이 일어나면 온갖 희비가 탄생하고, 한 생각이 달라지면 온갖 희비가 사라진다’는 삶을 통째로 바꾼 깨달음이 온 것이다. ‘너’ 때문에 나의 괴로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보는 ‘내 생각’에서 괴로움은 발생하는 것이로구나, 하는 실상을 깨달은 것이다. 이를 《화엄경》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한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것, 모든 희비와 시비는 마음의 반영이고 투사라는 말씀이다.
--- p.111, 「그대, 서 있는 곳에서 휘둘리지 마시라」 중에서

우리 삶의 기적과 신비는 멀리 있지 않음을. 물 위를 걷는 일이 기적이 아니라, 두 발로 땅을 걷고 있는 지금이 기적이다. 하늘을 나는 마법사가 되는 일이 기적이 아니라 창공을 날아가는 새와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 기적이다. 일하고 밥 먹고 공부하는 매 순간이 신비고 기적 아님이 없다.
--- p.115, 「가성비 좋은 삶의 기쁨」 중에서

나를 보는 일은 곧 눈뜨는 일이다. 나를 보는 일은 축복 중에 최고의 축복이다. 눈을 뜨는 축복, 눈이 환해지는 축복, 눈이 깊어지는 축복, 눈이 넓어지는 축복, 그렇게 눈이 열리면 세상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p.118, 「가성비 좋은 삶의 기쁨」 중에서

나는 단언한다. 제1의 출가가 1977년 가출이라면 2021년 지금은 제2의 출가가 시작되는 해라고. 그리고 이 삶을 마감하는 그때가 제3의 출가라고. 나는 날마다, 매 순간 출가할 것이다. 출가란 낡은 생각과 습관을 바로 보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걸음걸음이기 때문이다.
--- p.123, 「나잇값 하며 살자, 밥값 하며 살자」 중에서

마음의 눈을 열고 보니 사람들이 그저 던지는 평범한 말 한마디도 깨달음의 법문으로 들릴 때가 있다. 동일한 대상이라도 삶의 경험과 사유가 변하면 전과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들린다.
--- p.132,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중에서

분석과 비평보다는 침착하고 정직한 자기 성찰, 주장과 설득보다는 침묵과 경청, 조언과 권고보다는 묵묵한 실천, 입으로 말하기보다 몸으로 말하기, 다름을 발견하기보다는 같음을 보기, 앞에서 주장하기보다는 옆과 뒤에서 소리 없이 돕기, 나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 이제는 똑똑한 사람보다 어눌한 듯한 사람에게 믿음이 간다.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사람보다 묵묵한 걸음을 걷는 사람이 좋다. 가르침을 주려는 사람보다 일상의 사사건건에서 배움을 주는 사람이 좋다.
--- p.149, 「뜨거운 열정보다 묵묵한 걸음이 좋다」 중에서

초기 경전에는 근면을 강조한 부처님의 말씀이 많다. 열반 직전에도 부처님은 “세상은 무상하다, 부지런히 정진하라”고 당부한다. 요즘 새삼 이 말씀이 절실하다. 분주함과 부지런함은 같지 않다. 분주함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허둥지둥 중구난방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반면 부지런함이란 하지 않아도 될 일은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규칙적이고, 차분하고, 진심으로, 꾸준히 하는 모습을 말한다. 이게 바로 품격 있는 수행자의 모습이다. 이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규칙과 반복’을 염두에 두고 일상에서 실행해야 할 때다. 매일 규칙적으로 사는 일은 내 기본을 다지는 수행일 것이다. 중심을 잡고 초심을 잃지 않는 일이 수행이다.

--- p.150, 「안 되겠다, 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오늘도 마음이 한가한 사람

지리산 노고단과 백무동이 갈라지는 곳에 실상사가 있다. 그곳에서는 팔순이 훨씬 넘은 노스님 한 분이 언제나 말없이 일하신다. 3년 전 실상사로 자리를 옮긴 법인 스님은, 무성한 잡초를 매일같이 정리하는 노스님의 모습을 보며 고요한 가난, 진리에 갇히지 않는 마음, 수행의 압박에서 놓여난 삶을 꿈꾼다. 분별심과 억지 몸짓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마음살림을 꾸리고자 한다.

법인 스님이 한가한 마음을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단순하고 검박하게 사는 일이다. 스님은 방을 잠그지 않는다. 방 안을 비우고 또 비운다. 최소한의 소유로도 마음속 큰 기쁨을 누리며, 가진 물건들은 늘 정갈하게 정리한다. 욕망과 애착의 번뇌에서 멀어지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스님 옆에는 늘 반려견 다동이가 함께한다. 그러나 스님은 다동이를 사랑하되 집착하지 않고, 취향대로 다동이를 대하지도 않는다. ‘나의 다동이’가 아니라 ‘나와 다동이’로 관계를 설정하며 애착을 내려놓고 애정을 나눈다. 절의 수행자, 공동체의 벗, 대안학교 학생, 실상사에 온 방문객에게도 마찬가지다. 스님은 모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어울리며 기꺼이 마음을 내어준다. 만나는 사람마다 흔연하고 정성스레 맞아주고, 그들 스스로 답을 찾기까지 함께 지리산 자락을 걸어준다. 스님의 하루는 처처에 있는 공양을 이어가며 계속된다.


나잇값 하며 살자, 밥값 하며 살자

새해, 이순을 맞은 스님의 화두는 무엇일까? 스님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만든 자신의 숱한 허물과 시행착오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고백한다. 헛된 가치를 붙들고 살지는 않았는가. 둘로 나뉘어 대립하지는 않았는가. 감각적 즐거움만을 누리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정신에만 묶여 노동을 무시하지는 않았는가. 탐욕, 분노, 증오, 의심, 질투, 우울, 비겁 등의 번뇌가 가득했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허물 있는 부처”라고 발언한다. 스님이 말하는 “본래 부처”의 삶은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어서 스님은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기 위해 죽는 날까지 어떻게 살지 거듭해 고민하며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낡은 생각과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날마다 매 순간 출가하듯 살아가기로 다짐한 스님은 자신만의 답을 내린다. “나잇값 하며 살자, 밥값 하며 살자.” 치우치지 않은 생각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사는 것. 내 견해와 생각만을 주입하려 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것. 입으로 지시하지 않고 몸으로 먼저 행동하는 것. 대중을 위한 유익한 일을 실행해 세간 벗들에게 최소한의 보답을 하는 것. 이렇게 스님은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여여하고 묵묵하게 생활하고 실천함으로써 자기 삶을 말하고자 한다.


그대, 서 있는 곳에서 휘둘리지 마시라

스님은 중심이 무너지지 않고 조화를 잃지 않은 중도적 삶을 지향한다. 하지만 스님도 중심을 잃고 비틀거릴 때가 있다. 그때마다 스님이 자주 떠올리는 문장이 있다. 임제 선사가 말한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다. 어느 곳에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주체적 인간이 된다면, 그 자리가 바로 참되다는 뜻이다. 이 말을 되새기며 스님은 자신의 모습을 다시 살펴본다. 그럴듯하게 처신했을 뿐 명실상부하지 못했던 날들, 나에게 정직하지 못하고 일상에서 성실하지 못했던 날을 떠올리며 기본을 다시 잡아보기로 한다. 허둥지둥 부산했던 분주한 날들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차분한 날들을 꾸준히 가꾸기로 한다. 일방에 치우치지 않고, 무엇에 집착하지 않는 중도적 삶을 위해 스님은 오늘도 걸음을 멈춘다. 멈춰서 평소 보지 못했던 것들을 살펴본다. 월요일 법석 자리에서 나누는 수행자와 재가자의 말 한마디를 아껴서 듣는다. 실상사 작은학교 학생들과의 대화와 수업도 소중히 기록한다. 해마다 처음으로 수확한 과일을 공양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감사히 받는다. 길에서 마주친,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느 보살님이 건넨 두유를 품에 안는다. 자신의 하루를 소중히 여겨 스스로에게 경건하고자 한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귀중히 다루고, 사물과 일상에서 진실을 찾는다. 이처럼 자신이 선 자리를 늘 조심스럽고 무겁게 여기며 스님은 오늘도 걸음걸음마다 ‘사소의중(事小義重)’을 실천한다. 그리고 내일도 사사건건 진실하게 소통하며 모두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기원한다.

추천평

실상사는 산골짜기가 아니라 들판 한가운데 있다. 그래서 진흙 속의 연꽃 같다. 법인 스님은 연꽃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거무튀튀하고 질척이는 진흙을 보라고 한다. 스님은 우리에게 속된 세상에서 속히 빠져나오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속된 것은 한꺼번에 비워낼 수 없으니 부지런히 읽고, 닦고, 쓰는 과정이 참된 삶이라고 말한다. 사소한 것이 가장 광대무변한 것이라고. - 안도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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