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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일상
메노르카 섬에서 쓴 533일의 노트
원제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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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저세스 노터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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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es Nooteboom,Cornelis Johannes Jacobus Maria Nooteboom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네덜란드의 대표 작가다. 시인이고 소설가이자 언론인으로, 아홉 권의 소설과 여러 권의 여행서를 출간했다. 1933년 7월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태어났다. 가출한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 중 헤이그 시내에 집중 투하된 폭탄에 맞아 사망한 후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의붓아버지에 의해 가톨릭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졌으나 오래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가출을 일삼는 등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이때부터 문학적 기질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파리로 건너간 이후 이 년 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네덜란드의 대표 작가다. 시인이고 소설가이자 언론인으로, 아홉 권의 소설과 여러 권의 여행서를 출간했다. 1933년 7월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태어났다. 가출한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 중 헤이그 시내에 집중 투하된 폭탄에 맞아 사망한 후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의붓아버지에 의해 가톨릭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졌으나 오래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가출을 일삼는 등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이때부터 문학적 기질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파리로 건너간 이후 이 년 동안 유럽 전역을 정처 없이 방랑하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필립과 다른 사람들』(1955)을 출간했다.

이 작품의 발표 직후 안네 프랑크 상을 수상하면서 세스 노터봄은 스물둘의 젊은 나이에 일약 문단의 스타가 되었다. 이십대부터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다른 삶의 방식도 존중해야 함을 깊이 인식하였고, 여행을 통해 얻은 사색과 영감은 그의 시와 소설, 에세이와 여행기 등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루아에서의 어느 오후』(1963), 『베를린 수기』(1990), 『산티아고로 가는 길』(1992), 『유목민 호텔Nootebooms Hotel』(2002) 등 여러 편의 여행기를 출간했다.

시와 소설, 에세이와 여행기, 희곡과 시사평론, 샹송의 작사와 번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글을 두루 써 온 노터봄은 유럽 문학상(1993), 독일의 괴테 상(1992), 네덜란드의 페이 세이 호프트 상(2004) 등을 수상했으며,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1991), 문학예술훈장(2003) 등을 수여받았다. 소설 『필립과 다른 사람들Philip en de anderen』(1954)로 안네 프랑크 상을, 소설 『의식Rituelen』(1980)으로 페가수스 상을 수상했고, 스페인의 역사와 예술 속을 거닐며 쓴 『산티아고 가는 길De omweg naar Santiago』(1992)은 여행 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또한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 미국 현대 어문협회의 회원으로 임명되었는가 하면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스페인 메노르카 섬을 오가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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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후, 10여 년 동안 도시를 계획하고 집 짓는 일을 했다. 2006년부터 네덜란드 남부 작은 도시 루르몬트에 살면서, 북해 연안 저지대의 다양한 모습을 글로 기록하고, 네덜란드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 화가들의 이야기 『플랑드르 화가들』과 네덜란드 생활기 『루르몬트의 정원』이 있고, 옮긴 책으로 『터키 과자』, 『유목민 호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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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22g | 130*188*20mm
ISBN13
9791161110806

책 속으로

하지만 카네티는 자신을 팽개치지 않는 사람이기에 조이스 근처에 묻히면 자신은 기분이 좋을 것인지도 자문하며, 결국 자신이 다루는 대상인 존재에 대해 말한다. “스스로에게 진정으로 솔직하자면, 나는 조이스가 옹호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다고 말해야 한다. 나는 문학에서 말보다 우위에 있는 다다이즘의 허영심에 반대한다. 나는 온전한 말을 숭배한다.” 책의 민족의 일원이 여기서 말하고 있으며, 계속 읽어보면 이 점은 명백해진다.
--- p.16~17

“우리는 우리의 정원을 가꿔야 합니다Il faut cultiver notre jardin.” 볼테르는 『캉디드』의 끝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다르거나 그 반대라면? 내가 식물은 아니지만, 혹시 정원이 나를 가꾸어준다면? 예상치 못한 형태의 조심성을 내게 전해준다면?
--- p.20~21

독자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자신이 사랑하는 작가들이 서로를 높이 평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보코프에게 경탄하는 프로이트주의 정신과 의사가 있다면, 그는 나보코프가 자신의 영웅 프로이트를 ‘빈의 돌팔이’라며 모욕하는 것을 견뎌야 한다. 토마스 만의 팬이 나보코프가 만을 탐탁지 않아 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p.44

그 유카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선물로 받은 나무인데, 누구에게 받았는지는 잊어버렸다. 이제는 사실이 아닐지언정 이 문장은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 나는 쉰 살이 되던 생일에 그 유카를 시모너에게서 받았는데, 그녀가 이 문장을 읽고 넌지시 상기시키기까지 면목없게도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망각에는 부끄러움이 따라오고, 이 문장을 그대로 두는 것은 일종의 속죄다.
--- p.76~77

이따금 나는 몇 시간이고 그 앞에 눌러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그러면 마치 심해 탐사용 잠수정을 타고 모국어의 무한한 바닥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그곳에는 내가 본 적도 읽은 적도 없는 단어, 생명을 다한 물건의 이름, 기상천외한 직업, 이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유사어와 동의어, 그리고 완전히 사라져버린 시와 책 속의 문장들이 살고 있다. 지금은 영원히 사라져 버린 어떤 시대에 그 단어나 표현이 진짜로 살아 숨 쉰 적이 있다는 증거들이다.
--- p.101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산들이 선명하고 찬란하다. 지금은 검은색으로 보이는 숲의 전열을 향해 들판이 느릿느릿 이어지고, 숲 너머는 다시 들판, 그리고 산등성이다. 창문 왼쪽으로 난 좁은 시골길, 날이 밝기도 전에 제설기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라디오는 길이 미끄러우니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모든 것이 스페인에서 내가 보내는 여름에 대한 독일의 안티테제다.
--- p.129

영어, 가장 덜 번역되는 세계어이자 편협한 지방주의와 혼합된 대단한 오만. 그럼에도 모든 사람이 영어를 읽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영어로 이미 충분히 책이 집필되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전 세계 문학의 2퍼센트와 부스러기 정도가 출판된다. 수확량이 너무 적어서, 왜 미국인들이 때때로 세상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지를 이해하게 해준다.
--- p.149

폴 발레리가 뭐라고 했던가? “기억은 과거의 미래다.”
--- p.159

브레히트의 무덤에만 다윗의 별이 그려져 있고 욕설도 적혀 있었는데, 그날 아침 내가 신문에서 읽은 대로였다. 그러니 두말할 나위 없이 브레히트는 아직 살아 있었다. 욕을 먹는 한 그 사람은 아직 존재하는 것이다.

--- p.218

출판사 리뷰

정원을 가꾸며 떠오르는 삶과 죽음, 역사와 정치, 꿈과 문학의 단상을 낚아채는
세스 노터봄의 충실한 일상 기록.


세스 노터봄은, 글을 통해 느낀 바로는, 참 욕심 없는 사람인 듯하다. 이 책에서도 그는 세상과 적당히 떨어져서, 그러나 현실이라는 땅에 확실히 발을 딛고서, 여차하면 자신도 그 속에 섞여 돌아갈 수밖에 없을 세상을 규칙적으로 바라본다. 어쩌면 나름의 규칙과 자발적으로 선택한 고립 덕택에 그는 세상을 좀 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이미 출간한 『유목민 호텔』이 여러 곳을 주유하며 바라본 세상 이야기라면 이 책 『정원 일상』은 한곳에 머물며 느낀 일상 기록이다.

스페인 동쪽에 있는 섬 메노르카. 네덜란드 작가 세스 노터봄은 매년 여름 그곳의 정원으로 돌아온다. 그 섬을 방문한 지 50년이 넘었다. 자동차 지붕에 짐가방을 올려놓지만 않았을 뿐, 불가리아 집시마냥 넉 달 치 짐과 컴퓨터, 책, 옷을 차에 가득 싣고 어딘가에서부터 섬을 향해 출발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배로 9시간이 걸리는 메노르카, 그곳에 있는 작은 집에 들어서면 노터봄보다 오래 이 땅에 터를 잡은 선인장과, 노터봄에게 길든 거북이들과, 그가 없을 때만 꽃을 피워 괘씸한 생각이 드는 백합이 그를 맞이한다.

노터봄은 짐을 내려놓자마자 정원부터 살핀다. 폭풍우와 바람에 선인장의 잎들은 무성한지, 종려나무는 나방의 공격을 잘 버티고 있는지, 무화과나무와 고무나무는 얼마나 자랐는지. 그렇게 정원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마을 친구들도 찾아와 그의 부재 동안의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해준다. 지난겨울의 폭우와 새로 나타난 해충과 소소한 사건들에 관해. 그렇게 몇 개월의 공백이 정원에 미친 영향들을 손보고 나면, 이제 일상의 독서에 몰입할 시간이 된다. 읽다가 두고 간 책들과 새로 싣고 온 책들을 마주할 시간.

“조국의 현실을 떠나 섬의 경치와 바다 풍경, 책과 음악 속에 틀어박혀 사는 것. 이미 오래 산 사람에게는 많은 것이 중요성을 잃는다. (…) 일본 노인처럼 어느 승원에 칩거하고 싶겠지만, 세상은 당신에게서 이런저런 것들을 원한다. 당신은 자신을 내려놓은 지 아직 오래되지 않았고 타인들은 당신을 다시 불러낸다. 예전에 한 말이 있고 쓴 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에게서 벗어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당신이 선택한 타협은 여름에는 섬에서, 겨울에는 알프스 근처에서 지내는 것이다.” _ 163p

노터봄은 이따금 여러 작가의 『일기』를 뒤적거리며, 한 시점의 한 사건에 대해 각자가 어떤 생각을 표명했는지 비교하곤 한다. 그런 용도 때문에도 그는 ‘일기’에 특별한 기준을 부여한다. 533일의 일상을 기록한 이 책에 대해서 노터봄은 “사실 이 글이 정말 일기인지도 의문이다. 아마도 내가 생각하고 읽고 보는 것들의 흐름에서 이따금 무언가를 붙잡아놓기 위한 것, 그저 나날의 기록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그의 글은 바깥의 소음을 배제하려고 떠나왔지만 어쩔 수 없이 바깥의 사건들로 돌아가는 사색적인 서사시이며, 서로 끊임없이 불화하는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회의적인 시각으로 숙고하는 노트이다.

노터봄은 곰브로비치의 ‘탐정소설’에 관해 이야기하다 어느 자연 보호 구역에 서식하는 늪파리의 특징을 묘사하고, 스페인의 섬까지 납치된 ‘두꺼운 판달레’를 탐독하다 갑작스레 프루스트의 원전이 가지는 구태의연함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킨다. 그를 구성하는 일부가 된 ‘세상 돌아가는’ 일들, 거대한 정치?역사적 사건들은 그의 글 곳곳에서 물 위로 솟아오르는 고래처럼 불쑥 나타났다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

“일기란 절대로 솔직할 수 없”으나 『정원 일상』에서 느껴지는 노터봄은 실로 솔직하고 매력적이다. 볼테르의 정원, 베른하르트와 베케트, 암스테르담의 갈매기와 메노르카의 갈매기 등 한없는 지엽성에서 길어 올리는 그의 몽상과 성찰은 문학, 언어, 정치의 무게를 산뜻하게 받쳐 낸다.

바깥 세계의 단편斷片이 그의 의식에 문득문득 끼어들고, 선인장 꽃과 작은 새에 대해 진지하게 말하다가 다니엘서를 인용하고 여러 작가와의 일화를 되새기는 노터봄. ‘바람의 섬’ 메노르카의 정원에서 선인장·곤충·새·나무·날씨·태풍을 관찰하고, 책을 읽고, 함께했던 작가들과의 기억을 되새기고, 무언가 붙잡고 싶은 소소한 것들을 기록하는 작가. 그러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다시 알프스의 산자락으로 옮겨 가 50도의 기온 차이를 실감하며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작가. 스스로 선택한 고립 속에서 한없는 사고의 자유를 즐기는 사람.

“6개월 동안 책들은 스스로를 읽었고, 내게 보이는 것은 책을 읽는 내 자화상이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읽지 않은 것은 나만 알고 있기 때문에 나를 속이는 자화상이기도 하다. 나는 여기에 있는 모든 책과 내가 읽지 않은 책도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원하지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사람의 자의로 책 안팎을 배회한다.” _186p

이 책을 뭐라고 정의하든, 그의 글과 시선은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현재에 충실하니, 덕택에 우리는 반짝이는 지성과 열정으로 여전히 짱짱한 노작가의 일상을 엿보는 즐거움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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