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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머리에
2. 의식과 저항 하벨 : 지성인의 역사 참여 벨벳 혁명 3.도덕의 힘과 정치의 힘 진리 주장의 뜻 힘 없는 자의 힘 4. 도덕과 정치의 만남 도덕 이상과 정치의 의미 민주주의의 도덕 근거 정치. 지성인. 도덕 관심 5. 책 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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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 지성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성인으로 저항 운동을 이끌다가 정치의 세계 한가운데 들어가 활동하고 있는 한 인물에 대한 것이다. 저항의 인물이 정권을 책임진 경우는 역사에 흔히 있는 일이며, 폴란드의 바웬사 또한 우리가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바웬사는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돋보이는 세기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지성인'의 자리에 서 있지는 않았다. 공산 체제를 허물어뜨리고 그 이후에 선 정권의 후견인이 되고 이어 대통령이 되었으나, 그는 노동조합의 훌륭한 지도자였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바츨라브 하벨(V clav Havel)은 체코의 대통령이 되기 이전, 극작가로서 오랫동안 공산 체제에 항거해온 지성인의 정형을 갖추었던 사람이다. 정권에 대한 저항을 논리화하고 이를 위해 재야에서 싸우다가 여러 차례 투옥되기까지 하였다. 바로 이 저항의 인물이 공산 정권을 물리친 다음 정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지금도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되기 두 달 전만 해도 그는 반체제 인사로 구류되어 있었다. 전체주의 체제와 맞서 싸우던 재야의 한 극작가가 대통령의 자리로 들어선 과정도 드라마 같은 감동을 주는 것이지만 나는 이것을 두고 논의를 펴려 하지 않는다. 하벨은 작가로서 활동한 '지성인'이었으며 또 '지성인'으로 대통령의 일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 책의 관심이 놓여져 있다. 지성인이라고 해서 고등 교육을 받았다는 뜻도 아니며, 고등 교육을 받으면 자동으로 지성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그러한 뜻에서의 지성인도 아니다. 더구나 대학 교수 출신이면 누구나 지성인이라는 자격을 얻게 되는 나라에서처럼 헤프게 쓰이는 의미에서의 지성인과도 다르다. 그는 제대로 고등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특정 세대의 운동권 출신도 아니며, 그야말로 일류 대학을 졸업한 인물도 아니며, 그런 연줄로 정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런 학교에서 국가 고시 공부를 하여 관문에 들어선 것 또한 아니다. 지식을 소유한 자라는 뜻에서 단순히 통상의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자들과는 달리, 그는 삶의 깊은 의미를 새기며 역사와 문명을 생각하는 빼어난 '지성'의 사람으로 살아왔다. ---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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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유럽의 작은 나라인 체코의 현 대통령 바츨라브 하벨의 삶과 그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하벨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재야 극작가로, 대표적 지성인으로 지난 1968년 '프라하의 봄' 이후 줄기차게 전체주의 공산권과 맞서 싸우다가 뜻하지 않게 정치세계의 한 가운데로 들어간 인물이다. 그는 치열한 역사참여를 통해 현세의 권력정치를 도덕의 수준으로 올려 보려고 애쓰는 참된 지성인이라는 점에서, 플라톤의 「공화국」에 나오는 '철인-왕'을 연상시키는 특유한 인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박영신 교수는 이 책에서 하벨을 통해 도덕과 정치가 만나야하는 당위성을 밝히고, 정치를 도덕화하는데 투신해야 할 지식인의 운명적 역할을 논한다. 비록 하벨이라는 이 시대의 걸출한 지성정치인을 매개로 하고 있으나, 이 책의 구석구석에는 박교수의 정치에 대한 생각이 진하게 배어 있어, 이 책은 그의 정치철학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하벨의 저항정신과 진리추구의 삶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지성전통과 맞닿는 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체코는 역사적으로 '문화정치'를 잉태한 요람이었다.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순교한 종교가 후스, 개혁주위 전통위에서 교육사상을 발전시킨 코메니우스, '철인-왕'을 지향했던 이 나라 초대 대통령 마사릭, 그리고 '77헌장'의 창립선언문을 기초한 고난받은 철학자 파토츠카, 이들이 모두 하벨이 추구하는 '실천도덕으로서의 정치'의 대부들이자 지적 원천들이다. 하벨이 생각하는 지성인이 역할은 도성 밖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우리들에게 이야기해주는 '카산드라'의 몫을 수행하는 일이다. 하벨은 정치인이 카산드라의 쉼 없는 경고의 소리를 경청할 때, 지성인과 정치인이 그리고 도덕과 정치가 만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지성인의 정치 참여는 카산드라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하는 결의가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