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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가운데_007
멋진 하루_045 파주 가는 길_073 수면 아래에서_101 월간 윤종신_151 작가의 말_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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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저 끝에서부터 살며시 불어온 미지근하고 습한 바람에 은은한 향의 냄새가 실려 있었다. 그것은 마치 여름의 향기처럼 느껴졌다. 그 끝은 과연 어디쯤인지, 지나고 나면 우리는 과연 무엇이 되어 있을지 알 수 없는 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어떻게든 우리가 무사히 통과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향기. --- p.21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바로 편한 운동화를 사자고 생각했다. 내 발에 맞는 편한 신발을 신고, 편한 걸음으로 지금부터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이토록 멋진 하루를 온전히 마음을 다해 즐겨보자고 다짐했다. --- p.71 이제는 엄마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고,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같이 여행을 갈 수도 없다. 엄마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 겨우 알게 된 것 같은데, 엄마는 내 곁에 없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자주 엄마를 만나러 오고, 자주 추억하는 것뿐이다. 엄마의 기억이 희미해지지 않도록 계속 떠올리는 것뿐이다. --- p.99 그것도 좋지. 그런데 그것보다 더 좋은 점이 뭐냐면, 물속에서 수영하는 중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거예요.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는 거죠. 내 호흡과 팔다리의 움직임에만 온전히 집중해야 하니까요. 그러지 않으면 호흡이 흐트러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서 금방 숨이 차거든요. --- p.121 음, 뭐랄까,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무엇보다 가사가 참 좋아. 화려하지 않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그 가사가.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거든. 거기엔 흘러가는 일상과 계절이 있어. 사람들은 그 안에서 서로 사랑을 하고, 때론 외로워하고, 또 때론 이별도 해. 그리고 후회를 하고. 그러한 장면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하나하나 펼쳐지는 거야. 난 그게 참 좋아. --- p.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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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한가운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부단하게 나아갈 방향을 찾는 두 주인공. 그들은 무더운 여름을 통과하며 끊임없이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마음의 조각 일부는 아련하게 남아있는 어느 오래된 여름의 풍경에 지금도 머무르고 있는지 모른다. ■ 멋진 하루 화창한 토요일. 오늘은 드디어 그녀가 옛 남자친구를 다시 마주할,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 스스로를 마주하게 될 이토록 멋진 하루! ■ 파주 가는 길 10년 넘도록 장롱면허로만 지내던 그녀가 드디어 스스로 운전을 해서 가고 싶은 곳이 생겼다. 떠난 엄마를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해 시작된 그녀의 가슴 뭉클한 운전 도전기. ■ 수면 아래에서 그렇게 우리는 현재에서 방향을 잃고 들판의 석상처럼 그저 우두커니 서 있거나,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순간속으로 끝없이 침잠할 뿐이다. 소설 속 수겸과 민호가 그러하듯이. ■ 월간 윤종신 누구나 기억 속엔 부디 변치 않기를 바라는 어떤 풍경을 가지고 있다. 흐르는 시간 속 변하는 것과 여전하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끔 하는 서른 살 연인의 만남과 이별 이야기, 그리고 2013년의 월간 윤종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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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여전하다는 것과 시간의 흐름에 맞게 변한다는 것. 또는 같은 곳에 머무른다는 것과 어딘가로 나아간다는 것.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길지 않은 시간을 살아오는 동안 나는 서로 다른 두 모습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했던 듯 하다.
어쩌면 여기 실린 소설은 그 방황의 기억에게 보내는 나의 애틋한 연서(戀書)이자, 부끄러운 회고록이다. 부디 나의 방황이, 그리고 나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공감으로 다가가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