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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우리는 늦게 사랑하는 걸까꿈꾸는 멜랑콜리아우를 위하여빈 의자다시 독일로어젯밤 꿈 1소음삶흔적착각위로거울의 뒤편불면사랑의 습격사진 1오래 기다리기어떤 지도행복한 동시성어디서 왔니세월아우라조찬담화헤겔과 마리화나섀도 복싱밤의 카페즐거운 졸병샴푸 냄새아마존의 연꽃2 그 봄날의 이별추억의 밖장밋빛 인생결심변증법데자뷔 1레드 와인기억 1내 마음의 동물원해체주의자데자뷔 2인텔리겐차첫사랑사로잡히기행복한 귀양거대한 말語야유그곳불구경망각미움어떤 행보정밀검사진실햇살그곳으로 1오이포리그 사이3 오래된 착각응시오래된 착각소포클레스전조포옹 1밀실 공포증생각낙타 1어젯밤 꿈 2브레이크신기루그리고 몇 사람은 혼자서 왔다행복한 죽음멂과 가까움어젯밤 꿈 3카메라의 눈귀족추억의 늪뒷모습그 세상김밥상 블레지엥그들만의 언어초저녁 침대꿈의 반란냉소아득함패닉4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 사람넝마주이귀여운 여인수석오래된 외투신호광대풍경히스테리 1동물니르바나백화점기억 2기억 3패러독스세상헛소리거미줄낙타 2스노비즘 1아토피새벽의 악몽이중감정단순함멜로디알레르기사랑배꼽에 대한 명상5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그립다꼭 그만큼의 거리낮은 소리히스테리 2거울노인학적피곤기도포트레이트행복의 운명그곳으로 2기억 4슈샤인 보이막차스노비즘 2명품 1얼굴이상한 에코감정의 패배사라지는 것들연핑크 플로이드미로 게임새벽예감양심구토TV 토론보석고독비전향 장기수6 기억 너머에 대한 기억두 사랑데카당스화이트 노이즈 1클로즈업욕망의 발견선택고래 아가리주방세제신세대멂클론명쾌함어떤 곳화이트 노이즈 2명품 2멜랑콜리 1일루전사진 2노동과 에로스소유의 정신시간의 침대고래잡이멜랑콜리 2거꾸로 읽기바닥짐불협화음작가탈무드7 안타깝지 않은 걸음으로정류장에서곱게 늙기희망상처비밀스승들포옹 2손님소망 없는 행복밤 카페에서지붕입김K 교수투포환샤먼그 어디에도 없는 곳깨어나기봄느낌먼지붉은 기억빛들의 상형문자메두사잔인한 미풍카프카의 욕망울림나비 한 마리4년의 시간에 담겨진 그의 생각들│남편 김진영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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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설왜 우리는 언제나 너무 늦게 사랑하는 걸까철학자 김진영이 말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가 삶에서 경험한 사랑은 고귀하고 진실하며 언제나 숭고한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를 통해서 드러나게 되는 역설적인 사랑이다. 그의 아포리즘에서는 아우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날 아우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김진영은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을 마주한다. 추석이 되어도 앞마당의 붉고 푸른 대추를 딸 사람이 없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고 아우의 환영이 햇빛 아래에서 금방이라도 말을 건넬 듯하다. 그는 빈 의자를 바라볼 때도 그저 사물로써의 의자가 아닌 의자 너머의 아우를 추억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내가 아니라 물건이 더 아프게 그를 기억한다”며 먹먹함을 전해준다. 아우에 대한 생각은 꿈에서조차 그를 떠나지 않으며 사물을 바라볼 때 그리움은 더욱 간절해진다.패러독스가슴은 빙하.물고기 한 마리 살지 못한다.머리는 사막.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한다.그러나 묘한 일.이럴 때 나는사랑을 확신한다.김진영의 아내 김주영은 “「패러독스」의 한 구절처럼 아우를 잃은 그의 가슴은 빙하 그 자체”였을 거라고 그때를 회상한다. 그러나 김진영은 “그때 사랑을 확신”했다면서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아우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아 아포리즘을 완성했다.그를 짓누르는 아우에 대한 생각은 오래된 외투 같다. 너무 오래되고 낡고 무겁지만 차마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그에게 아우는 시간이 지나도 영원히 풀 수 없는 캄캄한 비밀이 되어버렸다. 때때로 우리는 이미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그 소중함을 간과한다. 김진영은 우리가 가졌던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그 빈자리를 경험하게 되며 그것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사랑의 역설을 통감한다. 사랑의 대상은 영원히 붙들어놓을 수 없지만 사랑의 흔적은 지울수록 더욱 또렷해져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머문다. 우리는 늘 에두르고 감추며 사랑을 숨기려 하지만 사랑은 끊임없이 우리를 습격한다. 그렇기에 그의 말처럼 사랑의 시간은 자꾸만 뒤로 가는 것이다.예상치 못한 순간 다가온 사랑삶은 왜 그렇게 불완전하고 신산스러운 걸까김진영의 아포리즘이 특별한 이유는 인간의 아름다운 면모를 찰나의 순간에 포착해 사진처럼 한 폭의 글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그가 마주한 혹독한 경험은 우아한 문장으로 탄생한다. 독일에서 만난 친구 C는 오른쪽 폐의 일부분을 절제했다. 병원에서 지내는 C가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일은 가장 먼저 다가오는 무언가를 껴안는 것이다. 전이되지 않으면 완치 가능성이 70퍼센트라는 의사의 말이 무색하게 C는 수술을 마치고 요양병원으로 향한다. 김진영은 시립 요양소에서 어린 시절에 아픔을 겪고 밥 대신 초콜릿만 먹다가 300킬로그램이 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된 스무 살 환자 카티를 만나기도 한다. 그는 카티의 거대한 몸은 초콜릿이 아닌 침묵 때문이라고 믿는다. 카티는 초콜릿만 먹기 시작하면서 실어증 환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카티를 보살펴주고 병실을 나갈 때 늘 인사를 건네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묵직한 침묵뿐이다.우리는 허파로만 숨을 쉬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상처라는 아가미로 더 많이 산소를 마시는지 모릅니다._「상처」 중에서사람들은 저렇게 아름답고 완벽한 물건을 만드는데 삶은 왜 그렇게 불완전하고 신산스러운 걸까._「백화점」 중에서김진영에게 죽음은 삶의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예상치 못하는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을 덮친다. 그렇기에 그의 삶은 한없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러나 그는 혹독한 현실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는 병상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고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C를 위해 김밥을 쌌고, 침묵의 무게만큼 묵직한 카티의 상처를 돌보면서 병실을 나설 때 바람처럼 불어오던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 따스한 시선 덕분에 그들의 죽음은 삶 속에 있을 수 있었다. 우리 도처에 죽음과 불안이 널려 있다고 해서 모든 인생이 우울하고 불온한 것은 아니다. 불우한 상황에서도 인간이 지닌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김진영의 시선은 한없이 따뜻하다.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혀주는 김진영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 아포리즘은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철학자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꿈속을 헤매는 불면의 밤과 멜랑콜리불면과 멜랑콜리는 『사랑의 기억』에서 중요한 주제다. 이 두 주제는 철학자 김진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그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는 깨어 있을 때 막을 수 없는 어떤 신호처럼 멜랑콜리를 마주한다. 궁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귀를 기울이지만 자꾸만 가라앉는 우울의 침강을 막을 수 없다. 불안과 우울을 끌어안고 잠드는 밤이면 어김없이 알 수 없는 난폭한 꿈과 마주하게 된다. 꿈과 현실의 경계는 늘 위태롭기만 하다. 그는 꿈에서 번뜩이며 자신을 돌아보는 수많은 눈을 발견하는가 하면 자기 자신을 칼로 찔러 죽이기도 한다. 현실과 꿈을 넘나들 때 오래도록 억압된 우울과 절망이 어느 순간 끔찍한 발작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처럼 그는 꿈에서도 불안을 안고 살아야 했다.나는 늘 내 자리를 되찾은 것처럼 편안하다. 편안함은 내게 불안과 안도감의 균형이다. 불면은 언제나 꼭 그만큼의 거리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꼭 그만큼의 거리, 그건 내 경우 불면의 패러독스 안에서만 확인되는 그런 거리다._「꼭 그만큼의 거리」 중에서꿈속에서조차 불안한 장면에 시달리는 그는 늘 쉽게 잠들 수 없다. 그 기나긴 밤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생각은 “나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김진영은 이 절박한 물음 속에서 해답을 찾는다. 삶에서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추구하며 불안과 공존하는 것이다. 그에게 편안함은 “불안과 안도감의 균형”이기에 불면 뒤에 가려진 행복 또한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해야만 찾아오는 것이다. 이 또한 불면의 역설 속에서만 확인되는 거리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김진영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사랑의 기억』은 잠 못 드는 밤 책장을 천천히 넘기며 읽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준다.시적인 문장으로 가슴을 울리는 아포리즘사랑은 이미 시작되었다김진영은 건축물처럼 단단하고 정제된 언어로 담담하게 삶을 성찰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우리는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의 언어적 사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사 하나까지 주의 깊게 읽어야 할지 모른다. 의미 없는 문장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섬세한 구조에 배어 있는 깊은 사유는 그의 단상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아름다운 문장의 향연 속에서 인물들은 생생하게 움직이고 철학과 문학을 아우르는 그의 심미적인 감각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렇기에 김진영은 “가장 마지막에 꿈꾸기 시작하는 사람” 즉 진정한 의미의 작가다. 김진영은 정제된 언어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랑의 기억』에는 인간을 사랑하고야 말겠다는 김진영의 강렬한 의지가 담겨 있다. 삶은 시간에 침잠되어 잊히지만 세밀한 기억의 순간들은 우리와 함께 호흡한다.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난무해서 이 시대에는 더 이상 사랑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고 또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김진영은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늘 진정한 사랑을 발견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사랑을 기억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우리는 온몸으로 사랑을 거부하려 하지만 사랑은 어느새 우리 삶에 들어와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용기로 끌어안는 일은 모든 불안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준다. 세상 안에서 또 다른 세상을 꿈꾸고 사유하는 사람, 김진영! 우리는 이 책으로 철학자 김진영을 추억하고 사랑을 기억할 것이다. 그 사람이 언제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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