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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초상화 여우와 어린 왕자 1~31 |
백우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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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써도 써도 못다 한 편지의 여백처럼
하염없이 읽어야 하는 행간입니다. --- p.7 처음 들었던 그대 목소리가 어땠는지 말해줄까요? 바이올린을 조율할 때 나는 소리였죠. 그다음엔 박자를 잘못 맞춘 피아노 연주 같았어요. 갑자기 쉼표도 없이 빨라지기도 했거든요. 기본음보다 샵이 되기도 했고요. 지금은 첼로 소리가 나요. 조금은 느리고 긴 여운이 남죠. --- p.25 여우의 눈망울 속으로 황금빛 밀밭이 밀려듭니다. --- p.55 여우는 마음에 빈방이 있는 소년을 알고 있습니다. 이상하죠? 텅 빈 방은 꽃으로 가득 차 있어서 충만하게 흘러넘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흔적이 어쩌면 더 깊고 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p.64 여우는 어떤 이야기라도 놓치지 않고 잘 듣고 싶어 합니다. 여우에게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어쩌면 그래서 귀가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 p.73 여우는 누릴 줄도 모르면서 소유만 하는 &부자'를 가장 가난한 자로 기억해 둡니다. --- p.80 그는 어둠이 내리는 시간을 원합니다. 불빛 하나가 사방의 어둠을 사로잡고, 어둠을 갈라버리는 시간이죠. 잠잠한 고요 가운데 명징한 생명 줄기가 내려오는 시간이고요. --- p.84 그건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지도 않고 혀에 닿는 차갑고 달콤한 맛을 말하는 것 같잖아요. 지도에서 하와이의 위치를 찾았다고 해서 하와이를 아는 것은 아니잖아요. --- p.86 물을 뿌려준 나무들이 초록으로 무성하게 자라듯이 소년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풍성한 영혼으로 자라가죠. --- p.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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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소유하지 않는 여우의 사랑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상대의 모든 것이 알고 싶습니다. 나를 만나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무엇을 일구며 누구를 사랑했는지, 그 사랑이 지금은 어떤 모양으로 그 사람의 마음에 남아 있는지. 그런데 이 모두를 알아내고 나면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에 비가 내립니다. 내가 없는 그 사람의 지난날이 못내 서운하지요. 그 공백을 하루빨리 메우고 싶어서 큰소리로 사랑을 외칩니다. 백우인 작가가 『어린 왕자』에서 발견한 여우의 사랑은 그러나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우는 소년이 품은 장미의 기억까지도 따뜻한 눈길에 담아냅니다. 관심을 갈구하며 내뱉는 장미의 투정과 그런 장미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한 소년의 미숙함도 여우에게는 소중한 소년의 일부입니다. 여우의 하늘에 뜬 무수한 별은 모두 소년의 별입니다. 그중 어딘가에는 몇 개의 가시로 위험에 맞서는 장미와 소년이 살뜰히 관리한 세 개의 화산도 있겠지요. 어느 별도 여우의 것이 아니지만 여우는 그 모두를 사랑합니다. 별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채 끝없이 소유만 하는 어느 사업가와는 정반대입니다. 여우에게 사랑은 잘 듣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소년의 발소리를, 소년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양을 그려달라고 말하는 그 목소리를 더 잘 듣고 싶어서 아예 귀가 되고 싶을 지경입니다. 빗속을 걸어가는 이에게 이 책은 다정한 우산 하나를 건넵니다. 그리고 속삭입니다. 온전하게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는 귀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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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않고는 못 배기던 시절이 두 번 있었습니다. 엄마가 죽기 전 열 살 때까지, 그리고 아내와 연애하던 4년간입니다. 그땐 모든 게 궁금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게 신기했습니다. 연인의 모든 게 알고 싶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사랑은 궁금증이란 사실도 그때 알았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삶과 나를 둘러싼 세계가 궁금합니다. 더 나은 자신과 세상을 꿈꿉니다. 하루하루 성장합니다.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입니다. 질문을 잃어버린 어른에게 권합니다. - 강원국 (연설 작가,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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