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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장 / 지휘에 관한 짧은 역사 2장 / 지휘 언어와 테크닉 3장 / 관현악 스코어를 읽는 법 4장 / 지휘자가 되는 길 5장 / 마에스트로의 페르소나 6장 / 관계들 음악과의 관계 음악가와의 관계 청중과의 관계 평론가와의 관계 소유주 및 경영진과의 관계 7장 / 누가 무대의 주도권을 쥐는가? 8장 / 떠돌이 지휘자의 일상 9장 / 녹음과 공연 10장 / 지휘 예술의 신비 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John Mauc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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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란 결국 일종의 연금술이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유일한 예술 형태다. 음악은 일련의 변신을 거쳐 시간을 통과하게끔 설계되어 있는 통제된 소리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라면 소리를 내지 않고 오로지 동작으로만 그렇게 하는 것이 어쩌면 타당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 p.27 리더십과 정직성은 곧 권위로 연결되며, 바로 거기에 위대한 지휘자들의 또 다른 공통분모가 있다. 지휘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어떻게 하여 명령권과 결정권을 가지게 되는가? 특히 음악처럼 각자 의견이 분분하고 움직이는 요소들로 가득한 분야에서 말이다. 고대 로마에서 ‘아우크토리타스auctoritas’라는 단어는 단지 누군가의 사회 속 위치를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비한 통솔력’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지휘자들은 저마다 다른 배경과 경로를 거쳐 그 자리에 오른 자들이지만, 모두의 과거 경험은 단 한 가지 결과로 귀결된다. 바로 ‘권위’다. --- p.139 레니는 부츠를 신고 나타나기도 했고 단화를 신고 나타나기도 했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보였고, 공연 때는 쿠세비츠키가 물려준 백색 정장을 입었다. 그는 한없이 매력적이었고,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 흥미를 보이는, 한마디로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힘과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레너드 곱하기 1000이었다. 마치 오자와가 세이지 곱하기 100이고, 마이클 틸슨 토머스가 마이크 곱하기 10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위대함으로 향하는 개인적·예술적 피드백 시스템의 과정 속에 있었고, 각자의 개성이 가진 모든 면모를 마음껏 확대하고 확장했다. 덕분에 그들의 음악 해석 또한 유일무이한 개성과 통찰을 얻게 되었던 것이리라. 이 세 지휘자는 물론 서로를 잘 알고 있었지만(오자와와 틸슨 토머스는 번스타인의 사도였다), 그들의 연주는 모두 저마다 독보적이어서 서로 혼동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반영이지 다른 사람을 되비추는 거울이 아니었던 것이다. --- p.162 자신만의 틈새 레퍼토리를 개척하는 전문의 같은 지휘자가 일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의뢰가 들어오면 하이든부터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납득이 가는 탄탄한 연주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면에서 사실상 일반의 같은 제너럴리스트인 셈이다. 그러나 먹는 음식에 따라 사람이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휘자는 자신이 지휘하는 작품에 의해 정의된다. 안타깝게도 고전음악계는 고질적인 속물주의가 꿈쩍 않고 버티는 곳이며, ‘대중적인 음악’과 ‘진지한 음악’을 구분하는 면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 p.326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 고단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휘자의 호텔방은 침실일 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사무실이자 스튜디오이며 연구실이자 연습실이다. 그런데 여행객에게는 매력적인 호텔이 지휘자에게는 뜻밖의 난관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식사에 관한 지휘자들의 요구는 상궤를 벗어난다. 우리는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특정 수준의 영양을 섭취하는 스케줄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이 ‘일반’ 투숙객들의 요구와는 엇박자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지휘자는 사업가보다는 운동선수에 가까우며, 누가 뭐래도 관광객은 아니다. --- p.403 핵심은 이거다. 모두가 동의하는 ‘올바른’ 바그너 사운드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바그너의 아들이 한 연주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의 모든 도시는 저마다 고유한 연주 전통을 갖고 있으며, 올바른 바그너 사운드가 존재하지 않듯이 다른 작곡가의 경우도 다 마찬가지다. 베르디만 해도 살아생전 파리의 베르디 사운드와 밀라노의 베르디 사운드가 다른 것을 경험했다. 그러므로 지휘자들은 역사적 음반에서 여러 가능한 선택지를 발견할 생각을 해야지, 이를 불변의 모범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 p.440 작곡가의 의도에 충실해야 하느냐 아니면 악보에 적힌 내용 그대로에 충실해야 하느냐를 놓고 오가는 끊이지 않는 논쟁은, 이상적 해석을 달성하는 방법이 오직 하나뿐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무엇에 충실하려 노력할지언정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귀를 가지고 듣는 존재요, 텍스트에 어중간하게 헌신하는 존재다. ‘스타일’이란 흉내 내기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며, 음악에서 정확한 모방은 불가능한 법이다(라는 점을 이제 많은 독자들도 납득하리라 믿는다). 역설적이게도 규칙을 따르지 못하는 무능함 혹은 규칙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자세가 이른바 ‘문화’의 원천이 되어왔고,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해석’의 핵심에 존재하는 현실이다. --- p.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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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의 일, 지휘의 신비 지휘자를 가리키는 말은 다양하다. 이탈리아인들은 ‘대가’ ‘거장’을 뜻하는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때론 ‘오케스트라의 수장’을 뜻하는 카포 도케스트라(capo d’orchestra)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프랑스인들은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셰프(chef)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그러나 이들 단어로는, 들리지만 보이진 않는 힘을 나직이 돕는 지휘자 노릇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마우체리는 지휘자를 뜻하는 영단어 컨덕터(conductor)가 본래 ‘전도체’를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지휘자의 일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작곡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소리를 생산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협업에 힘입어 그 에너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본문 168~169쪽) 정말로 그렇다. 지휘자는 혼자 방에 틀어박혀 악보를 연구하고 무대 위에 홀로 서서 악단을 끌고 가는 고독한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음악을 둘러싼 모든 것, 모든 사람, 모든 에너지와 관계를 맺으며 이를 조율하는 리더이기도 하다. 지휘는 혼자 하는 일인 동시에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협업이며, 지휘자 고유의 개성을 드러내는 작업인 동시에 지휘자 자신을 내려놓은 채 작곡가의 의도와 여러 악기 및 목소리가 빚어내는 화음을 청중에게 전하는 작업이다. 이토록 까다롭고 복잡한 일이라니. 하지만 무대 위에서든 녹음실에서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또한 지휘자이기에, 마우체리는 ‘신비’ 혹은 ‘마법’이라는 말로 자신의 직업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으리라.(479쪽) 물론 지휘에도 일종의 기술이 있다. 총보를 읽는 법, 바통을 쓰는 법(물론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처럼 바통 없이 맨손으로 지휘하는 이들도 있다), 동작 언어를 사용하는 법(가령 레너드 번스타인은 유명한 ‘뜀꾼’이었다) 등 배워서 터득할 수 있는 기법이 존재한다. 이 책 전반부(1~3장) 역시 여러 지휘자의 사례를 통해 그런 테크닉에 관한 유용한 팁을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지휘는 테크닉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결국엔 테크닉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해진다. “오토 클렘퍼러와 제임스 러바인은 몸동작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휠체어에 앉은 채로도 주요 작품들을 성공적으로 지휘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휘 박사 학위를 따고 바통 테크닉을 마스터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연로한 지휘자는 필경 얼마간의 청력 상실을 겪을 수밖에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소리를 주무르고 균형을 유지하는 그들의 통찰력은 해가 가면 갈수록 오직 날카로워지기만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지휘는 운동으로 치자면 마라톤인 까닭이다.”(480쪽) 이 책은 그런 불가해한 지점에 관한 경험과 일화를, 그 순간이 어떻게 빚어졌는가를 풍부하고도 섬세하게 들려준다. 어쩌면 바로 그 지점이 위대한 지휘자들을 서로 구별되게 해주고, 마우체리와 같은 인물을 지휘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과 비즈니스 사이에서 진동하는 직업으로서의 지휘자 이렇듯 신비와 마법으로 가득한 것이 지휘의 일이라지만, ‘생계 수단’이라는 면에서 놓고 보면 지휘도 일종의 비즈니스다. 지휘자는 어쨌든 부름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에, 오케스트라 경영진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또 앞서 수많은 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지휘자의 책무라고 했는데, 그 관계 속에서 주도권 싸움이 빠질 수 없고 성악가라든지 연출자와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그러니 이 분야에서도 ‘이름난 지휘자가 곧 실력이 출중한 지휘자’라는 등식은 성립하기 어렵다. 사실 그 ‘실력’이라는 것의 기준도 저마다 다를 테고 말이다. 이런 생활인으로서 지휘자의 애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유럽에서 활동하는 객원 지휘자다. 무대 위에 오를 때야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들어서지만 실상은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도는 봇짐장수에 가까워서, 트렁크 가방에는 무대의상과 평상복은 물론이고 심지어 전동 연필깎이까지 짐이 한가득이다. 게다가 악보는 종이요, 종이 뭉치는 또 얼마나 무거운가.(397쪽) 그렇게 짐가방을 이고 지고 호텔방에 들어서면 종일 틀어박혀 악보 연구에 매진한다. 공연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와서는, 국제전화 요금도 비싸니 전화기는 쳐다도 안 보다가 책을 뒤적이던 중 외로움을 끌어안고 잠에 든다.(419쪽) 그러니 카라얀으로 대표되는 화려한 지휘자 이미지는 지휘자라는 직업의 극히 작은 일면일 뿐이다. 마우체리는 “재미 보십시오(Have fun)”라는 인사말을 상당히 싫어한다는데, 지휘가 기쁨을 주는 일인 것은 맞지만 그 기쁨에 ‘재미’는 없기 때문이란다.(392쪽) 경력과 명성을 쌓아 음악감독 직책을 맡게 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화려한 삶에 좀 더 가까워지기도 하나(“집으로 돌아오는 길, 점보제트기의 3A석에 앉아 미모사 칵테일을 마시며 벽에 발을 올려놓고 맛있는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닌 게 아니라 대단히 성공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422쪽), 일이 있으면 있어서 괴롭고 없으면 없어서 괴로운 삶은 여전하다. 마우체리는 말한다. “따라서 무릇 지휘자란, 막대한 도전과 주변의 기대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를 할 수 있으니 실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가 하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고.(42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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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가 악보만 안다고 해서 지휘가 될 거라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존 마우체리의 책을 읽고서 떠돌이 지휘자의 신비롭고 고독한 세계에 눈을 뜨고 귀를 열어보라. 여러분의 모든 선입견이 사라질 것이다. - 존 궤어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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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들은 대개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남고자 한다. 이 책에서 마우체리는 그런 지휘자들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여, 좀처럼 공유되지 않고 거의 이해된 바 없는 관점을 제공한다. 모든 음악 애호가에게 유익한 책이다. - 앤 파슨스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표 겸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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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책. 마우체리의 삶과 경력이 담긴 개인적 이야기이자, 솔직하고 객관적인 지휘 안내서. - [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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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지휘자 지망생들에게 바통의 신비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책. 마우체리는 훌륭한 지휘자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보여주며 그들의 예술성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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