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시작하는 한 줄|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보통 사람, 세속적 지식, 진단 능력, 사회학의 쓸모, 윤리적 사회학, 이야기로서의 사회학/02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상황 압력, 상황 영향력, 자아 도식, 역할, 지위, 위신/03 서울 가서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개입 방어막, 예의 바른 무관심, 고맥락/저맥락, 프로세믹스, 공동 사회, 이익 사회, 태도화된 무관심/04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매체 통치, 타인 지향, SNS, 마이크로 셀러브리티, 해시태그, 가십(뒷담화), 준거 집단, 일반화된 타자/05 목구멍이 포도청이다/사용가치, 교환가치, 화폐, 상품, 공유지, 사적 소유/06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플랫폼 노동, 그림자 노동, 프레카리아트, 공유경제, 긱 경제, 플랫폼 자본주의/07 개도 텃세한다/내집단 편향, 필터 버블, 과잉 범주화, 구성원 지위, 포함 의례, 배제 의례, 사회자본, 인사이더, 아웃사이더/08 친구 따라 강남 간다/유사 친밀성, 셀러브리티, 동조 압력, 동승 효과, 속물 효과, 크로스 미디어, 밈, 몰개인화된 행동/09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상대적 빈곤, 유사 사회성, 빅 데이터, 증오, 샤덴프로이데, 가십, 디지털 디톡스/10 개천에서 용 난다/능력주의, 사회 이동, 경로 의존성, 세대 간 소득 탄력성, 세대 간 이동성, 정의/11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놓는다/정의, 유유상종, 죄수의 딜레마, 사슴 사냥 딜레마/12 마무리 한 줄.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확증 편향, 속담, 통념, 상식, 앎, 무지/참고 문헌
|
노명우의 다른 상품
세속의 진리 ‘한 줄 속담’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핵심을 관통하다!사회학자가 들여다본 생활 세계의 생생한 풍경들“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언제라고 정확히 특정할 수는 없지만 아주 오래전, 이 말이 처음 생겨났을 때에도 그랬고, 지금도 사람들은 사촌과 같이 가까운 사람, 나와 비교하게 되는 누군가가 아파트를 샀다고 하면 남몰래 배 아파한다. 살아가면서 몸으로 그 뜻을 깨닫게 되는 속담. 누구나 듣자마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그 절묘한 한 줄 속에는 생활 세계의 깨달음과 온갖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사회학자 노명우는 이 한 줄 속담을 바로 지금 이 사회에 호출해 오늘의 언어로 해석하며 숨을 불어넣는다. 먼저 저자는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라는 속담으로 책을 시작하면서, 사회학자이지만 정작 세상 물정의 이치를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고백한다. 이 책은 저자가 몸담고 있는 사회학이라는 학문의 본질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속살을 파헤치기 위한 시도다. 그 방법으로 저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사회학과 세상 물정의 사회학 언어라 할 수 있는 속담의 숨은 의미들을 절묘하게 교차시키고 대비시키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종횡으로 해석해나간다. 저자는 사회학이 사회를 다루는 학문이지만 사회 전체를 다룰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를 지적한다. 그 예로, 세상의 모든 식물을 수용하지 못하는 식물원 안에서만 오랜 기간 연구한 식물학자를 소환한다. 제아무리 학식이 깊어도 닫힌 곳에서만 연구한 식물학자는 열린 숲과 들에서 자라는 생소한 식물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만약 자신이 속한 사회를 낱낱이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언어, 즉 토박이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바로 그러한 토박이의 언어, 즉 오랜 기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쌓여 만들어진 하나의 함축적 문장이 속담이다. 저자는 게오르크 지멜의 ‘이방인’ 개념을 통해 사회학자로서 세상의 속담을 배우고 재해석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등 속담에 담긴 삶의 지혜를 사회학과 연결 짓는 시도도 잊지 않는다.21세기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생각들새로운 앎을 위한 사회학적 상상저자는 속담이 ‘사회학자보다 더 많이 세상을 경험하고, 사회를 구석구석 잘 알고 있고, 직접 경험한 생생한 지식을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전수된 지식 체계’라고 정의한다. 또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등장하고 사회학과 교수가 활동하기 이전부터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만큼 속담에는 시대를 뛰어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라는 속담은 오늘날 자본주의의 대표적 장이 된 플랫폼과 플랫폼 노동자들의 관계를 속담이 매우 정확하게 묘사한다. 덧붙여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구조 속에서 착취의 대상이 되기 쉬운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개선은 물론, 플랫폼의 데이터로 전락하고 만 일반 대중의 ‘그림자 노동’ 같은 무급 노동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속담이 묘사한 사회의 풍경과는 이질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의 세상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특히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 속 희망의 메시지가 점점 실현 불가능해지고 있는 오늘날의 세태를 꼬집는다. 불과 반세기 전, 가깝게는 1990년대만 하더라도 대학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사람의 부모가 교육 수준이 높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오늘날에는 경쟁하듯 사교육 시장에 투입되는 교육비가 천정부지로 높아질 뿐만 아니라 지역 간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계층 간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자녀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줄어드는 부조리를 낱낱이 해부한다. 그 외에도 한 줄의 속담에 담긴 지혜를 무관심, 타인 지향, 공유지의 비극, 내집단 편향, 몰개인화, 디지털 디톡스, 확증 편향 등 오늘날의 사회학 언어로 치환해 살펴보며 우리를 새로운 앎의 세계로 이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