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지은이의 말
들어가며 일류국가를 꿈꾸었던 어느 검사 이야기 1장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의 진실 검사는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검사의 수사지휘 ‘검수완박 ’, 이토록 수많은 무지들 직접수사와 수사지휘통제의 분리 무소불위 경찰 권력의 탄생 ‘검찰공화국’이라는 허구의 프레임 검수완박의 입법쿠데타 2장 공안통치의 먹구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수사기관 법의 지배인가, 법에 의한 지배인가 존재 이유를 물어야 했던 시간 공수처 폐지, 새로운 특별수사기구로 재편 권력의 도구가 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3장 이상한 나라의 검찰 - 대장동·라임·옵티머스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 -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첨단 금융경제범죄, 사모펀드에 깃든 권력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해체, 그 이후 K-반부패 시스템은 작동하는가 프랑스의 반부패 개혁에서 배워야 할 것 4장 정의의 여신,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권위주의 시대 유산, 검찰과 경찰 그리고 법원 프랑스 검찰개혁위원회의 네 가지 테마 검찰개혁의 숨겨진 열쇠, 인사제도 혁신 좋은 형사사법제도의 조건 변호사의 눈에 비친 검찰 5장 물구나무선 형사사법개혁 근본 틀을 다시 짜자 저비용?고효율 형사사법시스템을 위해 환경변화에 적응 못 한 우물 안 개구리 효과적인 형사사법을 위하여 사회방위의 최전선, 재범방지 범죄의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마치면서 진실은 민주주의의 주춧돌이다 |
|
나는 20년 검사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참된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시민들에게 검찰의 본질, 검찰개혁의 핵심, 더 나아가서 형사사법개혁 방향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공수처가 왜 태어나면 안 될 수사기관이었는지, 검경수사권 조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수사?기소권 분리론이나 ‘검수완박’은 무엇이 어떻게 왜 잘못되었는지를 정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 p.8 흔히들 검사의 수사지휘를 오해하는 데 ‘검찰이라는 기관’이 ‘경찰이라는 기관’을 지휘하는 게 아니다. 검사는 전체 경찰 12만 명 중 약 20퍼센트인 2만 5,000명 정도의 사법경찰 수사를 지휘할 뿐이다. 프랑스, 독일 등 우리와 같은 모든 대륙법계 국가의 검사가 일반사법경찰과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해 ‘사법경찰’을 지휘하고 있다. 마치 검찰이 경찰을 상하관계로 지휘하는 것처럼 왜곡되어 온 것이 문제다. 검사가 고용노동부 소속 특별사법경찰인 근로감독관을 지휘한다고 해서 고용노동부가 검찰의 하부기관이 아닌 것은 당연하다. --- p.24 검찰의 본질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검찰개혁을 위한 첫걸음이다. 행정부를 대리하는 준사법기관으로서의 검찰의 정체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다 보니 ‘검수완박’과 같은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 스스로도 검찰제도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았다. 특수수사를 중심으로 검찰이 지나치게 1차 수사기관화, 경찰화되어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 p.39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박종철 고문치사의 진상이 밝혀진 것은 ‘형사소송법 제222조 변사체 검시 규정’ 때문이다. 사인이 명백하게 밝혀진 자연사 이외의 모든 사망은 변사로 분류된다. 범죄로 인한 타살, 사고사, 자살, 원인불명의 급사 등이 모두 포함된다. 변사가 발생하면 즉시 그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검찰청 검사에게 보고해야 한다.…제도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한 형사소송법의 변사체 검시 규정 하나 때문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이 세상에 밝혀졌고 5공 군사정권이 종식되는 데 도화선이 되었다. --- p.44~45 프랑스에서 사법경찰의 법적 지위는 ‘검사의 감독하에 있는 사법권의 실질적 보조자’이다. 독일에서는 ‘검찰은 손발 없는 머리’, ‘경찰은 머리 없는 손발’이라고 검사와 사법경찰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대륙법계 국가의 수사체계는 기본적으로 검찰이나 경찰 어느 한 기관에 권한을 집중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있다.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모든 수사는 사법관인 판사와 검사가 수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감독하는 사법통제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p.50~51 ‘수사능력 없는 공수처’ 탄생의 일등 공신은 더불어민주당이다. 검찰 출신을 배제하려고 무리하면서 자격요건을 지나치게 완화했기 때문이다. 원안에는 공수처 검사 자격을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및 재판?수사 등 조사 실무 5년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만든 개정안에서 ‘변호사 자격 7년 이상’으로 완화했고 재판과 수사 실무 경력 조건은 삭제해 버렸다. --- p.106 프랑스는 2006년 형법 제321-6조를 신설했다. 부패범죄자의 입증책임 전환규정이다. 법적이든 사실적이든 불문하고 가족, 사실혼, 동거인 등 피의자와 ‘일상적인 연관 관계’에 있는 자가 본인 재산의 자금출처를 소명하지 못하거나 가공의 자금출처를 제공하여 은닉하였을 경우 3년 이하의 구금형과 7만 5,000유로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 프랑스 같으면 재산증식 과정을 제대로 소명 못 하는 고위공직자, 김두관 의원이나 임종석 전 비서실장 자녀들의 유학자금 출처를 본인이 직접 소명해야 하고 소명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 처벌된다. --- p.161 우리와 달리 경찰국가체제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륙 법계와 영미법계 모두 경찰권력에 대한 통제를 형사사법제도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대륙법계의 경우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나눠 사법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는 방식으로 통제한다. 반면 영미법계는 경찰조직 자체를 여러 개로 나누는 방식이다. --- p.167~168 언어가 분명하지 않으면 진실의 기준이란 있을 수 없다. ‘검수완박’, ‘검찰개혁’이라는 선동적 언어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 사람들은 어떤 것이 사실인지보다 “그것을 믿는 게 편리”한지에 더 관심을 두며, 객관적 진실만이 문제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 미치코 가쿠타니의 말이 요즘처럼 가슴에 와 닿는 적도 없다. --- p.243~244 |
|
1. 수사?기소권 분리가 아니라 ‘직접수사와 수사지휘통제의 분리’
검찰개혁을 위해 던져야 할 진짜 질문 ① - 범죄대응역량을 높이면서도 수사기관의 권력 남용을 방지하려면?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일명 ‘검수완박’법이 2022년 5월 3일 국회를 통과했다. 추진과정부터 참여연대, 대한변협 등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학계와 법조계 모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입법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법안으로 인한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검수완박법으로 인한 혼란과 부작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고, 더 나은 우리 형사사법제도를 만들어가야 할 과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20년간 검사로 재직했고, 유럽 검찰제도를 직접 겪고 깊이 연구해온 이 책의 저자 김종민 변호사는 검수완박의 논리가 되었던 ‘수사-기소권 분리’가 잘못된 문제설정이라고 가장 먼저 지적한다. 우리 형사사법제도의 바탕을 이루는 프랑스 독일과 같은 대륙법계에서는 검찰이라는 제도가 탄생할 때부터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사는 사법관인 판사와 검사가 수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감독하는 ‘사법통제’하에 두고 있다. 검찰은 직접수사보다 경찰수사를 지휘하고 통제하는 ‘준사법기관’의 역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검찰이 ‘사정의 중추’라는 이름으로 1차 수사기관 역할에 집중하다 보니 검찰 구성원 스스로는 물론 국민들도 검찰과 경찰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지도 못했고 차별성을 느끼지도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검수완박법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박탈할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여러 가지 사법통제장치마저 모조리 폐지해 버린 것이 문제다. 요컨대 우리 검찰개혁이 나아갈 방향은 ‘수사?기소권 분리’가 아니라 ‘직접수사와 수사지휘통제의 분리’여야 한다. 그래야 수사에 대한 적절한 사법통제가 가능하고 효과적인 수사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간 비판받아왔던 검찰의 과도한 권력 집중도 막을 수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대륙법계 검찰제도의 기원이 된 1808년 프랑스 형사소송법의 입법자들은 법치국가의 경찰 수사는 모든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와 적법성 보장을 위해 사법관인 수사판사와 검사가 수사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사법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수사권을 사법관의 권한으로 만들었고 사법경찰에 위임해 수사하게 한 것이 검사 수사지휘의 배경이다. 범죄 발생 이전의 예방 단계는 행정경찰의 권한으로 행정권이지만, 범죄 발생 이후의 수사 단계는 검사와 사법경찰의 권한으로 사법권의 영역이다. - 93쪽 2. 검찰, 경찰, 법원의 ‘중앙집중화된 권력 분산’과 ‘독립된 인사제도’ 검찰개혁을 위해 던져야 할 진짜 질문 ② - 우리 형사사법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검찰개혁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지엽적인 문제로만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게 이 책의 저자 김종민 변호사의 문제의식이다. 당연하지만 우리 형사사법제도는 검찰, 경찰, 법원이 서로 긴밀하게 서로 맞물려 있다. 하나의 고리를 풀려면, 그와 얽혀있는 여러 고리들을 함께 풀어가야 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검찰과 경찰, 법원 모두 과거 유신과 5공 군사정권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이라는 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것이 검찰과 경찰, 사법부다. 우리의 검찰과 경찰은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단일한 중앙집권적 조직과 권한을 갖고 있고 이를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통제하는 구조다. 사법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이 전국 판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함에 따른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우리 형사사법제도가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를 들자면, 10일간의 경찰구속제도다. 전 세계 선진국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다. 다른 선진국들은 경찰에 48시간 내외의 체포권만 인정할 뿐이다. 유럽인권협약 등 국제인권규약도 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할 경우 ‘최단시간 내에’ 판사와 검사 등 사법관에게 인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것이 경찰의 체포구속에 관한 글로벌 스탠다드다. 따라서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경찰, 사법부를 망라하여 87년 체제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 방향은 집권 정치세력이 인사권을 통해 수사와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인사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고 중앙집권화된 조직을 분권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5년간 경찰 권력을 유신과 5공 시절보다 더 강력하게 만들어 버린 것은 엄청난 역사적 과오가 아닐 수 없다. 1992년 피에트로 검사가 이끈 이탈리아 밀라노 검찰의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수사는 정치부패 수사의 전설이다. 2년간의 수사를 통해 전체 국회의원의 25퍼센트인 177명을 포함 6,000여 명이 부패혐의로 조사받았다. 4명의 전직 총리 등 1,400명이 기소되었고 2,500만 달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던 사회당 소속 크락 시 총리는 해외로 망명했다. 이 수사로 40년간 이어져 오던 기민당, 사회당, 공산당의 3당 체제가 무너졌다. 이탈리아 검찰의 마니 풀리테 수사는 독립성이 보장된 인사제도 덕분에 가능했다. 파시스트 정권 아래에서 법원과 검찰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던 역사를 반성하며 1948년 헌법을 개정해 독립기구인 ‘최고사법평의회’를 신설해 판사와 검사의 인사와 징계를 관장하도록 만든 것이 핵심이다. - 186쪽 3. 검수완박 아니라 ‘반부패 수사역량의 확대’로 검찰개혁을 위해 던져야 할 진짜 질문 ③ - 범죄의 첨단화?세계화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금 세계는 범죄의 첨단화에 맞서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리고 저비용?고효율의 형사사법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밤낮으로 지혜를 짜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검찰과 경찰의 직접수사권을 누가 얼마나 가지냐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서 온 힘을 다 소모하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잘못된 질문에서 나온 틀린 답을 놓고서 갑론을박 중인 것이다. 반면 선진국들은 현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철저한 현상 분석과 적절한 대안 마련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차근차근 개혁하고 있다. 이를테면 프랑스는 형사정책을 중장기 계획으로 수립한 뒤 이를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추진 전략과 정책의 우선순위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고, 깊이 있는 현상 분석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진다. 2002년의 경우를 사례로 들면「사법의 방향과 프로그램을 위한 2002년 9월 9일 법률 2002-1138」을 통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사법개혁이 추진되었다. 세계는 반부패와의 전쟁에도 한창이다. 이를테면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드는 부패방지제도는 이미 반부패 선진국에 널리 도입되어 있다. OECD 부패방지 워킹그룹과 유럽평의회의 반부패기구 등에서 국제표준으로 권고하고 있는지 오래다. 과도한 금융 비밀을 완화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나 재산에 대해 본인 스스로 소명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 처벌하는 ‘입증책임 전환규정’ 등이 그것이다. 특히 프랑스는 2016년 반부패 개혁에서 커다란 혁신을 도모했다. ‘반부패청AFA’을 신설한 것이다. 1993년 반부패 개혁으로 법무부 산하에 ‘부패방지처SCPC’를 설치했으나 20년 만에 폐지하고 훨씬 강력한 독립기구인 반부패청을 만든 것이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등 우리도 어느 때 보다 반부패수사역량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검수완박’이냐 아니냐에 매몰되어 있기에는, 우리 형사사법제도를 놓고 풀어가야 숙제가 한가득이다. 부패를 뜻하는 corruption은 ‘모두cor’와 ‘파괴한다rumpere’를 합친 라틴어 corrumpere에서 유래했다. 부패는 국가와 사회 모두를 파괴하고 산산조각내는 공동체의 적이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건축업자가 집을 지었는데 그 집이 무너져 거주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건축업자는 사형에 처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행동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사회는 존속할 수 없고 행동에 반드시 책임이 뒤따르는 시스템만이 부패를 막는다. - 15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