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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메리엠의 비행 /11
위기의 교수 /38
무구한 신부, 아름다운 신부 /54
불운한 소녀들의 고통 /72
인생은 농담이다 /88
제말의 비밀 /99
닭은 왜 울지 않는가? /109
밤에는 돈키호테, 아침엔 산초 판자 /119
매복과 웃음 /126
집 /137
마을에 온 영웅 /151
마지막 작별인사 /159
너른 바다에 뜬 세일보트 /173
검은 기차 /190
노아의 방주 /203
허공에 매달려 있는 섬 /221
기적을 본 적이 있어요? /236
새로운 승객들 /259
새로운 신과 여신들 /278
마법의 도시 /291
고독 속에는 신만이 홀로 존재한다 /315
죽음이란 이런 것일까? /333
질문과 대답들 /353
사람과 물고기들만이 우울해진다 /373
젊은 육체들의 부름 /393
한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또 한 사람이 필요하다 /408
무능한 카멜레온 /424
누구나 비밀이 있다 /447
오렌지꽃 향기를 풍기던 집 /464
당나귀는 뭐라고 말했나? /483
거친 밤 /500
신은 이제 메리엠을 사랑하신다 /516
옮긴이의 말 /528
역자 미주 /533

저자 소개 2

저Omer Z. 리반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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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반엘리는 터키에서 정치, 외교,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946년에 터키의 중부 소도시 일긴에서 태어나 수도 앙카라에서 주로 성장했다. 어릴 때부터 터키의 전통 현악기인 사즈를 배웠고 음악인으로서의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리반엘리는 71년 군사 쿠데타 때 체포와 투옥을 반복하다가 유럽으로 망명했다. 스톡홀름, 파리, 아테네, 뉴욕 등지로 이어진 이 망명 생활은 84년에야 마무리되었는데, 망명 초기인 73년에 발표한 앨범 터키 혁명가요집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망명 기간 동안 그는 열 개
리반엘리는 터키에서 정치, 외교,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946년에 터키의 중부 소도시 일긴에서 태어나 수도 앙카라에서 주로 성장했다. 어릴 때부터 터키의 전통 현악기인 사즈를 배웠고 음악인으로서의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리반엘리는 71년 군사 쿠데타 때 체포와 투옥을 반복하다가 유럽으로 망명했다. 스톡홀름, 파리, 아테네, 뉴욕 등지로 이어진 이 망명 생활은 84년에야 마무리되었는데, 망명 초기인 73년에 발표한 앨범 터키 혁명가요집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망명 기간 동안 그는 열 개가 넘는 음반을 내놓았고, 8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길Yol>을 비롯한 여러 영화음악의 작곡가로서도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엘리아 카잔, 아서 밀러, 제임스 볼드윈, 피터 유스티노프 등의 감독/작가들과 교류하면서 단편소설집을 내놓기도 하는 등, 서서히 음악 분야를 넘어 종합예술인으로서의 면모를 구축해 나갔다. 귀국 후에는 그리스와의 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등 평화주의적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지만, 싱어송라이터로, 작가로, 또한 영화감독으로도 쉼 없는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영화 <무쇠땅, 구리하늘Iron Earth, Copper Sky>는 87년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고, 2002년에 터키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후 모두 열한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2007년에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장편소설 <더없는 행복Bliss>은 이슬람 문화권 작가로는 처음 본격적으로 명예살인의 문제를 다루면서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시장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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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공과대 대학원 Communication Arts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 촬영했으며, 단편 영화 「낚시 가다」를 연출하여 2002년 오버하우젠단편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되었다.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등의 희곡을 썼으며, 「에어콘 없는 방」으로 6회 벽산희곡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서교동에서 죽다』, 『레이먼드 카버』 등이 있으며,번역한 책으로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 《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 《불안》 《별빛이 떠난 거리》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공과대 대학원 Communication Arts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 촬영했으며, 단편 영화 「낚시 가다」를 연출하여 2002년 오버하우젠단편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되었다.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등의 희곡을 썼으며, 「에어콘 없는 방」으로 6회 벽산희곡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서교동에서 죽다』, 『레이먼드 카버』 등이 있으며,번역한 책으로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 《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 《불안》 《별빛이 떠난 거리》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스웨트》 《예술하는 습관》 《우리 모두》 등이 있고, 쓴 책으로는 《레이먼드 카버》 장편소설 《서교동에서 죽다》와 희곡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에어콘 없는 방> 단편소설 <필로우 북_리덕수 약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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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508g | 128*188*33mm
ISBN13
9791191192636

책 속으로

메리엠은 눈을 떴다. 온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하던 눈. 커다랗고, 녹색과 녹갈색 사이 천 하고도 한 개의 미묘한 변화를 담은, 어떤 이들은 찬탄하고 어떤 이들은 적대감을 가지는, 아무 데도 보지 않는 것 같은 두 눈. 메리엠의 할머니는 생전에 늘 “이 아이의 눈은 태양보다도 더 밝아”라고 하며 메리엠을 보듬곤 했다.

메리엠이 반 호수 근처의 흙먼지로 덮인 마을에서 우울한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그곳에서 서쪽으로 1,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이스탄불에서는 교수라는 인상적인 직업을 지닌 이르판 쿠루달이 비명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약 1,450킬로미터, 그리고 메리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지나 100킬로미터 넘게 더 가면 나오는 가바산맥의 눈으로 뒤덮인 경사면에 위치한 초소의 좁은 침대에서, 제말은 흥분으로 몸을 떨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제말은 그의 마을에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온 전설 속의 무구한 신부에 대한 꿈을 또 꾸고 있었던 것이다.

잠에 빠지기 직전에 메리엠이 중얼거렸다. “왜 이젠 닭들이 울지 않죠, 비비?”
“닭들은 항상 운단다, 얘야?어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어떤 사람들은 못 들을 뿐이지.”
“나한텐 안 들려요.”
“왜냐면 너는 아침이 오기를 바라지 않으니까.”

이번에는 메리엠이 쉽게 제말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제말은 더 이상 산악특공대처럼 앞서서 나아가지 않고, 그녀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지친 걸음으로 터덜터덜 걸었다. 메리엠은 감사함과 자비심으로 충만해져서, 색이 바랜 머릿수건을 마치 개선의 깃발처럼 자신의 머리에 둘렀다.

메리엠은 남자들 앞에서 먹는 건 이제 익숙해졌지만, 지금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자가 직접 만들어서 차려주는 음식을 먹으려는 참이었다. 게다가 그는 그냥 남자일 뿐 아니라 나이가 많고 도시 출신인, 교육을 받은?심지어 교수였다.

갑자기, 이르판에게 아주 흥미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어떤 사람이 그의 인생을 바꿨을 때, 그게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아니면, 그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꿈으로써 자기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이르판은 그의 모친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한 사람을 치유하려면 또 한 사람이 필요해.”
여기 이르판의 배에는 동부 아나톨리아에서 온 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이르판은 그곳에 가볼 기회는 없었지만, 자기가 쓰고 있는 책에 필요한 부분인 동부의 분위기가 그에게로 왔다.

매초가 지나는 순간마다, 그 배는 터키석 같은 색깔의 바다 위를 미끄러지면서 그 끔찍한 스카프로부터 메리엠을 조금씩 더 멀리로 데리고 갔다.

사흘 동안, 무거운 대기 속에서 거의 끈적거릴 정도로 짙어진 오렌지꽃 향기가 모두를 에워쌌다.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위스키를 마셔댄 대사와 이르판은 물론이고, 배나 정원에서 게으르게 낮잠 자는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제말 역시 그 향기에 취했다.
그 향기는 메리엠의 어둑어둑한 방의 열린 창문으로도 들어와서 향유처럼 그녀의 전신에 퍼졌고, 그녀의 상처를 치유했다. 그녀의 방에 스며든 오렌지꽃의 향기는 연민이 변한 것이었다.

“무슨 장난말이요? 어린아이가 되는 게임”

“인간은 사회가 그들에게 지워준 온갖 바보 같은 선입견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낙타 단계’를 거칩니다. 그러고 나면 그런 선입견들에 대항해서 싸우는 ‘사자 단계’가 오죠. 그런데 그 뒤에, 오직 소수의 인간들만 성취하는 또 다른 단계가 있어요. ‘어린아이 단계’죠.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가지고 인생을 생각하고, 게임을 하고, 온갖 영향에 스스로를 열어놓고, 자신의 잃어버린 순수성을 찾는 게 요구되는, 가장 높은 단계죠. 내가 게임을 하는 게 그래서요.”

“이 바보야. 네 아버지는 그 애를 강간하는 걸로 모자라서 너한테 그 애를 죽이라는 일까지 맡긴 거야, 그걸 모르겠니”
이 말을 듣자 제말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그는 교수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줄을 붙잡았다. “거짓말쟁이! 당신은 그 말을 한 죄로 죽을 거야!”
“메리엠한테 물어봐.” 이르판이 간신히 말했다. “그 애가 말해줄 거야!”
제말이 메리엠을 향해 돌아섰다. “이 남자한테 거짓말쟁이라고 말해!” 그가 소리쳤다. “말해!”
메리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해!”
메리엠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이해가 안 가니” 이르판이 말했다. “저 애의 침묵이 모든 걸 설명해 주는 거야. 네 아버지는 변태야.”

오렌지꽃 향기를 두른 채, 혼자서,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그리고 자유롭게, 그녀는 파도가 찰싹거리고 미풍이 불어오는 바닷가 옆 모래가 깔린 길을 걸어갔다.
그녀의 드레스는 바람 속에서 펄럭였고, 파도의 분말이 그녀의 맨다리를 서늘하게 했다.
메리엠은 당나귀가 세 번 우는 소리를 들었다.

당나귀가 구슬프게 다시 한번 울었다. 그 소리가 그녀의 뒤편 언덕에서 메아리로 울리자, 메리엠이 대답했다. “다 왔어!” 그녀가 소리쳤다. “왜 이렇게 안달이야!”
마침내 메리엠은 신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리반엘리는 몇인 분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1946년에 태어난 그는 스물다섯 살 때인 1971년에 일어난 쿠데타 때 두 차례에 걸쳐 수감생활을 경험한 뒤 이듬해에 해외 망명생활을 시작했고, 1984년에야 고국에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그 기간 동안 아서 밀러, 제임스 볼드윈 같은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사회민주주의자로서의 신념을 지키면서 정치활동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처음 각인시킨 건 음악가로서였다. 망명길에 오른 리반엘리에게 고국의 저항운동가들이 시위 도중에 그가 만든 노래들을 부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후로 그는 음악과 정치활동, 글쓰기 모두를 멈춘 적이 없다. 리반엘리는 터키가 낳은 명작 중 하나인 〈길Yol〉을 비롯한 여러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만들었고, 직접 영화감독으로 나선 〈쇠땅, 구리하늘Iron Earth, Copper Sky〉은 1987년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 〈행복〉은 리반엘리가 쓴 아홉 편의 장편소설들 중 아마 서방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이스탄불의 대학교수인 이르판과 동부 아나톨리아의 산악지대에 사는 소녀 메리엠, 그리고 그의 사촌오빠이자 쿠르드족 무장집단과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특전사 요원인 제말 세 사람의 이야기다. 전반부는 이 세 사람에게 번갈아 한 장씩 부여하면서 그들이 사는 세계를 따로따로 그려나가다가, 중반에서는 제말과 메리엠이 함께하는 여정과 이르판의 여행이,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세 사람이 함께하는 생활이 그려진다.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세 사람이 한데 모였다가 결국 다시 흩어지는 게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이루는 것이다. 이 구성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것이 작가가 들려주는 터키의 분열상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정치적인 선호, 지역적인 이해, 지방색 등에 따른 분열이 있지만, 터키는 소수민족인 쿠르드족과의 문제, 1920년대에 케말 아타투르크가 술탄제를 폐지하고 세속공화국을 세우면서 생긴 이슬람과 세속 가치의 충돌의 문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에 위치한 지역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문제 등 다양한 차원의 내적인 분쟁과 혼란을 겪고 있다. 리반엘리는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있는 세 인물과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이런 복잡한 사정들 사이를 뚫고 항해한다. 이 항해는 터키의 근현대사를 꿰뚫는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 복잡한 사회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고통스럽고 혼란한 마음을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리반엘리가 이런 거대한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여러 개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다루거나 관성에 빠지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깊이 들여다보려는 성의는, 그 성의 자체 때문에 희망으로 여겨진다. 이 성의, 이런 태도는 터키와 내용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심각한 결렬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글을 쓰는 이들은 물론, 생각이 다른 동료 시민들과 수시로 부딪히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 모두 또한 깊이 새기고 있어야 할 덕목 아닌가 싶다.

추천평

“리반엘리는 터키의 음악과 문화 및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힘 있는 작가이다.” - 오르한 파묵 (노벨 문학상 수상자)
“‘Bliss’는 놀랍고 깊은 감동을 준다.” - 커커스 리뷰
“미국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을 내려놓기 어렵다.” - 더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터키 삶의 풍성한 장면과 [캐릭터들의] 내면의 미묘한 묘사로… 잃어버린, 호감이 가는 영혼들의 융합”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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