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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을 듣는 시간
싱긋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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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고영범 편]

프롤로그

다시 들은 코헨
헤비메탈과 코헨
부산에서 만난 코헨
들국화와 럭키 모노륨
아임 유어 맨
엔디콧 교수
부고
메멘토 모리

에필로그

[최영진 편]

프롤로그

1부 레너드 코헨에 대한 기억들

1983년 신촌 | 1995년 뉴욕 | 2012년 뉴욕 | 2025년 서울

2부 노래의 세계로 들어간 시인

시와 노래의 만남
시인 코헨이 만난 음악
1950년대의 미국 대중음악: 로큰롤과 브릴 빌딩 팝
1960년대의 미국 포크 음악과 레너드 코헨

3부 코헨을 듣는 밤

플라멩코 기타와 왈츠 리듬
코헨의 배킹 보컬들
히드라섬의 사랑: 〈So Long, Marianne〉
연인과의 작별: 〈Alexandra Leaving〉
빛을 향한 어둠의 갈망: 〈If It Be Your Will〉
지상으로 내려온 찬송: 〈Hallelujah〉
낭만적 상상력: 〈Joan of Arc〉와 〈Come Healing〉
빛과 어둠: 〈Anthem〉과 〈Darkness〉
세상 밖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First We Take Manhattan〉

에필로그

저자 소개 2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공과대 대학원 Communication Arts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 촬영했으며, 단편 영화 「낚시 가다」를 연출하여 2002년 오버하우젠단편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되었다.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등의 희곡을 썼으며, 「에어콘 없는 방」으로 6회 벽산희곡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서교동에서 죽다』, 『레이먼드 카버』 등이 있으며,번역한 책으로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 《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 《불안》 《별빛이 떠난 거리》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공과대 대학원 Communication Arts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 촬영했으며, 단편 영화 「낚시 가다」를 연출하여 2002년 오버하우젠단편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되었다.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등의 희곡을 썼으며, 「에어콘 없는 방」으로 6회 벽산희곡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서교동에서 죽다』, 『레이먼드 카버』 등이 있으며,번역한 책으로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 《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 《불안》 《별빛이 떠난 거리》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스웨트》 《예술하는 습관》 《우리 모두》 등이 있고, 쓴 책으로는 《레이먼드 카버》 장편소설 《서교동에서 죽다》와 희곡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에어콘 없는 방> 단편소설 <필로우 북_리덕수 약전> 등이 있다.

고영범의 다른 상품

연세대와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각각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공부하였다. 블루스, 로큰롤, 포크, 록음악 등과 60, 70년대 미국 영화에 대한 글을 써왔으며, 현재는 중앙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미국 대중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416g | 130*224*17mm
ISBN13
9791124128893

책 속으로

“누군가의 절망적인 이야기가 듣는 이에게 위로와 격려가 된다는 건 이상한 일이지만, 어쩌면 그게 시, 소설, 그림, 노래 같은 것들이 감당하는 일들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 이 노래를 듣고, 음반을 뒤집어 거의 오만한 예언자의 음성처럼 느릿느릿하게 이어지는 〈Last Man Year’s〉을 들었다. 그리고 책꽂이 맨 아래 칸에서 서로에게 기대서 있는 이제 겨우 서른 장 남짓 되는 음반을 한 장씩 들춰보았다. 이 정도면 뉴욕이라는 이 만만치 않은 동네에서도 살 만할 것 같았다.”
---고영범, 「다시 듣는 코헨」 중에서

내가 이 앨범을 손에 넣은 건 90년대 중반이었다. 나는 뉴욕에 있었고, 언제 어디서 닥쳐올지 모르는 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그런 폭력적인 세계를 함께 외면하고 혹은 싸우며 견뎌나갔던 선후배, 벗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거친 바다를 떠나면 그 안의 섬도 함께 버려야 한다는 걸 미처 몰랐던 시절이었다. 나는 낸시와 낸시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코헨의 세계에 이웃처럼 익숙해졌다. 비슷한 정도로 외로운 이국식 이웃이었다.
---고영범, 「들국화와 럭키 모노륨」 중에서

코헨은 〈Hallelujah〉에서 망가진 가슴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르는 할렐루야를 이야기하는데, 그러나 이른 새벽의 6411번 버스가 떠오른 이상, 우리가 하고 싶었던 ‘민중자서전’ 이야기가 떠오른 이상, 그런 계획과 꿈들이 망가지고 내가 망가뜨리고 결국 내가 버리고 사라진 과정이 떠오른 이상, 혀 짤린 아버지의 이미지가 떠오른 이상, 그 노래들을 들었던 내 평온한 시간의 이야기들은 아직도 뜨겁고 두텁고 물컹거리는 이것들을 뚫고 나올 힘이 없었다. 어떤 것들은 사라졌지만, 그리고 오래되었지만, 영영 회복되지 않는다.
---고영범, 「부고」 중에서

이 시집을 펼쳐서 내가 처음 한 일은 필사였다. 한국에서 가져간 옥스퍼드 노트를 펼쳐서 귀에 익은 코헨의 노래들을 옮겨 적기 시작했다. 노트의 오른쪽 면에다 노래를 옮겨 적고 왼쪽 면은 비워두었다. 나중에 왼쪽 면에 노래에 대한 정보나 개인적인 인상, 그리고 일부 구절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기록해두었다. (…) 이렇게 코헨의 노랫말과 시를 필사하면서 유타 대학교 기숙사에서 보냈던 여러 밤들은 매우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느린 속도로 코헨과 내가 만난 시간들이었다.
---최영진, 「프롤로그」 중에서

1960년대에 대부분의 포크 가수들이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한 것과는 달리 코헨은 플라멩코 기타로 곡을 만들고 연주했다. 그의 연주는 복합적이고 정교한 아르페지오와 트레몰로 주법을 많이 사용했으며, 이러한 클래식 기타 연주는 시적 깊이를 가진 노랫말과 어울려 당대 그 어떤 포크 가수도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개성이 한껏 드러난 노래들을 선보일 수 있게 했다.
---최영진, 「플라멩코 기타와 왈츠 리듬」 중에서

백금 촉매제의 작용처럼 시인 코헨은 눈앞에 놓인 현실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덧칠하기보다는 그 현실에 고착되어 있는 의미들로부터 분리된 순수 현실의 형상을 성찰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기록한다. 그의 시와 노래에 등장하는 사랑, 슬픔, 어둠, 빛 같은 관념들은 현실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변화들 속으로 다양한 결을 이루며 스며든다. 사랑이 때론 흔들리고 때론 부서져 상심의 상처에 이르게 되지만, 동시에 그 상처가 현실을 새롭게 긍정하는 힘으로 전화되는 것처럼 말이다.

---최영진,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코헨의 음악을 탐닉했던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복기하는 밤

이 책은 단순히 한 가수의 연대기나 작품 해설이 아니다. 먼 이국땅 뉴욕에서 15킬로그램이 넘는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결혼식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단한 청춘의 새벽, 단골 아이리시 펍에 앉아 기네스 생맥주의 밀도 높은 거품을 입술에 묻히며 원래의 나로 돌아오던 고영범 작가의 고백이 있고, 2020년 미국 유타의 삭막한 기숙사에 갇혀 여러 만년필의 촉 끝으로 코헨의 노랫말을 필사하며 시의 본질을 찾아가던 최영진 교수의 온기 번지는 비평이 있다. 레너드 코헨이라는 하나의 산을 두고 서로 다른 코스로 올라간 두 사내가 오랜 시간 마음에 담아 두었던 사랑과 슬픔, 상실과 그리움은 뜨거웠던 우리들의 지난날을 고스란히 되돌려 놓는다. 이렇듯 카세트테이프의 양면처럼 엇갈려 구성한 표지와 본문도 코헨을 향한 두 저자의 서로 다른 세계의 표현이다.

코헨이 발표한 여러 노래와 시를 이야기했지만,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따라 코헨이라는 큰 산을 올랐을 뿐이다. 그 산을 오르는 길은 너무나 많고 나의 지식과 정서는 지극히 제한적이라, 레너드 코헨이라는 큰 산의 모든 면을 경험하고 표현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었다. _최영진, 「에필로그」에서

부서진 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한 줄기 빛처럼,
상처받은 우리의 영혼을 온전히 보듬는 가객(歌客) 코헨을 만나는 밤
한 시절, 한 세상을 함께 건너온 음악과 다정한 벗들의 기록

레너드 코헨의 음악은 달콤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에 끝이 있다는 냉혹한 이해를 건네고, 언젠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절대적인 어둠과 죽음의 자리를 가만히 응시하게 만든다. 그러나 신비롭게도 그의 차가운 자각과 절망의 끝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한 평화와 회복의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고향을 떠나 드넓은 바다 위에서 일렁이던 히드라섬의 옛 사랑 메리앤을 향한 코헨의 마지막 고별사처럼 애틋하고, 평생을 이어온 참선 수행 끝에 벌새와 나비의 날갯짓으로 눈을 돌리던 코헨의 후기 음악처럼 정갈하다. 두 저자는 코헨의 노랫말 속에 숨겨진 찰나의 섬광들을 하나씩 건져 올린다. 다윗 왕의 비밀스러운 코드에서 시작된 성스러운 찬송이 어떻게 지상의 부서진 외침과 중첩되는지, 흑백사진처럼 낡아 가는 삶 속에서도 끝내 내던져버려도 다시 돌아오는 용기가 무엇인지를 나직하게 읊조린다.

“벌새에게 귀를 기울이라 / 우리가 그 날개를 볼 수 없는 새 / (…) // 나비에게 귀를 기울이라 / 사흘이면 목숨이 다하는 존재 / (…) // 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라 / 들을 필요가 없는 소리 / (…) / 나를 듣지 말고”
_레너드 코헨, 〈Listen to the Hummingbird〉에서

내 방에는 자신의 우울을 견고하게
붙들고 있는 레너드 코헨이 있었다

이 책은 세월의 무게에 눌려 잊고 살았던 4, 50대들의 감성을 다시 깨운다. 코헨의 단단하고 풍성한 저음이 방안 가득 울려 퍼지던 그 시절의 밤으로 돌아가, “몇 년 놀았으니까 이제 좀 써보든지”라며 툭 던지던 선배의 목소리를 기억해내는 것, 그것이 이 책이 가진 힘이다. 이제, 지나온 수십 년 동안의 내 저녁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코헨의 음악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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