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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푸른 레이스가 잔뜩 달린 드레스를 입은 아홉 살 위녕은 아빠의 결혼식에서 즐거운 나의 집을 연주했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그땐 모두 행복했던 것 같은데 과일도 예쁘게 깎고 음식도 예쁘게 담고 옷도 예쁘게 입고 머리도 단정한 새엄마가 가족이 된 후 모든 것은 변해갔다. 그 날을 떠올리며 열여덟 살의 위녕은 아빠에게 전화해 이제부터 엄마 집에 가서 살겠다고 얘기한다. 2회 엄마는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세 번이나 이혼한 사람이 에미라는 게 미안하다며 울었다. “왜 나한테 미안해? 내가 엄마한테 항의할 수 있는 건 왜 우리 아빠랑 이혼했냐는 거야. 그건 내가 항의할 수 있지. 날 놔두고 어떻게 그렇게 가버릴 수가 있냐고. 하지만 그 다음 일은 엄마의 인생이잖아. 중요한 건 엄마가 정말 행복하냐 아니냐잖아” 아빠는 이제 곧 고3이라는 이유로 위녕을 설득하지만, 위녕은 십대의 마지막 시절을 엄마와 보내고 싶다. 3회 위녕이 엄마의 아파트로 들어서는 순간, 엄마와 두 동생,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등 모두가 위녕이 마치 에베레스트라도 정복하고 돌아오기라도 한 것처럼 떠들썩하게 맞아주었다. 하지만 위녕은 이 번잡스러운 대면이 부담스럽다. 둥빈과 제재를 보며 위녕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일학년 첫 날 자기 소개 시간을 떠올리는데... “저에게는 동생이 셋 있는데 모두 성이 틀려요. 둘은 남자고 하나는 여자에요. 여자아이는 나와 성이 같지요. 아빠가 같으니까요. 엄마가 같은 동생들은 당연히 성이 다르구요. 하지만 모두가 소중한 제 동생들이에요.” 4회 위녕은 이제는 자신의 방이 된 창가에 서서 낯선 B시의 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빠에게 내뱉었던 뾰족한 사금파리 같은 말들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는데, 방 밖에서 둥빈과 제재를 야단치는 엄마의 소리가 들린다. 항상 고요하고 규칙적인 아빠의 집에서 살던 위녕에게 이 소란스러움은 약간 불길하고 낯설었다. 5회 두 동생이 잠든 후 엄마는 커다란 캔 맥주 두 개와 쥐포 구이를 들고, 위녕의 방으로 건너왔다. 엄마와 마주앉은 위녕은 뉴질랜드에서 8년 만에 엄마와 만났던 때가 생각났다. 단정한 감색 슈트에 날씬한 가방을 끌며 나오는 노련한 스튜어디스 같은 모습을 상상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터질 듯이 뚱뚱한 이민 가방을 들고 청바지에 스웨터를 입은 채 나타난 엄마를 보고 뜻밖에도 웃음이 나왔던. 엄마는 건배를 하며 위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준다. 6회 위녕과 엄마는 어린 시절부터 옆집에서 자라난 친구처럼 잘 지내지만, 위녕이 B시에 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빠는 아직 보러 오지 않고 있었다. 늦은 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늦어서 미안하다며 같이 춤추자고 한다. 어이없어 하는 위녕 앞에서 흥얼거리며 춤을 추는 엄마의 얼굴 위로 행복이 지나간다. 위녕은 그런 엄마를 보며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부부가 불화하는 집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어렴풋하게 느낀다. 7회 위녕에게 남자친구가 생긴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를 연상시키는 검은 수염을 기르고 긴 머리는 꽁지처럼 묶은데다가, 물 빠진 헐렁한 청바지를 입고 서점에 딸린 작은 정원에 앉아 시가를 피우고 있었는데, 그가 어느 날 위녕에게 말을 걸어 왔던 것이다. 둥빈과 제재가 각자 제 아빠들을 만나러 가고, 혼자 텅 빈 집을 지키는 엄마를 바라보며 위녕은 그런 엄마에게 남자친구를 선보이기로 한다. 8회 엄마는 서점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만난 남자에게 반해 버렸다. 동시에 잭 다니엘을 사려던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가슴이 '쿵' 하고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는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했다. 샤워할 때 화장실까지 휴대폰을 가지고 갈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9회 개학이 다가오기 전 아빠가 B시로 온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빠를 만나기로 한 전날 밤, 위녕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지만, 막상 아빠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똑같은 강도로 아빠가 너무 밉다며 우는 위녕에게 엄마는 위녕을 가졌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0회 위녕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던 엄마는 모스크바의 호텔방에서 맞았던 얘기를 들려 준다. 위녕은 분노로 온 몸이 굳어지지만 엄마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가고 위녕은 엄마를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날 밤, 엄마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 날 위녕은 아빠를 만나러 가기 위해 제일 맘에 드는 옷을 입고 약간의 화장까지 한다. 11회 아빠를 만난 위녕은 둥빈과 제재 이야기를 들려주며 즐겁게 웃는데 정작 아빠는 재미없어 한다. 위녕은 아빠와 새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동생 위현을 떠올리며 아빠에게 미안해하고… 밥을 먹고 호숫가 공원으로 간 위녕은 엄마가 아빠와 좋은 친구로 남았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꺼내다 결국 아빠와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12회 아빠와의 첫 만남을 그렇게 끝내버린 위녕은 길을 걷다 다니엘과 마주친다. 아빠가 아직도 엄마가 이혼한 것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 그게 싫어 아빠에게 상처 주고 말았다는 위녕의 이야기를 듣고 다니엘은 갸우뚱해 한다. “너희 엄마가 아빠랑 이혼한 게 아니라, 코끼리 하마 거북이랑 이혼했다면 그건 너희 아빠가 엄마를 비난해도 뭐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아니잖아” 라는 다니엘의 말에 위녕은 어리둥절해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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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枝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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