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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마음산책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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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봄]

봄비보다 봄, 달변보다 눌변
무지개 나비가 있는 풍경
어머니를 닮았네
너의 탓은 아니야
스킵하지 않겠다
목소리를 내고, 목소리를 듣는다
음악의 3대 기능
몸빼바지는 허공에서 펄럭이고
스프링, 아이 러브 유
예, 키스 마이 에스키모, 드라이클리닝, 베이비
미음에서 리을까지
터닝 포인트 뮤직

[여름]

맥주는 술이 아니지, 암 그렇고말고
사는 게 이런 기가
해변의 아침의 오후
떡볶이처럼 칼칼한 아이스크림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
위로가 필요하다
인생은 짧고, 이 순간은 길다
쌈바를 느껴라
음퀴방에서 우리가 호명했던 뮤지션들의 이름
방방곡곡, 잔치 열렸네
이런 삐삐삐삐한 삐삐삐삐삐삐 같은 삐삐삐들아
feat. 거대한 노을과 라디오
비명은 현실을 마비시킨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노래들

[가을]

국경을 벗어난 소리
우리가 먼저 외로움을 찾아가자
12만 발 중 세 발
해 질 녘의 뮤직 퀄리티
우연에게서 받은 선물
노래, 일발 장전
재미있고 쉬운 노래
이제는 지동설
목소리는 풍경이 되고
텅 빈 가슴 안고
예술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생각의 가을

[겨울]

그래도 겨울, 겨울, 나만의 계절
중력을 느낀다
허공이야말로 우리들의 고향
내가 왜 나였는지
제법 잘 늙고 있죠?
비효율적인 짐 싸기
나와 별로 다르지 않을 당신들
그물에 걸린 큼지막한 고기들
카페에서 셔플 글쓰기
무자비한 시간을 견디는 법

가을과 겨울에 어울릴 만한 노래

저자 소개 1

소설가. 메모 전문가. 종이에 낙서하기 전문가. 백여 개가 넘는 메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며, 수백 권의 노트에다 메모를 남겼다. 그중 몇 개의 메모는 소설이 되었고 몇 개의 메모는 에세이가, 몇 개의 메모는 그림이 되었다. 그중 몇 개의 메모는 농담이 되었고, 그중 몇 개의 메모는 수면 위로 떠오를 때를 기다리며 잘 쉬고 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소설집 『1F/B1 일층, 지하 일층』, 『악기들의 도서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 에세이 『무엇이든 쓰게 된다』, 『뭐라도 되겠지』, 『영화 보고 오
소설가. 메모 전문가. 종이에 낙서하기 전문가. 백여 개가 넘는 메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며, 수백 권의 노트에다 메모를 남겼다. 그중 몇 개의 메모는 소설이 되었고 몇 개의 메모는 에세이가, 몇 개의 메모는 그림이 되었다. 그중 몇 개의 메모는 농담이 되었고, 그중 몇 개의 메모는 수면 위로 떠오를 때를 기다리며 잘 쉬고 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소설집 『1F/B1 일층, 지하 일층』, 『악기들의 도서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 에세이 『무엇이든 쓰게 된다』, 『뭐라도 되겠지』,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등을 썼고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심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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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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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0.14MB ?
ISBN13
9788960905252

책 속으로

세상에, 음악이란 단어와 효율이란 단어는 얼마나 먼가. 13분짜리 곡을 듣다가 12분쯤에 온몸에 찌릿한 전기를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킵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알 것이다.
---「스킵하지 않겠다」 중에서

내 고향 김천에는 (쓸 만한) 레코드 가게가 딱 두 개뿐이었는데 중학생 시절 친구들 간의 앨범 쟁탈 경쟁이 꽤 치열했다. 입고량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앨범을 사려면 친구들보다 정보 수집이 빨라야 했고 행동이 잽싸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두둥!) 전설의 앨범으로만 알려졌던 듀란듀란의 데뷔 앨범이 A 레코드 가게에 입고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나는 친구들을 따돌리기 위해 생애 첫 사기를 치기에 이르렀다. “야, B 레코드 가게에 듀란듀란 데뷔 앨범이 들어왔대.” 정직하고 착한 친구들이 B 가게로 간 사이(친구들을 보면 그 사람을알 수 있다고 했던가!) 나는 홀로 유유히 A 가게로 가서 듀란듀란의 데뷔 앨범을 사 들고 나왔다.
---「스킵하지 않겠다」 중에서

소설가 김연수 씨와 함께 연재했던 칼럼 ‘나의 친구 그의 영화’를 책으로 펴내는 과정에서도 제목에 대한 나의 감각 없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김연수 씨는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라는 제목을 주장했고, 나는 ‘핑퐁 극장’이라는 제목을 고집했다. “야,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 뭐야, 무슨 그런 이상한 말이 다 있어”라고 구박을 했는데, 사람들은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라는 제목을
훨씬 더 좋아했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라는 말은 내가 쓴 칼럼에 등장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쓴 글에서 뽑혀 나온 제목에 반대하는 나란 인간은, 진정, 제목 종결자란 말인가.
---「몸빼바지는 허공에서 펄럭이고」 중에서

골방에 틀어박혀 기타 교본을 보며 열심히 기타를 쳤다.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여 뮤지션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음악적 재능이 없었다. 없었다기보다 어중간한 재능이 있었다. 재능을 발견했다고 말하기에는 재능이 부족했고, 재능이 없다고 말하기엔 미미한 재능이 엿보였다. 세상에 어중간한 재능만큼 불편한 게 없다. 써먹지도 못하는데, 버리기엔 아깝다. 어중간한 음악적 재능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니, 아뿔싸, 공부가 저 멀리 있었다.
---「터닝 포인트 뮤직」 중에서

마흔이 넘은 지금도 이해를 믿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는 없다. 결론은 여전하다. ‘이해’라는 단어는 언젠가 완료될 수 있는 명사가 아니라 영원히 진행할 수밖에 없는 동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위로가 필요하다」 중에서

나 같은 야행성 괴물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 괴물들은 밤만 되면 초능력을 발휘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도저히 쓸 수 없는 분량의 글을 순식간에 써내며, 평소에는 들을 수 없는 음악 속 미세한 소리들을 잡아채며, 사소한 일들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난다. 밤만 되면 스스로가 어쩐지 진화한 인간같이 느껴질 정도다. 물론 오후 1시쯤 잠에서 깨어나 머리를 쥐어박으며 이런 잠벌레 같은 인간이 다 있나 자학하고, 헐크에서 브루스 배너로 돌아오고 말지만 말이다.

---「내가 왜 나였는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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