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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상호부조론
자선이 아닌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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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북스 사회과학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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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위기 상황에는 대담한 전술이 필요하다

1부 상호부조란 무엇인가?

1장 상호부조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첫째 상호부조 프로젝트는 생존상의 필요를 충족하며, 사람들이 필요한 바를 얻지 못하는 이유에 관한 공동의 인식을 구축한다 | 둘째 상호부조 프로젝트는 사람들이 운동에 참여하게 하고 연대를 확장하며 운동들을 구축한다 | 셋째 상호부조 프로젝트는 구세주를 기다리기보다는 집단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참여적 성격을 지닌다
2장 자선이 아니라 연대!
3장 더 많이 요구해야 얻는다.

2부 목적을 가지고 협력하기

4장 상호부조의 몇 가지 위험과 함정
도움받을 자격의 위계구조 | 구세주주의와 온정주의 | 제도권으로의 흡수 | 상호부조 vs. 자선
5장 대장도 없고 말썽쟁이도 없다
집단문화 | 함께 결정하기 | 상호성과 협력을 뒷받침하는 지도력 자질 | 돈 관리 | 번아웃 | 갈등 | 즐겁게 활동하기 | 완벽주의 | 정신건강 지도 그리기

맺으며: 모든 것이 위험에 처했으며, 우리는 승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옮긴이 해제: 위기 이후, 국가와 개인 사이 제3의 주체를 전망하다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딘 스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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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n Spade

변호사이자 시애틀대학 로스쿨 부교수. 주로 공권력, 감금, 젠더, 인종, 사회운동에 관한 강의를 맡고 있다. 20여 년 동안 감옥, 국경, 빈곤, 전쟁을 철폐하고 민중 생존권 투쟁을 지원하는 사회운동에 종사해왔다. 특히 2002년에는 저소득층, 유색인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젠더 비순응자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동체 방식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법률 단체 ‘실비아 리베라 법률 프로젝트Sylvia Rivera Law Project’를 창설했다. 저서로는 《정상적 삶: 행정 폭력, 비판적 트랜스 정치 그리고 법의 한계Normal Life: Administrative Viole
변호사이자 시애틀대학 로스쿨 부교수. 주로 공권력, 감금, 젠더, 인종, 사회운동에 관한 강의를 맡고 있다. 20여 년 동안 감옥, 국경, 빈곤, 전쟁을 철폐하고 민중 생존권 투쟁을 지원하는 사회운동에 종사해왔다. 특히 2002년에는 저소득층, 유색인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젠더 비순응자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동체 방식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법률 단체 ‘실비아 리베라 법률 프로젝트Sylvia Rivera Law Project’를 창설했다. 저서로는 《정상적 삶: 행정 폭력, 비판적 트랜스 정치 그리고 법의 한계Normal Life: Administrative Violence, Critical Trans Politics, and the Limits of Law》 등이 있고,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아웃Out》, 《인 디즈 타임스In These Times》, 《소셜 텍스트Social Text》, 《사이즈Signs》 등에 정기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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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을 공부했고, 진보정당 운동의 정책·교육 활동에 참여해왔다. 진보신당 부대표를 거쳐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배곳 산현재 기획위원, 노회찬재단 비전포럼 운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 《장석준의 적록서재》, 《사회주의》, 《신자유주의의 탄생》, 《능력주의, 가장 한국적인 계급지도》(공저), 《21세기를 살았던 20세기 사상가들》(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포식하는 자본주의》, 《좌파의 길》, 《길드 사회주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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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88g | 128*187*16mm
ISBN13
9791189722562

책 속으로

상호부조와 관련하여 새로운 것은 없다. 인류의 역사 내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해왔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식민주의가 수립한 구조는 사람들이 역사 속에서 서로 연결되던 방식과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모두 공유해온 방식을 파괴해버렸다. 사람들이 임금노동과 사적 소유의 시스템 속에서 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부가 더욱 집중되자, 우리가 서로를 돌보던 방식은 점점 더 하찮은 것으로 치부됐다.

오늘날 우리 중 다수는 인간 역사상 가장 원자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며, 이러한 사회에서 삶은 불안해지기만 하고 불의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우리의 단결력은 와해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서로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 적대적 시스템(건강 유지가 아니라 이윤을 중심으로 설계된 보건 시스템, 대지를 오염시키고 사람들을 중독증에 빠뜨리는 식품 및 교통 시스템 같은)에 의존해야만 하게 된다. 곤란에 빠졌을 때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즉 우리 중 다수가 경찰이나 법원이 개입하기 전까지는 정신건강이나 약물 남용, 가정폭력이나 학대에 관해 어떠한 도움도 얻지 못하고 있으며, 경찰이나 법원의 개입은 피해를 해결하기보다는 더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적대적인 시스템에 강제로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상호부조는, 그러니까 서로를 돕기로 결단하고 가진 것들을 나누며 가장 취약한 이들을 돌보기 위해 시간과 자원을 쏟아붓는 일은 충분히 급진적인 행위가 된다.
---「1부 상호부조란 무엇인가」중에서

위기에 사람들을 돕는 방법에 대한 주류의 인식은 자선과 사회적 서비스라는 틀에 의존한다. 반면에 우리는 상호부조가 자선이 아님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선’, ‘지원’, ‘구호’, ‘사회서비스’는 가난한 이들에게 일정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에 관해 결정하는 정부나 부자들에게 주로 쓰이는 용어들이다. 즉 누가 도움을 받을지, 도움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지, 어떤 수단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정부나 부자들 말이다. 이와 같은 도움이 빈곤과 폭력의 근본 원인에 손대기 위해 고안된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엘리트층이 자신들의 탐욕이 낳은 거대한 사회적 상처에 보잘것없고 효과도 별로 없는 반창고나 붙이려고 모금하며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2장 자선이 아니라 연대!」중에서

20세기 후반에 급증한 비영리 부문의 탄생은 1960년대와 1970년대 반인종주의, 반식민지, 페미니스트 운동의 대중적 상호부조 활동이 제기한 위협에 맞선 직접적 대응이었다. 비영리단체는 진정한 변화는 소수의 유급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 수백만의 보통 사람들로 이루어진 운동을 통해 실현된다는 진실을 감추고 불의한 시스템을 정당화하며 우리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고안되었다. 오늘날 빈곤을 해결한다고 자처하는 비영리단체는 대개 백인 엘리트에 의해 운영된다. 비영리단체와 대학은 석 · 박사 학위 소지자가 사회 문제의 해답을 찾아내는 데 적격이라는 생각을 고취한다. 빈곤 문제가 석 · 박사 학위 소지자만이 풀 수 있는 일종의 알쏭달쏭한 수학 문제인 양 포장하면서 빈곤의 원인을 신비화한다. 그러나 가난한 이라면 누구나 빈곤의 원인이 사장, 지주, 의료보험회사의 탐욕이고, 백인우월주의와 식민주의 시스템이며, 전쟁과 강제 이주임을 안다. 엘리트적 빈곤 해법은 항상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2장 자선이 아니라 연대!」중에서

재난은 단절의 순간이다. 재난이 일어나면 기존 시스템이 붕괴하고, 그런 다음에는 보수되거나 대체 혹은 철폐된다. 재난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폭로하며, 엘리트들이 무시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게 숨기려 애쓰는, 이미 존재해온 위기를 드러낸다. 재난이 일어나면 정부와 대기업은 최대한 신속히 기존의 착취와 이윤 획득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재난 해결의 공을 독차지하면서 구호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신속히 재난의 규모를 축소 평가하는 입장을 취한다. 또한 정부와 상위 1%는 그들이 바라는 개혁을 밀어붙일 기회로 재난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는 연방수사국, 마약단속국과 지방경찰에게 수억 달러를 지원하고, 공중보건 규정을 위반했다는 근거만으로도 가난한 이들을 괴롭히고 형사처벌할 수 있는 경찰 재량을 확대하며, 국경을 폐쇄하고 환경 규제를 미루는 등 우익에게 전리품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재난은 불의를 폭로하고 좌익적 요구를 관철할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19는 불의에 맞선 저항에 사람들을 참여시킬 기회이기도 했다.
---「3장 더 많이 요구해야 더 많이 얻는다」중에서

비영리단체 지도자와 정치인은 흔히 ‘실용주의’와 평화적인 점진적 변화를 권하지만, 우리가 진정한 변화를 쟁취하려 한다면 진짜로 실용적인 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에 관한 가장 급진적인 상상이고, 이를 쟁취할 직접행동의 고양이다. 위기(급작스러운 재난 위기, 강력한 사회적 저항이 낳은 위기) 중에 얻어낸 양보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대중의 참여를 통해서만 힘을 유지하며 지속될 것이다. 그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엘리트층과 비영리단체는 우리에게 소박하고 ‘사리에 맞거나’ ‘쟁취 가능한’ 요구를 내놓으라고 권하며, ‘평화적 저항’과 ‘협상장에 나오라’는 담론을 통해 우리의 행동을 전복적이지 않은 공식적 경로로 이끌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우리가 허물어뜨리려 하는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공정하며 교정 가능하다는 전제에 바탕을 둔 개혁을 권고한다. 우리는 저들이 제시하려 하는 양보에 우리의 비전을 가두길 거부해야만 한다. 우리가 바라는 바는 우리 삶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폐지된 전혀 다른 세상이다.
---「3장 더 많이 요구해야 더 많이 얻는다」중에서

가정폭력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운동은 이런 흡수의 위험성에 관해 매우 강력한 교훈을 던져준다. 이 운동은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해 자원활동가가 운영하는 쉼터와, 학대자나 가해자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들을 변호하는 캠페인 같은 상호부조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불행히도 가정폭력 반대운동은 미국에서 범죄화가 급증하던 바로 그때 출현했다. 흑인 해방 · 반인종주의 · 페미니스트 · 퀴어 · 선주민 운동이 경찰폭력을 폭로하고 이에 저항함에 따라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대중 봉기는 치안 활동의 정당성에 커다란 위기를 낳았다. 이에 맞서 미국의 치안 당국은 대중적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유색인 경찰을 채용하고, 약물남용 예방교육 프로그램 같은 사업을 통해 학교 안에서 경찰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며 경찰을 여성과 어린이의 보호자로 내세우는 프로그램과 캠페인에 착수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이 목표를 위해 치안 당국은 그때 막 등장하던 가정폭력 반대운동과 동맹을 맺으려고 노력했는데, 이에 따라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제정을 지지하고 경찰과 협력할 의사가 있는 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가정폭력 반대운동은 철저히 변화했다. 자원활동가 기반 풀뿌리 상호부조 프로젝트 중심이었던 이 운동은 대개 백인이 고위 간부를 맡아 운영하는 대규모 비영리단체에 강조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 단체들은 점차 경찰 지지 입장을 취하는 방향으로 기울었으며, 늘어나는 범죄화를 옹호하면서 자선 모델 접근법을 취하여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을 징벌적이면서 가부장적인 방식으로 대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점차 유색인 지역사회의 범죄자 취급 현상이 늘어났고, 가장 취약한 가정폭력 생존자들은 서비스에 접근하기 힘들어졌으며, 경찰과 검찰 · 법원은 좋은 선전거리를 얻었다.
---「4장 상호부조의 몇 가지 위험과 함정」중에서

갑자기 왜 21세기 코로나19 팬데믹 논의에서 벗어나 100년도 더 된 책 이야기를 꺼내는가다름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부족하거나 결핍된 사회적 요소가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 후반부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크로포트킨은 다른 생물 종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상호부조를 통해 생존하고 발전하며 번영했음을 보여주며, 문명 발전에 따라 협력의 양상이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훑는다. 그러면서 협동과 연대가 개별 인간이 아니라, 그렇다고 국가도 아니라 주로 다양한 연합들을 통해 이뤄졌음을 강조한다. 농업이 주된 산업이던 시기에는 마을 공동체가 이런 역할을 했고, 도시가 등장한 뒤에는 도시 자치조직(코뮌)과 동업조합(길드)이 이 임무를 맡았으며, 근대에 들어서는 노동조합, 협동조합, 공제회 같은 자발적 결사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크로포트킨은 제도화된 종교에 적대적인 아나키스트임에도 여러 종교 공동체 역시 이런 상호부조 조직에 속한다고 인정한다.

---「옮긴이 해제」중에서

출판사 리뷰

“표트르 크로포트킨은 상호부조를 가리켜 ‘진화의 한 요인’이라 했으며, 블랙팬서당은 ‘생존을 위한 지속적 혁명’이라 했다. 딘 스페이드는 상호부조가 지속적 혁명과 연대를 이루기 위한 근본 토대임을 강조한다. 우리 시대의 필수 안내서인 이 책은 상호부조 없이는 강력한 사회운동이 있을 수 없음을 가르쳐준다. 빠짐없이 읽고, 곳곳에 전하라. 모두와 공유하고, 모조리 변화시켜라.”-로빈 켈리

왜 지금 상호부조인가?
생존을 위한 지속적 혁명, 연대를 통한 급진적 변혁의 가능성
우리는 서로를 도와야 한다!


현 정치 국면을 규정하는 말은 ‘비상사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산불, 홍수, 폭염뿐 아니라 고질화된 인종 차별과 젠더 폭력, 심각한 부의 불평등 같은 첨예한 위기들이 지구 곳곳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재난의 위험은 불균등하게 분포되며, 소수자와 취약 계층에게 이 위험은 가장 먼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하기는커녕 오히려 특정 집단을 피해자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대응에 나서야겠다고 느끼는 보통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은 자원을 함께 나누고 취약한 이웃을 돕는 대담하고 혁신적인 방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운동과 연계를 맺으며 벌어지는 구조 활동, 이른바 ‘상호부조mutual aid’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음식, 물, 의약품과 기타 필수품을 공급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이전 해 오큐파이 월스트리트 운동에서 태동한 자원활동가 기반 네트워크 오큐파이 샌디였다. 2019년 홍콩에서 반정부시위가 이어지던 당시 코로나 발생 국면임에도 당국이 복면금지법을 내세워 마스크 착용을 막고 국경 폐쇄를 꺼리자, 시위대가 직접 시민들에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공급했고, 노동조합에 속한 7,000명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국경 폐쇄와 개인보호장비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그 밖에 구급차 출동이 오래 걸리는 가난한 동네에서 주민들이 서로를 위해 응급 처치를 훈련하거나, 병원비가 없는 이들을 위해 임신중절 비용을 모금하거나, 과도한 경찰폭력이나 이민 단속에 맞서 범죄화된 대상을 숨겨주는 행동이 모두 상호부조 사례다. 상호부조는 지역사회가 사회운동과 연계해 생존과 관련된 필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구조 활동을 아우른다.

변호사이자 법학 교수, 사회운동가인 저자 딘 스페이드Dean Spade는 저소득층 유색 인종 성소수자를 위해 법률구조를 지원하는 단체 ‘실비아 리베라 법률 프로젝트’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자신도 빈곤한 유대인 가정 출신 트랜스젠더로서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성장했다. 미국의 각박한 복지제도, 열악한 서비스산업 비정규직 노동의 현실, 계급?젠더?인종 등 미국 사회의 온갖 모순이 응축된 입양제도 등등… 이 중 어디에서도 저자는 그저 차가운 관찰자의 시선으로만 머물렀던 적이 없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재난 시기야말로 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하며, 지금 그리고 미래의 위기를 대비한 민중의 연대로서 상호부조 단체의 가치와 가능성을 전망하고 그 실행을 위한 매뉴얼을 찾는다. 1부는 오늘날 상호부조가 왜 중요하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설명했으며, 2부에서는 상호부조단체가 직면하는 어려운 문제들, 예컨대 집단문화와 의사결정 권한, 구성원 간의 갈등, 돈 관리와 번아웃 등을 다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일련의 논의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상호부조를 일상에서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우리 자신에 대한 집단적 돌봄을 조직하고 수천만 민중을 참여시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방법을 상상하도록 돕는 것이다.

재난과 혼란의 시기,
국가와 개인 사이 제3의 주체로서 상호부조 단체


인류의 역사 내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해왔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식민주의가 수립한 임금노동과 사적 소유 구조는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고 필요한 자원을 공유해온 방식을 파괴하고 부를 소수에 편중되게 했다. 그에 따라 우리는 생존을 위해 경쟁하고,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 국가가 운영하는 시스템, 공공 서비스에 의존하게 되었다. 건강 유지가 아니라 이윤을 중심으로 설계된 보건 시스템, 환경을 파괴하는 식량 및 교통 시스템, 폭력적인 치안 시스템하에서 우리는 의지할 곳 없이 고립된다. 예컨대 정신질환이나 약물남용, 가정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리는 사람은 경찰이나 법원이 개입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도움도 얻지 못하는데, 공권력의 개입은 피해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공공 서비스가 배제적이고 불충분하며 징벌적인 상황에서, 누구나 돌봄과 좋은 삶을 누리도록 하는 상호부조 활동은 충분히 급진적인 행위가 되며 때로는 범죄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때 재난은 정치의 방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재난은 시스템의 균열과 허점을 드러내고 대안을 요구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상호부조 단체들이 급증했고, 지난 수십 년간보다 더 많은 이들이 상호부조를 조직하는 방법을 학습하고 있다. 이는 많은 변화를 이뤄낼 커다란 기회다. 위기의 절정을 넘기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꾸준히 더 많은 사람을 활동으로 이끌어 그들을 격분하게 하는 위기와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깊이 이해하며 대담한 집단행동 역량을 구축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상호부조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기회인 것이다.

지도력, 조직 갈등, 돈 문제 그리고 번아웃 등등
조직화와 확장이라는 과제 앞에서
상호부조단체가 빠지기 쉬운 함정들


딘 스페이드는 좌파 사회운동에 크게 두 가지 과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첫째는 파국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이 생존하도록 돕기 위한 ‘조직화’, 둘째는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도록 수천만 민중이 저항에 참여하도록 하는 ‘확장’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저항에 참여하게 이끈다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방법이 바로 상호부조 프로젝트에 있다고 주장한다.

세력화하고 중요한 변화를 이뤄낸 사회운동들은 모두 상호부조를 포함했지만, 이는 운동 안에서 눈에 잘 띄지 않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코로나 국면에서 이미 보았듯이, 운동이 구축되면 정부, 대기업, 거대 언론이 접근할 텐데, 이는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일부는 상호부조 활동의 급증을 무시한다. 또 다른 일부는 이를 자원봉사 담론 안에 가둬두려 하며, 상호부조 활동을 영웅적이라 칭하면서 기존 시스템과 대립하기보다는 시스템과 정부의 노력을 보완하는 것으로 묘사하려고 애쓴다. 마지막으로 일부 경찰과 첩보기관은 상호부조 활동을 감시하고 범죄시한다. 문제는 상호부조 단체도 그에 대한 피드백으로 세 가지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도움받을 자격을 위계구조화해 또다시 취약계층을 소외시키거나, 시혜적인 태도로 구세주주의와 온정주의에 빠지거나, 제도권으로 흡수되어 세력이 약화되거나 심지어 시스템을 정당화 또는 확장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상호부조 단체와 네트워크를 위한
실천적 입문서


지난 50년간 사회운동 역사는 치안 당국, 기금 제공자, 문화의 압력 아래에서 자선 모델이나 사회서비스 모델로 변질되고 변혁적 역량을 상실한 상호부조 단체의 사례로 넘쳐난다. 상호부조 활동의 긴급성으로 인한 한 가지 단점은,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신경 쓰지만, 막상 단체가 강력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한 훌륭한 내부 관행을 만드는 데는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은 단체에서는 지도자가 돈이나 명예에 유혹받고, 일자리를 얻고 보조금을 타거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단체의 핵심 가치를 팔아넘기기가 훨씬 쉽다. 치안 당국이 침투해 파괴하기도 쉽다. 또한 참여자들이 과로에 시달리다 번아웃되기 십상이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2부는 저자가 활동가로서 현장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단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다양한 체크리스트와 템플릿을 수록한 실용적인 가이드북이다. 민주적인 집단문화를 구축하고 합의형 의사결정을 도출하는 과정, 권한을 나누어 가지는 지도력 자질, 구성원 개인의 과로와 번아웃을 예방하는 방안, 갈등 상황을 조율하고 즐겁게 활동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단체 내에서 자주 겪게 되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표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실려 있다. 수많은 사람이 삶의 일부로서 지속적으로 상호부조에 참여함으로써, 이윤이나 위계에서 벗어나 지구에 파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먹고 소통하며 대피하고 이주하며 치유하고 서로를 돌보는 세계를 이 책은 상상한다.

추천평

“표트르 크로포트킨은 상호부조를 가리켜 ‘진화의 한 요인’이라 했으며, 블랙팬서당은 ‘생존을 위한 지속적 혁명’이라 했다. 딘 스페이드는 상호부조가 혁명을 이루기 위한 근본 토대임을 강조한다. 이는 연대의 구축, 전투 준비, 개인주의와 시장의 원자화된 문화를 대체할 공동체적 돌봄 문화의 창출과 관련된다. 우리 시대의 필수 안내서인 이 책은 상호부조 없이는 강력한 사회운동이 있을 수 없음을 가르쳐준다. 빠짐없이 읽고, 곳곳에 전하라. 모두와 공유하고, 모조리 변화시켜라.” - 로빈 켈리 (Robin D. G. Kelley, 역사학자이자 《자유의 꿈: 흑인 급진파의 상상력Freedom Dreams: The Black Radical Imagination》 저자)
“바로 지금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은 오늘날과 미래의 상호의존을 위한 지침서다. 딘 스페이드는 상호부조의 의미와 모범 사례, 함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충분히 예견된 혹은 예기치 않은 위기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상호부조 전략의 지혜와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에이드리엔 매리 브라운 (Adrienne Maree Brown, 활동가이자 《즐거운 행동주의Pleasure Activism》 저자)
“이 책은 무기를 손에 들라는 외침이자 지금 절망하고 있는 모든 이를 깨우는 일격이자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청사진이다.” - 대니얼 페르난데즈 (Daniel Fernandez, 〈더 네이션The Nation〉)
“이 책을 읽고 나서 고무되었다. 도전과 자극을 동시에 안겨주는 현 국면에서 우리의 활동에 토대를 제공할, 쉽게 읽을 수 있는 상호부조 입문서가 드디어 나왔다.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선물하려 한다. 여러분도 그래야 할 것이다.” - 마리얌 카바 (Mariame Kaba, 프로젝트 NIA 설립자)
“마리얌 카바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고무되었다’라고 말했는데, 다른 독자들도 이 책에서 상호부조 프로젝트를 위한 친절한 안내와 유용한 틀을 발견하고서는 마리얌처럼 흥분을 느낄 것이다.” - 르네 펠츠 (Renee Feltz, 〈디 인디펜던트The Indypendent〉)
“딘 스페이드는 급진적인 창의성과 심원한 변혁을 절박하게 요청하면서, 독자들이 단체와 해방운동 안에서 자신이 맡는 역할에 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안내한다.” - 헤더 무나오 (Heather Munao, 〈북리스트Booklist〉)
“이 책은 상호부조의 의미를 이해할 유용한 틀을 제공함과 동시에 상호부조가 어떤 점에서 사회 변혁과 연대 운동의 필수 요소인지 설명한다.” - 해너 메이-파워스 (Hannah May-Powers, 〈툴레인 훌라버루Tulane Hullabaloo〉)
“이 책은 상호부조 활동에 이미 종사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가 될 수 있지만, 또한 아직 운동가라고는 할 수 없어도 팬데믹, 끊이지 않는 경찰 폭력, 양극화, 기후 재앙의 혼돈과 고통에 직면해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는 이들에게도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 앨리사 볼링 (Alisa Bohling, 〈리트 허브Lit Hub〉)
“딘 스페이드의 책은 주변부에서 출현하는 상호부조에 주목하면서, 상호부조가 자본주의 이후 사회를 상상하고 창조하는 한 가지 방식이라 주장한다. 스페이드의 포부는 상호부조가 이러한 사회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모든 것을 공유하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운영하며 우리 모두의 필요를 충족하고 강압과 지배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상상하기’ 말이다.” - 데릭 월 (Derek Wall, 〈엡 매거진Ebb Magazine〉)
“딘 스페이드는, 최근의 거대한 전 지구적 붕괴에서 극적으로 드러난 것처럼,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이 시스템이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조목조목 따진다.” - 마리아 리카피토 (Maria Ricapito, 〈마리 끌레르Marie Claire〉)
“스페이드에 따르면, 연대를 바탕으로 사회관계를 개조하고 상호의존을 둘러싼 낙인을 깨부수며 사회운동을 구축하는 힘이 상호부조에 있다. 이 책은 지역사회 조직화가 지역에 뿌리박은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나 비영리재단, 자본가계급의 영향력을 통해 급진적인 돌봄 활동의 전문화와 중앙집권화를 초래하는 권력 구조에 저항한다.” - 케건 스파크스 (Kaegan Sparks, 〈아트포럼Artforum〉)
“상호부조는 권력을 쥔 이들에게 물러서고 양보하고 포기하라는 호소가 아니다. 민중이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 권력을 구축해가야 한다는 외침이다.” - 에이미 위크너 (Amy Wickner, 〈칼리지 & 리서치 라이브러리즈College & Research Libraries〉)
“이 책은 현재와 미래의 사회 위기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안내서에 그치지 않고 광범한 사회적 평등, 유대, 존엄성, 소속감을 향해 사회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단을 제공한다.” - 폴 센터레임 (Paul Centorame, 〈래터럴Lat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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