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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정지우
이경 201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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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있을까?
“《그렌라간》《원피스》, 근대와 현대를 만나다”
우리와 다른 세계, 우리와 같은 세계
중세와 근대 | 근대와 현대
근대에서 현대로의 전환
그렌라간, 근대를 보여주다 | 원피스, 현대적 삶의 정수

제2부 이 숨막히는 세상, 대안은 있을까?
“《강철의 연금술사》《충사》《진격의 거인》,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기술에 관하여”
현대의 문제적 상황들
소비의 시대 | 불안한 현대 사회 | 자존감의 상실
대안적 삶, 그 가능성을 위하여
강철의 연금술사, 우애를 위하여 | 충사, 이 현실만이 전부는 아니다 |
진격의 거인, 나에서 시작하는 책임감

제3부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미야자키 햐아오」「신카이 마코토」「호소다 마모루」, 삶을 다시 상상하길 제안하다”
삶을 상상하는 방법
상상하는 사람들의 시대 | 열려있는 삶을 위하여 | 현실을 극복하고 삶을 상상하기
삶의 감수성을 되찾는 여정
문학적 감수성으로 멈춰서기 | 그리움에서 꿈꾸는 삶으로
삶의 단절을 상상하기
시간에 붙잡힌 인간의 삶 | 삶, 그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저자 소개 1

20년간 매일 쓰는 작가이자 문화평론가, 저작권 분야 변호사. 대학 시절 『청춘 인문학』을 출간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인문사회 및 청년 세대, 법 분야에서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하며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저서로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사람을 남기는 사람』, 『AI, 글쓰기, 저작권』,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 등이 있다. 강연·자문 문의 chek685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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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88*254*20mm
ISBN13
9788968230035

책 속으로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쳐 군대에 가고, 산업전선에 뛰어들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온 정신을 바친 이후 한 개인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이 현대의 출발점이다. 현대인은 국가나 인류를 위해 자기를 바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현대인이 원하는 것은 자기의 하나뿐인 인생을 잘 사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나뿐인 나를, 이 하나뿐인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만족스럽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현대인의 가장 중요하고도 어쩌면 유일한 화두이다.--- p.50

현대는 ‘다원주의’가 도래한 사회라 불리는데, 그 속에서는 저마다의 꿈과 추구, 문화가 긍정된다. 《원피스》의 세계는 하나의 대의명분이나 거대담론이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 그처럼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꿈과 삶이 존재하는 다원주의적 세계다.--- p.61

우리는 수준 높은 소비생활을 원한다. 바로 그 소비를 위해서 돈을 번다. 그를 위해 공부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히 먹고, 입고, 살 집을 얻는 생존의 차원이 아니다. 우리는 좋은 걸 풍족하게 먹고 싶고, 좋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싶고, 좋은 지역에 있는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고, 좋은 호텔을 다니며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인생을 바친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취직을 하고, 평생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일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나의 욕망, 나의 꿈, 나의 목표를 말하지만, 사실 대부분 사람들의 목적은 ‘수준 높은 소비생활’로 동일하다.--- p.73

당장 우리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게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건 누구나 느끼고 있다. 아무리 명문대에 입학해도, 좋은 직장에 취직해도, 그것이 모든 불안을 막아줄 수 있는 안전망이라고 여기는 순진한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삶은 끊임없이 도태되지 않기 위한, 박탈당하지 않기 위한 투쟁 현장이 되었다. 도산, 몰락, 파산, 소외의 위험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하루라도 그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그러다간 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에서 떨어지기 십상이다.--- p.79

《강철의 연금술사》는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애임을 가르친다. 인간과 인간의 유대감을 회복하는 것, 내 삶에서 진정으로 실현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것은 미친듯이 단 하나의 직업적 목표를 향해 내달려가는 이 시대의 망령이 아니다. 진정한 삶이란 내가 어떻게 진실한 만족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며, 그것은 소박할지라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을 찾는 일이다.--- p.102

미야자키 하야오의 상상과 환상, 그로 인해 만들어진 세계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또 우리에게 다른 꿈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우리는 그러한 상상을 사랑한다. 그 사랑은 단순히 기발함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상상하는 것’에 대한 사랑이다. 삶에 대한 상상이 끝나는 순간, 우리의 삶도 끝난다. 더 이상 어떠한 삶에 대한 기대도 없는 인생을 진정한 인생이라 할 수 있을까? 남은 것이라고는 돈, 재테크, 상품, 소비에 대한 것 밖에 없는 인생, 더 이상 아무런 새로운 삶에 대한 가능성도 없는 인생, 오로지 현실로만 뒤덮인 인생을 사는 것이 진정 살아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p.150

몸은, 감각은 기억의 보고다. 우리가 무심히 살았던 일상들은 하나하나 감각에 새겨진다. 그리고 어느 날, 그 감각에 몰두하게 되면 잊혔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우리에게 그토록 많은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 그토록 풍요로운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문득 멈추게 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시간에 휩쓸려 끊임없이 미래로만, 앞으로만 나아가던 삶이 문득 정지하고, 내가 살았던, 분명히 살아 있었던,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살고 있지 않은’ 그 시간들이 살아서 다가온다.--- p.158

이 모든 ‘자기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에게는 모두 진지한 자기 부정의 순간과 ‘진정한 자기 자신’을 향한 열망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열망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다 진정한 삶을, 진정한 자신을, 진정한 만족을 얻고 싶다는 열망이다. 그 열망이 바로 우리의 이야기를 쓰게 한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써나가는 인생이야 말로 현대의 가장 이상적인 삶의 모델일 것이다.

--- p.190

출판사 리뷰

애니메이션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다
멀기만 했던, 알고 보면 한없이 가까운 애니메이션과 인문학의 만남
“즐기기만 하던 애니메이션에서 생각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나는 사람들이 만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만큼, 만화를 보다 진지하게 보고 그로부터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길 바랐다.”
저자는 애니메이션과 인문학을 접목시키면서, 기존의 딱딱한 인문학적 방법이나 비평의 방법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감상법을 보여준다. 그 방법이란, 먼저 우리가 사는 시대를 차근차근 이해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펴가는 데 있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문제점을 찾고, 그 대안을 생각해보며, 나아가 우리 삶을 어떻게 사랑하고 상상할 수 있는지까지 나아가는 게 이 책의 진행과정이다.
대부분의 영화·애니메이션 관련 비평이나 인문학 서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작품들을 따로따로 분석하기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울 뿐더러, 의미는 분산되고 읽고 나면 기억나는 게 잘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스토리텔링 속에서 애니메이션들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금세 끝까지 몰입해서 읽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에 깊이 공감하고, 때론 심도 있게 생각하며, 나아가 삶의 진정한 공감과 치유, 희망을 찾게 된다.
책에서는 《그렌라간》《원피스》《강철의 연금술사》《충사》《진격의 거인》 등의 시리즈 장편 애니메이션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미야자키 하야오, 《초속5cm》의 신카이 마코토, 《늑대아이》의 호소다 마모루 등 명감독의 작품들을 망라하며, 우리를 인문학적 사고, 삶을 다시 상상하는 방법으로 이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그문트 바우만, 존 그레이, 장 보드리야르, 막스 베버, 마르크스, 아도르노, 니체, 쇼펜하우어 등 중요한 현대 인문학자들의 생각도 함께 곁들어 살펴본다.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을까?
현대인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저자는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도래한 개인의 시대를 가리켜 ‘현대’라고 규정한다. 한국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시대는 ‘근대’이며 이 시기는 아직 민족과 국가라는 공적 세계에서 개인화가 뚜렷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렌라간》과 《원피스》를 인문학적 논의 속으로 초대한다.
《그렌라간》의 인물들은 근대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근대란 비록 중세에서 탈피하여, 개인이 탄생하긴 했으나 여전히 국가와 민족을 위한 발전, 헌신, 대의명분 같은 집단적 차원이 중시되던 시대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은 그런 시대의 인간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제 시대는 현대로 바뀌었는데, 이 시대의 모습은 《원피스》에 나타난다. 《원피스》의 인물들은 국가나 민족, 인류를 위한 대의명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욕망과 꿈, 우정 등에만 모든 것을 집중한다. 그들이 이루고 있는 집단의 소규모적이고 자유로운 모습도 지금 이 시대와 맞아 떨어진다.
저자는 우리가 비로소 현대인이 되었다고 말하며, 자아나 삶, 꿈이나 세상에 대해 논할 때는 반드시 이 틀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은 이야기는 공허할 뿐이며, 늘 핵심을 비켜나가게 된다.

우리 삶을 규정하는 불안, 소비, 자존감의 상실
현대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그 대안적 인간상을 찾아 나서다


저자는 《원피스》가 현대인의 삶을 훌륭하게 담아내고 있지만, 현대의 문제에 대해서는 표현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것은 현대인에게 핵심이 되는 소비생활이다. 현대인의 인생은 현재든 미래든 모두 소비생활에 맞춰져 있다. 현대인의 행복은 얼마나 수준 높은 소비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인생의 목표도 화려한 소비생활이다. 현대인에게 저마다의 꿈이 있다는 건 일부만 진실이다. 한편으로는 모두 소비라는 동일한 꿈과 목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현대인은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과거 가족 집단이나 마을 공동체, 국가가 주는 소속감이 약해진 만큼, 현대인은 뿌리 깊은 불안에 시달린다. 이에 따라 여러 강박증과 극단적 쾌락 추구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자존감 역시 문제되는데, 과거에는 집단이 한 인간에게 정체성을 부여해주었지만, 현대인은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수립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남들과 끊임없는 비교에만 시달리며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
이런 현대인의 문제들은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적 인간상을 통해 극복된다.《강철의 연금술사》에서는 우애를 중시하는 삶을, 《충사》에서는 이 현실이 전부가 아니라 다른 삶의 층위를 살아가는 태도를, 《진격의 거인》에서는 자기의 욕망과 내밀하게 연결된 타자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것을 각기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인은 그저 이기적이고 불안에 시달리며 소비만 하는 모습에서, 우애를 나누며 삶의 조화를 찾고 타자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는 모델로 옮겨갈 가능성을 얻게 된다.

현대는 바야흐로 삶을 상상하는 시대다
상상, 환상, 공감의 시대에 이야기 쓰는 삶을 사는 방법


저자는 나아가 현대인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가치들을 끌어내려고 한다. 그 가치란, 첫째로 상상과 열려있음이고, 두 번째는 문학적 감수성이며, 세 번째는 이야기를 쓰는 삶이다. 저자는 현대를 “삶을 상상하는 시대”로 규정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 역시 삶을 상상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 첫 번째 방법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의 순수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우리를 세상에 열려 있게 만든다. 물론,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너무 많은 소비의 욕망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욕망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한다. 그러나 어떤 우연과 만남은 우리의 삶을 색다른 가능성으로 이끌고 가며, 그것은 열려있는 마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두 번째 가능성은 신카이 마코토의 문학적 감수성에서 온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은 현재에 머물러 세상을 응시하며 이 순간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한다. 우리는 늘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현재에 머무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그러나 신카이 마코토는 우리가 잊은 현재를 찾게 해주며, 그것이 문학적 감수성, 그리움, 동경, 꿈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호소다 마모루가 이야기하는 시간의 단절과 이야기 쓰는 삶이 있다. 인간은 늘 시간 속에 살며 흐름, 단절, 변화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시간의 속성을 받아들이면, 삶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모든 행복은 사라지지만, 또 끊임없이 새로운 행복이 다가온다. 우리는 그 속에서 평생 동안 삶의 이야기를 써나가야 한다. 이야기 쓰는 삶이야 말로 현대인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완성에 가까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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