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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있는 곳에 어디든 ‘내러티브’가 있다
역사와 신화를 넘어 영화와 사이버 공간으로, 내러티브의 기원을 더듬고 그 미래를 사유한다. 언어 사용 능력을 지니게 된 이후부터, 인간은 항상 이야기를 만들어서 서로에게 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언제나 이야기를 해 왔고, 이야기의 형태 속에서 사건을 제시하고 이 세계의 모습들을 집약시켜 왔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영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건, 세계에 대해 과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객관적’인 사유를 할 경우에도 이것을 이야기의 형태로 만들려는 경향을 없애지 못한다. 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충동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인간이 체험하는 세계에 있어서의 특정한 사건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임을 선언하는 것은, 이야기라는 것이 세계에 대한 사유의 매우 ‘기본적인’ 방식이라는 주장을 수반한다. 하지만 폴 코블리는 이러한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가장 단순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매우 복잡한 관계망 속에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가장 친숙하고 원시적인 이야기라 하더라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내러티브는 인간의 담화행위에서 발생하는 재현의 일반과정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재현의 주체가 되는 인간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보며, 책 전체에서 이러한 입장을 깊이 설명하면서 이와 반대되는 이론과 개념에 대해서도 풍부한 역사적 근거와 사례를 들며 설명한다. 저자는 희랍 신화에서부터 유럽의 설화들, 세르반테스와 발자크, 찰스 디킨스나 대니얼 디포, 프랑수아 라블레 등의 문학가들로부터 현대의 장르소설과 영화, TV드라마를 넘나들며 내러티브의 역사와 실제를 깊게 사유한다. 특히 폴 코블리는 내러티브의 개념 뿐 아니라 역사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다루며, 그 발전과 활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이 책의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예상되는 다양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이는 내러티브를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작업의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