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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수록 풍요로워진다
삶을 회복하는 힘, 팬데믹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세상
목수정
한겨레출판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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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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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1부 접점을 만든다: : 소통과 상생이 있는 소비를 위해

스크린 독점 없고, 티켓 값 절반인 공공영화관
멀티플렉스들이 걸어온 싸움, 가뿐히 이겨준 멜리에스
라 칼리포니: 평화로운 반란의 전진 기지
영혼이 있는 동네 서점과 직거래 가게들
아마존과 ‘맞짱’ 뜨는 동네 서점의 비법
짓는 대신 고쳐 쓰는 프랑스 주택 vs. 단명하는 한국 아파트
‘미식가의 나라’, 분배를 통한 음식쓰레기 해법을 찾다
미세먼지 향해 칼 뽑은 파리시장
지구를 위해 파업하는 아이들

2부 발언한다: 누구의 희생도 없이 행복한 가정과 학교를 위해

출산대국을 빚어낸 프랑스의 네 가지 연금술 1
출산대국을 빚어낸 프랑스의 네 가지 연금술 2
“내가 원할 때 엄마가 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99%가 공립인 프랑스 유치원
대입시험 감독 거부한 교사들, 지지한 학부모들
부모의 ‘문화 자본’이 자녀의 계급을 결정한다
프랑스 그랑제꼴 졸업식에서 울려 퍼진 말

3부 거리로 나선다: 뒷전으로 밀려온 누군가의 존엄성을 위해

2018년 점화된 민중의 반란 “노란 조끼”
꺼지지 않은 위협적 활화산 “노란 조끼”: 투쟁 1년 후
“신부님이 내게 키스했다” 프랑스 중년 남성들의 ‘미투’
불복종 전선에 나서다 : 교원, 법률가, 대학 총장들까지
4월 1일이면 쏟아져 나오는 프랑스 노숙인들
프랑스 레지스탕스: 좌우가 함께 이룬 해방

4부 고발한다: 팬데믹 전체주의를 지나며

전체주의는 생각의 차단으로부터 시작된다
세계 보건기관들은 왜 제약회사의 하수인이 되었나
백신회사들의 화려한 범죄 이력: 전과 89범 화이자
팬데믹 속 [오징어게임]: 누가 이 불행의 설계자인가
뿌리 뽑힌 사회
“진실을 가리는 의료는 환자를 살릴 수 없다”
과학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하얀 가운의 범죄
유럽연합집행위와 화이자의 수상한 관계
반성문 내놓는 유럽의 과학자, 언론인들
PCR 테스트기를 둘러싼 뜨거운 진실 공방
빌 게이츠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돌아갈 때

저자 소개 1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다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문화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이후, 줄곧 파리에 거주하며 한국 사회 속 약자와 소수의 권리에 관해, 올바른 정치를 위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매체에서 글로써 전하고 있다. 뚜렷한 주관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목수정은 상대와 마주할 때면 누구보다 따듯하고 부드럽다. 삼시 세 끼를 제 손으로 챙기면서 밥하기의 수고로움과 그 안에 들어앉은 세상 작동을 배움 삼아 자신만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기 때문이다. 『밥상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다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문화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이후, 줄곧 파리에 거주하며 한국 사회 속 약자와 소수의 권리에 관해, 올바른 정치를 위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매체에서 글로써 전하고 있다.

뚜렷한 주관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목수정은 상대와 마주할 때면 누구보다 따듯하고 부드럽다. 삼시 세 끼를 제 손으로 챙기면서 밥하기의 수고로움과 그 안에 들어앉은 세상 작동을 배움 삼아 자신만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기 때문이다. 『밥상의 말』은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제 2의 터전으로 살아나가는 저자가 두 밥상을 넘나들며 마주한 음식에 깃들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는 한국에서 대학까지의 교육과 사회생활을 경험한 저자가 프랑스에서 프랑스 남자와 함께 낳은 아이를 키우고 학교에 보내며 경험하고 관찰한 바를 기록한 이야기다. 어느새 중학교 2학년이 된 딸 칼리의 학교와 가정에서의 성장 과정을 차곡차곡 정리한 성장 기록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파리의 생활 좌파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야성의 사랑학』, 『월경독서』, 『아삭아삭 문화학교』, 『당신에게, 파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문화는 정치다』,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자발적 복종』, 『10대를 위한 빨간책』,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세계인권선언』, 『초경부터 당당하자: 나, 오늘 생리해!』, 『에코 사이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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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08g | 137*207*20mm
ISBN13
9791160408751

책 속으로

잔칫집에 온 듯 활기 넘치는 할머니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봉쥬르 마드무아젤아가씨~!” 발랄한 목소리로 날 반기시는 할머니에게 “저 내일모레 오십이에요”라고 속삭이니, 바로 말을 바꾸신다. “봉쥬르 늙은 아줌마~”. 우린 얼굴을 마주보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의 엔돌핀이 충만한 공간, 일하는 사람들이 다들 신났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자발적 의사로 이곳에 와 새 생명을 불어넣으며 자신들 또한 여기서 활력과 기쁨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략)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매장을 구석구석 탐험하던 중 안쪽에는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커튼으로 분리된 매장 안쪽에는 가전제품 아틀리에가 자리하고 있었다. 평생 기계를 만져오다 은퇴한 할아버지들은 이곳에 들어온 하자 있는 가전 제품들을 고쳐 새로운 생명을 줄 뿐 아니라, 고장 난 가전제품을 각자 고쳐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가전 재생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었다. 물고기를 싸게 팔 뿐 아니라 낚시질도 가르쳐주는 살뜰한 풍경. 진정한 반자본주의 재생 프로그램의 끝판왕이 이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 p.32~34

작은 서점은 동네 사람들이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기도 하고, 화제의 저자와 만나 대화하는 지식의 토론장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서점은 마을 사람들이 온 마음으로 품는, 공동체의 공유 공간이 되어간다. 지자체에서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서점은 온전히 사적인 상업공간이지만, 그 사회적 기능을 고려한다면, 공적인 기능을 도서관과 분담한다고 할 수 있다. 지자체들도 시민들이 정서적 오아시스를 잃는 것을 원하지 않으므로, 직간접적으로 서점들이 지자체 안에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찾는다. 한 좋은 예로, 파리 시장 안 이달고의 사례를 들 수 있다. 2020년 11월, 정부가 두 번째로 이동통제령을 내리면서 서점을 필수품을 파는 상업시설에서 제외하자, 그녀는 이에 반기를 들며 한 작가와 함께 대통령을 향한 공개편지를 썼다. 그리고 서점이 이동통제령 기간 중에도 문을 열게 해야 함을 역설했다. 이달고의 의지는 전국의 모든 서점들의 지지와 시민들의 큰 반향을 얻으며, 당초 발표를 뒤집고 서점을 열도록 만들었다.
--- p.42~43

하여 쓰레기에 대한 가장 현명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잘 버릴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을 것인가에 있다. 프랑스에서 그 제도적인 첫 시도는 2016년 통과된 ‘음식물 낭비와의 전쟁 관련 법’으로 사회당의 기욤 갸로(Guilaume Garot) 의원이 제안한 후,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법안의 요지는 400제곱미터(121평) 이상의 면적을 가진 슈퍼마켓은 팔리지 않는 재고 식품을 폐기하는 대신 유통기한 최소 48시간 이전에 수거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구호 단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위반 건수마다 3750유로(약 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지금까지 ‘푸드 뱅크’라는 이름으로 시민운동 차원에서 행하던 일을, 국가가 유통기업의 사회적 책무로 부여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법안이 통과됐음을 전하는 프랑스 언론은 “세계 최초”라는 사실을 힘주어 강조했다. 음식문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될 만큼 프랑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식도락의 나라다. 덕분에 프랑스에서 낭비되는 음식물은 연간 100억 톤에 달한다. 먹는 즐거움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 나라에서 환경에 대한 각성이 음식물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법안 시행 2년 후 결과는 ‘대성공’이다. 시행 1년 만에 푸드 뱅크에 수거된 음식물은 지역에 따라 15~50퍼센트까지 늘어났고 평균적으로 28퍼센트가 늘어났다. 400제곱미터 이상의 슈퍼마켓 중 95퍼센트가 시민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재고 음식물을 기증했다. 더불어 음식물 재분배를 담당하는 시민단체나 스타트업, 기구도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게 됐고, 시민들의 의식 변화도 빠르게 이뤄졌다.
--- p.70~71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지쳐간 교사들은 마침내 작정하고 칼을 빼어 들었다. 그들은 긴축 재정을 작심하고 가장 먼저 교육 예산을 베어버리는 정부와 직업적 의무감 사이에서 포로 상태로 있었다. 결국 교사들은 2019년 바칼로레아 시험의 시험감독을 보이콧 하는 파업 결정을 내린다. 1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교원노조들이 만장일치로 결의한 ‘초강수’였다. 교사들의 파업 결의는 그 몇 달 전에 결정됐다. 그러나 거센 여론의 저항은 없었다. 반대 여론이 우파언론들을 통해 소소하게 흘러나왔을 뿐이다. 특히 프랑스 양대 학부모협회 중 하나인 ‘프랑스학부모연맹FCPE’은 “교사들의 파업을 비난할 수 없으며, 파업의 방해꾼이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고교 역사교사이자 바칼로레아 수험생 아들을 둔 학부모인 한 익명의 교사는 학부모들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는 초강수 투쟁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교사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들리게 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p.124

2019년 10월, 프랑스 리옹지방법원에서는 바르바랭 추기경이 법정에 섰다. 자신의 교구에서 일어났던 미성년자들에 대한 성범죄를 은폐해온 혐의로 재판을 받은 것이다. 그를 고발한 사람들은 38세에서 53세에 이르는 여덟 명의 중년 남성들이었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하여 대부분 아버지가 된 이들은 자신들이 8~12세 때 가톨릭 신부가 몸과 영혼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낱낱이 증언했다. 책임을 부인하는 가톨릭 교단을 향해 날린 메가톤급 폭탄이었다. 크리스치앙 뷔르데. 53세. 자신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프레이나 신부와 그의 범행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고위성직자 여섯 명을 고발한 8인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이었다. 그가 법정에 들어서자 무거운 침묵이 법정을 휘감았다. 그는 40년간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만인 앞에서 폭로했다. (중략) 중년 남성들이 떨리는 음성으로 이어간 고백은 모두의 눈을 아래로 떨구게 만들었다. 이들이 안고 살아왔던 고통은 공소시효 따위의 법적 논리를 잊게 만들었다.
--- p.165~167

“뿌리 뽑힌 사람들”. 아이 아빠와 한국에서 살던 3년, 그는 늘 “이곳 사람들은 뿌리 뽑힌 사람들 같다”고 말하곤 했다. 그건 예술가의 직관이 포착한 한국사회의 단면이었으나, 그 자신도 왜 이런 느낌을 한국사회가 주는지를 계속 찾고 있었다. 그가 찾아낸 첫 번째 답은 문화적 단절이었다. 일제에 의한 억압적 단절, 이후, 미군정 및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지배하에 살아온 오늘까지의 시간에 의한 자발적 단절. 그러나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했다. 문화적으로 미국의 지배를 당하며 제 고유의 문화를 빼앗긴 나라는 한국뿐이 아닌지라.

당시, 우리가 살던 집은 서울 근교의 2층짜리 단독주택이었다. 집 바로 옆에는 철거가 예정된 빈 아파트가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없는 그 빈 건물에 아이 아빠가 어느 날 들어가 봤다가 경악해 돌아왔다. 벽에는 가족사진과 한자가 적힌 액자 등이 그대로 걸려 있었고, 그는 아이들 일기며, 성경이며, 가구들이 집과 함께 버려져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의 손엔 빈집에서 들고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물건들 몇 개가 들려 있었다. 자신들이 살던 집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해온 삶의 소중한 흔적들까지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린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충격을 받았다. 뿌리 뽑힌, 뿌리가 파헤쳐진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그에게 자리 잡히는 데, 철거 직전 아파트의 광경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어떤 다정한 골목도, 옛집도 온전히 남아있을 수 없도록, 재개발과 부동산이라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막강한 이데올로기에 온 나라가 올인한 결과였다. 선거에서 재개발, 뉴타운 공약 하나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었고, 그 약속의 실현을 보장하려면 집권세력과 가까움을 입증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세상의 모든 다정한 골목들은 호시탐탐 재개발로 인생역전 찬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철거되어 쫓겨나거나, 투자 수익을 얻거나, 토건의 힘이 온 나라 공동체의 삶을 위협했다. 미끈한 다리를 위해 목소리를 바친 인어공주처럼, 사람들은 아파트를 갖기 위해 정겹던 마을을 갖다 바쳤다. 그렇게 사람들은 하나 둘 자발적으로 뿌리 없는 삶으로 내달렸다.
--- p.233~234

프랑스의 한 심리학자는, 지난 시간 동안 정부 방역 당국이 프랑스 시민들을 향해 취해온 일들이 마치 어른에 의해 학대받는 아이와 비슷한 상태에 시민들을 놓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공포 마케팅에 주눅 들어 있으며 정신적으로 지쳐 있다. 논리적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시시각각 변모하는 방역 규칙, 너무 많은 금지, 신체의 자유조차 박탈당한 초유의 상황, 확진자가 되면 사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될 수 있고, 세상에 민폐를 끼칠 수 있다는 공포의 주입은 인간의 면역력을 최악으로 약화시키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그것은 인간 본연의 생존 능력인, 연대하고 추론하며 함께 답을 찾아 현명한 답에 이르는 길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가 시민들에게 주문한 것은 “너희들은 생각하지 마라. 그저 우리의 말을 따르라”였다. 더구나, 강요된 마스크 착용은 서로의 얼굴을 볼 수도, 미소를 전할 수도 없게 했을 뿐 아니라, 면역력 형성에 핵심 요소인 햇빛도 차단하게 만들었다. 보건 당국은 면역학의 기초도 모르는 집단이란 말인가?
--- p.307

제 얼굴을 가리고 표정을 소거한 채 살아가는 ‘호모 마스크스(마스크를 쓴 인류)’는 퇴화된 인류를 상징하는 슬픈 초상화다. 지상 위의 그 어떤 생명체도 지금의 인류보다 어리석지 않다. 우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태어났다. 생각하는 인간, 지혜로운 인간, 제 머리로 사고하고, 서로의 지혜를 모아 언제나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 줄 아는 현생 인류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시간이다. 아무도 우리에게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행할 뿐.

--- p.311

출판사 리뷰

사람도, 문화도 끊임없이 풍요로워지는
생명력 넘치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첫째, 접점을 만든다
:소통과 상생이 있는 소비를 위해


1부에는 ‘생의 주인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본과 벌이는 일상의 결투들’이 담겨 있다. 자본에 잠식당하지 않는 문화환경이 사람과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내는지 증명한 ‘스크린 독점 없고 티켓값이 절반인 공공영화관’, 재능과 삶을 나누는 데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활기 넘치는 마을장터’, 인간이 인간을 만나 소통하는 기쁨을 알게 해주는 ‘직거래 채소 바구니’와 마을의 사랑방이 된 ‘동네 서점’, 30년마다 재건축하는 게 아니라 백여 년 잘 보존하며 오래 쓰는 프랑스 주택의 비결, 음식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세계 최초 법안’과 ‘기발한 어플리케이션들’, ‘지구를 위해 파업한 아이들’ 등 시민 한 명 한 명이 깊이 뿌리 내리며 사는 건강한 삶에 대해 풍성한 읽을거리로 전한다.

둘째, 발언한다
: 누구의 희생도 없이 행복한 가정과 학교를 위해


2부는 프랑스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출산대국이 된 비결에서 시작해, 가정과 학교에서 누구의 희생도 없이 모두가 행복하려면 어떠한 제도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지 알린다. ‘여성의 선택권이 확보될 때 더 많이 출산’함을 증명해낸 일련의 제도적 변화들, 목수정 작가가 임신 일곱 달은 한국에서, 세 달은 프랑스에서 보내며 경험한 너무나 다른 출산 준비 시스템, 그리고 그 이후의 지원과 돌봄 제도들에서 한국의 저출산을 해결할 방법들을 찾아본다. 출산 이야기 다음으로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교육 전반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일 모험을 떠나는 것 같다”는 ‘엄마 학교 유치원’부터 교육 예산을 줄이겠다는 정부에 맞서 거리로 나선 교사와 대학총장, 학생 들의 이야기, 바쁜 부모가 채워주지 못하는 ‘문화자본’까지 넉넉히 채워주는 공교육 시스템 등 거대 자본의 논리로 사라질 뻔한 가치들을 수호하기 위해 벌여온 시민의 활동들과 그 결실들을 볼 수 있다.

셋째, 거리로 나선다
: 뒷전으로 밀려온 누군가의 존엄성을 위해


3부는 더욱 급격해지는 빈부격차를 막고자 거리로 나선, 노조도, 정당도 아닌 30만 명의 일반 시민들 이야기로 시작한다. “노란 조끼”라고 불리는 이들은 2018년 11월 17일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운 샹젤리제에서 시위를 벌였다. 치솟는 물가, 빈부격차를 방관하는 정부, 존엄을 지니고 살 수 없게 되어가는 세상을 거부하며 분연히 일어선 시민들의 운동은 지구적 지지를 받고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으로 급속히 번져갔다. 지금도 “노란 조끼”는 사회에 필요한 고발을 하는 ‘유럽의 활화산’ 역할을 하는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용기 있는 다양한 발언’들이 더 담겨 있다. 위력과 불평등한 권력 관계로 인한 성폭력이 남녀 간에만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낸 프랑스 중년 남성들의 ‘미투’, 저소득자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것을 요구하며 주거권을 위해 싸우는 시민들 등 빼앗긴 민중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역동적인 ‘거리의 힘’을 보여준다.

넷째, 고발한다
: 팬데믹 전체주의를 지나며


4부는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말인 ‘음모론’ ‘음모론자’의 등장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며 노엄 촘스키의 말을 인용한다. “음모론은 이제 지적인 욕설이 되었다.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 자세히 알려고 할 때 그걸 방해하고자 하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이다.”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지나며 “권력과 주류 언론에 반하는 의견을 낼 때 ‘음모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대중적 린치를 겪은” 사람들과 사건들에 주목한다. 그리고 한국 밖에서는 명명백백히 드러났으나 한국 내에선 가리워졌던 ‘세계보건기구들과 백신회사’들에 얽힌 진실, ‘전과 89범의 화이자’와 ‘뒤늦게 양심고백하며 반성문을 낸 과학자, 의학자, 언론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의심을 금지하는 시대는 이성의 작동을 마비시키는 시대”라고 말하며, “페스트에 맞서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정직이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의 구절도 인용한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또다시 닥칠지 모르는 각종 팬데믹 속에서, 공포에 잠식당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려낼 만한 충분하고 다양한 정보와 발언들일 것임을 설파하며, 지혜로운 사고로 최고의 방법을 찾아왔던 현생 인류 본질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당부한다.

지나온 길목 어디에서나 인간의 존엄을 끌어내려, 발아래 굴복시키고자 길을 막고 서 있는 자본이 있었고, 거기에 맞서 분투하는 소수의 시민들이 있었다. 21세기로 접어들며 자본의 공격은 더욱 노골화되었다. 그러나 자신이 지닌 천부인권을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시민들에겐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생명을 향한 진실, 사랑, 연대. 작은 촛불 하나가 어두운 방을 밝히는 것처럼. 그들이 치켜든 횃불, 그들이 외친 말들은 질식되어가던 사회를 흔들어 깨웠다. 그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지나간 자리마다 새로운 풍요가 싹텄다. (…) 이제, 서로의 지혜를 모아 언제나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 줄 아는 현생 인류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때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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