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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내게는 어느 노정에서나 해녀콩 이야기 난바르 레드향 숨비소리로 피어나는 변산바람꽃 국화차를 마시며 용수리 짜장면 어머니가 남긴 그릇 꼭, 이라는 말 나도풍란 세탁 2부 간간이 번져오네 수선화, 괴다 월령리 접신 양배추 오후 2시. 1 오후 2시. 2 홍시 무눈 갱년기 연심엣말 어머니의 재봉틀 간간이 번져오네 3부 술렁이다 돌하르방 함박눈 내리는 날 사랑니 도리 순비기꽃 꼬락서니 술렁이다 실마리 꽃집 여자 설문대할망 테마공원에서 고구마꽃 피다 철부지 갈치의 눈물 4부 가늠 못할 그 깊이 조팝나무 먼나무 아이스크림 편지 치매 하늘레기 종네기 오는 봄이 서럽네 병실 안쪽 거미에게 합죽이꽃 피었네 매미 5부 넉넉한 낭푼이의 말 은행잎 책갈피 나를 편곡 중 한 생이 반짝이네 따라비오름 할미꽃 하가리 연화지 고욤나무 그 사이 낭푼이 비빔밥 달 묵음 나팔꽃 불멍 커피 한 잔 눈물, 그 맑음과 밝음을 위해(이성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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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현대를 한눈에 느끼다
전통과 변형의 이중주 이 책은 제주에 살며 제주어를 연구하는 저자의 두 번째 책으로, 제주어와 현대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난바르’는 해녀들이 마을을 떠나 여러 날 동안 배에서 숙식하며 이 섬, 저 섬으로 돌아다니며 치르는 물질을 의미한다. 제목을 ‘난바르’로 한 것은 저자가 시를 쓸 때 ‘난바르’에 떠 있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시를 쓸 때 난바르와 같이 삶의 어느 곳에서나 시가 저자를 맑게 비춰 주어 스스로 치유받고 행복을 느낀단다. 쪽지가 사람의 몸에 머무는 기간이 얼마나 긴지 바지 속 깊숙이 묻어 두었다는 것은 그 약속을 잊고 싶지 않아서 버리고 싶지 않다는 내 무의식 같아서 왈칵 서러워졌다 서로의 헐겁던 시간을 꽉 쥐고 싶어서 / 그렇게 틈을 꽉 쥐고 아름다운 깍지 걸었던 말 -「꼭, 이라는 말」 중에서 “빨래를 탁탁 털며 널다가 딸아이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한 쪽지”(「꼭, 이라는 말」)를 보며 “그 약속을 잊고 싶지 않아서 버리고 싶지 않다는 내 무의식 같아서 왈칵 서러워”지기도 하지만 “서로의 헐겁던 시간을 꽉 쥐고 싶어서” 커 가는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뭉클해진다. 딸의 마음이 잡혀오면서 시인 자신이 딸만 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하여 성장통을 겪고 있을 딸이 대견스러워진다. “아이들 첫울음 보낸 이 몸도 빈 껍데기”(「매미」)지만 딸의 성장은 시인을 넉넉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주어’가 쓰여 있다는 것이다. 잊혀진 제주어를 찾아내고, 제주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제주어로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현대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자주 씀으로써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