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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류은규의 '간도사진관'
1부 나여기 왜왔노 1. 고향집 2. 굴뚝 3. 무얼먹구사나 4. 기와장내외 2부 간도의 일상 1. 애기의 새벽 2. 山上 3. 거리에서 4. 삶과죽움 3부 만주국의 엷은 평화 1. 오줌쏘게디도 2. 離別 3. 陽地쪽 4. 밤 4부 배움의 나날 1. 窓 2. 이런날 3. 午後의球場 4. 바다 5부 동주 생각 1. 민들레 피리 2. 누구덕에… 3. 산울림 마무리하며 동주의 시절 도다이쿠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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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증명하는 자료사진, 재중동포 사진사가 찍은 기념사진이나 생활에 밀착한 다큐멘터리, 그리고 내가 촬영한 작품 등 다양한 사람이 서로 다른 의도로 찍은 사진을 한 곳에 모아 정리하다보니 재중동포의 삶의 흔적을 기록하는 광대한 생활사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그것이 바로 ‘간도사진관’이다.
---「류은규의 '간도사진관'」중에서 1932년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명동촌에서 용정 시내로 이사 간 윤동주와 송몽규도 사람 붐비는 시장을 거닐었으리라. 조용한 농촌에서 도시로 나온 윤동주는 시내에 있는 책방에도 자주 들렸을 것이다. --- p.24 완만한 산세, 평야를 흐르는 해란강 줄기 따라 널리 퍼진 논밭, 평화로운 간도의 풍경을 시인은 얼마나 사랑했을까. 그러나 만주국의 ‘엷은 평화’는 결코 오래 가지 않았다. 1937년 7월 7일, 북경 교외 노구교에서 일본군이 중국군을 공격하면서 중일전쟁이 시작되었다. --- p.85 사진 속 학생들의 발랄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 어떤 시대에 살든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람은 꿈을 꿀 줄 알고, 희망과 낭만을 가질 줄 안다. 그들의 꿈이 일본제국주의에 짓밟혔을까? 그리고 해방 후 그들에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 p.111 시인의 누이동생 윤혜원 씨(1923~2011)는 1947년 가을쯤, 신랑 오형범 씨와 함께 간도를 떠나 청진, 원산, 연천을 거쳐 이듬해 12월에 38선을 넘었다. 혜원 씨는 오빠가 고향 집에 남겨둔 시작詩作 노트를 숨긴 짐 보따리와 갓난아기를 안고 월남했다. 이동할 때마다 엄격한 짐 검사를 거치면서 목숨 걸고 지켜낸 원고였다. 오늘날 우리가 시인이 고향에서 쓴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동생 내외의 피나는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 p.132 사회주의 혁명 시기 중국에서는 ‘지주 계급’이나 ‘지식 분자’는 타도의 대상이었다. 고향을 떠나 두만강을 건너 간도의 ‘부촌富村’인 명동촌에 정착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윤동주 일가 역시 공산주의자의 비판대상이 되어 가족 무덤이 파헤쳤고, 묘소를 지키는 이 없이 그들 유해는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 p.139 올해는 한중 수교 30년, 중일 수교 50년을 기념하는 해인데, 눈앞의 현실을 볼 때 답답한 마음이 커져만 갑니다. 정치나 외교관계로 인해 있던 것이 없어지고 없던 것이 있다고 둔갑하기 쉬운 세상에서, 우리 손에 진심을 담은 사진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동주의 시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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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간도’에서 태어나고 스무 살까지 지냈던 윤동주는 간도의 자연환경 속에서 자랐고, 간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감수성을 키웠다. 그동안 우리는 고향을 떠나 서울이나 도쿄에서 쓴 윤동주 시에만 집중해서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동주의 시절』은 윤동주에게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사진 자료집이다. 시인이 고향에서 쓴 20편의 시와 200여 장의 사진으로 구성한 이 책엔 윤동주 사진은 없다. 다만, 그가 보았던 풍경이나 간도의 역사적인 사건, 시대 배경을 증명하는 자료 사진, 그리고 시인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는 간도의 현실을 알고, 윤동주의 시 세계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빛바랜 사진과 윤동주가 고향에서 썼던 소박한 시를 통해 독자는 아련한 추억을 더듬어가듯 윤동주에게 다가가고, 재중동포의 삶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사진 하나하나가 역사의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간도사진관 시리즈’는 한국인 사진가 류은규와 일본인 작가 도다 이쿠코 부부가 5만 장의 이르는 사진 자료를 정리하여 구성해나가는 중국 조선족의 생활사 다큐멘터리이자, 우리 근현대사를 또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는 작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