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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의 역사
역사 속 억압된 책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
시공사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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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Part 1 가장 강력한 금지, 자기검열
리시스트라타 · 소송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서부전선 이상 없다 · 두려움 · 클로슈메를 · 장 상퇴유 · 로라의 원형 · 녹색 하인리히 · 티파니에서 아침을 · 지킬 박사와 하이드 · 우어파우스트

Part 2 질서 있는 사회를 위한 금지
사랑의 기술 · 사랑의 치료법 · 비가 · 이비스 · 흑해에서 보낸 편지 · 변신이야기 · 서기 2440년 · 아이네이스 · 1984 · 화씨 451 · 우리들

Part 3 불구덩이에서 살아남은 책
돈키호테 · 갈라테아 · 군도 · 결정적 논의 · 어둠 속의 빛

Part 4 악을 근절시키기 위한 분리
오를레앙의 처녀 · 패니 힐 · 금발의 야수 · 파리의 비밀 · 몬테크리스토 백작 · 복 수는 나의 것 · 코카인 · 모피를 입은 비너스 · 아메리칸 사이코 · 피의 3월

Part 5 정신의 지배를 위한 분서
율리시스 · 세계를 뒤흔든 열흘 ·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나 · 시민 톰 페인 · 스파르타쿠스 · 그림자 없는 남자 · 몰타의 매 · 해리 포터 · 다빈치 코드

Part 6 믿음과 권력을 지키기 위한 금지
여행기 · 한 신자의 발언 · 중세 로마 역사 · 삼총사 · 레 미제라블 · 노트르담의 꼽추 · 보바리 부인 · 권력과 영광

Part 7 다양성, 그리고 호기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자연 선택에 따른 종의 기원 · 헌터스 생물학 · 시스터 캐리 · 아메리카의 비극 · 석유 · 톰 아저씨의 오두막 · 로리타 · 꽃의 노트르담 · 양철북 · 한 달 후, 일 년 후

Part 8 지식과 음란에 대한 금지
백과전서 · 무례한 아이들 · 장님에 관한 편지 · 회고 · 바람에 부푼 커튼 · 힉 헥 · 신 쥐스틴 · 쥘리에트 · 민중의 신비

Part 9 부도덕과 독재가 부른 금지
교수 · 늦여름 · 종의 노래 · 악의 꽃 · 이레네 · 파리떼 · 외교관 무솔리니 · 꿀벌통 · 가난한 사람들 · 죽음의 집의 기록 · 백위군 · 소냐의 집 · 닥터 지바고 · 제1원

Part 10 허위와 기만이 낳은 금지
제4의 검열 · 양의 분노 · 열두 번째 반란 · X의 날 · 6월의 5일간 · 나누어진 하늘 · 라잘레 · 콜린 · 이주민 여자 · 값싼 노동자 · 대광장

Part 11 지극히 사적인 금지
모래 위에 지어진 · 온실 · 생의 불꽃 ·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충복 · 안녕, 자네트 · 채털리 부인의 연인 · 나쁜 사절 · 악마의 시 · 루시의 쾌락노트 · 메피스토 · 에즈라

Part 12 미래에 대한 회고
헬로 아가씨와 농부황제 · 검은 열 작전 · 막스와 모리츠 · 호밀밭의 파수꾼 · 핑거스 · 슬픔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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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베르너 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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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er Fuld

1947년 하이델베르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문학사와 예술사를 전공하고, 수년간 문학평론가로 일하면서 주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지와 <디 차이트Die Zeit>지에 논평을 썼다. 여러 전기와 사전, 일화 등을 저술했으며, 인물전기 《발터 벤야민》, 《파가니니》 등이 국내에서도 출간되었다. 그 밖에 저서로는 《빌헬름 라베》, 2004년 출간하여 크게 주목받은 《교육의 허위》 등이 있다. 그의 저서는 많은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베르너 풀트는 이 책에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금서에 관한 최초의 보편사를 이야기한다. 사회적 검열과 자기검열, 파괴된 도서관,
1947년 하이델베르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문학사와 예술사를 전공하고, 수년간 문학평론가로 일하면서 주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지와 <디 차이트Die Zeit>지에 논평을 썼다. 여러 전기와 사전, 일화 등을 저술했으며, 인물전기 《발터 벤야민》, 《파가니니》 등이 국내에서도 출간되었다. 그 밖에 저서로는 《빌헬름 라베》, 2004년 출간하여 크게 주목받은 《교육의 허위》 등이 있다. 그의 저서는 많은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베르너 풀트는 이 책에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금서에 관한 최초의 보편사를 이야기한다. 사회적 검열과 자기검열, 파괴된 도서관, 원고를 둘러싼 싸움, 금지에 광분한 근본주의자, 영악한 출판인, 술수에 능한 작가들까지 우리는 이 책의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금지’에 대항한 책과 인간의 역사와 결코 사라지지 않는 ‘불온한’ 생각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독문과에서 수학했다. 이화여자 대학교 독문과 강사로 있었다. 지은 책으로는 『물의 요정을 찾아서』(공저), 『독일 문학의 장면들』(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프카 단편선』, 『청년 알렉산더』, 『비밀의 터널』, 『일 년에 열두 남자』, 『조 스피드보트』, 『러브 아카데미』, 『프린치페사』, 『클림트』, 『우리 선생님은 마녀?』, 『초록호수로 떠난 돼지와 세탁기』, 『못 말리는 잉크 괴물 이크』, 『사라진 아이들』, 『고고학자가 간다 파라오의 세계로』, 『별밤의 산책자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독문과에서 수학했다. 이화여자 대학교 독문과 강사로 있었다. 지은 책으로는 『물의 요정을 찾아서』(공저), 『독일 문학의 장면들』(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프카 단편선』, 『청년 알렉산더』, 『비밀의 터널』, 『일 년에 열두 남자』, 『조 스피드보트』, 『러브 아카데미』, 『프린치페사』, 『클림트』, 『우리 선생님은 마녀?』, 『초록호수로 떠난 돼지와 세탁기』, 『못 말리는 잉크 괴물 이크』, 『사라진 아이들』, 『고고학자가 간다 파라오의 세계로』, 『별밤의 산책자들』,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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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704g | 153*224*30mm
ISBN13
9788952770356

책 속으로

만일 독재자들이 실제로 권력에 사로잡혀 완고하고 분별없이 권력을 믿었다면 현재 세계문학의 현저한 부분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한 금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품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작가의 존재는 물론 그들의 이념까지도 없애버릴 수 있다는 모든 시대의 박해자들의 확신이 틀렸음을 잘 보여준다. 교양 있는 왕에서 원시 부족장에 이르기까지, 아우구스투스 황제에서 기독교 수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와 문화의 권력자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념이 법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금서의 역사는 단순히 억압의 사슬, 파괴된 작품과 살해된 작가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권력에 대항해 언어가 거둔 승리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불쾌한 문서들을 조사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고, 파기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과 어마어마한 비용,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세금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허사였다. 금지된 원고들은 읽히지 않은 게 없었다. 압류된 서적들은 다른 어느 곳에서든 찾을 수 있었다. 오늘날 국가가 불편한 내용의 인터넷 사이트를 자국 내에서 접속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도 물론 모두 실패로 드러난다. 따라서 금서의 역사는 다름 아닌 책에 저장된 인류 기억의 생존사라고 할 수 있다.--- pp.5-6 「들어가는 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1883~1924, 독일 작가)는 살아생전 마지막 뜻으로 자신의 텍스트를 출간하는 것을 모두 금지했다. 그가 죽은 후 그의 책상에는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쓴 편지가 남아 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내 모든 유고… 일기, 원고, 편지”를 “읽지 말고 남김없이” 불태워달라는 것이었다. 카프카는 생전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원고를 언제나 불태워 없애버렸다. 죽기 바로 전까지 베를린에서 같이 살았던 마지막 애인 도라 디아만트는 그가 보는 앞에서 임종 전 몇 달 사이에 쓴 모든 텍스트를(〈동굴〉을 제외하고) 없애버려야 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유산관리자 막스 브로트가 카프카의 유언을 따르지 않는 바람에 오늘날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 《성》, 《소송》, 《실종자》 등 몇 편을 구해낼 수 있었다.--- pp.56-57 「가장 강력한 금지, 자기검열」

독일계인 헬렌 켈러Helen Keller에게도 이 분서 사건을 듣고 경악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 (…) 켈러에게 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대신해준 것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독일의 분서 사건에 대한 소식을 듣고 1933년 5월 10일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지에 독일 대학생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게재했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너희들이 사상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역사가 너희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한 것이다. 독재자들은 이미 분서를 자주 시도했지만 사상은 모든 세력을 다해 맞서 일어나 독재자들을 멸망시켰다.”--- pp.128-129 「정신의 지배를 위한 분서」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1982~1941, 아일랜드 소설가)의 《율리시스Ulysses》는 책이 발표되기 전 1918년 4월부터 마거릿 앤더슨과 제인 힙이 재정을 지원하고 발간하는 미국 정기간행물 〈리틀 리뷰Little Review〉지에 부분적으로 실렸다. 우체국은 이 잡지의 1919년 1월 호와 5월 호, 그리고 1920년 1월 호를 압류해 분서했다. (…) 잡지 편집자들은 1921년에 음란한 글을 배포한 이유로 각각 5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신호탄 역할을 했다. 이제 미국 출판업자들은 누구도 이런 환경에서 완전한 소설을 출판할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을 터였다. 유일하게 관심을 보였던 두 편집자마저 원고를 받자마자 거절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리의 ‘셰익스피어앤컴퍼니’ 서점 사장인 실비아 비치Sylvia Beach와 조이스를 숭배하는 한 여성이 자신들의 사비를 들여 책을 한정판으로 출간하기로 결정하고, 예약자 주문목록을 작성했다. (…) 앙드레 지드Andre Gide, 헤밍웨이,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최초의 예약 주문자였다. (…) 위버의 동료가 이 책을 일반우편으로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미국에 있는 주문자에게 보냈다. 하지만 책은 수신자에게 닿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 아일랜드와 캐나다에서는 책이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태워졌고, 미국에서는 우체국이 약 500부를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불태웠다. 이 결손을 메워야 했던 후속판도 영국 세관이 포크스턴에서 압류했는데, 마찬가지로 태워버렸으리라 짐작된다. 그 후 《율리시스》는 영국에서 금서가 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출판이 역시 법적으로 금지되었으므로 소위 ‘정화된’ 판이 해적판으로 유통되었다. 《율리시스》의 완본은 영국에서 1958년에야 비로소 출간될 수 있었다.--- pp.135-136 「정신의 지배를 위한 분서」

1857년 2월 7일, 파리에서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1821~1880, 프랑스 작가)의 소설 《보바리 부인》이 ‘공중도덕과 종교’를 해친다는 고소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발대상은 대부분이 다 읽었듯이 엠마가 애인과 함께 커튼이 쳐진 마차를 타고 루앙 시내를 몇 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것을 묘사한 그 유명한 장면이 아니었다. 소설은 그때까지 〈르뷔 드 파리Revue de Paris〉지에 단 4회가 실렸을 뿐이었다. 게다가 편집자가 3회째 문제의 장면을 삭제하면서 해명을 붙였다. “편집 측에서는 할 수 없이 한 장면을 삭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을 〈르뷔 드 파리〉지의 발행인이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사는 로돌프가 엠마를 유혹하는 긴 장면을 미리 읽고, 그것이 간통을 찬양하는 내용이며 질적으로 더 나쁘다고 언급했다. 왜냐하면 플로베르는 엠마가 수치스러운 행위를 한 후에 예전보다 더욱 아름다워졌다고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통의 찬가라는 주장이었다. 그 밖에도 검사는 엠마가 종부성사를 받는 장면, 그리고 작가 플로베르가 성스러운 행위를 거지가 거리에서 노래하는 한 소절의 이중적인 구절로 대조시킨 것에도 충격을 받았다. 법정은 검사가 제시한 장면들이 비록 고상한 취향을 상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소설의 분량에 비해 다만 일부일 뿐이라는 의견을 냈다. 작가가 ‘보편적인 존경의 대상’을 우습게 만들지도 않았고 성적 열정을 찬양할 의도도 없었다고 보았다. 마찬가지로 약사와 나눈 대화도 인물들과 완전히 조화를 이룬다는 의견이었다. 따라서 무죄였다.--- pp.174-175 「믿음과 권력을 지키기 위한 금지」

(함부르크 주임목사) 괴체는 자신의 비열한 고발을 〈함부르크 소식〉지를 넘어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해 기사를 소책자로 인쇄해 배포했다. 그 결과 더 많은 대중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원래의 의도는 충족되지 않았다. 즉 모든 독일어권 국가에서 책을 금지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대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 문학의 최초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모든 문화권의 언어로 빠르게 번역되었고, 어떤 나라들에서는 이 작품을 통해 독일 문학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일본에서 베르테르와 로테의 그림이 그려진 부채를 괴테에게 보내오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찻잔에 두 주인공을 새겨 영원히 남겼고, 영국에서는 동판화 그림으로 제작되어 소녀들의 방에 걸렸다. 일종의 집단 히스테리 현상으로 갑자기 젊은 청년들이 베르테르처럼 옷을 입었다. 청년들은 푸른색 연미복, 노란색 조끼, 목을 밖으로 젖힌 갈색 장화에 노란색 바지를 입고 불행한 소설의 인물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 pp.184-185 「다양성, 그리고 호기심」

출판사 리뷰

세상의 모든 금지된 책을 말하다
책은 가장 강력한 금지인 ‘자기검열’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즉 작가 스스로 검열자가 되어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도록 단절시킨 일이다. 여기서 우리는 애인이 죽자 그 무덤에 사랑의 시를 함께 묻어버린 시인 겸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와, 냉혹한 평가에 마음이 상해서는 장롱 깊숙한 곳에 저작을 넣어둔 채 눈을 감은 마르셀 프루스트(《장 상퇴유》)를 만난다. 그 밖에 자신을 글 안에서만 숨 쉬는 존재로 여기고 자신의 죽음과 동시에 모든 저작을 없애줄 것을 부탁했던 프란츠 카프카(《소송》)와, 자신의 위대한 경력을 위해 이전 작품들의 존재를 부정한 마거릿 미첼(《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리아 레마르크(《서부전선 이상 없다》) 등도 등장한다.
한편 권력자들은 지배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책을 금지했다. 새로이 권력을 점유한 자들은 과거의 책들을 금지했는데, 그것은 과거와 현재의 점유가 미래를 조종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었다. 로마 재정시대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자신의 저서에 불멸의 두 문장을 썼다. “한순간의 권력이 미래 시대의 기억마저도 지울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실컷 비웃어도 좋다. 권력자는 스스로 수치에 도달하고, 처벌당한 자의 명성은 커질 뿐이다.” 이 글귀는 2,0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깊은 의미를 지닌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금서목록에 올랐다. 이유는, 이 책이 자살을 옹호하고 있어 남에게 영향을 잘 받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잘 알려져 있듯, 그 당시 자살 열풍이 일었던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책을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달았지만, 책은 이미 감성적인 연애소설로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괴테의 이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예전의 서간체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독특한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베르테르의 편지를 실제로 받는 사람이 되어, 점차 그의 절친한 친구가 되고 결국에는 그의 불행을 함께 나누게 된다. 즉 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지에 대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 최고의 독일 소설로 자리매김한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출판인들의 몸 사리기로 인해 자발적 금지에 처할 뻔했다. 출간 전 잡지에 연재된 부분이 음란성을 이유로 고소를 당해 결국 잡지 편집자들이 벌금형에 처해진 일이 있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도 출판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이에 파리의 ‘셰익스피어앤컴퍼니’ 서점 사장인 실비아 비치는 자신이 책을 출판하기로 결심했고, 이로써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책은 다시 금지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유럽 및 아메리카로 보내진 책들이 도착하자마자 압수되거나 불태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초판이 나온 지 11년 후인 1933년 뉴욕에서 《율리시스》를 예술작품으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이에 재판부는 “많은 부분에서 거의 구토제와 같은 작용을 할 수는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성욕 증강제와 같은 작용을 하는 부분은 없다. 따라서 미국에 《율리시스》의 반입을 금할 동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율리시스》는 이제 무죄가 되었다.
책에는 좀 더 다양한 이유의 금서들이 등장한다. 실제 인물을 교묘하게 소설 속 인물로 등장시켜 사생활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금지된 클라우스 만의《메피스토》, 막심 빌러의 《에즈라》, 주인공이 불륜을 저지른 후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고 묘사했다는 이유로 금지된 《보바리 부인》, 열여섯 살의 소년인 주인공이 우연히 만난 창녀에게 동정을 잃었다는 묘사가 문제가 된 《호밀밭의 파수꾼》, 그리고 동서양을 불문하고 신성모독을 이유로 금지된 수많은 작품들까지 금서의 배경과 원인은 셀 수 없이 다양하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금서에 관한 최초의 보편사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금지된 책들의 역사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폭넓은 역사 또한 풍성하게 담아내고 있어, 깊이 있는 교양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 ‘불온한’ 생각들
《금서의 역사》는 금지에 대항한 민중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또한 담았다. 역사 속에서 (그것이 무엇이든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언제나 첨예하게 대립해왔으며, ‘불온한’ 생각과 호기심은 언제나 권력자들을 방해해왔다. 그렇다면 최후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1660년 찰스 2세가 모든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법을 규정했는데, 아메리카 대륙의 영국인 노예 소유주들은 이에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그것은 노예들이 성경을 읽게 되면 노예 반대 글도 읽게 되고 성경 속 해방에 관한 글도 접하게 되어 그들을 다루기가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편 노예들은 글을 배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몰래 글을 습득하곤 했는데 이 일이 주인에게 발각되면 심한 매질과 채찍질을 당하거나 손마디를 절단당하는 등의 일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책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미숙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에서 서적 화형식의 축소된 현장을 보여준다. 즉 돈키호테의 조카딸과 사제가 집의 앞마당에서 벌인 일인데, 우스꽝스러운 이 장면 속에는 웃지 못할 여러 풍자가 등장한다. 특히 대단히 허술한 분서 행위 속에서 거창하고 의례적인 실제 분서 행위에 대한 조롱을 살펴볼 수 있고, 돈키호테의 치료를 위한 이 행위가 나중에 전혀 치료되지 않은 돈키호테의 모습을 통해 얼마나 효과가 없는 일이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한편,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변호사가 인터넷 사이트 페이스북에 홍수 재난의 원인이 정부의 무리한 공사 때문임을 알리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 변호사는 사형선고를 받을 뻔했지만 이와 같은 소식이 국제적으로 퍼져 다행히 사형을 면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매년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개처형을 당한다고 한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잔혹한 방법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헬렌 켈러는 〈뉴욕 타임스〉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너희들이 사상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역사가 너희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한 것이다. 독재자들은 이미 분서를 자주 시도했지만 사상은 모든 세력을 다해 맞서 일어나 독재자들을 멸망시켰다.” 켈러의 글처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권력자들이 금지한 ‘불온한’ 생각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훨훨 타오를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알베르토 망겔은 이 책 《금서의 역사》를 두고 “이 책은 모든 도서관 뒤에는 일종의 그림자 도서관이 있어 금지되고, 불태워지고, 파괴되고, 거의 잊힌 책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고 썼다. 《금서의 역사》는 인간의 두려움이 몰살시킨 금지된 책들에 관한 모든 배경과 에피소드를 촘촘하게 나열한다. 따라서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이 책이 ‘금서’가 아니라는 사실이 엄청난 축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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