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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 스캔들
화려한 실패의 지식사회학
이시윤
파이돈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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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상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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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 90년대 하버마스 열풍의 사회학적 조명

1부 1990년대 하버마스 신드롬

1. 하버마스 열기의 부상과 소멸
2. 하버마스 네트워크 단계의 형성
3. ‘차가운 열기’ 현상의 해부

2부 딜레탕티즘과 학술적 도구주의를 넘어서:
프랑스 포스트모던 그룹의 교훈


1. 부르디외의 장이론과 친밀한 적대자 공동체
2. 친밀한 적대자 공동체 구축의 실패 요인
3. 68혁명 시기 프랑스 학술장의 구조변동

3부 하버마스 수용의 이원화:
제도권 학술영역과 비주류 학술운동권


1. 마르크스와 하버마스, 계승인가 단절인가
2. 80년대 학술공간의 이원화: 딜레탕티즘과 도구주의의 대결
3. ‘하버마스 없는 하버마스’ 수용

4부 하버마스 네트워크의 형성:
변혁주의, 주류이론가, 신진 하버마스 연구자 그룹


1. 하버마스 방한 행사의 두 얼굴
2. 90년대 학술운동권의 핵분열과 신진 연구그룹의 출현
3. 하버마스 방한과 네트워크의 완성

5부 하버마스 네트워크의 해체:
딜레탕티즘과 도구주의의 사이에서 분열된 학자들


1. 네트워크의 해체와 분위기의 냉각
2. 네트워크의 성격과 특징
3. 변혁주의 진영과 주류 이론가 그룹의 이탈
4. 신진 하버마스 연구자 그룹의 와해

글을 마치며- 하버마스 네트워크, 무엇을 남겼나

저자 소개 1

동국대학교에서 선학을 전공했고, 서강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위르겐 하버마스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탐색하는 연구와 한국에서 이뤄진 수용 과정에 관한 지식사회학 연구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공주대학교, 청주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사회이론, 지식사회학, 종교사회학을 연구하고 있다. 서구이론 수용 현상에 대한 후속연구를 비롯하여 비판이론과 종교, 생태주의가 만나는 지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담론을 분석하는 연구 기획들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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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614g | 148*210*26mm
ISBN13
9791196374884

책 속으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은 하버마스 이론의 국내 수용과정에 참여한 학자들의 집합적인 열정이 만들어 냈지만 결국 실현하지 못한 어떠한 가능성을 피에르 부르디외의 장이론에 의거하여 성찰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제목에 담긴 “화려한 실패”라는 말은 책의 내용을 집약한다.
--- p.10

글을 쓰면서 나는 30년 전 학술장의 ‘가상참여자(virtual participant)’가 되어 그 현장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는 객관적 관찰자로서 분석하기를 반복했다. 연구의 특성상 이 책에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많은 학자들이 등장한다. 매우 비판적으로 다룬 부분이 적지 않지만, 사실 학계의 선배이자 선생이기도한 그들과 머릿속으로 수없이 많은 대화를 시도했다.
--- p.12

단 하나의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진리가 투쟁의 내깃물이라는 점뿐이다.…객관적 지식이 존재한다는 것은 장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다시 객관적 지식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 p.59

학술 실천에 대한 규정 자체의 차이, 그리고 학술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차이, 즉 딜레탕티즘과 도구주의의 충돌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은 큰 틀에서 68혁명 시기 프랑스 학술장에서 주류 인문학자들과 포스트모던 학자들 사이에 형성된 전선의 대립과 유사성을 띤다. 그러나 장이 부재하고 주류와 비주류들에게 각각 아카데미즘과 전문주의가 결여된 상황에서 단지 상이한 성향들 사이의 충돌은 프랑스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 p.187

흥미로운 점은 이때 독일 유학 철학 전공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하버마스를 전공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독일에서 하버마스의 명성이 맹위를 떨쳤던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이미 80년대에 국내에서 하버마스에 매우 친숙한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즉 본래 이들은 마르크스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떠났다. 그런데 독일에서의 경험은 이들의 진로를 어떤 식으로든 굴절시켰다. 80년대 말 그들이 독일에서 만난 학술장의 상황은 국내 비주류 공간에서 거꾸로 흐르던 시계바늘을 다시 급격히 되돌렸고, 젊은 유학생들은 마르크스 이후의 유럽 논의에 휩쓸려 들어갔다. 이때 하버마스는 이들에게 가장 유력한 선택지가 됐다.
--- p.264

서구 이론이 한국에 잘 맞지 않는 것은 이론 자체가 틀려서가 아니라, 이론의 적용과 변용, 갱신이라는 상징투쟁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p.470

서구종속성 담론은 바로 이러한 위기상황에 뒤늦게 당황한 인문사회과학자들이 사태의 원인을 진단하며 가장 중심에 내세운 개념이다. 즉 한국 학자들의 거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맞이한 인문사회과학 전반의 위기의 원인을 주로 ‘서구종속성’ 현상에서 찾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추적한 하버마스 수용과정이 말하는 것은 이들이 문제삼는 것의 정반대, 그러니까 한국 인문사회과학 학술영역이 어떠한 서구 이론도 충분히 몰입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 p.481

하버마스 인기와 쇠퇴는 모두 한국 인문사회과학 영역의 구조적 모순의 산물이었고, 수용을 주도한 학자들의 실천은 그 구조적 모순의 힘을 이겨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를 강화시킨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1990년대 한국 학술영역은 하버마스 수용이라는 가장 좋은 기회를 얻었지만 화려하게 실패했다. 이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 p.484

출판사 리뷰

1.
1996년 4월 27일, 철학과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학문적 논쟁의 구심점이었던 하버마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언론의 취재 열기는 하버마스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2주간의 빡빡한 일정과 구름같이 몰려든 청중과의 만남은 그를 당혹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학계의 하버마스 열풍은 바로 그 순간부터, 하버마스가 한국을 떠나자마자 식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의 망이 결집된, 한때 정점에 이르렀던 하버마스 네트워크는 깊이 있는 연구와 논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해체되기 시작했다.

2.
한국 인문사회과학계를 강타했던 하버마스 열풍을 이끈 학자들, 즉 90년대 하버마스 네트워크를 이끈 주역들은 서울대 사회학과의 한상진, 계명대 철학과의 이진우, 한림대 철학과의 장춘익이었다. 이들은 하버마스를 한국에 본격적으로 수입하고 유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한편 하버마스의 인기를 견인한 세 집단은 제도권에 속한 주류 이론가 교수 그룹, 학술운동 영역에서 성장한 변혁주의 그룹, 그리고 이들로부터 분리되어 하버마스를 통해 학술적 성취와 정치적 변혁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새로운 지대를 창출하려 한 신진 하버마스 연구자 그룹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 그룹들이 견인한 “하버마스의 인기는 국내 학술영역에서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는 강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열기조차도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수많은 전공자들과 전문연구자들이 하버마스를 스스로 완전히 버렸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스캔들”이다. 하버마스를 중심으로 뭉친 철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들의 네트워크와 그들이 출간한 수많은 책과 논문은 하버마스 네트워크가 양적인 지표상 일정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신드롬으로 그쳤다.

3.
하버마스의 국내 수용과 관련해 기존의 학술적 접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로 한국 철학사 혹은 서양 철학 수용사에 대한 사상사적 접근에서 하버마스의 수용이 자주 언급되었다. 공통으로 지적되는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은 80년대에 마르크스가 금지된 상황에서 ‘우회로’로서 도입됐다는 점, 그리고 90년대 초반 동구권의 붕괴와 함께 마르크스주의가 위기에 처하면서 그 대안으로 하버마스가 재부상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은 하버마스 수용의 중요한 측면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지식사회학적 관점 없이 단순한 사상사적 흐름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답하지 못한다. 수용자들은 정확히 누구였으며 그들은 왜 하버마스를 수용하고자 했는가? 대안으로 가능한 많은 이론들 중에서 왜 하버마스가 가장 주목받았는가? 90년대 중반 하버마스 열기는 어떻게 가능했으며, 왜 급격히 냉각되었는가?

4.
책의 저자인 소장학자 이시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부르디외의 장이론을 활용해 하버마스 열풍을 주도했던 학자들의 실명을 낱낱이 밝히고 그들의 학문적 궤적을 하나하나 세세히 추적한다. 그리고 학계 저변에 깔려 있는 ‘딜레탕티즘’과 ‘학술적 도구주의’를 끄집어낸다. ‘딜레탕티즘’은 학술장의 주류 엘리트들이 ‘좁고 깊은’ 학술적 탐구를 수행하기보다 ‘얕고 넓은’ 지식을 생산함으로써 손쉽게 취득한 상징권력으로 장 내 자신들의 지배적 위치를 재생산하는 데 안주하려는 성향이다. 반면에 ‘학술적 도구주의’는 학술지식 생산의 목적을 학술 외적인 것의 실현에 봉사하는 것에 두면서 장 외부로부터 인정을 얻으려는 성향을 의미한다.

5.
이 두 가지 개념을 축으로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의 인문사회과학계가 왜 유행하는 이론과 외국 학자들에는 민감하고 깊이 있는 연구는 부족한지, 지금의 학계가 갖고 있는 문제와 한계란 무엇인지를 직시하게 된다. 하버마스와 부르디외의 이론에 대한 간결하고 명료한 설명을 비롯해 하버마스 수용과 실패의 과정을 지식사회학적으로 분석하고 규명해나가는 저자의 글은 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읽힌다.

추천평

신진 연구자의 이 패기 넘치는 ‘내부 총질’은 바람직한 학술 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역사적 성찰이며, 외국 사상의 수입을 진지하게 분석하기 위해 반드시 참조해야 할 이론적 작업이다.

- 이상길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한국의 인문사회과학계가 왜 유행하는 이론에는 민감하지만 이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부족한지, 왜 독자적인 이론을 발전시키지 못하는지, 왜 사회를 설득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실패하고 있는지 묻고자 하는 독자라면 저자의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결코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 지주형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여전히 현직에서 활동하는 학자들의 실명을 드러내며 그들의 연구 활동을 낱낱이 추적하는 이 시도는 도발적이고 매섭고 날카롭다. 지식사회학 영역에서 이 책이 분석하는 냉철한 시각은 한편으로 왜 철학계 스스로 이러한 내부평가를 하지 못했는지 자성하게 만든다. - 한상원 (충북대학교 철학과)
하버마스와 부르디외의 이론에 대한 간결하고 명료한 설명을 제외하더라도, 이 책은 “오늘날 한국에서 사상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진지하게 대면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 이우창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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