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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월요일 황혼 녘 | 간병 로봇 미스 웨이웨이 쇼케이스 화요일 황혼 녘 | 링치 장수환 판매 행사 수요일 황혼 녘 | 회춘 가상현실 체험 목요일 황혼 녘 | 인류의 미래 수명에 관한 강좌 금요일 황혼 녘 | 노인 간병 경험담(1) 토요일 황혼 녘 | 노인 간병 경험담(2) 일요일 황혼 녘 | 노인 간병 경험담(3) 작품 해설 | 소설가 홍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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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다들 줄을 서세요. 먼저 1번 테이블에 가서 돈을 내면 그곳에서 영수증을 드릴 거고, 그 영수증을 가지고 2번 테이블로 가서 약을 받으시면 됩니다. 약은 오늘 밤부터 바로 복용하세요. 장수를 위해 드시는 약인데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셔야죠.
--- p.30 기적은 언제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끝까지 살아남고 봐야 합니다! --- p.59 날 늙은이 취급하는 놈들이 제일 꼴 같지 않아. 그놈이 거기서 날 늙은이 취급하며 심기를 건드렸잖니? 얼굴에 있는 이 주름 때문인가?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은 것도 아니지! --- p.73 샤오 할아버지에게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진 건 나이가 들고 몸이 쇠약해진 탓이었다. 사람이 늙으면 이런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처음으로 늙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 p.146 하마터면 탈진해 돌아가실 뻔했습니다. 영양 상태가 어떻게 이 정도로 악화된 거죠? 도대체 간병을 어떻게 한 겁니까? 제때 음식을 드린 건 맞나요? 혹시 할아버지 혼자 사십니까? 자녀분들은 이 상황을 아세요? 이건 직무 유기입니다! 만약 또다시 이런 상황이 생기면 경찰에 신고가 들어갈 테니 그리 아세요! --- p.224 그 순간 샤오 할아버지의 삶에 대한 통제권이 서서히 내 손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 자리에서 내가 치료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순간 그의 청력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 p.384 왜 이렇게 제게만 가혹하신 겁니까? 도대체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십니까? 제 한쪽 팔다리를 마비시키시더니, 그다음에는 제 귀를 먹게 하고, 이제 그것도 모자라 제 눈까지 가져가려 하십니까?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까지 잔인하신 겁니까……. --- p.3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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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둔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작가 저우다신의 장편소설
고령화사회의 단면을 파고드는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 오늘날 인간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고비와 내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 『우아한 인생(天黑得?慢)』은 중국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 저우다신의 장편소설이다. 저우다신은 일찍이 2008년 장편 『호광산색(湖光山色)』으로 제7회 마오둔문학상을 받았고, 이후 30여 편에 달하는 장편과 단편을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열을 발휘해왔다. 소설 『우아한 인생』은 작가가 모친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작가의 모친은 90세가 넘어서며 줄곧 병상에서 생활하다가 92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머릿속에 기억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작가는 이후 노년의 삶과 질병 그리고 죽음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고, 이것을 주제로 작품을 써서 자신도 곧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보기로 결심했다. 작가가 서문에서 고백하는 것처럼 그 또한 늙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시작을 알리는 차례부터 독자를 현혹하듯,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교묘하게 허물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베이징의 노인들은 돈을 내면 건강을 살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매일 밤 황혼 녘 장수 공원에 모여든다. 장수 공원 남쪽의 노천 무대에서는 인공지능 간병 로봇 쇼케이스, 노화를 늦춰주는 장수환 판매, 가상 회춘 안티에이징 기술 체험, 미래 인류 수명에 관한 강좌 등 신기막측하고 화려한 판촉 홍보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총 일곱 개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 가운데 소설 내용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부분은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 사이에 무대에 오르는 가정 상주 간병인 중샤오양의 회고담이다.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이미 나이 70이 넘어 본격적인 노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점점 늙는 것이 두렵다. 그럴수록 남이 자신을 노인으로 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을 내고, 신체가 점점 쇠약해지는 것을 보며 초조해한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장수에 좋은 비법을 찾고 고민하지만 이런 조급함은 도리어 건강을 해치고 노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다. 작가는 샤오청산을 통해 인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갖가지 사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여기에는 몸이 늙어가면서 겪는 각종 신체적 노쇠와 질병, 죽음에 대한 공포는 물론, 가족의 해체와 고독, 노인 대상 범죄, 고령화사회의 양로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사회문제가 포함된다. 노년의 샤오청산과 젊은 간병인 중샤오양이 한 집에 기거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기묘한 관계는 인간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정신적 사랑과 유대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한편, 독자에게 생명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의 주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작품 해설을 쓴 소설가 홍예진이 말하듯, 간병인 중샤오양은 얼핏 평범한 젊은 여성의 표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실존하지 않는 원형의 사랑을 품은 존재다. 이성과 모성과 선의 이데아를 넘나드는 초월적인 간병인을 내세움으로써, 작가는 노년에 접어든 인간이 얼마나 실재하기 어려운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어떻게 해서든 노화를 늦추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발판으로, 온갖 장수 상품과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 그 모든 것이 한낱 스치고 지나가는 위안에 불과한 상술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도입부에 장치된 이 소설은, 그와 대비되는 중샤오양과 샤오청산의 사연을 풀어내며 기술이 해낼 수 없는 보살핌을 간구하다가 무력하게 생을 마감하는 인간의 취약성을 그려낸다. 취약한 인간은 태어날 때 조물주에게 받은 것을 하나하나 되돌려주며 결국 무의 상태로 돌아간다. 탄생과 소멸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에 속한 우리는 아무리 잘 대비하려 한다 해도 하늘이 주는 상실감을 무력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은 인간은 죽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주칠 어떤 풍경은 보기에 좋고 어떤 풍경은 조금 괴롭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결말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은 최신 의학과 과학기술이 약속하는 미래를 꿈꾸기보다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지금 현재를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죽음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더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노년의 죽음은 결코 우울하거나 비참하지만은 않으며, 결국 우리는 여름날의 황혼처럼 천천히 저물어가면서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무대에서 우아하게 퇴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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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저물어가는 한 인간의 폐허에 깃드는 마지막 여명에 관한 이야기다. 결코 원하는 만큼을 가질 수 없고, 게다가 한시적이기까지 한 것이 사랑일진대, 모두가 영원을 꿈꾸기에 신기루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 - 홍예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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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작품은 그의 인생 여정과 궤를 같이한다지만, 사실 이렇게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우다신은 일찍이 어린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뒤 『안혼』을 썼고, 조금씩 늙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이 작품 『우아한 인생』을 썼다. 내가 보기에 저우다신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는 자기 자신의 생명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 리징쩌 (중국작가협회 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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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다신은 중국 문단에서 가장 활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을 주목하고, 그의 붓끝은 언제나 인간의 마음속에 깃든 따뜻한 무언가를 짚어낸다. 고령화사회의 단면을 그린 이 소설은 담담한 슬픔 속에서도 광활한 생명의 힘을 한껏 담아내고 있다. - 멍판화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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