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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입사를 꿈꾸는 당신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 그리하여 용사는 길을 떠났다 초급 편 시작하기 전, 튜토리얼을 클리어하라 Quest 1. 나의 무능함을 인정하자 Quest 2. 가끔은 웃는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하지 Quest 3. 소개팅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첫인상은 콘크리트인가요? Quest 4. 회사에서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Quest 5. 그들의 왕년은 당신의 오늘이야 Quest 6. 그래도 내일은 온다 중급 편 Quest 7. 사랑은 원래 위험한 거야 Quest 8. 라테는 투샷? Quest 9. 그런 사람은 없어, 너처럼 바보 같은 사람은 Quest 10. Save & Reload. OK or Cancel? 고급 편 Quest 11. 돌아올 수 있어서 여행은 즐거운 거야 Quest 12. 일은 좋아해요, 사람이 문제라 그렇지 Quest 13. 남의 떡이 늘 더 탐나는 법이지 Quest 14. 하얗게 불태웠다면 재라도 더 태워 Quest 15. 되돌려주고 싶은 질문들 심화 편 Quest 16. 아침마다 손으로 발로 문지르는 나의 거울 Quest 17. 당신만의 리틀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마법의 주문 Quest 18. 인생 2막이라니, 아직도 힘을 내야 하는 거야/ Quest 19. Log 에필로그 힘겨움의 9할은 사람 때문이다 선과 악으로 사람을 나눌 수 있나요 나에게 묻는다 고립 자처하기 진실은 언제나 늦다 평범한 얼굴의 괴물(들) 영원히 낯설 이 도시에서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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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라는 이(異)세계로 전생(轉生)한
MZ세대에게 전하는 존버 필살기 “차라리 전쟁이 낫지, 깔끔하게 죽기라도 하잖아. 인생이란 전투는 답도 없는 막막함으로 멱살을 잡고 질질, 보이지도 않는 곳으로 끌고 간다.” MZ세대에게 전하는 직장생활 분투기를 담은 에세이 『(매일이 모험인) 출근 로그』(걷는사람)가 출간되었다. 저자 유랑은 “사무실 산책자, 정수기 애호가, 단축키 달인, 숱한 취미를 전전했지만 제2의 적성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IT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19년 차 직장인. 이 책은 마치 온라인 게임 속 최종 고지를 점령하러 길을 나서는 모험자처럼, ‘땡땡 씨’가 어떻게 전쟁 같은 회사에서 분투하고 버티고 끝내 살아남았는지를 다이내믹하고도 발랄한 필체로 담아낸다. 책은 초급·중급·고급·심화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조리한 회사와 지극히 평범한 얼굴의 괴물(들)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삶을 좀 더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퇴근을 하면 제일 먼저 머리를 감았어요. 물로 머리를 씻으며 나쁜 감정들을 하수구로 흘려버리는 상상을 했죠. 금요일 밤에는 꼭 영화를 봤어요. 회사로부터 나를 단절시키는 물리적인 시간을 만들었죠. 하지만 더 많은 일들이 생기고 더 아픈 감정들이 몰려왔어요. 그래서 이미지를 만들었어요. 손바닥 크기의 밀폐 용기를 상상해요. 그리고 거기 지금 내 안에서 벌겋게 날뛰고 있는 감정을 밀어 넣은 후 뚜껑을 닫아요. 그리고 냉장고 안에 넣어 두는 거예요. 나는 냉장고 문 앞에서 기다려요. 그 감정이 조금씩 생기를 잃으며 시들다가 상할 때까지. 그리고 곰팡이가 핀 감정을 버리는 거죠. -본문 191~192쪽 2021년 현재 10대 후반에서 30대의 청년층인 MZ세대는 휴대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변화에 유연하고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돈이나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취업이라는 관문을 뚫고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도 분명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그런 MZ세대를 향해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이제 겨우 ‘학교’라는 곳을 벗어나 교실에서 배운 것과는 완전히 다른 ‘실제 일’이라는 생명체를 마주한 당신 주변에는 당신이 막 진입한 이세계가 이미 현생이 되어 버린 피곤하고 찌든 동료들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야근과 초과 근무를 선물하지 말자. 차라리 모르는 일은 잘 정리해서 물어보고 그래서 한 번 한 실수는 두 번 하지 않는 ‘똘똘한 신입’이 되자.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일이 자존심 상하는 것이 아니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것이다. 잊지 말자, 당신은 막 여기 도착했다. 순수하지만 무능하다. 당연하다. -본문 32쪽 생각해 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우리는 이미 여러 번 이세계 전생을 했다. 엄마의 자궁에서 끌려나와 엎드리고 배 밀고 기고 옹알이하고 앉고 서고 걷고 한심한 어른들 앞에서 재롱잔치를 하면서 경험치를 쌓고 애정을 획득했다. 뿌듯한 어린애 노릇이 익숙해지려 할 즈음 유치원이라는 이세계로 다시 이동한다. (중략) 졸리지 않아도 시간이 되면 다 같이 이불을 펴고 자고 좋아하지 않는 음식도 선생님의 '착하지~' 공격에 억지로 먹어야 하고 갖고 싶은 장난감을 양보하는 스킬도 익히며 여기도 이제 할 만하다 싶을 때쯤, 모두 예상했겠지만 학교라는 이세계로 다시 이동한다. (중략) 자, 당신이 겪어 온 이세계 전생을 떠올려 보면 사규와 연봉, 복지 사항 등이 적혀 있는 종이 몇 장을 앞에 두고 불편한 정장을 입고 빳빳하게 앉아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당신은 회사라는 이세계로 진입한다. -본문 25~26쪽 저자 유랑은 「초급 편」에서는 ‘나의 무능함을 인정하자’ ‘회사에서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그들의 왕년은 당신의 오늘이야’라는 퀘스트(Quest)들을 던지며 초짜 직장인이 뚫고 나가야 할 과제와 해결법을 제시한다. 이어 「중급 편」에서는 ‘그런 사람은 없어, 너처럼 바보 같은 사람은’ ‘Save & Reload. OK or Cancel?’ 등의 퀘스트를 통해 “인간을 죽이는 것은 폭력이 아니라 어쩌면 권태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을 던지기도 하고,「고급 편」에서는 ‘남의 떡이 늘 더 탐나는 법이지’ ‘하얗게 불태웠다면 재라도 더 태워’ 같은 퀘스트를 내밀며 우울증이 심각한 워커홀릭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기도 한다. 이윽고 「심화 편」에 이르러서는 ‘당신만의 리틀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마법의 주문’ ‘인생 2막이라니, 아직도 힘을 내야 하는 거야?’라는 부제가 등장한다. 무능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많은 길을 지나오고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셀 수 없이 많은 국경을 넘어 모험을 해 왔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는 스트레스가 스스로를 지탱하는 “발목뼈”이자 “내장 기관”과 같다는 것을. 스트레스가 없으면 자신이 허물어질 게 뻔하다는 것을. 그렇다면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무엇일까. 참 오래 걸렸어요. 사실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리고 또 오래 걸렸죠. 사실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을 회사라는 공간에서 만난 거라는 단순한 진실을 알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요. -본문 194쪽 상처 주고 상처받고 상처를 잊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꽃도 피지만 돌이 깨지기도 하잖아요. 바람 한 점 들지 않는 밀폐 용기 같은 ‘회사’에서 매일 하루 8시간 이상을 부대끼며 지내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괴물이 아니라면 그것도 기적일지 몰라요. -본문 199쪽 저자는 “아침마다 눈을 뜨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여기며 이 책을 썼다. 매주 로또를 사면서 세상의 온갖 신들에게 기도하고, 혼자 도시락 먹는 시간을 회사 생활의 유일한 낙으로 삼는 사람, 회의 시간이면 네, 아니오 대답은 적절하게 하면서 뇌를 깨끗하게 비워 놓는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 “세계 여행자나 스타트업 창업자처럼 멋지진 않지만 매일 용감하게 어디론가 출근하는 우리” 모두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직장생활에서는 배신감도 섣부른 포기도 금물이다. 이제 어떻게 로그아웃(Log Out)할 것인가는,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