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 서문서문 | 머리말 I. 탄생의 진통 : 바이마르에서 바이마르로 II. 이성의 공동체 : 절충자와 비판자 III. 비밀스러운 독일 : 힘으로서의 시 IV. 전체성의 갈망 : 현대성의 시련 V. 아들의 반역 : 표현주의 시기 VI. 아버지의 보복 : 객관성의 성쇠 부록I. 바이마르공화국의 간략한 정치사 II.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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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G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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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공화국은 지금부터 겨우 35년 전인 1933년에 소멸했지만, 벌써 전설이 되었다. 고통스럽고 짧게 존속하다가 살인과 지병과 자살이 혼합된 것과 같은 죽음을 맞았으나, 길이 기억될 업적을 남겨 때로는 희미하였을지라도 언제나 찬란했던 감동을 인간들의 정신에 남겨 놓았다. _「머리말」에서피터 게이는 베를린에서 사업을 하는 무신론자인 유대인 가정에서 나고 자랐으나 나치의 공포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여 연구자로 업적을 남겼다. 이 책에서 피터 게이는 서양 문명사에서 단테나 루소, 하이네 등의 망명가를 예로 들며 “자신들을 추방한 고국을 혐오하면서도 그리움에 되돌아보며 강제된 외국 땅에서의 생활 속에서 위대한 업적”을 예찬하였는데, 이는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 되었다. 계몽철학과 철학자들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통찰로 빚어낸 피터 게이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두 권으로 완성한 『계몽주의The Enlightenment』는 1966년 ‘현대 이교의 성장’과 1969년에 ‘자유의 학문’이라는 주제로 출간했다. 이 사이에 『바이마르 문화』 집필에 몰두하고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망명자로서의 책무가 중요한 동인으로 작동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피터 게이는 이 책에서 단지 당대의 예술인과 지식인 들의 업적과 그들이 만든 문화에 대해 찬양한 것은 아니다. 1차대전 이후 민주주의가 쇠락한 혼돈과 히틀러의 권력 획득 과정에서 격렬하게 부딪쳤던 바이마르 시기 예술의 성장과 복잡하게 얽힌 사회 정치상을 중층적으로 보여준다. 피터 게이는 정치 사회를 비롯해 문학, 철학, 역사, 음악, 미술, 영화, 연극, 출판, 일기, 전기 등 분야를 넘나들며 수많은 문헌을 낱낱이 찾아 바이마르 문화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사회정치적 맥락에서 어디서 연유하여 어떻게 만들어지고 역사가 되었는지 명민한 문장으로 생생하게 추적한다. 바이마르의 이상은 낡았지만 새로웠다. 놀랍게도 냉소주의와 자신감이 결합되어 있고, 또한 불경함을 경건하게 말하듯 1920년대에 새로운 것과 함께 근원을 추구했던 사실은 전쟁과 혁명과 민주주의의 소산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순을 구성했던 요인들은 새로운 세대가 기억하여 부활시킨, 멀고 가까운 모든 과거로부터 왔다. _「탄생의 진통」에서1983년 탐구신서에서 2022년 어제의 책으로『바이마르 문화』는 1968년 초판으로 출간된 이래 서양의 근현대사 연구자들과 일반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조한욱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유학 초년생 시절인 1983년 탐구당 출판사와 연이 닿아 펭귄판(1974)을 번역하여 출간한 적이 있다. 원서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가능한 일이었고 자부심도 있었지만, 당시 원문에 담긴 섬세한 내용의 깊이까지는 파악하지 못해 번역이 미숙했다는 자책이 근 40년 동안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다. 이번에 노턴판(2001)을 새롭게 우리말로 옮길 수 있어 그간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고심은 「서문」의 역주에서 이전에 단 부제를 수정하는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한욱 교수는 원서의 부제 The Outsider as Insider를 탐구당판에서는 ‘국외자들의 내부’라고 번역하였으나, 이번 책에서는 ‘내부자가 된 외부자’로 옮겼다. 이는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데, 바이마르공화국의 내부자들은 언제나 독일제국에 충실했던 보수주의자들이고, 공화국의 문화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외부자들이었는데 역사적 정황에 의해 내부로 들어오지만 결코 내부자가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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