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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126가지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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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08 여는말
풀꽃나무한테 고맙다고 꾸벅 절을 합니다


012 가는잎그늘잔디
013 가뭄
014 가재
016 가죽나무
018 각시붓꽃
019 감꽃
020 감자
022 개나리
023 개복사나무
024 고구마꽃
026 고욤
027 고추
029 고추잠자리
030 구기자꽃
032 금낭화
033 금은화
035 까마중
037 깨
039 깨꽃
040 꿀


044 날나무
046 냉이
047 노간주나무
048 노루귀꽃
050 논두렁콩
052 눈
054 느릅나무
056 느티나무


060 닥나무
062 단감
064 닭벼슬꽃(맨드라미꽃)
066 담금주
067 담배꽃
069 도깨비바늘
070 도꼬마리
071 도라지꽃
072 돌나물
074 두부
076 등꽃
078 등목
080 디딜방아
081 떡갈나무


084 마가목
086 마늘
088 마늘씨
090 마늘 캐기
092 막걸리
094 말밤
095 매미
097 맷돌
099 머루
101 멍석
103 메주
104 멧딸기
105 멱감다
107 모과나무
109 모깃불
111 모심기
113 무궁화


116 박달나무
118 박주가리꽃
120 반딧불이
122 밤
124 배롱나무
125 뱀딸기
126 뱀알
128 버드나무
130 버들강아지
132 버즘나무
134 벼랑
135 벼바심
137 보리
139 부들
140 부지깽이
142 부처손
144 분꽃
146 비
148 비새(빈대·소벌레)
149 빵떡
151 뽕나무
153 뿌리
154 삐비


158 사과
159 사마귀
161 산수유
163 살구
165 새싹
166 솔가리
168 솔밭
169 솔잎
171 솔치다(소나무 가지치기)
173 솜꽃
175 솥뚜껑
176 쇠똥구리
177 수박
179 수수
181 순이나무
182 싸리꽃


186 엿
188 오줌
189 옥수수
191 왕고들빼기
192 울콩과 양대콩
194 이팝나무
196 익모초


200 잔대
201 잔디
203 재
205 정구지
206 조
207 쥐똥꽃
209 질그릇
211 쪽제비싸리나무
213 찔레나무


216 참나무
218 채송화


222 콩고물


226 타래붓꽃
227 탈탈이(경운기)
228 탱자


232 팔랑종이(삐라)


236 호미
238 호박꽃
240 홍시
242 환삼덩굴
244 흙

246 맺음말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저자 소개 1

숲하루(김정화)

관심작가 알림신청
 
1968년 경북 의성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배달겨레소리〉에 작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따금 띄우고, 시를 씁니다. 언제나 푸르게 글살림을 짓고 싶어서 ‘숲하루’라는 글이름을 스스로 붙여 주었습니다. 시집 《꽃의 실험》, 자연에세이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작은삶》, 《읽고 쓰고 가꾸고》를 썼습니다. @forestkim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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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42g | 133*190*20mm
ISBN13
9791188613281

책 속으로

바닥에 쪼그려앉아 감꽃을 주워 모아두고 울타리에 걸린 감꽃을 베어문다. 어린날 감꽃이 떠올랐다. 그때 맛이 날까 또 씹었다. 고운 꽃이 살짝 달면서도 떫고 쓰다.
--- p.19

감자를 보자기에 싸서 산을 하나 넘고 밭에 닿으면 어머니 아버지는 감자 잘 삶아 타박타박하다고 한다. 어머니 아버지는 쉬지도 않고 일하고 새참을 갖고 오기를 기다린다는 생각에 그 먼 멧허리를 걸어가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우리는 감자로 찌개하고 볶고 삶아서 물리도록 먹는다. 캄캄한 땅속에서 알알이 잘 영글어 주렁주렁 달고 나온 감자는 저를 먹으면서 둥글둥글하게 타박하게 살기를 바라겠지.
--- p.21

밤이 깊어 갈 무렵이면 어머니는 배추뿌리를 씻어 주고 고구마도 깎는다. 날것으로 깨물면 천둥소리가 난다.
--- p.24

구기자잎은 개나리잎보다는 보드랍고 고춧잎보다 빳빳하다. 나뭇가지가 가늘어 금낭화처럼 휘청이도록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다. 푸른빛이 노랗게 익고 빨갛게 무르익어 빛깔이 곱다. 우리는 빨갛게 익은 것만 골라 땄다. 산수유는 씨가 있어 알이 탱탱한데 구기자는 물컹해서 작은 알을 따려고 힘을 주다가는 손힘에 툭 터진다. 물컹하게 튀어 얼굴과 옷에 물든다. 빛깔이 고와 맛이 있을 듯하지만 쌉싸름하다. 붉게 잘 익으면 달금하다던데 내 입맛에는 밍밍하다.
--- p.30

사람들이 곡식을 심으면 다른 풀은 잡초라고 뽑아내고 매서운 약을 치고 하는데, 우리 몸에 좋은 풀은 하나같이 지심인 듯하다. 뽑아내도 또 자라 흔하게 나니 흔하게 먹고 우리 몸을 돌봐주려고 우리 몸 가까이에서 자꾸 씨앗을 퍼트리는 듯하다. 풀이 우리를 먹여살리기도 하고 몸을 고치기도 하는데, 이런 풀이 이젠 우리와 너무 멀리 떨어지려고 하네.
--- p.36

냉이는 겨울 밭에 가장 먼저 돋아나 봄을 부른다. 잿빛 흙에 풀빛이 눈에 잘 보이고 얼었던 흙이 녹자 햇볕에 일찍 깨어나 찬바람에 발갛게 그을리며 봄을 부른다. 새풀 옷을 입고 첫봄을 알리니 봄도 냉이 부름에 웃고 성큼 오는지 모른다.
--- p.46

어린 날 새벽에 눈을 뜨면 문밖이 환한 적이 있다. 달빛에 밝아서 환하기도 하지만 밤새 눈이 내렸다. 잠결이지만 문을 열어 달빛인지 눈이 내렸는지 눈으로 보고 다시 잠든다. 내가 먼저 마당에 눈을 밟고 싶었다. 하얀 마당에 발자국을 내고 신발 자국을 동그랗게 찍는 재미가 있었다.
--- p.52

우리는 밭에 오르면 한 골씩 맡아 꽃봉오리를 찾는다. 서로 터트리려고 이랑을 넘나드느라 도라지가 넘어지고 밭이 엉망이 된다. 도라지꽃은 풍선껌을 불어서 붙여놓은 듯 바람이 빵빵하게 찼다. 두 손으로 꼭 누르면 뽕뽕 소리를 내며 터진다. 어떤 봉오리는 픽 하고 바람이 실실 빠진다.
--- p.71

돌돌 만 반죽이 서로 달라붙지 않게 밀가루를 묻혀 가면서 훑는다. 반죽을 보자기만큼 커다랗게 밀면 널어 두고 마실 한 바퀴 돈다. 꿋꿋해지면 착착 접어서 꽁지를 잘라내고 채썰었다. 우리는 꼬랑지를 받으려고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꼬랑지를 아궁이에 넣고 불에 구우면 올록볼록 부풀고 바삭하다.
--- p.116

여름이 되면 반딧불이가 찾아온다. 반딧불이가 꽁무니를 빼고 날아가면 쫓아다녔다. 부엌은 백열등을 썼다. 부엌과 수돗가를 비추는 불은 그을림이 앉아 불을 켜도 어둑하다. 밤이 깊으면 부엌에 불을 켜 놓았다. 마당에 펼쳐 놓은 자리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빛나는 작은 별과 그 가운데 더 반짝이는 별을 찾아보면서 하나둘 헤아렸다. 밤하늘 별을 보았더니 우리 집 마당에 별이 찾아온 듯했다.
--- p.120

열두세 살에 어머니가 밭에 나가고 없을 적에 어머니 작은 소쿠리에서 화장품을 뒤졌다. 벽에 걸린 거울을 벗겨서 창살문 기둥에 세우고 어머니가 쓰는 분을 발랐다. 어머니 입술물(립스틱)은 얼마나 오래 썼는지 돌려도 올라오지 않는다. 어머니가 손가락에 찍어 바르길래 나도 새끼손가락에 찍어서 입술에 문질렸다.

--- p.144

출판사 리뷰

126가지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이야기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은 나를 키워 준 시골이라는 곳을 풀과 꽃과 나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읽어보려 했다. 이번 책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 한 마리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는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자 숲하루 작가와 함께한다.

이번 책은 숲하루 작가가 셋째 아이한테 ‘엄마가 살아온 어릴 적 시골 이야기’를 느끼도록 들려주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하고 시골집에 가면 아이들은 들일하고 밭일을 마치 놀이처럼 돕는다. 흙을 만지고 감자를 캐고 고추를 따고 콩알을 까고 벼바심을 하는 일을 무척 신나 한다. 이때까지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경북 의성 사곡면 상전리라고 하는 시골에서 보낸 나날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웠는가를 제대로 몰랐다.”고 밝혔다.

그가 ‘풀꽃나무’라는 글감을 찾게 된 연유는 “일자리를 다니면서 틈이 나는 대로 산을 오르는데, 아줌마가 되어 산을 오르내리다 보니 어릴 적에 보던 풀하고 꽃하고 나무가 새롭게 보였다. 어릴 적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풀꽃나무가 이제는 그냥 보이지 않았다. 작은 풀꽃하고 커다란 나무를 다시 볼 적마다 어머니 아버지가 떠오르고, 할아버지도 생각났다.”고 말했다. 작가 말처럼 이번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맞아, 나도 이랬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126가지 나를 키워 준 풀꽃나무 이야기’라는 부제답게 이번 책은 한글 자음순으로 이야기를 갈무리했다. 해서 처음부터 차곡차곡 글을 읽어도 되지만, 먼저 차례를 보고 관심 있는 풀꽃나무 이야기를 골라 해당 쪽수를 찾아서 읽어도 좋다. 첫눈이 온 오늘은 ‘눈’이라는 제목을 골라 읽어보기도 하고, 곧 있으면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냉이’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먹는 밤을 좋아한다면 ‘밤’을 읽어보자. 바로 밤을 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감이 풋풋한 우리네 풀꽃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글맛이 투박하지만 정겹다. 추천사를 써준 김한실 상주 ‘푸른누리’ 숲지기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 한 마리도 따뜻한 눈길로 보고 쓴 글은 우리 마음을 울린다.”고 전했다.

숲하루 작가는 “오늘이라고 하는 나를 키워 준 시골이라는 곳을 풀과 꽃과 나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읽어 보려고 했다. 내가 살던 집과 들과 멧골을 낀 마을은 어린 내가 본 온누리였고, 별과 같았다. 눈을 감으면 선하게 떠오르는 어린 날 해와 별과 달과 구름과 바람과 비는 여린 몸으로 태어난 나를 살려준 숨결이로구나 싶어, 이런 얘기를 글로 옮겨 보려고 했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추천평

숲하루 님이 그동안에 누리그물 새뜸인 〈배달겨레소리〉에 올린 글을 모아 책을 펴낸다는 말을 듣고 반가웠습니다. 메와 들에 절로 자라는 풀과 나무를 따뜻한 눈길로 보고 쓴 글이에요. 사람이 태어날 때는 누리러 온다고 생각하여 우리 한아비들은 삶터를 ‘누리’라고 지었지요. 이 누리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짐승, 온갖 벌레, 푸짐한 푸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저마다 한껏 목숨을 누립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 한 마리도 따뜻한 눈길로 보고 쓴 글은 우리 마음을 울립니다. - 최한실 (상주 ‘푸른누리’ 숲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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