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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1장. 수상한 의뢰 2장. 그분의 사정 3장. 사랑은 아무나 하나 4장. 기사는 아무나 쓰나 5장. 머리 검은 짐승 6장. 육하원칙 7장. 시장의 우상 에필로그 저자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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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몰카를 촬영한 여자에게 법정 구속을 명령했다. 한 남자가 여자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됐다. 저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기자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망조다. 그래서 기자를 그만뒀다. 그리고 이야기를 썼다. 이 소설은 ‘우상’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상징’을 해체하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에 실재하는 어떤 ‘공포’에 맞서는 이야기다.
---「저자의 말」중에서 카메라가 드디어 집으로 보이는 공간으로 진입했다. 사치스러운 가구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큰 그림, 영화관처럼 거대한 텔레비전, 사람보다 큰 스피커. 거인이 사는 집인가. 뜬금없이 트로트 노래가 흘렀다. 산뜻하게 꾸민 젊은 여자들. 나이트가운 같은 걸 입은 나이 든 여자. 양복을 입고 귀에 뭔가를 꽂은 젊은 남자. 그리고 다시 블랙. 물이 흐르는 소리, 여자들의 소곤거림……. ---「1장 수상한 의뢰」중에서 좋은 기자, 훌륭한 기자, 소신 있는 기자, 정의로운 기자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기자로서의 상품 가치를 높이고 커리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취재원을 이용한 건 아닌가. 제품 홍보 기사나 팔아먹고 접대 골프나 치러 다닌다고 비난하던 기레기보다 내가 나은 게 도대체 무엇인가. 그들은 적어도 제보자를 위험에 처하게 하진 않았다. 그래서.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위해. 제보자를 팔아먹은 건가. 동해는 이달의 기자상 상패를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2장 그분의 사정」중에서 너 같은 잔챙이까지 알게 됐다는 건, 이제 막장이라는 거야. 적어도 이정성을 예전처럼 케어하는 그룹이 없다는 거지. 영감이 맛이 갔을 수도 있고. 인생 허무한 거야. 천하의 이정성이……. 그런데 사고는 뭐다? 이럴 때 터지는 거지. 사고가 터지면 우리한테 뭐다? 기회라는 거지. ---「3장 사랑은 아무나 하나」중에서 동해도 아직 다짜고짜 보도하자고 말할 건덕지는 없었다. 누가 찍은 동영상인지,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 합성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조심해라. 노트북.” “노트북을 뭘 조심해?” “맨날 잃어버리잖아.” “안 그래도 집에 놓고 다니기 거시기해서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어.” “안전한 곳?” ---「3장 사랑은 아무나 하나」중에서 새나라신용정보의 모토는 ‘신속 회수’였다. 간판에도 신속 회수, 창문에도 신속 회수, 명함에도 신속 회수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다. 민사 채권, 상사 채권, 형사합의금, 술집 외상값,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전국 어디든 출동했고 신속하게 회수했다. ‘금융 외길 60년’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이만배 대표의 조부가 해방 직후 동화백화점 뒷골목에서 암달러 장사를 몇 년 했던 게 금융 외길의 실체였다. ---「6장 육하원칙」중에서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비판하는 건 이미 하나의 비즈니스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가 됐다면 그 비즈니스를 잘해야죠. 멋지게. 프로페셔널하게. 우리 언론은 지금 경제 권력의 동등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니라, 경제 권력의 하청업체에 불과합니다. 비즈니스가 아니라 서비스를 하는 거죠. 그게 쪽팔립니다. 이 보도가 나가지 못하면 더 쪽팔리겠죠. ---「7장 시장의 우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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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그 시대, 그 사회의 ‘우상’과 맞서는 일이다
대한민국에는 우상이 여럿 존재한다. 그중 가장 거대한 우상은 무엇일까. 『삼성동 하우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우상이자 공포인 ‘삼성’의 실체를 드러낸 사건, 이른바 ‘이건희 회장 동영상’을 다룬 소설이다. 이 동영상은 2013년 서울 논현동 안가와 삼성동 자택에서 성매매 여성이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을 빌미로 여러 범죄자들이 수십억의 돈을 반복적으로 갈취했지만 삼성은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 동영상은 여러 경로로 퍼져 나갔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하기 전까지 적어도 언론사 세 곳에 관련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취재하지 않았다. 언론학자 강준만은 〈삼성은 대한민국의 거울〉이라는 글에서 “한국인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포지셔닝을 마친 삼성의 위상, 그게 더 무서운 권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기자가 이 사건을 보도한 이유도, 저자가 이 소설을 쓴 이유도 이것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말한다. ‘두당 5백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했다는 건 ‘미담’이 아니냐고. 꼭 보도해야 했냐고. 보통 ‘농담’이라는 단서를 달지만 ‘백 퍼센트 농담’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쉽게 얘기해보자. 성매매 동영상이 존재하고 팩트가 확인됐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이 관여했다. 만약 이 사건의 주인공이 정치인이거나 연예인이었다면, 혹은 다른 그룹의 회장이었다면 어땠을 것인가. 몇 년 동안 언론계에 유령처럼 떠돌았던 동영상을 아무도 보도하지 않았던 기이한 상황을 ‘삼성’이라는 이름을 빼고 설명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특정 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상’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상징’을 해체하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에 실재하는 어떤 ‘공포’에 맞서는 이야기다.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과 용기, 무엇보다 놀랄 정도로 재미있다” 수많은 추천인들이 이 소설을 ‘블랙 코믹 스릴러’라고 규정했다. “기자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망조다. 그래서 기자를 그만뒀다. 그리고 이야기를 썼다. 이 소설은 당연히 소설이다. 20년 넘게 기사를 썼지만, 이야기와 상상의 힘을 나는 믿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설은 기사로는 불가능했던 혹은 부족했던 답변이다. 무엇보다 원래 ‘이야기’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다. 수많은 사연과 맥락, 손에 잡힐 듯 묘사된 인물들의 생생함이 촘촘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권력에 맞서 저널리스트로 활약할 때도 보여주었던 경쾌하고 자유로운 저자의 유머러스함이 이야기를 만나 더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을 빌려서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끈질김과 용기에 박수와 감탄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