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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람 허계생
한사람 생활사
한그루 202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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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어린 시절] 우리 계생이가 일등이라

14 4·3에 휩쓸리지 아니헌 집이 이샤?(4·3에 휩쓸리지 않은 집이 있어?)
22 쌍둥이 어젯밤에 숨 안 거둰?(쌍둥이 어젯밤에 안 죽었어?)
26 고무질도 잘하고, 사까닥질도 잘하고(고무줄도 잘하고, 뒤집기도 잘하고)
34 내터져 고사린 꺾도 못허고(내 넘쳐 고사리는 꺾지도 못하고)
44 어머니 몰래 물허벅 지엉(어머니 몰래 물허벅 지고)
53 새 도둑놈은 도둑놈도 아니(띠 도둑놈은 도둑놈도 아니야)

[청소년 시절] 어른이 된다는 것은

58 낭밧 아니민 돈 나올 데가 엇어(육묘장 아니면 돈 나올 데가 없어)
63 김발 되는 새, 지붕 되는 새(김발 되는 띠, 지붕 되는 띠)
69 장낫으로 촐 비어 눕지멍(벌낫으로 꼴 베어 눕히며)
79 수눌엉 밭갈고 수눌엉 검질 매고(품앗이로 밭갈고 품앗이로 김매고)
88 피농사 지으멍 생이 잡으멍(피농사 지으며 새 잡으며)
95 불치가 잇어사 모물농사 짓주(재가 있어야 메밀농사 짓지)
100 독 잡아그네 감저 파다그네(닭 잡아서 고구마 파서)
103 모물 도둑 잡기(메밀 도둑 잡기)
107 방애 지고 고레 골아(방아 찧고 맷돌 갈아)

[결혼과 출산] 애기 놓고 살아보려고

114 몸뗑이만 보내불어(몸뚱이만 보내버려)
119 왕왕작작한 결혼잔치(시끌벅적한 결혼잔치)
129 무서운 게 엇인 사름(무서운 게 없는 사람)
137 이노무 애기를 지우젠(이놈의 아기를 지우려고)
140 유채 장시, 콩 장시(유채 장사, 콩 장사)
145 벵원 두 번 강 난 첫똘(병원 두 번 가서 낳은 첫딸)
151 송당 새 사당 선흘서 폴고(송당 띠 사다가 선흘에서 팔고)
154 사람 털어졍 아니 아프느냐?(사람 낳는데 안 아프냐?)
156 쉐 질루고 도새기 질루고(소 기르고 돼지 기르고)
163 우리 애기들은 진짜 착헤서(우리 아이들은 진짜 착해서)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시어머니 계실 때가 호강이었지

170 단식허멍 견디멍(단식하며 견디며)
174 나 죽을 거난에 섭섭해도 하지 말라(나 죽을 거니 섭섭해하지 마라)
179 시어머니 잇인 때가 호강이랏주(시어머니 계실 때가 호강이었지)
183 엇인 시절에 무사 예의가 경 많으니(없는 시절에 왜 예의가 그렇게 많은지)
192 폴아지지 않으난 빚만 나고이(팔리지 않으니 빚만 생기고)
195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엇인 거라이(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 거야)
203 미깡낭 아니민 어디서 돈이 나올 말이라게(귤나무 아니면 어디서 돈이 나오겠어)

[소리의 길] 내 세상을 살 날은 없을 줄 알았어

210 이노무 서방 언제 죽어불코(이놈의 서방 언제 죽어버릴까)
214 소리 지를 수 있는 델 다녀봅서(소리 지를 수 있는 데를 다녀보세요)
220 소리가 병을 낫게 헌 거지(소리가 병을 낫게 한 거지)
231 댕겸시민 배워진다게(다니다보면 배워진다)
236 이추룩헌 세상도 이시카(이런 세상도 있을까)

[생활사 살펴보기]

20 4·3사건과 소개_불타버린 7년, 상흔의 70년
32 넋들임_아이들을 돌보는 삼신할망
39 숯가마와 숯막_중산간 사람들의 겨울 부업, 숯 굽기
42 제주도의 내창_바닥이 드러난 마른 내의 세계
50 제주도의 물_돈보다, 쌀보다 귀한 물
61 제주도의 녹화사업_제주도 풍경을 바꾼 나무들
67 새의 쓰임_지붕이 되고, 비옷이 되고, 덮개가 되고
75 소와 촐_소 없이도 안 되고, 촐 없이도 안 되고
84 수눌음_누구든 땀흘려 일해야 먹고살 수 있는 사회
86 보리_보리에 의지해 살아온 사람들
93 도리송당의 피농사_껍질을 아홉 겹 둘러쓴 피농사로 살아가는 여자들
98 제주도의 메밀농사_진정한 메밀의 본고장
109 방아와 맷돌_곡식 껍질을 벗겨야 먹고사는 여성들의 노동 도구
124 제주도의 결혼 의례_마을공동체가 함께 치르는 일뤠잔치
143 제주도와 유채_유채꽃밭의 역사
148 제주도 사람들의 출산과 육아_삼승할망이 돌보는 아이들
159 제주도와 돼지_돼지와 제주도 사람들의 수천 년 인연
188 제주도 사람들의 장례문화_죽은 이를 보내는 여정
206 제주도 감귤의 역사_죽음의 귤이 살림의 귤로, 보리밭의 세상에서 과수원의 세상으로
226 제주도의 민요_노래와 함께한 삶
228 제주도의 농업노동요_위로와 용기와 격려의 노래

242 제주어 작은 사전

저자 소개 2

1953년 계사년에 구좌읍 송당리에서 태어났다. 4·3사건 와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곧 아버지까지 여의고 어머니와 농사를 지으며 자랐다. 가난한 살림에 사내 몫을 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이었지만 당당한 사람으로 컸다. 스무 살에 조천읍 선흘리로 시집와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여러 장사로 나서고 농사를 지었다.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원인 모를 병이 찾아와 살길을 찾다가 소리에 눈을 떴다. 2004년 한춘자 명창에게 제주 민요와 노동요를 사사받고 2010년에는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응어리가 노래로 풀어졌던지 병도 나았다. 여러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텔레비전
1953년 계사년에 구좌읍 송당리에서 태어났다. 4·3사건 와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곧 아버지까지 여의고 어머니와 농사를 지으며 자랐다. 가난한 살림에 사내 몫을 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이었지만 당당한 사람으로 컸다. 스무 살에 조천읍 선흘리로 시집와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여러 장사로 나서고 농사를 지었다.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원인 모를 병이 찾아와 살길을 찾다가 소리에 눈을 떴다. 2004년 한춘자 명창에게 제주 민요와 노동요를 사사받고 2010년에는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응어리가 노래로 풀어졌던지 병도 나았다. 여러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텔레비전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하며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다.
1972년 부산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환경 단체 녹색연합에서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 기자로 일하고, 소나무출판사에서 자연과 사람, 평화를 주제로 한 책들을 만들며 글을 써 왔다. 2011년부터는 제주도에 살면서 제주도의 자연과 전통 농업, 사람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며 글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산골마을 작은학교』(공저), 『인권도 난민도 평화도 환경도 NGO가 달려가 해결해 줄게』, 『희망을 여행하라』(공저), 『제주 사람 허계생』, 『고병문 농사 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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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50*210*20mm
ISBN13
9791168670693

책 속으로

애기들 살아난 후제(뒤에) 우리 어머니가 오빠를 서당엘 보냈주. 공부를 잘해 거기서 일등만 허는 거라. 한 달에 한 번 시험을 보는데 일등을 해노난 우리 어멍이 욕을 하는 거라. 서당에서 일등을 허민 시루떡을 한 시리썩(시루씩) 쳐오랜(쪄오라고) 허여. 서당 아이들을 먹일 거라. 어머니는 힘도 엇인디 그걸 해오랜 허니 욕하는 거라. 일등허지 말라고. 경헌(그런) 시절이라.
--- p.25

옛날은 또 큰일을 허젠하면 물을 질어간 거주. 부주라. 한 열댓살 되면 동네에 큰일 있다 하면 다 물부주해. 돈이 잇어게(있어야 말이지). 물부주는 안 허는 사람이 엇엇어. 큰일을 허젠 하면 다들 질어다줘. 집을 짓젠 해도 흙질을 허젠 하면 산듸짚(밭볏짚) 뿌리멍 벌겅헌 흙 파당 사람으로도 볼르고(밟고) 소로도 볼르고 하려면 물이 잇어사주(있어야지). 집짓는 집에도 다 물부주 해야지. 아니믄 집을 짓을 수가 엇주게. 송당에는 촐흑이(찰흙이) 많았어. 이제 생각하믄 그때가 인심은 좋았지 .
--- p.47

잔칫날은 되난 궨당들이(친척들이) 왕 준비를 허엿주. 옛날은이 도새기(돼지) 한 마리로 잔치 허엿주게. 거줌(거의) 한 마리로 다 헷주. 두 마리나 잡앙 잔치하는 집이 베랑(별로) 엇엇어. 도새기 한 마리 잡은 걸로 내장 허영(마련해서) 삶앙 그거 호꼼썩(조금씩) 놩(놔서) 가문잔치 하고, 배설이영(창자랑) 껍데기영 간이영 뿍뿍이영(허파랑) 한 점썩 노멍(놓으면서) 그거 동네사람들헌티도 태우멍(나눠주면서) 잔치들을 헹 먹는 거라.
--- p.119

세번째 똘 난 후제(후에) 그렇게 울었주. 집에 쉐 18마리가 매어져 있는데 아방은 촐(꼴) 줄 생각을 않더라. 애기 난(낳은) 사흘만에 또 나가는 거라. 총 매어 생이(새) 쏠 생각만 하고 술먹을 생각만 허는 거라. 애기 배나 애기 노나(낳으나) 그 촐 주는 건 다 내 차지라….
--- p.156

사람이 죽으면 심방을 빌엉 귀양을 내주게. 어머니 돌아가신 땐 초호루 보름 두 번씩 식개를 헤신디, 아버지 돌아가신 땐 초호루만 헷어. 100일 되면 ‘졸곡’을 헤여. 어머니 돌아가신 때는 아버지 살아계시니까 반년 되면 ‘소상’을 하고이, 3년 되면 ‘대상’을 또 허주게. 경허고 우리 아버지 돌아가신 때부터는 ‘상식’은 내가 헷어. 상식은 아침 저녁만 하고. 대상이 끝나민 ‘담제’를 해여. 100일 되면. 옛날은이 경(그렇게) 엇인(없는) 시절에 무사(왜) 예의가 경 많으니. 촐리는(차리는) 게. 영장(장례) 치룹고 그 초호루 보름허고, 제사허고, ‘졸곡’허고, ‘담제’허고, 허난 1년에 마흔 번 헤젓어. 어머니 돌아가신 때.
--- p.186

경헹 댕겨신디 그루후젠 아프는 건 전혀 몰란. 아예 없더라. 노래 허민 막 즐거워부난. 마음이 너무 즐거운거라. 세상을 다 얻은 거 달므는(같은) 거라. 이제 서방도 모음대로(마음대로) 댕기라 허지, 밥도 지냥으로(자기대로) 먹는댄 허지. 나강(나가서) 오래 살던지(있든지) 해도이. 학원에서 공연 가게 되면, 밤에 공연하는 데도 있거든. 호텔 같은 데는 밤공연이라. 밤 12시가 되고 1시가 되고 해도 아방은 모음대로 댕기라, 애기들은 아이구 잘 헴수다 잘 헴수다 허지, 이거 뭐 세상을 다 얻어시난(얻었으니) 아플 이유가 엇지. 게난 소리가 병을 낫게 헌거지. 명약이 따로 엇지.

--- p.225

출판사 리뷰

구술 기록의 새로운 이정표

우리나라에서 구술 기록이 대중에게 널리 읽히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뿌리깊은나무 민중자서전』이 출판되면서부터였다. 20권에 이르는 이 시리즈를 통해 사람들은 비로소 평범한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삶이 품은 깊이와 의미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구술사는 역사적, 사회적, 생활문화적 증언으로 조명받으며 꾸준히 기록되어 왔고, 최근에는 독립출판의 약진으로 자신의 가족을 기록하는 출판도 증가하고 있다.

구술 기록은 국가와 사회적 맥락에서만 바라보던 역사·문화를 개인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관점의 폭을 넓혀주었지만 한편으로는 구술자가 살았던 시대와 지역의 배경을 알지 못하는 독자는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한계에 아쉬움을 느껴온 저자는 허계생의 삶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사건, 공간, 농사, 문화 등을 풍부하게 해설함으로써 독자는 이야기 속으로 제대로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이야기에 힘을 더하며, 구술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제주, 우리가 몰랐던 제주 여성

팬데믹을 지나오며 제주도는 통제되고 고립되어온 사람들의 숨통이 되어주었다. 제주도는 한 해에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 또 오는 전 국민의 여행지이지만 정작 우리는 제주도를 알고 있을까? 관광지와 맛집과 카페를 꿰고 있는 것으로 제주도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화산섬 제주도는 땅의 성질과 기후와 역사와 문화가 ‘육지’(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를 이르는 제주식 표현이다)와는 많이 다르다. 논농사가 거의 불가능한 밭농사 위주의 농경형태는 전혀 다른 농경문화를 낳았고, 산 좋고 물 좋은 ‘육지’와는 달리 땔감을 구하는 일도 물을 구하는 일도 고된 노동 없이는 불가능했다.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오름은 제주 사람들에게는 무엇이었을까? 화사하고 아름다운 유채꽃밭은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걸까? 제주 사람들은 어떻게 태어나고 성장하고 결혼하고 죽음을 맞이했는가.

계사년(癸巳年)에 태어나서 계생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한 여자아이가 자라나 어른 노릇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늙어간다. 그 속에 ‘육지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한 제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주어진 대로 열심히 살기만 했던 한 여자가 원인 모를 병이 들고 그 병을 이기려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만날 수 있다.

소멸위기언어 제주어의 말맛

얼마 전 큰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제주 사람이 등장해 제주말을 쏟아놓았다. 주인공들이 제주말을 하는 최초의 드라마에는 자막이 달려야 했다. 제주말은 육지와는 다른 어휘와 문법을 가졌기 때문이다. 제주어는 쓰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어 유네스코가 ‘소멸위기언어’로 분류하고 있다. 토박이 제주 사람들의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제주사람의 말은 경쾌하면서도 유장하다. 투박하고 거친 듯하지만 운율이 살아있어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입말을 살려 글로 담고, 그 말맛을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원도 담았다. 제주말은 어떤 맛일까. 제주말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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