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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는 말 · 4
개살구 · 8 낙엽기 · 42 공상구락부 · 54 성찬聖餐 · 80 부록 · 98 삽화 · 116 마음에 남는 풍경 · 134 메밀꽃 필 무렵 · 138 막幕 · 154 소라 · 180 가로의 요술사 · 202 노인의 죽음 · 206 맥진驀進 · 212 필요 · 216 누구의 죄 · 222 나는 말 못했다 · 228 달의 파란 웃음 · 234 |
李孝石, 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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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에 말을 낸 것은 맨 처음 물 이러 온 금녀였고 그의 말을 들은 것이 다음에 온 제천이었다. 제천이는 이어 온 춘실네에게 그것을 귀띔하고 춘실네는 괘사 옥분에게 전하고 옥분은 히히덕거리며 방앗집 새댁에게 있는 대로 털어버렸다. 간밤의 변사는 순식간에 입에서 입으로 온통 번설煩說되고야 말았다. 뒤를 이어 모여든 한패는 물을 길어가지고는 냉큼 갈 줄을 모르고 물동이를 차례차례로 샘 전에 놓은 채 어느 때까지나 눈길을 흘끗거리면서 뒤숭숭하게 수군거렸다. 한번 말문이 터지면 좀체 수습하기 어려워서 있는 말 없는 말 주워섬기는 동안에 아침 시중이 늦어지는 줄도 모르고 횡설수설이었다. 새침데기이던 방앗집 새댁도 제법 말주머니여서 뒤에 오는 축들을 붙들고는 꽁무니가 무겁게 어느 때까지나 말질이었다.
“세상에 그런 법도 있을까. 집 안이 언제나 감감하길래 수상하다구는 노렸으나―하필 김 서기일 줄야 뉘 알었을구, 환장이지 그럴 수가 있나. 무서워라.” ---「개살구」중에서 가엾은 민자! 날도적 같은 그 여인! 눈을 홉뜨며 주먹을 쥐려니 맞은편의 그 여인도 보배와 똑같은 시늉을 한다. 어이가 없어 몸자세를 늦추고 시선을 옮길 때 여인은 다시 그것을 흉내 냈다. 보배는 번개같이 정신이 깼다. 망측한 요술이었음을 깨닫고 몸에 소름이 돋았다. 맞은편 벽에 걸린 커다란 체경의 요술이었던 것이다. 여인은 물론 보배 자신이었다. 취흥으로 거나한 바람에 거울의 요술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던 것이다. 순식간에 그의 마음속에 일어났던 비밀을 두 사람에게 속 뽑힐까 두려워하며 겸연쩍은 마음으로 준보 옆에 털썩 주저앉기는 하였으나 그 후까지도 이 괴이한 경험은 쉽사리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사람이 아무리 취하였기로 거울에 비친 제 얼굴도 못 알아보는 법 있나 하고 한결같이 의심이 솟는 지경이었다. 몸에 소름이 돋치지 않고는 이 기억을 되풀이할 수 없으며 동시에 이 경험은 보배에게는 한 큰 암시요, 유혹이었다. 이 암시로 말미암아 그는 세 사람 가운데에서 자기의 역할을 적확히 깨달았던 것이다. ---「성찬」중에서 문학의 열정은 더욱 높아져서 그 후 동인 잡지가 부서지고 동무들이 다시 심상한 사이로 돌아가게 되어버린 후까지도 재도와 현보의 뜻은 한결같았고 사이는 더욱 친밀해졌다. 동인 잡지가 없어지고 학년이 높아감에 따라 신문과 잡지에 투고하는 풍속이 시작되었다. 외단으로 실려진 시나 산문을 가지고 와서는 서로 읽고 비평하기가 큰 기쁨이었다. 투고 중에서 가장 보람 있고 듬직한 것은 신년 문예의 그것이었으니 재도들이 처음으로 그것을 시험한 것은 마지막 학년의 겨울이었다. 재도와 현보는 전에 동인 잡지에 한몫 끼었던 또 한 사람의 동무를 꼬여 세 사람이 그 장한 시험을 헛일 삼아 해보기로 작정하고 입학 시험 준비의 공부도 잠깐 미루어놓고 학교를 쉬면서 각각 응모할 소설들을 썼다. 추운 재도의 방에 모여 화롯불에다 손을 녹이면서 각각 자기의 소설들을 낭독한 후 비판하고 격려하고 예측하고 한 그날 밤의 아름다운 기억을 배반하고 비웃는 듯이 소설들은 참혹하게도 낙선이고 다만 한 사람의 동무의 것이 선외 가작으로 뽑혔을 뿐이었다. 재도와 현보의 실망은 컸다. 더구나 재도는 조그만 그 한 일로 자기의 천분까지를 의심하게 되었고 문학에의 열정에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었다. ---「삽화」중에서 맑은 모래펄이 포구에서 시작해서 바다의 후미를 몇 고패나 굽이굽이 돌아 남쪽으로 아련하게 연했고 모래펄 등으로는 해당화가 송이송이 푸른 전을 수놓았다. 그러므로 오 리 장간의 넓은 벌판이 뻗치고 벌판 끝에 내가 아물아물 보였다. 모래펄 밖으로 열린 바다―바다는 무엇하자고 왜 그리도 넓은가. 그 필요 이상으로 넓은 바다는 아마도 조물주가 잘못 만든 것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주를 만들다가 지친 판에 귀찮다는 듯이 중도에서 그대로 버려둔 것일 거라고 학수는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넓고 자유로운 세계의 설명이 마음속에 서지 않는 것이다. 바닷빛에는 층이 있어서 가까운 데는 희고 그다음은 초록이요, 먼 곳은 푸른빛이어서 초록과 푸른빛과는 칼로 가른 듯이 구별이 확실했다. 초록 바다 위에서는 갈매기가 날고 푸른 바다 위에는 어선과 발동선이 아물거렸으나 위대한 바다에 비기면 값없는 장난감같이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소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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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고 '나만의 문학 ' 클래식
읽는 재미를 찾아 떠나는 진짜 문학의 숲을 향해서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는 어느 순간 읽는 재미를 잃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인터넷의 발달은 더는 독자의 시선을 책에 머무르게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지요. 덕분에 교과서에 실린 몇 작품만을 간신히 읽고서도 문학 작품을 읽었다고 자부하며 살아오진 않았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읽게 된 소설을 손에 쥔 채 밤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었던 그 날의 추억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전세계에 한류가 흘러가고 우수한 콘텐츠로 대한민국이 주목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과연 그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나만의 문학'은 바로 문학이 주는 즐거움과 힘에 주목했습니다. 어려운 단어나 잘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 있더라도 작품 그 자체가 주는 이야기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어렵지만 읽어냈다는 성취감을 통해 내면의 힘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날의 즐거움을 다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잊고 있던 이야기의 즐거움을 찾아 함께 소설의 숲으로 떠나봅시다. 한 권 한 권 쌓이는 이야기들이 나만의 '문학의 숲'을 울창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 숲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한 길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문학에는 우리의 삶을 치유하고 보듬는 무한한 힘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제 그 힘을 발견해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