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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볼래요?
엄마들의 삶에 스며든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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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우리 같이 영화 볼래요?

#1. 조조할인

우리는 기적이 되기에 충분하다#우리집#정현주
기, 생, 충 사이에도 거리가 필요해#기생충#홍애리
‘헤픈 가족’은 어떨까요#가족의 탄생#자일리
쿨한 게 아니라 노력하는 중입니다#보이후드#김은희
둘이어도 괜찮은 가족#우리의 20세기#쑤리
오늘도 머리에 꽃을 달고 출발선에 선다#결혼이야기#단단
이 세상 낡은 벽지를 무지개색으로#톰보이#살구
어느 ‘B급 시어머니’의 고백#B급 며느리#블랑

#2. 심야 영화

출산한 몸에 관해 말하기#툴리#성소영
엄마는 강하다는 말#펭귄 블룸#안성은
모래사장에 빠진 유아차를 옮기려면#박강아름, 결혼하다#나비
아름다운 추억 속에 숨겨진 그늘#남매의 여름밤#하지현
나에게는 날개가 있다#레볼루셔너리 로드#이민영
은희가 숙자를 원망하지 않은 이유#벌새#민보영
어디 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소공녀#홍하언니
독박 돌봄은 사양합니다#욕창#유유
너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 나의 사랑#케빈에 대하여#은주

#3. 주말의 명화

엄마들이여, 사치하자#82년생 김지영#이성경
사는 게 뭔지 진짜 궁금해졌어요#찬실이는 복도 많지#랄라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한 여자들#디 아워스#구성은
나는 날마다 내 안부를 묻는다#마나나의 가출#유보라
오늘도 활짝 문을 열었습니다#안토니아스 라인#엘리
둘은 둘인 채로 잘살았답니다#비포 미드나잇#인성
세상 속 아줌마 요원들의 세계#블랙 위도우#김수현
느슨하지만 단단한 울타리#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이효정
다시 시작되는 마법, 영화#크루엘라#심지

저자 소개 27

엄마페미니즘탐구모임

2018년 엄마들의 삶을 탐구하는 모임으로 시작했다.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라는 문제의식으로 가족, 집, 모성, 돌봄, 성을 주제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쓴다. 지금까지 책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2019),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2020), 《우리 같이 볼래요?》(2023)를 함께 썼다. 부너미에서는 구성원의 나이와 배경, 경험의 차이를 넘어 서로의 삶과 질문을 지지하며 ‘읽는 부너미’, ‘걷는 부너미’, ‘먹는 부너미’, ‘키즈 부너미’ 등 다양한 모임을 꾸준히 연다. 2023년에는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인식 개선에 기여했음을 인정받아 서울시 성평등상
2018년 엄마들의 삶을 탐구하는 모임으로 시작했다.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라는 문제의식으로 가족, 집, 모성, 돌봄, 성을 주제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쓴다. 지금까지 책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2019),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2020), 《우리 같이 볼래요?》(2023)를 함께 썼다.
부너미에서는 구성원의 나이와 배경, 경험의 차이를 넘어 서로의 삶과 질문을 지지하며 ‘읽는 부너미’, ‘걷는 부너미’, ‘먹는 부너미’, ‘키즈 부너미’ 등 다양한 모임을 꾸준히 연다. 2023년에는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인식 개선에 기여했음을 인정받아 서울시 성평등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지금까지 한겨레,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 부너미의 활동을 조명했다.
‘부너미’라는 이름은 한옥 아궁이에서 불길이 역류하는 것을 막고 집 안 전체가 따뜻해지도록 돕는 작은 언덕, ‘부넘기’에서 따왔다. ‘나’의 자리에서 시작한 질문이 가정으로, 아이들의 삶으로 연결되며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인스타그램 @buneomi

부너미의 다른 상품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좋은 내향인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에 자꾸 마음이 설렌다. 함께하는 즐거움을 배우고 있다.
무시형 불안정 애착 유형 인간. 사람들과 쓸데없이 밀당하며 부끄러운 흑역사를 쓰다가 요즘은 적당한 거리감을 찾은 듯하다.
어쩌다 4인 가족을 꾸리게 됐다. 가족이라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들 때면,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진다.
이혼 3년차. 아이들을 위해 전남편하고 원만하게 지내려 노력 중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이냐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평범한 어른이 되기를 꿈꿨지만, 세상에 평범한 어른은 한 사람도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지금은 그저 나다운 삶을 살고자 한다.
아이 낳은 지 3년째. 출산으로 완전히 달라진 삶에 여전히 적응 중이다. 엄마, 아내, 직업인이라는 구실이 한꺼번에 밀려와 버거운 날이면 한바탕 울고 다시 노트북 앞에 앉는다.
숱한 꿈 중에 (아직은) 엄마가 되는 꿈만 이루었다. 살고 싶은 대로 살 방법을 궁리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중이다. 필요 없는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에서 살고 싶다.
며느리도 사위도 손자 손녀도 있다. 36년 빡세게 일하고 퇴직했다. 새로운 인생을 모색 중이다. 그중 하나, ‘B급 시어머니’로서 ‘B급 며느리’하고 자유롭게 재미나게 살아보려 한다.
험난한 출산 과정을 겪으며 내 몸에 관해 자주 생각하게 됐다. 세상 엄마들이 가감 없이 몸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엄마는 대단하다’는 칭찬은 사양한다. 약함과 강함이 공존하는 엄마의 삶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온전한 내 목소리를 찾기 위해 꾸준히 읽고, 보고, 쓴다.
비에 젖은 모래사장에서 어떻게 하면 유아차를 잘 옮길지 고민 중이다. 결혼 생활의 필수품은 불타는 애정이 아니라 든든한 팀워크라고 믿고 있다.
엄마하고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엄마의 전철을 밟고 있는 전업주부 8년차. 애초에 선택지가 없었나 의심하고 있다.
엄마로 산 지 16개월, 배우자로 산 지 104개월째. 그 둘을 넘어선 삶을 탐색 중이다.
딸이 더 좋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이자, 엄마가 된 뒤에야 친정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한 딸이다.

홍하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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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자영업자, 소설 쓰는 홍리치가 꿈이다.
어린이·청소년들과 함께 독서논술과 역사문화체험학습 수업을 진행하며 20년 넘게 지내왔다. 자격증 따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수십 종의 자격증을 보유 중. 올해 또 하나의 새로운 자격증을 추가했다. 공저로 부너미와 함께 『우리 같이 볼래요』를 썼다.

유유의 다른 상품

엄마 8년차, 영화를 통해 내 삶을 들여다보고 힘겹게 글을 쓰며 살아갈 힘을 구한다.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등이 찌르르 한다.
엄마가 되고 나서 시간 빈곤자가 됐다. 쉼과 즐거움은 사치라고 여기며 바삐 달린 10년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시간 낭비로 알던 일에 진심을 다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10년 다닌 직장을 퇴사하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매일 자아 분열을 겪는다. 집 말고는 갈 곳도 소속도 없는 지금에야 진짜 나를 마주한다.
속 편한 주부 같지만 가슴속 꽁꽁 우울과 불안을 숨겨둔 사람. 다르게 살고 싶은데 아직 방법을 몰라 찾고 있는 중이다.
문득 돌아볼 때 생각보다 덜 불행하고 더 아름다운 삶이기를 바란다. 여전히 두렵고 불안하지만 오늘도 책상에 앉아 ‘나’를 꺼낸다.
결혼 뒤 모든 것이 이상해진 나라에서 여전히 ‘이상한 엘리’로 살고 있다. 전라북도 완주군 ‘엄마의 방학’에서 희미해진 이름을 찾는 엄마들이 던진 질문을 따라가는 중이다.
둘이 되고 넷이 되자 더 또렷하게 ‘나’를 갈망했다. 엄마이자 읽고 보고, 만나고 듣고, 쓰고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나와 우리를 마주한다.
아줌마 세계에 입문하고 염세주의 병이 완치경상도 출신. 장녀. 1980년대생. 여성. 출신과 출신 너머의 것을 말하려 한다. 요가와 바다수영을 사랑하며, 현재 두 어린이를 돌보면서 함께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같이 볼래요?》(공저)와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가 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아줌마를 위한 아줌마 사회학》을 연재 중이다.된 사람. 매일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요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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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연결의 느낌을 좋아한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잃어버린 소통과 연결의 언어를 부너미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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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마다 삶이 달라지는 마법을 경험하고 있다. 영화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만큼 나를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18g | 128*188*20mm
ISBN13
9791155311394

책 속으로

내 인생의 빙하기와 해빙기가 지나간 모양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영화에 푹 빠져들었지만, 아프고 슬프기보다는 묵묵하고 애틋했다. 길 잃은 아이들이 종이 집을 밟으며 목 놓아 우는 장면에서는 속이 후련했다. ‘얘들아, 잘했어! 집은 무겁게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게 아니야. 그것도 집에서 가장 어린 너희들이 짊어지면 안 돼. 그럴 필요 없어. 그깟 집 좀 구겨지면 어때. 중요한 건 너희들이야. 누구도 너희를 구길 수 없어.’
--- p.21

자녀들에게 매달릴 시간이 없다. 내게 주어진 인생 2막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B급 며느리’ 진영처럼 ‘B급 시어머니’로 살려 한다. ‘따뜻한 무관심’과 ‘연대하지 않는 연대’를 통해 평상시에는 무심하게 지내려 한다. 도움을 청할 때 도울 수 있는 여건이면 돕고, 상황이 안 되면 ‘노’라고 대답하면 된다. 비급 며느리만 있는가? 비급 시어머니도 있다.
--- p.77

'나는 결국 쓸모없는 인간인가?' 수없이 되묻는 동안 방안 곳곳에서 곰팡이가 피어올랐다. 박완서, 폴 오스터, 아니 에르노의 매혹적인 책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까맣게 멍든 집이 나를 좀먹고 있었다. 반포자이에 다녀온 그날 밤, 컴퓨터 속 시나리오 폴더를 지웠다. 그때부터 나는 국회도서관에 틀어박혀 부동산과 재테크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고, 저녁에는 학원 강사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취향이나 적성에 상관없이 오라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시키는 일을 했다.
--- p.130

남편은 회사 생활을 우선하다가 퇴근 뒤 한두 시간 또는 주말에 아이들하고 신나게 놀아주면 ‘아빠 최고!’라는 말을 들었다. 꾸준히 경력을 쌓았고, 연봉도 올랐다. 경제력과 돌봄력을 다 갖춘 매력적인 삶이었다. 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주 양육자 구실을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했다. 밤낮없이 일해도 수입은 불안정했고, 집에서 일하다 보니 아이들하고 갈등이 자주 생겼다. 체력과 인내심은 바닥났다. 간식 달라는 말에도, 색종이 잘라 달라는 말에도 짜증이 났다.
--- p.158

결혼을 하고 남편 고향으로 귀농을 했다. 그곳에서 아이 넷을 낳았다. 반복된 임신과 출산은 자발적 선택이었다. 몸은 고되지만 웃으면서 육아를 해냈다. 언제부터 그랬을까? 자꾸만 타인의 자유를 힐끗거리며 혼자인 나를 상상했다. 그렇지만 ‘엄마’를 빼고 나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막 백일이 된 넷째를 등에 업고 설거지를 하다가 눈물이 툭 떨어졌다.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최선이었을까. 덜그덕 덜그덕 마음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설명할 수 없는 설움이 밀려왔다. 그날 밤,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나를 바라봤다. 소매가 늘어난 낡은 티셔츠, 뒤로 질끈 묶어 올린 부스스한 머리, 푸석한 얼굴 뒤로 까마득한 시간이 흘러갔다. 더는 나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 p.179

무엇보다 큰 변화는 내 안에서 일어났다. 부너미 샘들이 일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배움과 자극이 일어난다. 그런 배움과 자극 덕분에 이제 나는 일상의 벽 앞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설익은 초록빛 토마토이던 나는 부너미 샘들을 만날 때마다 튀김옷 입은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처럼 조금씩 달라진다. ‘엄마에게도 언어가 필요하다’며 남성 중심 사회에 작은 균열을 내고 싶어하는 우리는 우리들에게 잇지와 루스이면서 니니와 에블린일지도 모른다.
--- p.217

영화관하고 멀어진 이유는 아이 탓도 아니고 남편 탓도 아니었다. 티켓 가격을 보면서 생활비가 먼저 떠올랐고, 후줄근한 나를 단장하고 동네를 벗어나 시내 영화관으로 가기도 귀찮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하는 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과정도 모두 번거로웠다. 아이 데리고 시가에 가면서 간만에 혼자 영화도 보고 쉬고 오라며 남편이 권해도 집에서 냉장고 정리를 한 사람은 나였다. 나만을 위한 작은 지출도 사치라며 내 욕구나 취향을 가볍게 밀어낸 사람도 나였다. 문득 영화 보러 영화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22

출판사 리뷰

밤 열 시,
‘육퇴’하고 시작하는 같이 혼자서 영화 보기


모두 잠든 시간, 집안일과 돌봄에서 겨우 벗어난 엄마들은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져도 쉽게 잠들 수 없다. 귀하디귀한 나만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일상에 쫓겨 희미해지는 진짜 나를 또렷이 마주할 순간이다. 고립된 엄마들은 혼자서 동영상 서비스에 접속해 같이 영화를 본다. 그러고는 영화 이야기인 듯한 내 이야기, 내 글인 듯한 영화 에세이를 쓴다.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면서 ‘B급 며느리’와 ‘B급 시어머니’가 만나고, 맞벌이 부부의 주 양육자라는 자각에 힘들어하고, 잃어버린 나를 찾자는 마음으로 영화관으로 향하고,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를 부리기로 결심한다.

부너미가 쓴 엄마들의 영화 이야기는 세 가지 해시태그로 갈무리된다. 1장 ‘조조할인’에서 엄마들은 〈우리집〉, 〈기생충〉, 〈가족의 탄생〉, 〈보이후드〉, 〈우리의 20세기〉, 〈결혼이야기〉, 〈톰보이〉, 〈B급 며느리〉를 본다. 2장 ‘심야 영화’에서 만나는 엄마들의 영화는 〈툴리〉, 〈펭귄 블룸〉, 〈박강아름, 결혼하다〉, 〈남매의 여름밤〉, 〈레볼루셔너리 로드〉, 〈벌새〉, 〈소공녀〉, 〈욕창〉, 〈케빈에 대하여〉다. 3장 ‘주말의 명화’에 담긴 목록은 〈82년생 김지영〉, 〈찬실이는 복도 많지〉, 〈디 아워스〉, 〈마나나의 가출〉, 〈안토니아스 라인〉, 〈비포 미드나잇〉, 〈블랙 위도우〉,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크루엘라〉다.

구호보다 공감으로
가부장제를 흔들고 나를 찾아가기


“서는 데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웹툰 〈송곳〉에 나온 이 대사처럼 같은 영화도 결혼, 임신, 출산, 양육이라는 경험을 통과한 뒤에 다시 보면 새롭게 다가온다. 영화관 스크린에서 거실 텔레비전이나 서재 노트북으로 보는 장소까지 바뀐 지금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날 선 구호보다 느린 공감이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우리 같이 볼래요?』는 부너미가 지금까지 낸 두 책처럼 강하고 도발적인 주제를 담고 있지 않다. 온라인으로 좀더 많은 엄마들이 모여서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엄마들의 일상에 좀더 깊이 파고들어 누구나 고개 끄덕일 만한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이다. 영화는 공감을 끌어내는 힘을 지닌 예술이고, 공감에 바탕한 이야기들은 좀더 쉽게 전달되리라 믿은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짧은 글들이 가부장제에 제기하는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가 아니라 삶을, 내 삶에 스며든 영화 이야기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이 볼래요?』는 기혼 여성의 관점으로 영화를 보려 노력한 결실이다.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아내, 엄마, 딸, 며느리 같은 ‘정상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이 기혼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다양한 영화를 매개로 느낀 감동과 기쁨, 혼란과 좌절, 희망과 실천적 노력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엄마의 모습은 여전히 단편적이고, 영화 평론가나 학자가 엄마의 삶을 분석한 글은 뭔가 불편한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 같이 볼래요?』를 함께 쓴 우리의 목표는 결혼 제도 바깥에 서 있는 여성들까지 포함해 영화 이야기를 우리들의 이야기로 계속 이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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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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