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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7제2장 ·101제3장 ·167작가의 말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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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정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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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깨뜨리는 대신 세계와 하나가 되다신화적 목소리로 행성의 치유를 노래하는 새로운 성장소설“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성장소설의 고전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이다. 이처럼 세계를 전복하고 깨뜨리는 것이 성장의 공식이었다면 현호정의 성장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세계를 깨뜨리는 대신 성장하는 인물과 같은 상실을 가진 세계를 창조하는 것. 다시 말해, 구멍을 내는 것. 소녀의 가슴에도, 행성의 대지에도 구멍이 생긴 이상 현호정에게 세계는 더 이상 투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몸을 공유하고 정신적으로 화합해야 하는 또 다른 자기 자신일 따름이다. 즉, 현호정의 성장에서 세계는 상처와 상실감을 주는 존재에서 자신처럼 상처 입고 상실의 구멍을 가진 존재로 바뀐다. 자신이 진심으로 환영하며 구멍을 메워주고 싶어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고고의 구멍』에는 상실에 의한 서늘한 마음과 상실을 회복시키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양가적인 마음을 반영한 것처럼, 냉대 기후와 열대 기후가 뒤섞인 행성이 등장한다. 저 춥고 따듯한 마음으로 가득한 소녀의 가슴과 여러 기후가 뒤섞인 행성에 뚫린 구멍. 소녀는 자기 가슴에 난 구멍을 보면서 행성의 구멍을 떠올린다. 또 구멍 때문에 죽을 운명에 놓인 자신을 걱정하다가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행성의 운명을 걱정한다. 그렇게 점차 자신의 몸과 마음을, 나아가 행성과 행성에 흐르는 정신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이해의 교차 속에서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더 멀리 나아간다. 가슴에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연명담은 어느새 자신과 똑같은 상실을 겪은 존재를 만나는 여정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소녀는 자신을 냉대했던 세계로부터 똑같은 상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상실을 회복시키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이렇게 소녀의 성장은 세계와 하나가 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고고의 구멍』은 세계의 상실이 어째서 ‘행성의 구멍’이, 소녀의 상실이 어째서 ‘몸의 구멍’이 되었는지를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정신과 육체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고리로 행성의 구멍과 소녀의 구멍을 연결한다. 이렇듯 정신과 육체, 세계와 사람을 따로 보지 않는 시선 속에서 그 무엇도 더 이상 투쟁의 대상이 아니게 된다. 그리하여 성장의 에너지는 투쟁이 아닌 하나가 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현호정은 과거에도 지금도 신화를 다룬다. 『단명소녀 투쟁기』에서 그가 기존의 신화를 변주해 세계와 투쟁했다면, 『고고의 구멍』은 행성 창조 신화를 써서 소녀와 세계를 함께 회복시킨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초대받고 싶어 하는 ‘성장소설의 세계’. 어느 곳에서도 초대받지 못했던 현호정은, 자신의 단단하고 생명력 넘치는 문체로 모두가 초대받을 수 있는 ‘성장소설의 세계’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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