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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마는 아무나 타나
2 책비가 된 조이 3 삼짇날 흰나비 4 뜻밖의 만남 5 꽃눈이 쌓이지 않았다 6 억울함이 없게 하라 7 죽은 여인의 이름은 조이 8 두 명의 조이, 두 명의 노비 9 초검을 뒤집은 복검 10 작은조이의 부탁 11 다시 나타난 검은말 도적단 12 단옷날 대소동 13 가마 안에서 나온 사람 14 모든 조이는 강하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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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추워.”
조이는 자라목처럼 머리를 푹 집어넣었다. 보들보들하던 바람이 별안간 칼을 들고 목덜미로 파고들었다. 분이가 제 목도리를 둘러 주며 타박했다. “집에 가라니까 웬 황소고집이야?” 조이는 거절하지 않고 헤헤 웃었다. 목도리 하나 했다고 움츠렸던 등이 저절로 펴졌다. “가마 단속하는 건 처음 보잖아. 다모가 되려면 미리미리 봐 둬야지. --- p.9~10 “저 언덕이 필운대구먼. 이리도 가까운데 인제야 와 보는구나.” 나지막한 필운대 언덕 아래로 집집이 심은 살구나무와 복숭아나무에서 꽃이 피어 뭉게뭉게 꽃구름바다를 이루었다. 살구꽃은 지금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 p.35 조이는 처음으로 복건 도령을 제대로 쳐다보았다. 하얀 피부에 가지런한 눈썹, 맑고 검은 눈동자, 단정한 코, 고집스러운 붉은 입술. 얼굴에서 태어날 때부터 뼛속 깊이 새겨진 오만함과 고귀함이 묻어났다. --- p.54 그러나 뜻하지 않은 고함이 모두의 발길을 붙잡았다. “생각났어요! 누군지 알 거 같아요!” 죽은 여인의 정체를 기억해 낸 건 조이가 아니라 꽃님이였다. --- p.72~73 “서로의 집안이 망한 것도, 우리가 노비가 된 것도 모두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야. 너도 나도 똑같은 피해자인데 너는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고 있잖아. 때린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우리가 싸워야 하지?” “끝까지 저만 잘났지.” 작은조이가 삐딱한 미소를 지었다. --- p.106 “악! 웬 놈이냐?” 그 사람은 김득지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조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해를 등지고 서서인지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눈부심에 찡그리고 있던 조이의 눈이 어느 순간 번쩍 떠졌다. ‘세상에, 완아군이잖아!’ --- p.136 조이는 작은조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자. 우리는 잘 해 낼 거야. 모든 조이는 강하니까.” “모든 조이는 강하다……. 참 좋은 말이다.” 작은조이가 조이의 두 손을 마주 잡았다. 메마른 논바닥에 단비가 내린 것처럼 미소가 번질 때마다 작은조이의 얼굴에서 생기가 되살아났다. --- p.152 |
봄꽃이 활짝 핀 따스한 봄날, 유명한 꽃놀이 장소로 나들이를 떠난 조이. 복숭아꽃과 살구꽃이 활짝 핀 아름다운 풍경도 구경하고, 난생처음 진달래꽃을 따서 꿀을 빨아 먹던 조이는 꽃향기와 풍경에 취해 산 안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장면과 마주하게 되는데……. 따듯한 봄바람 부는 한양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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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꽃나무 아래, 버선발이 대롱대롱
홍조이, 억울하게 죽은 노비의 사연을 밝혀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스릴 넘치게 펼쳐 내며 독자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던 『조선소녀탐정록』이 이번엔 따듯한 봄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싹한 사건을 들고 찾아왔다. 어느 날 한양의 꽃놀이 명소로 소문이 자자한 필운대로 향한 조이는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한다. 조이는 한눈에 이 사건이 결코 평범히 해결될 일이 아니며 심상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그러나 한낱 한양 관청 노비인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고, 조이는 결국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번뜩이는 기지로 사건을 돌파한다. 치밀한 관찰과 날카로운 추리,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반전까지! 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순간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명의 노비, 두 명의 조이 “우리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자. 모든 조이는 강하니까.” 『조선소녀탐정록 2』에 등장하는 모든 배경은 실제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지명이다. 작가 신은경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한 지식을 한껏 살려 실감 나는 배경을 묘사했으며, 명확한 계급이 존재하는 당시 상황을 탁월하게 꾸려냈다. 또한 계급제도로 고통받았던 사람들을 내세워 시대적 한계를 전면에 드러내 부조리함에 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특히 이번 이야기에 등장하는 ‘작은조이’를 통해 읽어 낼 수 있다. ‘작은조이’는 주인공 홍조이와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라, 양반이었으나 몰락하여 노비가 되었다는 처지마저 비슷하다. 한 가지 차이점은 홍조이가 주변인의 남모를 도움으로 노비 중에서도 형편이 가장 좋은 한양 관청의 노비가 된 것과 달리, 작은조이는 자신을 핍박하는 양반가의 소유물인 사노비가 되었다는 점이다. 사건이 해결된 후 홍조이는 자신을 향해 길 잃은 원망과 분노를 쏟는 작은조이를 향해, 아무 잘못 없는 서로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전한다. 절망적인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큰 울림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