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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요한 포옹
EPUB
박연준
마음산책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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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책머리에│금을 간직한 채 나아가는 일

1 다른 사람

도착
도착 ̄당주에게

2 씨앗으로 견디기

아욱국을 끓이는 가을 아침
나의 첫 책 이야기
고양이 발톱 깎기
예술을 가질 수 있어?
‘나’라는 안식처
구름은 균형을 몰라도 아름답다
연두의 노력
보여도 될 것만 올립니다
나무는 푸르렀고, 그저 나무였다
어른의 공부법
눌린 돌, 작은 돌, 튕겨져 나간 돌
밤의 가장자리를 걷는 사람
소비의 기쁨과 슬픔

3 열리고 닫히는 마음들

추억의 비용
초보 운전자를 사랑합시다
귀 얇은 노인이 되고 싶다
술이라는 열쇠
우리 안에 머물러 우리를 만드는 것들
은둔자
괴팍한 디제이의 음악 일기
내 사랑은 작은 조약돌 같아서
집이라는 우주

4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간직할 수 있다

기다림의 순정에 머무를 수 있다면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간직할 수 있다
나오고 싶지 않은 방
호의
언니들의 시
미친 말들의 슬픈 속도

저자 소개 1

朴蓮浚

파주에 살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 사랑, 발레, 건강한 ‘여자 어른’이 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19년 5월 『아무튼, 비건』을 읽은 후 비건을 지향하는 인간이 되었다.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한다. 사랑하면 믿는다. 분방하고 충동적이지만 (이상하게도) 수련과 수양을 좋아하는 타입이다. 무지몽매해서 늘 실연에 실패한다. 무언가를 사랑해서 까맣게 타는 것이 좋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파주에 살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 사랑, 발레, 건강한 ‘여자 어른’이 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19년 5월 『아무튼, 비건』을 읽은 후 비건을 지향하는 인간이 되었다.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한다. 사랑하면 믿는다. 분방하고 충동적이지만 (이상하게도) 수련과 수양을 좋아하는 타입이다. 무지몽매해서 늘 실연에 실패한다. 무언가를 사랑해서 까맣게 타는 것이 좋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과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내 아침인사 대신 읽어보오』,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동화 『정말인데 모른대요』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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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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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2.8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5만자, 약 2.8만 단어, A4 약 54쪽 ?
ISBN13
9788960908116

출판사 리뷰

당신이 나로 인해 부서지지 않도록
가만가만 다가서는 포옹


포옹은 애정과 격려의 몸짓이다. 상대를 맞아들이는 행위이자 마음을 나누고 지지하는 소통의 방식이다. 책의 첫 번째 글 「도착」에서 시인은 남편과 상의하지 않은 채 반려동물을 집에 들인다. 파양과 임시 보호 상태를 전전하는 고양이를 차마 모른 체할 수 없었던 탓이다. 남편은 의논도 없이 입양을 결정한 시인에게 화가 나 고양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나 하룻밤 만에 장난감 낚싯대를 흔들며 새로운 식구를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무릎을 꿇고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거나 간식을 챙기며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수용과 이해의 과정은 「추억의 비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글에서 시인의 남편은 책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집에만 8천 권 정도를 들여놓는다. 다른 2만여 권은 파주에 사무실을 임대해 따로 보관한다. 책을 위한 월세를 지불해야 할 때마다 남편은 시인의 눈치를 본다. 매번 시인은 마음이 복잡해지지만 “당신을 이룬 한 세월이라면 같이 품어요. 일단 품어봅시다” 하며 수긍한다. 무릇 사랑이란 “도를 벗어난 것, 선을 넘는 것”이고 상대가 “사랑하는 걸 참고 품어주는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요한 포옹』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할 때에만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간혹 상대를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에도 그 곁을 지키며 ‘우리’가 되는 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기를 독려한다.

타인의 고통을 알 수 없다는 말은 타인의 고통을 ‘그처럼’은 알 수 없다는 말일 게다. 당장은 늙은 사람의 마음을 ‘늙은 사람처럼’ 알 수 없을 테지만 그래도…… ‘그래도’ 다음에 올 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싶다. _143~144쪽

“괜찮아, 정말 괜찮아”
실패를 무릅쓰며 살아가는 일


『고요한 포옹』에는 시인이 겪은 곤경과 그것을 감내하며 얻은 사유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눌린 돌, 작은 돌, 튕겨져 나간 돌」에서 자신의 학창 시절을 돌멩이처럼 지냈던 시기로 털어놓는 대목이 그렇다. 시인은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와 학교의 강압적 통제를 견디며 “내 처지의 비루함, 모멸감, 부당함”에 대해 오랫동안 저항하지 못했던 나날을 상기한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면 조심스레 그들의 안부를 묻고 싶다고 쓴다.

어른들이 오랫동안 수갑처럼 채워놓은 죄의식을 풀어버리렴. ‘마땅히’라는 말을 바다에 던져버리렴. 걱정과 불안 때문에 현재를 달달 볶는 일은 그만두렴. 나아갈 때는 전진만 있는 게 아니란다. 지그재그로 춤추듯 깡충거리며 나아가도 되고, 멀리 돌아가도 괜찮아. 시간은 얼마든지 많단다. 후진했다 다시 나아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부디 나처럼 걱정이 많은 어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_106쪽

시인의 깊고 원숙한 시선은 마흔이 되어서야 운전대를 잡게 된 이야기에서도 드러난다. 「초보 운전자를 사랑합시다」에는 여성 운전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 좌충우돌하는 시인의 분투가 자못 경쾌한 어조로 그려져 있다. 주차를 순전히 운에 맡기던 시기에 시인은 차로 기둥을 들이받거나 단골 카페의 유리창을 깨는 등의 사고를 겪는다. 그럼에도 의기소침해지기는커녕 도로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여성 운전자가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여성 운전자의 실력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는 남아 있다. 세상에 위험을 수반하지 않고 성취할 수 있는 가치가 있던가? 처음부터 운전에 능숙한 사람은 없다. 수많은 위험과 크고 작은 사고를 겪어내며, 모르던 감각을 익히고, 시행착오를 경험한 뒤에야 능숙한 운전자가 된다. _136쪽

이렇듯 시인은 실패를 품은 채로만 성장할 수 있다는 생의 진리를 몸소 실천한다. “못하는 건 잘할 때까지 계속하면 된다”는 다짐으로 새로이 시작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불안과 위기를 딛고 나아가는 시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뭉근한 위로를 준다. 살아가는 데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얼마든지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넌지시 일깨워준다.

박연준(지은이)의 말

이제 나는 열정적 포개짐보다 고요한 포옹이 좋다. 당신이 간직한 금이 혹시 나로 인해 부서지지 않도록 가만가만 다가서는 포옹이 좋다. 등과 등에 서로의 손바닥이 닿을 때, 가벼운 포개짐이 좋다. 고양이처럼 코끝으로 인사하며 시작하고 싶다. 끔찍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금 간 것을 계속 살피고 보호하려는 마음을 키우고 싶다. 어렵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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