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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1 첫사랑

손보미 첫사랑
정지돈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한 적도 없었다
김현 이별의 스노우볼
문보영 먼지와 춤
박연준 불사조
배수연 누와 누
서윤후 걸어서 비파나무까지
안희연 설경
최지은 한없이 고요한, 여름다락

2 갈망

박연준 물이 나에게 준 것
박연준 상처 입은 사슴
안희연 갈망
안희연 파랑

3 O

김현 O
박연준 완전하지 않은 것들이 달리는 고속도로
오은 고마워하겠습니다
유진목 2015년 8월 30일
황인찬 사랑과 자비

부록 빌 헤이스 인터뷰
올리버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고 있었다

저자 소개 12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오은의 다른 상품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21세기문학]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약간 혼돈의 시간을 보내다가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과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을 출간했다. ‘망드(망한 드라마)’를 즐겨 보고, ‘고독한 빵순이’로 활동 중이다. 침대 위에 온종일 누워 있는 걸 좋아하는데,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가 내 배 위에 올라와주면 더 좋다. 가끔씩은 고양이가 엄청 부럽다. 천성이 게으른데 안 게으르게 살려고 언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21세기문학]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약간 혼돈의 시간을 보내다가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과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을 출간했다. ‘망드(망한 드라마)’를 즐겨 보고, ‘고독한 빵순이’로 활동 중이다. 침대 위에 온종일 누워 있는 걸 좋아하는데,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가 내 배 위에 올라와주면 더 좋다. 가끔씩은 고양이가 엄청 부럽다. 천성이 게으른데 안 게으르게 살려고 언제나 노력한다. 2012년 젊은작가상 대상, 2013년 젊은작가상, 2014년 젊은작가상, 2015년 젊은작가상,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제21회 김준성문학상, 제25회 대산문학상, 2022년 제45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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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났다. 시를 이용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주 고민한다. 시를 통해 타인과 깊게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매일 시를 쓰고 읽는다.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이란 잘 대화하는 일이라 믿고 있습니다. 문학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2010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
1988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났다. 시를 이용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주 고민한다. 시를 통해 타인과 깊게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매일 시를 쓰고 읽는다.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이란 잘 대화하는 일이라 믿고 있습니다. 문학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2010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가 있습니다. 산문집으로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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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蓮浚

파주에 살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 사랑, 발레, 건강한 ‘여자 어른’이 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19년 5월 『아무튼, 비건』을 읽은 후 비건을 지향하는 인간이 되었다.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한다. 사랑하면 믿는다. 분방하고 충동적이지만 (이상하게도) 수련과 수양을 좋아하는 타입이다. 무지몽매해서 늘 실연에 실패한다. 무언가를 사랑해서 까맣게 타는 것이 좋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파주에 살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 사랑, 발레, 건강한 ‘여자 어른’이 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19년 5월 『아무튼, 비건』을 읽은 후 비건을 지향하는 인간이 되었다.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한다. 사랑하면 믿는다. 분방하고 충동적이지만 (이상하게도) 수련과 수양을 좋아하는 타입이다. 무지몽매해서 늘 실연에 실패한다. 무언가를 사랑해서 까맣게 타는 것이 좋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과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내 아침인사 대신 읽어보오』,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동화 『정말인데 모른대요』를 펴냈다.

박연준의 다른 상품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인생 연구》, 연작소설집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중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 《…스크롤!》,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산문집 《문학의 기쁨》(공저), 《영화와 시》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스페이스 (논)픽션》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인생 연구》, 연작소설집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중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 《…스크롤!》,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산문집 《문학의 기쁨》(공저), 《영화와 시》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스페이스 (논)픽션》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공저)가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김용익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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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태어나 전주에서 성장했다. 2009년 《현대시》로 등단했으며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 『소소소 小小小』,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산문집 『햇빛세입자』,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 『쓰기 일기』 등을 펴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2022년생 코리안 숏헤어 고양이 ‘희동’이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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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하였다. 지금은 1인 프로덕션 ‘목년사’에서 단편 극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2016년 시집 『연애의 책』이 출간된 뒤로는 글을 쓰는 일로 원고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소설 『디스옥타비아』, 2018년 시집 『식물원』, 2020년 산문집 『산책과 연애』, 시집 『작가의 탄생』, 2021년 산문집 『거짓의 조금』, 2023년 산문집 『슬픔을 아는 사람』을 썼다.

유진목의 다른 상품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당근밭 걷기』, 산문집으로 『단어의 집』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 하였다.

안희연의 다른 상품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시집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김현 시선』 『호시절』 『낮의 해변에서 혼자』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장송행진곡』 『깨끗한 슬픔』(공저), 소설집 『고스트 듀엣』 『고유한 형태』, 산문집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우리 반에도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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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10년간 전화영어를 하다가 유학을 떠났고, 한국어로 써오던 시를 영어로 쓰기 시작했다. 시집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에세이집 『일기시대』,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소설집 『하품의 언덕』 등을 썼다. 독자에게 우편으로 원고를 부치는 ‘일기 딜리버리’를 운영한다. 영어로 쓴 연작 시 「Bird in an Envelope」으로 홉우드(Hopwood)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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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나고 부산과 서울에서 자랐다. 클레이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소녀 시절을 지나, 서양화와 철학을 전공하고 서양철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대 후반부터 중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을 펴냈고, 폴리 로슨이 지은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에 에세이를 실었다. 이 책을 쓰던 어느 날, 새벽에 잠을 깨어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시간 남짓 두 팔을 올려 춤을 추었다. 한 동작도 길게 반복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글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당신에게도 필요한 선물이 도착하리라
제주에서 나고 부산과 서울에서 자랐다. 클레이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소녀 시절을 지나, 서양화와 철학을 전공하고 서양철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대 후반부터 중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을 펴냈고, 폴리 로슨이 지은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에 에세이를 실었다.

이 책을 쓰던 어느 날, 새벽에 잠을 깨어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시간 남짓 두 팔을 올려 춤을 추었다. 한 동작도 길게 반복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글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당신에게도 필요한 선물이 도착하리라 믿는다.

열다섯 살, 점토 인형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열아홉이 될 때까지 클레이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꿈꿨다. ‘무엇이 되는가’ 외에 ‘어떻게 사는가’는 생각하지 못했다.

2013년 [시인수첩]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조이와의 키스』가 나온 후, 많은 사람들이 정체성을 궁금해한다. 중학교 미술 교사인가, 시인인가, 시각 예술가인가? 무엇도 되지 않고, 무엇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에겐 계속되는 어떤 삶이 있다. 삶을 ‘오늘을 꿈꾸는 삶’이라 부르겠다. 클레이 애니메이터가 되지는 않았지만 「월레스와 그로밋」, 「크리스마스 악몽」의 등장인물처럼, 토스트를 굽고 발명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친구를 사귀는 삶. 그 이야기를 쓰고 그린다.

이후 시집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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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智恩

2017년 창비 신인시인상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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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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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 44.20MB ?
ISBN13
9791159924934

출판사 리뷰

시간 감각마저 잃은, 무언가에 속절없이 빠져든 순간들
그 순간들이 모여 나를 이루었다

이 선집의 기획은 ‘의학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올리버 색스의 고즈넉하고 나무 향이 풍길 법한 서재를 떠올리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어린 시절 매혹되어 자신의 초기 기억을 상당 부분 차지하는 것으로 서재를 꼽았다. 오크 판으로 마감된, 집에서 가장 조용하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던 그곳에서 색스는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책에 빠져서는 완전히 시간 감각을 잃곤 했다. 그의 매혹은 나중에 도서관으로 옮겨갔는데, 그는 서가와 선반 사이에서 자신만의 것을 즐기는 다른 독자들과의 조용한 동행을 즐기며 “그렇게 나를 만들어갔다”고 고백했다. 그의 서재에서 도서관까지, 평생토록 꺼지지 않은 지적 열정의 발화점인 첫 매혹의 순간들에서 첫사랑을 떠올렸다.

열두 명의 시인과 소설가는 첫사랑, 혹은 첫사랑처럼 자신을 뒤흔들었던 매혹에 관해 썼다. 선집을 여는 글은 첫사랑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으로 쓴 두 에세이다. 손보미 소설가의 〈첫사랑〉은 작가가 첫사랑을 느낀 상대의 다른 첫사랑에 관한 에세이다. 슬픈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작가는 세심하고 담백한 언어로 고등학생 시절 첫사랑의 어렴풋한 이상향을 그린다. “그들의 사랑은 내가 그 당시 가늠할 수 있었던 최대치의 사랑,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완성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 나는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가보지 못한 곳까지 도달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첫사랑〉에서). 정지돈 소설가는 자신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매혹되었던 두 가지, ‘목욕탕’과 ‘불가사의’가 섞여 ‘그로테스크’라는 말이 생겨난 경위를 좇는다. 그의 생각은 ‘그로테스트 미학’으로 더 나아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존재하는 것처럼 엮는 기술, 존재하는 것들을 원래 존재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이야기하고 접합하는 기술. 그것이 주는 괴이함과 매력”에 빠졌고, 그것이 그 자신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런가 하면 나의 안위는 생각할 겨를 없이 당신에게로 날아가 깨지고 부딪히는 첫사랑의 방식을 그려낸 시인이 있다. 박연준 시인은 “이곳에서는 깨진 것들을 사랑의 얼굴이라 부른다”고 썼다. 당신에게 곧장 날아가 이마가 깨져도 좋은 사랑이라면, 그건 김현 시인의 말대로 정체성이 분명해지는 사랑일 것이다. 그때의 감정은 희미해졌지만 첫사랑이 남긴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첫사랑은 처음으로 나를 결핍된 존재로 만들고,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길 갈망하게 만들 테니.

《첫사랑과 O》는 알마 출판사가 ‘취향의 공동체’를 꿈꾸는 북살롱 부크누크의 시작과 함께 준비한 책이다. 이 페이지들에 기록된 첫사랑 혹은 첫 매혹의 순간들처럼, 부크누크가 견고했던 마음에 균열을 내고 사랑할 만한 것들을 찾아 그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소망하며 책을 펴낸다.

★ 살롱, 취향의 공동체 ‘부크누크(BookNook)’ ★

《첫사랑과 O》는 출판사 알마가 2019년 10월에 오픈하는 북살롱 부크누크를 기념해 준비한 책이다. 알마는 지금까지 독특하면서도 실험적인 출판을 한국 출판 시장에 선보여왔다. 부크누크 역시 기존의 북클럽과 다른 가치와 형태,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크누크는 ‘살롱(salon)’을 지향한다. 살롱은 프랑스가 만든 특별한 문화로, 단순한 사교의 장이 아니라 당대의 지식과 문화가 어우러지고 결합하는 지적인 장이었다. 조금은 비밀스럽게 느껴지는 이 작은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직위와 성별, 출신 성분 등 강력했던 계급 질서를 뛰어넘어 참여자들이 격의 없이 사유를 나누었다는 사실이다. 18세기 프랑스의 지성 볼테르, 몽테스키외, 루소, 디드로 같은 사상가들이 살롱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알마의 ‘북살롱 부크누크’는 ‘취향의 공동체’를 꿈꾼다. 시인,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책을 짓는 이들과 독자들이 만나고, 대화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책 읽는 사람들은 언제나 세상의 모퉁이에 머물렀고 이 작고 아늑한 자리에서 세상의 소란 너머를 상상했다. 책이 그들의 삶과 세계 사이에서 통로가 되었듯이, 알마는 책(book)으로 구석구석(nook)을 잇고자 한다. 살롱에 가입하는 회원들은 주기율표 1번부터 82번 가운데 한 가지 원소의 번호를 부여받아 6개월간 회원으로 활동한다. 올리버 색스가 사랑했던 원소 83번 비스무트는, 알마가 맡아 독자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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