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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_ 오래 한 생각김경후_ 속수무책도종환_ 나머지 날이정록_ 까치설날이설야_ 날짜변경선신두호_ 지구촌안미옥_ 캔들박연준_ 고요한 싸움신용목_ 목소리가 사라진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박성우_ 또 하루이시영_ 그네박신규_ 청혼리 산_ 울창하고 아름다운박 철_ 빨랫줄장석남_ 여행의 메모박라연_ 화음을 어떻게든임경섭_ 빛으로 오다김명수_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김정환_ 빈 화분김중일_ 오늘도 사과이대흠_ 목련김사이_ 가끔은 기쁨나희덕_ 심장을 켜는 사람이기인_ 언제나 깍듯이정희성_ 연두박소란_ 심야 식당이경림_ 서쪽전동균_ 이토록 적막한노향림_ 동백숲길에서박경희_ 빈집 한채유이우_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고영민_ 두부황인찬_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이영재_ 낭만의 우아하고 폭력적인 습성에 관하여손택수_ 나뭇잎 흔들릴 때 피어나는 빛으로이정훈_ 마지막에 대하여백무산_ 정지의 힘이산하_ 새와 토끼고형렬_ 꽃씨박형준_ 달나라의 돌안희연_ 슈톨렌김 현_ 내가 새라면박승민_ 무현금(無絃琴)안도현_ 호미유병록_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최정례_ 어디가 세상의 끝인지정현우_ 사랑의 뒷면곽재구_ 그리움신미나_ 가지의 식감이상국_ 오늘 하루김승희_ 사랑의 전당최지은_ 이 꿈에도 달의 뒷면 같은 내가 모르는 이야기 있을까이문재_ 오래 만진 슬픔권창섭_ 아이 미스 언더스탠딩김선우_ 이제 나뭇잎 숭배자가 되어볼까?이근화_ 세상의 중심에 서서강지이_ 바다비누정다연_ 사랑의 모양이종민_ 찢어진 페이지임선기_ 꿈 2김수우_ 신을 창조해놓고도심재휘_ 높은 봄 버스최백규_ 장마철송진권_ 내가 처음 본 아름다움조온윤_ 중심 잡기문태준_ 새와 한그루 탱자나무가 있는 집최지인_ 기다리는 사람신철규_ 내 귓속의 저수지김유림_ 우리가 굴뚝새를신동호_ 끝없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송경동_ 우리 안의 폴리스라인이용훈_ 곰이 물구나무서서유혜빈_ 낮게 부는 바람전욱진_ 리얼리티정호승_ 집을 떠나며유수연_ 미래라는 생각의 곰팡이여세실_ 공통감각이동우_ 꿰맨 자국손유미_ 동시에 일어나는주민현_ 도토리묵정끝별_ 모방하는 모과유현아_ 토요일에도 일해요채길우_ 미역국황유원_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김해자_ 시간을 공처럼 굴리며장이지_ 엽서강우근_ 또다른 행성에서 나의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살고 있다남길순_ 낮 동안의 일정우영_ 동백이 쿵,한재범_ 다회용엮은이의 말작품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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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이라는 가치와 가능성시를 사랑하는 이들 곁에서, 함께 창비시선 401번이 발간된 2010년대 중반은 한국문학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와 반성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시기다. 이에 발맞춰 창비시선은 시가 품은 최대한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젊은 감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혈하고, 서정의 진화를 꾀하는 시집들을 안배해가며 외연의 확장에 힘썼다. 이를 증명하듯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에 포함된 안미옥, 정현우, 최지은, 이종민, 최백규, 조온윤, 유혜빈, 전욱진, 유수연, 강우근, 한재범 등 스물한명은 이번 수록작품이 첫 시집인 신예들이다. 이는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한 세대의 풍경과 발맞추기 위한 창비시선의 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하다. 물론 기존의 가치를 계승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이번 시선집에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용택, 이시영, 김정환, 노향림, 도종환, 백무산, 안도현, 정호승, 최정례 등 기라성 같은 이름은 우리 시의 명맥이 창비시선을 통해 도도하게 이어져왔음을 보여준다. 함께 내일을 꿈꾸고 시로써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모색해보자는 창비시선의 핵심가치는 더 깊고 넓어졌음도 알 수 있다. 앞서 세세하게 호명되지 않은 모든 시인들이 노동하는 사람의 편에서, 망가져가는 세계의 편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어온 이들의 편에서 저마다 시라는 무기를 들었고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에는 그러한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념시선집은 창비시선이 한결같이 노력해온 발자취를 보여주는 하나의 결실이라고도 하겠다. 이러한 결실은 창비시선을 아끼고 성원해준 독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없다면 시는 공중으로 흩어지는 빈 소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그러나 우리가 시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리하여 시가 들려주는 그 낯선 목소리에 우리의 마음을 포개어볼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새로워질 수 있고, 시는 우리와 함께 더 먼 곳으로 나아갈 수”(「엮은이의 말」)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창비시선은 습관처럼 독자들의 곁에서 함께 먼 곳을 보기를 희망한다. 창비시선 500번을 기념하는 시선집의 제목을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으로 정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엮은이의 말희망과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비관에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가 비관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기 쉬운 지금, 우리에게 시는 특별하고도 소중하다. 시란 다른 세계를 꿈꾸도록 하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세계를 우리 앞에 출현시키기 때문이다. 세계의 가능성을 개진하는 것이야말로 시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한권의 시집은 하나의 세계에 준하는 것이고, 한권의 시집을 읽는 일은 하나의 세계를 마주하는 일이므로, 시를 사랑하는 우리는 한권의 시집을 읽으며 우리 자신조차 몰랐던 우리의 가능성을 알아차리게 된다. 선택지가 얼마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인간은 비관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길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없는 것은 다른 세상을 상상할 힘이 아닐까. 우리는 시를 통해 그 힘을 잠시 빌려볼 수도 있다. 최소한 창비시선이 시를 통해 꿈꿔온 것은 바로 그런 일이었다.(…)이 시집이 아우르는 것은 8년의 시간이지만, 신경림의 『농무』가 발간된 1975년부터 살핀다면 지금까지 5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창비시선 500이라는 이 놀라운 궤적은 창비시선을 꾸준히 읽고 사랑해준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온 것이다. 한권의 시집이 하나의 세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적극적인 읽기 행위를 통해야만 한다.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없다면 시는 공중으로 흩어지는 빈 소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그러나 우리가 시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리하여 시가 들려주는 그 낯선 목소리에 우리의 마음을 포개어볼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새로워질 수 있고, 시는 우리와 함께 더 먼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도달한 곳에서 우리는 내일로 이어지는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그 풍경은 다채로운 미래의 모습으로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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