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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전화 스터디 멤버를 구합니다1 시라는 점은신처진심이 되고 싶은 거짓말세상에 미안한 직업아름다운 번복언제나 가까이 있는 나를 불편하게 여기겠죠할 말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문보영 시 배틀그라운드―원2 어질러진 잡지모텔방에서 TV를 끄는 심리에 관하여오타가 생겨도 고치지 말라우주인들의 대화록기대 있는 순간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같이 가서 펭귄을 세자장수양 시 친구는 다치지 않으리3 덜 슬픈 시음주 낙서는 어떻게 시가 되었을까?소설을 만나고 온 시문예지에 발표한 시는 왜 구린가초인종 상담 너무 근사하지 않은 우리들의 루틴초인종 상담 딴 데 보기초인종 상담 하나씩 없애보는 건 재밌어초인종 상담 60대가 되기 전에 못 견디고 신이 되고 말 것 같아시의 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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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기,책 속에서 ‘시’를 발견해내는 일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함께 읽기’다. 책의 내용을 다루는 대화 역시 다른 대화들처럼 점차 시와 글쓰기로 퍼져나간다. 먼저 등장하는 책은 어슐러 K. 르 귄의 소설집 『세상의 생일』이다. 그중 단편 「고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에 관해 대화가 오가는데, 두 사람은 ‘고독’을 두고 ‘생물적인 고독’ 또는 ‘좋은 고독’이라 이름 붙여본다. ‘좋은 고독’이란 무엇일까. 이는 문보영 시인이 겪은 치앙마이에서의 고독을 예로 들 수 있다. 외국에서 한 달 동안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그의 경험은 단순한 단어들만을 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전달한다. 구체적이지 않은 문장으로 사유할 수 있는 어렴풋함, 희미함에 대한 두 시인의 애호와 소망은 마치 시 쓰기의 한 방법을 눈치챈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두 번째로 다루는 책은 토베 얀손의 『정직한 사기꾼』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의 ‘토끼’는 주인공이자 동화작가 안나가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그리게 된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기꺼이 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책의 마지막에서 안나는 더 이상 토끼를 그리지 않는데, 두 시인은 이를 두고 외부의 요구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을 쓰는 일에 골몰한다. “우리도 정직한 사기꾼일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쓰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내 맘대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좋아해주었을 때 누가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난 그것만 기다리는 것 같아.” “나도 그런 순간을 기다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느낀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시 시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오는지 그 양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서 우연히 튀어나온 말들이 오래 우리 마음속에 남게 될 것이다. 정직한 사기꾼 속의 동화작가 안나가 타인의 사랑을 바라며 덧그린 토끼처럼.“외국어를 사용하면 하고 싶은 말을 부정확하게 표현하게 되고, 진심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못하니까 내가 구체적이지 않은 사람이 돼. 그래서 분노도 덜 구체적인 것이 되고, 감정을 덜 느끼게 된달까……? 그래서 화도 누그러져. 모든 게 어렴풋해져서 좋아.” “나는 구체적인 게 늘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때는 희미해지고 싶을 때도 있는 것 같다!”―69쪽딩동! 두 시인의 ‘초인종 상담’우리가 같이 쓰는 방법마지막으로, 책의 후반부에는 문보영, 장수양 시인의 고민을 포함해 ‘초인종 상담’이라는 이름 아래 다른 이들의 시에 대한 고민들이 담겼다.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두 시인에게 보내면, 그들이 대화를 나누며 답변을 보내주는 형식이다. 시와 문장의 형식, 글쓰기 루틴,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지금이 아닌 60대에 시인이 되는 방법까지 다양한 물음들에서 출발한 대화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하는 일로 마무리된다. 시를 향한 진지하고도 유쾌한 물음과 대답을 읽어가던 와중 어느새 그 안에 녹아 있는 일상의 난처함, 관계의 어려움, “원하는 방식으로만 들키고 싶은” 기분들까지, 소박하면서도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 감정들이 나만 느끼고 있던 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에 다다른다. 온통 시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이 결국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가닿게 되는 지점이다.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한없이 재잘대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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