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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DESERT 007
2장 DISTANT 087 3장 DISTURB 186 4장 DISAGREE 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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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야, 그러지 말고 여기서 나랑 일하는 건 어떠냐. 내가 밥도 주고, 재워도 주고, 월급도 주마. 노트북 같은 거 훔치면서 다니지 말고, 내가 주는 월급으로 꼬박꼬박 저축이나 하면서 평범하게 살아.”
‘평범하게…….’ 소년, 아니 제로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평범. 그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지, 세상에 없는 듯 그림자처럼 숨어 사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 p.13 “누구도 타인의 생명을 선택할 권리는 없어. 심지어 부모들까지 속여가며 무수히 많은 태아를 죽였잖아. 그건 살인이야, 살인이라고!” 미친 사람처럼 악을 쓰는 자영에 일순 당황한 표정을 짓던 윤철은 곧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자지러지는 웃음을 터뜨렸다. 자영은 윤철의 웃음이 역겨워 참을 수 없었다. 반듯해 보이는 그 얼굴 이면에 숨은 악마가 끔찍할 정도로 빤히 보였다. “살인? 우습네. 네가 한 짓은 뭐가 다를까. 착한 척 가식 떨어봤자 너도 결국 우리 중 하나야. 그런데 이제 와 불쌍하다고? 자영아, 우리 솔직해지자. 너는 그냥 네 마음 편하자고 그 애들을 살린 거야.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서, 네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 p.43 “소이야……. 엄마야.” 마침내 제 품에 아이를 안았을 때, 명은은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아이는 앙증맞고, 예뻤다. 작은 얼굴에 남편과 자신의 얼굴이 오밀조밀하게 박혀 있었다. 아직 눈도 펴지 못하는 쭈글이라도 엄마는 다 알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했다. 부모의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었던 어떤 유전 질환도 갖지 않았다. 명은은 한참을 울었다. 한 번의 꼼지락거림에 그간의 힘듦도, 설움도, 시간도 다 보상받았다. 이제 행복한 미래만이 남았으리라 여겼다. 얼른 남편의 품으로 돌아가 아이를 안기고 그간 고생했다며, 앞으로 행복하게 살자고 말하고 싶었다. 그랬는데……. --- p.95 “나도 그 실험에서 태어났어요. 원래라면 소이가 지니고 태어났어야 할 모든 병을 안고요. 원도, 투도 그래요. 아줌마가 참가한 실험은 완벽히 성공한 게 아니에요.” “뭐라고?” “그래서 세온에서 우리를 없애려고 하는 거예요. 우리의 존재가 그들의 실험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증거니까요.” 하나같이 영화에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지만, 그 말을 뱉는 눈은 너무나도 진실돼 보였다. “우린 원해서 이렇게 태어난 게 아니에요. 건강한 아이를 원하는 부모들의 갈망과 박성호 박사의 욕심 때문에 태어난 거죠. 이래도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상관도 없어요?” --- p.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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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덜트 소설의 진화! 우리는 딱 한 가지면 충분해. 살아남는 것! 평생 세상 밖에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살다가 끝내는 목숨까지 빼앗길 위기에 놓인 세 아이의 고난과 반격을 그려낸 청소년 소설 『디 피플』이 출간됐다.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세상에 존재하지도 못한 채 모두가 떠난 판자촌에서 사는 제로, 원, 투. 그리고 유전공학 분야에 엄청난 업적을 이뤄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명망 있는 과학자 박상호 박사. 박사는 모든 것을 쥐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 아이들을 죽이려 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유일한 것인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달려간다. 작가는 소설에서 처절할 정도로 아이들을 괴롭힌다. 사랑하고, 사랑해주길 바라는 사람, 이해하고 믿어주길 바라는 친구,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공간,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듯이 보였다가 사라진다. 그러나 욕망과 필요에 휩쓸려 고통받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가짐으로써 생기는 결핍과 불안을 음각처럼 선명히 새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