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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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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다시, 눈꽃 겨울
속수무책 봄
초록화살 여름
아름 앓이 가을
걷다, 상처 난 길
나무
그곳에 뜬 낮달
그날 새벽
익숙한 동행
쓰디 쓴 문학
서툰 삶

저자 소개 1

劉容珠

1959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4남 1녀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1979년 정동 제일교회 배움의 집에서 공부했다. 14살 때부터 학교를 가지 못한 그는 목수, 자장면 배달부, 웨이터, 공사판 막노동꾼을 통해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였고 그 경험이 시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가 처음 '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9살 때 정동제일교회 야학에 다니면서부터였다. 야학 국어시간 칠판에 적혀 있던 윤동주의 「서시」를 보고 처음으로 시에 대한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 시절 펴낸 시집 『오늘의 운세』가 우연히 백낙청 선생의 눈에 띄어, 1991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서 「목수」 외
1959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4남 1녀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1979년 정동 제일교회 배움의 집에서 공부했다. 14살 때부터 학교를 가지 못한 그는 목수, 자장면 배달부, 웨이터, 공사판 막노동꾼을 통해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였고 그 경험이 시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가 처음 '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9살 때 정동제일교회 야학에 다니면서부터였다. 야학 국어시간 칠판에 적혀 있던 윤동주의 「서시」를 보고 처음으로 시에 대한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 시절 펴낸 시집 『오늘의 운세』가 우연히 백낙청 선생의 눈에 띄어, 1991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서 「목수」 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제15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으며 2000년 [실천문학] 가을호에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시집으로 『가장 가벼운 짐』, 『크나큰 침묵』, 『은근살짝』, 『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겨』, 『어머이도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젊었을 때』, 시선집 『낙엽』 등이 있다.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쏘주 한 잔 합시다』, 『아름다운 사람들』,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 소설집 『죽음에 대하여』, 자전적 성장소설 『마린을 찾아서』, 또다른 장편소설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보고』 등이 있다. 그는 [한겨레]에 「유용주의 노동일기2」라는 제목으로 연재소설을 쓰기도 했다. 1997년 신동엽문학상, 2018년 거창 평화인권문학상을 받았다.

MBC 프로그램 [느낌표!] 선정도서로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가 소개되면서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밑바닥 삶 속에서 생활고와 벌인 정직한 싸움이 그대로 녹아있다. 문단 권력에 전혀 얽매임 없이 자유롭고 분방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름이 나 있는 그의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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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85g | 135*215*20mm
ISBN13
9788996360025

책 속으로

우수 지나자 시골 사람들 바깥출입이 눈에 띄게 빈번해졌다. 벌써부터 논밭에 나가 꼼지락거리는 사람이 많다. 농로에서나 밭가에서 만나면 모자부터 눌러 쓴다. 그들을 보면 그냥 고백하고 싶어진다. 죄 많은 인생 무릎 꿇고 빌고 싶어진다. --- p.35

갈아엎고 써래질하여 물 넘실넘실 받아놓은 논을 지나간다. 잠방잠방 모내기를 앞둔 논배미에는 비추지 못한 것이 없다. 하찮은 소금쟁이에서 산 그림자나 구름 하늘까지 다 담고 있다. 논배미 하나의 우주, 논배미 하나의 평등세상이다. --- p.39

뒤돌아보면 너무 느슨하지 않았던가. 오래 입다보면 저절로 느슨해지는 속옷 고무줄처럼, 스스로 그냥 늙어버린 것 아닌가. 그 험한 세월을, 얼마나… 그래, 이렇게 비 오고 바람 불어도 신문배달은 어김없이 오듯 삶은 빈틈없이 저렇게 오는데. --- p.54

하루를 열면서, 하루를 마감하면서 걷는 자만이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되돌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빗줄기 앞에서 고개 숙인다. 걷는 자는 도달할 수 있으며, 되돌릴 수도 있다는 것! 땀이 말해준다. --- p.77

세상의 모든 인연은 상처이지만 그 인연을 쉽게 끊지 못하듯이 세상의 모든 길은 상처투성이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어떤 더위도 땡볕도 이 발걸음을 이기지 못한다. --- p.83

비가 내려 산길 푹푹 패였다. 패이면서 낮아지는 산, 사람도 마음이 패어야 낮아진다. 성질 죽인다. 저 수미산이 평평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려야 하나. 나무와 풀이 없는 길이 먼저 패인다. 길이 곧 상처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많이 다닌 곳이 먼저 패인다. 사람이 상처다. --- p.87

똥을 정면으로 볼 줄 알아야 밥이 정면으로 보인다. 나무를 정면으로 볼 줄 알아야 땅이 정면으로 보이고 땅을 정확하게 들여다보아야 벌레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 풀을 정면으로 볼 줄 알아야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고, 길을 두려워 않고 걸어봐야 사람을 정면으로 볼 수 있다. 너무 가까운 건 극명해서 제대로 못보고 중간은 어슴푸레해서 자세히 못보고 멀리 떨어진 것은 짙어서 눈이 흐려진다. --- p.140

망치 잡았던 손으로 삽을 잡는다. 망치 하나로 지상의 무수한 집들을 심어 올렸지만 내 집 한 채 없이 연장가방 달랑 들고 이 빈집으로 들어왔다. 집을 짓는 대신 나무를 심는다. 해체작업 대신 씨앗을 뿌린다. 심는 사람이 거둘 일을 생각하겠는가. 심는 자는 오직 심고 가꿀 뿐, 거두는 자가 누구인들 상관없다. 망치 잡았던 손으로 삽을 쥐고 나무를 심는다. 지상에서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단단한 집 한 채를 심는다.

--- p.178

출판사 리뷰

일상과 삶을 깊은 눈으로 들여다보며 성찰한 시와 단상들,
‘작은것이 아름답다’에서 펴내는 유용주 시문집
세상이라는 숲을 건너며 풀어낸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넘어지고 다쳐도 보다 낮은 곳에서 견디며,
거친 길 한편에 자리 잡은 푸릇한 들꽃에서 희망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전합니다.

걷다가, 세상의 길가에 넘어져 피 흘리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눈길에 걸어간 사람의 발자국을 들여다보면
한 사람의 생애가 고스란히 찍혀 나온다.
눈보라 속 허허벌판을 건너기 위해서는 몸을 구부리거나 가볍게 해야 한다.
날아가는 저 새를 보아라.
무거운 몸으로는 이 겨울을 날 수 없다.” (본문 18쪽)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2013.12)은 생태환경문화 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에 연재한 글,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와 《쏘주 한 잔 합시다》 가운데 일부, 그리고 일상과 삶을 깊은 눈으로 들여다보며 성찰한 시와 단상을 엮은 것이다.

씨앗 품은 삶 자연 닮은 사람들의 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환경문화 월간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생태감수성을 깨우는 문화예술 지상전시, 지구별 푸른 소식과 지구를 살리는 초록빛 소식과 정보들, 이웃과 함께 행복한 삶을 일구는 현장을 전합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을 쓰며, 고운 우리말을 살려 쓰려 노력합니다. 2013년 2월 200호를 발간했고, 2014년 창간 18돌을 맞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나무 한 그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창간호부터 재생종이로 잡지를 펴내며 우리나라 재생종이운동을 이끌며 지구의 원시림을 지키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생복사지와 재생종이 문구 보급, 숲을 살리는 녹색출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천평

이 책은 세상이라는 숲을 건너며 써내려간 한 그루 나무 이야기다. 그 나무, 비바람과 눈보라의 시간 앞에 쓰러지고 부러지며 다시 일어나 꼿꼿하게 가지를 드리운 이의 아름다운 노래다. 고향마을 옛터에 집을 짓고 겸손하게 엎드린 시인의 고해성사다. 기도다. 잠언이다.
- 박남준(시인)

아무런 꾸밈이 없고 남의 말을 빌리는 인용이 없고 무엇보다도 누구를 설득하지 않는다.
그냥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며 내는 소리처럼, 나팔꽃 잎에 듣는 이슬방울처럼, 자연스럽고
게다가 자유롭다. 놀라운 일이다, 이런 문장을 낳다니.
- 이현주(목사, 작가)

이 글은 인간세와 자연 사이에서 자신이 무엇인지 처절하게 물어보는 한 글쟁이의 고백이다.
그 몸부림이 고스란히 문학이 되어 우리에게 말한다. “봐라, 이렇게 쓰는 거다!”
황대권(생태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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