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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장 ‘모던’의 의미 제2장 현대연극의 ‘모던’ : 현상과 그 미학들 1. 바그너와 니체의 음악 정신 2. 상징주의 연극 3. 양식 무대와 연기:아피아, 크레이그, 바우하우스와 슐레머 4. 축제연극 5. 정치연극 6. 표현주의 연극 7. 역사적 아방가르드의 반(反)연극 제3장 연출가연극과 드라마투르기:재현에서 재의미화로 1. 드라마투르기 2. 재현적 드라마투르기의 역사 3. 재현의 위기 4. 연출가연극과 동시대성 제4장 고전 드라마의 재의미화 1. 미학적 접근:라인하르트의 공연 [파우스트 I](잘츠부르크, 1933) 2. 정치적 접근:브레히트의 텍스트 [코리올란](1952)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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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환기 유럽은 전반에 걸쳐 예술 개혁 운동이 진행되었다. 개혁이 역사에서 늘 그래왔듯 예술 개혁의 공통분모는 기성 예술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리하여 이 전반적인 예술 개혁은 당대의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예술의 재현미학을 떠나 상징적인 양식화와 추상화로 나아갔고, 연극은 시민사회의 연극과 단절함으로써 현대연극(Modern Theater)의 출발을 알렸다. 연극개혁가들에게 재현미학의 연극, 곧 연극은 부르주아적 예술 관습으로 부패한 ‘시민사회의 문화 시스템을 재현하는 구성요소’였으므로, 이들은 공통적으로 재현미학의 환영연극(Illusionstheater)과 그 무대형식인 액자 무대(Guckastenbuhne)를 거부했다. 환영 생산이 목적인 재현연극은 예술과 삶을 나누고 무대와 객석을 분리함으로써, 예술은 허상, 삶은 실제라는 각기의 실존 방식을 경계 짓는다. 현대연극은 이러한 예술과 삶의 괴리를 극복하려고 했다. 그 방법은 예술과 삶의 고유 영역을 상호침투하며, 배우와 관객의 일체성을 추구했고, 새로운 문화 창출을 선도했다.
--- p.39~40 『함부르크 드라마투르기』에서 레싱은 시민사회의 ‘시민연극’을 위한 드라마 이론의 혁신을 감행하는데, 그 자체가 드라마투르기적인 행위이다. 그가 주창한 계몽주의 시대에 부합한 시민연극이란 연극과 당대의 사회적 현실을 연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역사상 첫 드라마투르그인 레싱에게 연극의 시간성은 현재에 있었고, 이것은 함부르크에서 초연된 그의 드라마 [민나 폰 바른 헬름 혹은 군인의 행운(Minna von Barnhelm oder Das Soldatengluck)](1763, 초연 1767년)에서 입증된다. 레싱은 타우엔친 장군 비서로 근무할 때, 사람들과 계층, 퇴역 장교들, 프로이센 경찰 체제 등 당시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관찰하였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현실적인 내용을 독일의 7년전쟁이라는 현실적 배경에 담아냈다. 이 희곡은 시민희극으로 1763년 종전 직후에 발표되었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1812년에 이 작품을 “특수한 동시대적인 내용에서 중요한 삶을 포착한 첫 연극 생산(erste aus dem bedeutenden Leben gegriffene Theaterproduktion von spezifisch tempor : rem Gehalt)”으로 명시했다. 그러므로 레싱에 의해 극장에서의 역사를 출발하고 있는 드라마투르기는, 이미 함부르크 극장이라는 독일 연극 시스템에 처음 세워지는 순간, 연극과 사회적 현실을 연결하는 중개 영역과 그 기능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극은 동시대 관객과의 소통에서 존재하며, 지금, 여기라는 현재에 생명력이 있다. 레싱의 드라마투르기가 동시대성에 있듯이, 드라마투르기는 ‘사이(betweeen)’ 영역에서 그 생산성을 발휘한다. 즉 문학과 연극 사이, 행동의 무대화 이전에 문자 텍스트와 연극의 중간에 위치해서 무대화의 길을 안내한다. 이렇게 드라마투르기는 드라마와 무대 사이, 무대와 관객 사이, 드라마가 쓰인 시대와 공연이 되는 시대 사이, 문화와 문화 사이 등에서 중개하는 일이다. 그리고 드라마의 무대화에 있어서 현재의 특정한 조건들(사람, 공간, 예산 등)에서 생산되는 구체적인 공연과 그것의 요구들에도 관계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 연극이 공연될 문화와 사회, 정치, 시대정신 등과 관련하여 그 연계에서 공연의 사회문화적인 역할과 위치, 의미를 찾고, 또한 공연의 물질적이고 실용적인 생산조건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드라마투르기(Dramaturgie))을 행하는 사람을, 또 그 직업을 드라마투르그(Dramaturg)라고 한다. --- p.118~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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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매체가 연극만큼 역사가 깊을까. 그런 까닭에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매체가 출현하면 연극은 늘 실존적 위기를 만난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비대면을 요구하는 뜻밖의 시대에서는 배우와 관객이 직접 대면하는 연극은 그 자체로 위기였다. 그런데 이 비대면의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면을 그리워하는 시간은 아니었을까. 비대면에 적합한 매체들은, 마치 전자책이 종이책을, 온라인 채팅이 차 한잔을 두고 나누는 담소를 대신할 수 없듯이,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연극과 대비되었고, 연극의 존재 방식을 그립게 했다. 디지털 시대에 연극의 그 올드한 존재 방식이 오히려 여전한 연극의 매력과 위치를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20세기 전환기에 태동해서 그 전반부를 차지하는 유럽의 ‘현대연극(Modern Theater)’의 ‘현대(modern)’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질문한다. 드라마와 연극 앞에 ‘현대’라는 단어가 붙을 때, 현대 드라마와 현대연극의 시작은 같은가? 아니면 다른가? 페터 손디(Peter Szondi, 1929~1971)는 그의 저서 『현대 드라마의 이론(Theorie des modernen Dramas, 1880~1950)』(Frankfurt am Main, 1963)에서 입센, 체호프, 스트린드베리, 메테를링크, 하우프트만의 작품들이 전통적인 드라마의 위기를 보여준다고 했다. 드라마가 인간 상호 간의 관계 재현을 대화를 통해 구축하고 있다면, 이들이 보여주는 드라마의 위기는 극문학의 대화 형식을 벗어나며 서사문학의 서사적인 것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연극’은 이러한 형식 변화에 나선 현대 드라마에서 기인했는가? 아니면 독자적인 변화였는가? 그러니까 ‘현대연극’의‘ 현대’가 무엇으로 규정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