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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현암사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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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_ 일하러 오신 걸 환영합니다

1부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들

사랑은 언제나 여자들의 일이었다 : 가정의 돌봄 노동
사랑해서 하는 일과 돈을 위해 하는 일 사이 : 가사 노동자
사명감이라는 이름으로 : 교사
웃음 띤 그들의 기쁨과 슬픔 : 판매직
대의를 위하면서 돈을 벌면 왜 안 되죠?: 비영리단체

2부 ‘일을 즐겨라’는 말 뒤에 숨겨진 것들

예술이라는 노동,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하여 : 예술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하는 희망 노동 : 인턴
프롤레타리아 전문직 : 시간강사
좋아하는 일이니까 다 괜찮지는 않습니다 : 프로그래머
이기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가치는 아니다 : 운동선수

나오며_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저자 소개 2

세라 자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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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사회 운동, 정치, 젠더, 대중문화를 다루는 《타이프 미디어 센터Type Media Center》 소속의 저널리스트. 일터에서 길거리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과 정치에 관심이 많고 그에 대한 기사를 주로 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치밀한 조사와 방대한 자료 수집으로 가사 노동자, 교사, 예술가, 프로그래머, 인턴, 운동선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들의 삶과 생생한 경험을 통해 '사랑의 노동'이 가진 신화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꿔놓았는지 살펴보고 그 부조리함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다. 우리
노동, 사회 운동, 정치, 젠더, 대중문화를 다루는 《타이프 미디어 센터Type Media Center》 소속의 저널리스트. 일터에서 길거리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과 정치에 관심이 많고 그에 대한 기사를 주로 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치밀한 조사와 방대한 자료 수집으로 가사 노동자, 교사, 예술가, 프로그래머, 인턴, 운동선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들의 삶과 생생한 경험을 통해 '사랑의 노동'이 가진 신화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꿔놓았는지 살펴보고 그 부조리함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직업과 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 TV 프로그램과 매체에 출연하여 정치와 선거, 노동, 페미니즘, 기후, 펑크 록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주제를 이야기하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 사회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늘 궁금하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큰 애정을 품고 번역한다. 국내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경영학을 수학했다. 현재 뉴질랜드에 살고 있다.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에서 경제경영, 인문 사회과학, 시사 분야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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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616g | 145*220*25mm
ISBN13
9788932323213

책 속으로

이 책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 내 근무 환경과 비슷한 식으로 일하고 있는 (물론 그중 일부는 괜찮은 정규직으로 갈아타는 데 성공한 경우도 있겠지만) 전 세계 수백만 명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용 안정성’하면 생각나는 복지 혜택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수많은 책과 기사에는 지치고 번아웃 증상에 시달리며, 과로하는데 월급은 적고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진 (혹은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또한 우리는 일 자체를 통해 성취감, 즐거움, 의미, 심지어 기쁨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일을 좋아서 해야 한다는 그 말에 나는 월세 내기도 빠듯하고 친구도 거의 못 만나는 걸요, 라고 감히 반문할 수도 없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랑은 여자들의 일이다. 여자 아기는 분홍색으로 옷을 입히고, 태어났을 때부터 사랑은 여자의 일이라고 교육받는다. 성장하는 내내 주변 사람들의 필요한 것을 잘 챙기고, 웃고, 예쁘게 입고 다니라고 주입받는다. 성 역할은 가정에서 가장 먼저 강화되고, 여성들이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승리를 쟁취했으므로 페미니즘 자체가 불필요하게 되었다는 현재의 포스트페미니즘 시대에도, 가정은 여전히 남을 챙기는 무보수 노동으로 돌아간다. 그 일을 제대로 못 하면 레이 말대로 ‘나쁜 엄마’가 되고, ‘나쁜 여자’가 된다.
--- 「사랑은 언제나 여자들의 일이었다」 중에서

로사와 같은 교사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이 하는 일을 직업 이상으로 대하라는 기대를 받았다. 공교육이 도입된 이래로 교사들은 일을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수업 외에도 시간을 할애하고, 이 모두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감은 교사의 능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보상해야 할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은 사랑에 뿌리를 둔, 아이들을 돌보는 ‘타고난’ 성향에 불과하다는 생각과 충돌해왔다. 가사 노동처럼 교사들의 일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노동과는 다르다고들 생각한다.
교사들은 사람들의 인식에서 애매한 자리에 서 있다. 새로운 세대들을 위해 감정적·지적 도움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기대와 함께, 그들의 가르침으로 학생들이 자신들 앞에 놓인 모든 장애를 극복해내지 못하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 「사명감이라는 이름으로」 중에서

예술품 구매자들은 가치를 보고 구매한다. 작품의 독특함은 구매자 취향의 탁월함을 의미하고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예술가가 지닌 광채를 얻는 방법이다. 예술은 아마도 가장 숭배가 강한 상품일 것이다. 하지만 창작 활동에 투입된 노력은 대부분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지고, 닦아내어진다.
나는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이 예술의 생산 과정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예술 창작 과정은 거의 연구된 적도 없고 ‘노동’으로 표현된 적도 없다.
--- 「예술이라는 노동,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하여」 중에서

컴퓨터 전문가들이 뽐내는 그들의 창의 노동은 유연하고 놀잇거리가 가득한 직장에서는 인정받을지 몰라도, 사실 프로그래밍 작업은 대개는 지루한 작업이다. 고되고 반복이 많고 집중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며, 잘라 붙이기나 미리 짜 놓은 틀 안에서 작업하는 일이 잦다. 그런데도 컴퓨터 천재에 대한 오랜 환상이 이러한 노동의 상당 부분을 가린다.
예를 들어 애플의 엄청난 제품들은 실질적인 제작에 참여했던 그 많은 기술자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의 이례적인 천재성 덕택으로 돌려진다. 컴퓨터 천재에 대한 과대포장은 컴퓨터 신동들을 일부 영입하고, 그런 천재들이 왜 매번 백인이고 남자인지, 왜 컴퓨터 관련 직장을 떠나는 여자들이 남자들의 두 배나 되는지를 절대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IT 노동은 무서울 정도로 낭만적으로 그려진 창의 노동처럼 고투 그 자체이다.

--- 「좋아하는 일이니까 다 괜찮지는 않습니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일하고,
그럼에도 사회는 더 열심히 일을 사랑할 것을 요구한다


언젠가부터 일에서 성취감, 즐거움, 의미, 심지어 기쁨을 찾을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사랑하는 것을 일로 삼아라. 그러면 평생 일을 안 해도 된다.”와 같은 소셜 미디어에 떠도는 수많은 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일이 성취감의 근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 상식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사회에 퍼진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고, 불과 1970~80년대부터 변화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 짧은 역사는 사회의 변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사회에 자리 잡고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하는 과정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자본주의 초기에 사람들을 일터로 밀어 넣을 때 썼던 방법은 강요였지만, 신자유주의는 일은 좋아서 하는 것이라는 이념으로 포장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일하고 있고, 근무가 끝나도 늘 대기상태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스트레스와 초조함, 외로움이 쌓여간다. 사랑해서 하는 일이라는 ‘사랑의 노동’은 사기라고 저자는 이 책에서 단언한다. 마치 구석기 시대 선조들이 매머드 사냥을 ‘정말 즐겼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1부에서는 가정 내 여성들의 무급 노동에서 시작해, 가사 노동자, 교사, 서비스직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랑의 노동이 확대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책에 나오지 않지만 간호사, 마트 직원, 식당 종업원, 콜센터 상담원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코로나19 기간에 이런 일들 대다수가 ‘필수’ 직종이라고 불리며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계속 일해야 한다는 기대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런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웃음을 띠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고객의 감정과 필요를 늘 자신들의 감정과 필요보다 우선시해야 한다고들 한다.
2부는 ‘배고프지만, 열정을 가지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통념이 무급 인턴, 시간강사, 개발자와 심지어 프로 운동선수들에게까지 적용되는 과정을 따라가본다. 이들은 이처럼 멋진 일을 했으면 하고 선망하는 사람들이 수백, 수천 명이나 되니,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라는 말을 듣는다.

‘사랑은 일 같은 것에 낭비되기에는
너무 크고, 아름답고, 위대하고, 인간적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될 노동자들은 일을 사랑해서 열심히 일한다는 개념에 도전해왔고, 흔히 간과되고 악용되는 착취라는 중요한 개념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착취를 착취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사랑의 노동이라는 신화에 현혹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책 전체에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랑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강요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노동자들은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사랑의 노동이 부질없음을 경험하며 겪는 번아웃 증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한 예이다. 반복되는 해고, 만성적인 저임금, 민간부문 지원 축소 등의 요인들로 일을 사랑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학자금 대출은 쌓여가고, 근무 시간은 늘어나고, 친구들과 놀고 있든, 장례식장에 있든, 자기 전이든, 휴대폰으로 직장 이메일에 답을 해야 한다.

물론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사회는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세계는 그런 부담을 나눌 수 있고, 일을 더 유쾌하게 배분하고, 원한다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서로를 돌보는 일이 사회의 누군가가 떠넘긴 책임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많은 세상일 것이라고 말이다.

‘사랑하는 일’이라는 우리 발목을 옥죄고 있는 마법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 이 책은 사랑은 사람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대감이 그렇듯, 사랑은 반드시 쌍방이 존재한다. 일이 사랑을 줄 수는 없지만, 동료라면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일 같은 것에 낭비되기에는 너무 크고, 아름답고, 위대하고, 인간적이다.’ 이 책을 통해 사랑의 노동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진짜 일의 의미를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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