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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어휘문화총서〉를 펴내며 5
들어가며 12 제1장 바닷속 최상위 포식자 ·상어 모래 같은 껍질로 인해 붙여진 이름, 사어 20 상어 껍질은 고급 가죽 21 바닷속 늑대, 상어 23 고급 식재료, 상어지느러미 26 수족관의 인기 어종, 상어 27 토끼에게 속아 넘어간 일본 설화 속 상어 29 포식자: 인간과 상어 31 신화, 소설, 영화 속 상어 34 제2장 입이 큰 물고기 ·대구 입이 커서 붙여진 이름 ‘대구’ 41 한국 고유의 한자, 夻 43 조선에 요구한 생선, 대구 44 첫눈이 내린 이후에 가장 맛있는 대구 46 어류의 보편적 명칭 cod 48 바이킹시대부터 ‘매사추세츠의 신성한 대구’까지 49 제3장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장어 뱀처럼 긴 물고기, 장어 56 약효와 맛으로 인정받은 장어 58 특징에 따라 다양한 장어의 이름 59 링만[靈鰻]과 링만징[靈鰻井]의 전설 61 교토의 가게가 장어의 잠자리처럼 좁은 까닭 62 네 차례 변태를 겪는 장어 65 제4장 강에서 태어나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 봄에 바다로 나가 가을에 강으로 돌아오니 年魚, 떼를 이루어 올라오니 連魚 74 다양한 쓰임새로 대접받은 물고기 75 연어는 알[卵]이 아니라 씨앗[籽]을 낳는다? 77 사케(さけ)인가 샤케(しゃけ)인가, 일본의 연어 79 salmon, 연어, 연어 색 그리고 감자 84 지혜와 존경의 상징이자 ‘최초의 음식’인 연어 86 제5장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진 연체동물 ·문어 무늬가 있는 물고기, 문어 91 먹어본 사람만 아는 문어의 맛 94 싸움 걸기를 좋아하는 바다의 강호 97 바좌위[八爪魚]는 여러 다리를 걸치는 사람 98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요리 재료, 문어 99 다리가 여덟 개라 octopus 101 문어의 상징성과 과학 102 제6장 먹물을 쏘고 달아나는 ·오징어 오징어의 옛 명칭, 오적어 110 믿지 못할 약속: 오적어 묵계(烏賊魚 墨契) 111 못생긴 사람이 오징어? 113 검은 먹물을 쏘고 도망가는 창우제이[槍烏賊] 114 해고를 당하면 오징어처럼 오그라든다 116 오징어 뼈보다는 연공서열 118 squid는 오징어, Squid는 박격포 121 소설 속 대왕오징어 122 제7장 바닷속의 투명한 달 ·해파리 원시생물 해파리 129 다양한 이름의 해파리 130 해파리의 눈은 새우? 133 말도 안 되는 사건의 비유, 해파리의 뼈 136 젤리, 거품, 고래 지방 그리고 해파리 139 해파리의 독성과 신화 141 제8장 옆으로 기어도 장원급제의 상징 ·게 예로부터 인기 있었던 게 맛 147 장원급제의 부적, 게 149 옆으로 움직이기에 ‘팡셰[螃蟹]’ 151 해음 때문에 더 좋아하는 게 154 게는 구멍을 파도 분수에 맞게 판다 155 반품하는 책과 역행 캐논 159 게 성운, 게 별자리, 게 신화 161 제9장 값진 보물과 미의 여신을 낳는 ·조개 모든 백성의 음식, 조개 167 문학 작품 속 조개 170 “물가에서는 그저 조개나 먹으세” 175 조개로 처벌을 면한 의관과 조개 속에서 나온 나한상 176 대합조개의 오줌은 일품 육수? 179 행복, 불운 그리고 클램 차우더 182 조개· 고둥 관련 신화와 상징성 184 제10장 굽은 허리와 긴 수염을 가진 ·새우 옛 문헌 속 새우 191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195 노을 빛처럼 붉은 새우 196 새우와 게는 오합지졸 197 세상을 주유하려다 허리가 굽은 새우 200 shrimp와 prawn 203 새우의 상징성과 새우 성운 206 참고 문헌 208 그림 출처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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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沙魚]는 그 글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래[沙]의 거친 특성과 연관되는 단어로, 남송(南宋)의 문자학자 대동(戴侗)은 『육서고(六書故)』에서 “바다에서 나고, 가죽이 모래와 같아 붙여진 이름[海中所產, 以其皮如沙得名]”이라 설명했다.
--- p.24 중국에서는 대구를 쉐위[鱈魚] 또는 다토우위[大頭魚: 대두어], 일본에서는 다라[鱈]라고 부른다. 동일한 한자 문화권인 한국, 중국, 일본에서 한국만 대구를 가리키는 한자가 다르다. 즉, 중국과 일본은 ‘대구 설(鱈)’ 자를 쓰지만, 한국은 독자적인 한자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 p.43 일본에서는 음식점 앞에 장어를 히라가나인 う(우) 자처럼 그린 입간판을 볼 수 있는데, 음식점은 이 그림을 통해 장어 관련 요리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 p.64 한국에서 연어는 과거 민간에서 널리 먹던 어류가 아니었다. 또한 어원학적으로도, 오래전부터 먹던 물고기들은 魚에 선행하는 음절이 ㅇ으로 끝나는데(예를 들어 잉어, 고등어 등) 연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 p.74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고르곤이 문어나 오징어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잘려나간 메두사의 머리는 문어 자체를, 고르곤의 튀어나온 혀와 송곳니는 문어 입의 부리를, 고르곤 머리카락인 뱀은 문어의 촉수를 나타낸다. --- p.105 중국어에는 오징어를 부르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별칭이 있는데, 바로 ‘창우제이[槍烏賊]’다.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면 창[槍]은 총, 우제이[烏賊]는 ‘검은 도둑’이라는 뜻이다. 오징어가 적을 만났을 때 검은 먹물을 쏘고 도망가는 행태를 비유해 이런 명칭이 만들어졌다는 속설이 있다. --- p.114 한편, 18세기 문헌부터 메두사는 해파리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했다. 『옥스퍼드영어사전』은 뱀처럼 구불거리는 머리카락이 있는 머리라는 유사성에 기인해 그리스 신화 속의 메두사에서 해파리를 명명하게 되었다고 봤다. --- p.141~142 게의 습성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관용구로 ‘게거품을 물다’가 있다. ‘게거품’ ‘게거품을 물다’는 몹시 흥분하거나 화를 내며 말하는 사람이나 그 행동을 비유하는 표현인데, 이는 게의 호흡 습성에서 비롯된 말이다. --- p.150 맛있는 국물 맛의 근원이 아내의 소변이라는 내용이 약간 엽기적(?)이긴 하지만 발상은 재미있다. 그런데 이런 설정이 허용되는 것은 이 아내가 원래 다름 아닌 큰 대합조개였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하면, 표면적으로는 여인의 소변이지만 결국 그것은 대합조개에서 나온 국물이라는 것이다. --- p.180 사자성어에서 새우는 작은 크기 때문에 보잘것없는 존재로 주로 비유된다. 먼저, 새우와 게로 구성된 군대를 뜻하는 ‘샤빙셰장[蝦兵蟹將]’은 오합지졸인 보잘것없는 부대 혹은 상대방의 부하나 장병을 멸시하여 부르는 표현으로 쓰인다. --- p.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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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보면 그 동물이 보인다
바다에는 인간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수많은 동물이 존재하고 있지만, 인간이 잘 알고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맺어온 동물도 많다. 인간이 그 동물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가 바로 인간이 붙인 ‘이름[物名]’에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조상들은 상어를 한자로 鯊魚(사어)로 표기했다. 최세진(崔世珍)의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의하면 鯊는 沙魚를 하나로 합친 글자로 ‘상어’를 나타낸다고 했다. 상어 가죽에 모래알처럼 생긴 돌기가 붙어 있어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입이 큰 대구(大口), 몸이 뱀처럼 긴 장어(長魚)도 그 외형적 특징을 담은 물고기 이름이다. 물론 한자 이름만 그런 것은 아니어서, 영어 jellyfish는 해파리의 투명하고 흐물흐물한 몸체를 잘 표현한 이름이다. 그런가 하면 동물의 생태를 반영한 이름도 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에는 연어를 표기할 때 年魚와 鯊魚가 혼재해 등장한다. 年魚는 봄에 바다로 나가 가을에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생태를, 鰱魚는 떼를 이루어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습성(連魚를 합쳐 鰱이 되었다)을 담고 있는 이름이다. 한편,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속담과 비유에도 각 동물의 특징이 반영되어 있다. 실제로 어장에 해파리가 들끓어 손해를 본 어부들의 경험을 반영한 한국 속담 ‘어장이 안 되려면 해파리만 끓는다.’는 물건을 사지 않는 사람들만 많이 드나들어 손해를 보는 가게의 상황을 비유하게 되었고, ‘게는 구멍을 파도 자기의 몸 크기만큼 판다[蟹は甲羅に似せて穴を掘る].’는 일본 속담은 사람은 제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일본 사회 특유의 직업적 소명의식을 보여준다. 고리대금업자를 가리키는 영어 loan shark에는 포악하며 공격적인 상어의 이미지가 들어 있으며, 중국어로 문어를 가리키는 별칭인 바좌위[八爪魚]는 여러 다리를 걸치는 바람둥이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이름과 표현에 담긴 인간의 생각을 더듬는다 이처럼 각 문화권에는 바다동물들 자체의 특성으로 만들어진 숙어나 전설들이 다양하며, 그런 이야기는 사람들이 그 동물과 맺은 관계가 내재화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료들을 통해 거꾸로 그 말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생각과 삶 속에 들어가 그들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바다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언어를 통해 그 생각과 문화를 더듬어 살펴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