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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대중가요와 한국 근현대사 005
1부 1980년대 터져 오르는 민주주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임을 위한 행진곡」 016 가왕이 목 놓아 외친 한마디 “촛불을 지켜다오!” 023 위축된 대중예술의 부활을 알린 또 한 명의 가왕 029 새로운 소비계층과 함께 등장한 작은 거인 035 순수의 시대, 최성수와 김종찬 039 1987년, 온 국민이 함께 부르짖은 ‘그날’ 043 1987년 이후의 민중가요 047 1980년대 특강 1 암울한 시대 속 밝은 빛, 이선희 051 2부 1970년대 황폐한 대지 위에서 피어나는 꽃 두 가수의 라이벌 구도로 나타난 지역감정 058 정권에 대한 경고장이 된 노래 065 건전가요와 음악 감상실 세시봉 068 ‘금지’의 시대에 쓰인 불후의 명곡 075 탄압을 하는 다양한 방법 080 전 국민의 음악 감상실 〈별이 빛나는 밤에〉 085 개발되는 강남과 「제3한강교」 089 1970년대 특강 1 부마민주항쟁 096 1970년대 특강 2 어느 가난한 청년의 분신(焚身) 099 1970년대 특강 3 가장 사회적인 목소리, 양희은 102 3부 1950~1960년대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태동 우리의 대중문화를 지탱해 준 미 8군 쇼 108 여성들을 위로해 준 동병상련의 목소리 113 1954년 부산의 풍경을 담다 120 실향민의 삶을 노래하다 124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129 민족지도자의 죽음과 「비 내리는 호남선」 134 1960년대 특강 1 미국 제8군(Eighth United States Army) 140 1960년대 특강 2 영화 〈팔도강산〉의 정치적 목적 142 1960년대 특강 3 전쟁으로 얼룩진 베트남의 역사 145 1960년대 특강 4 베트남전쟁과 대중가요 149 4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설움을 노래하다 민족의 한을 노래한 청년 임방울 154 신앙 수호 항일운동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159 일제강점기 특강 1 일제의 만주 진출 과정 166 일제강점기 특강 2 전쟁과 함께 성장한 일본 재벌 170 일제강점기 특강 3 일제와 소련 그리고 고려인 173 책을 마치며 노래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177 참고문헌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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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당시 상황과 맞물려 조용필이 민주주의의 압살을 소리치는 것처럼 들린다. ‘바람’은 전두환 정권의 언론탄압을, ‘연약한 이 여인’은 TBC 동양방송을 위시한 통폐합되는 언론사들을, ‘촛불’은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희망, 그런데 너무 약한 희망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 p.25, 「가왕이 목 놓아 외친 한마디 “촛불을 지켜다오!”」중에서 1970년대 영호남 대결의 표상은 정치인이 아니라 목포 출신의 남진과 부산 출신의 나훈아 두 남성 가수의 대결이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나훈아 피습사건 이후 두 가수의 팬들은 더 야수처럼 으르렁거렸다. 그만큼 두 가수의 노래에는 영호남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 --- p.60, 「두 가수의 라이벌 구도로 나타난 지역감정」중에서 신중현과 김민기 등의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도전적 분위기에 당시 정권은 탄압의 방식을 바꾸기로 한다. 그 결과 일어난 것이 바로 ‘대마초 파동’이다. 당시 최고의 스타들이 구속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대중예술계의 숨통을 한꺼번에 끊어버리려고 한 것이다. … 놀랍게도 197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는 대마초를 규제하는 법적 장치가 미비한 상태였다. 대마초 파동이 일어난 해가 1975년인데 대마관리법이 시행된 것이 그보다 뒤늦은 1977년 1월이니, 처벌부터 먼저 하고 나중에 법률이 생긴 참으로 희한한 상황이었다. --- p.83, 「탄압을 하는 다양한 방법」중에서 휴전이 되자 부산에서 서울로 본격적인 환도가 시작됐다. 그와 동시에 피란을 왔던 국민들도 부산을 떠나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정거장」이 이러한 장면을 담아냈다. --- p.122, 「1954년 부산의 풍경을 담다」중에서 이 시기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달래준 노래가 바로 손인호의 「비 내리는 호남선」이다. 이 노래는 신익희 서거를 추모하는 듯한 가사 때문에 전국적인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되자 작사자 손로원, 작곡자 박춘석, 가수 손인호가 경찰에 잡혀가서 고초를 당했다고 한다. 「비 내리는 호남선」은 신익희 서거 3개월 전에 나온 노래였기에 사실 신익희의 서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노래였는데도 말이다. --- p.137~138, 「민족지도자의 죽음과 비 내리는 호남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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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증언하다!
역사적 순간에 존재한 노래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83년, 무려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한국 방송사에 새 역사를 쓴 프로그램이 있다. 다름 아닌 KBS의 휴전 30주년 특별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이 프로그램의 타이틀곡으로 쓰여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린 노래가 두 곡 있으니, 바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와 「잃어버린 30년」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뿔뿔이 흩어졌던 우리 국민들이 다시 상봉하는 장면에 삽입된 이 두 곡은 결국 우리 민족의 한이 응축된 노래로 거듭난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둔 5월 5일 새벽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파된다. 유력 대선 후보이자 민족지도자 중 한 명이었던 해공 신익희의 서거 소식이었다. 안타깝게도 신익희는 유세를 위해 전주로 향하던 중 호남선 열차 안에서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많은 국민이 이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졌다. 이 시기 민족지도자를 허망하게 상실한 우리 국민들의 슬픔을 달래준 노래가 있으니 바로 「비 내리는 호남선」이다. 신익희 서거 3개월 전에 발표되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던 이 노래는 놀랍게도 신익희 서거 이후 전국적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그로 인해 작사자 손로원, 작곡자 박춘석, 가수 손인호는 경찰에 잡혀가 고초를 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거슬러 올라가 보겠다. 1944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끝까지 저항하다 끝내 옥에서 순교한 목사 주기철이 다섯 번째로 일제 경찰에 끌려가던 날이다. 주기철 목사는 마지막으로 자신을 찾아온 산정현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노래를 한 곡 부른다. 그 노래는 주기철 목사가 생전에 그토록 좋아했던 찬송가 「저 높은 곳을 향하여」였다. 이처럼 역사적인 순간과 함께한 노래들이 있다. 그 노래들에는 당시의 시대상과 그 노래를 부른 민중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역사적 순간에 존재했던 노래를 렌즈 삼아 한국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1980년대 군사정부 시절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다소 어두운 시기의 이야기지만, 독자들은 보다 친숙하고 흥미롭게 우리의 역사를 곱씹게 될 것이다. 역사 교과서는 담지 못한 우리 사회의 내밀한 마음, ‘민중의 열망’을 조명하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결국 당대를 살아간 민중들, 우리 보통 사람들의 열망이다. 애석하게도 역사 교과서가 포착하지 못한 그것을 노래는 언제나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별의 부산정거장」에는 1954년 부산의 풍경이 애절한 감정으로 담겼고, 임방울의 목소리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국민들의 한스러운 정서가 담겼다. 군사정부 시절 금지 조치가 된 「아침 이슬」 「미인」 「왜 불러」 등의 수많은 명곡들은, 노래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 때문에 당시 사회 분위기와 우리 민중들의 저항 정신을 말해주는 시대의 산증인이 되었다. 독자들은 이와 같은 수많은 명곡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시대정신, 시대적 과제를 읽게 될 것이다. 노래와 함께 역사를 되짚어가는 이 책의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 부모님들, 엄혹했던 시기를 살아간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의 삶을 만나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