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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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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죽음은 눈[目]의 완성
제2부 나 자신을 샅샅이 뒤졌다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Teju Cole

1975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열일곱살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사 박사과정을 밟고 소설가, 사진가, 비평가, 큐레이터, 연사로 미국 문화계 전반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의 저서를 출간했다. 2015~19년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사진비평가로 일했고, 현재 하버드 대학 창작실습(문예창작)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영어권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인 『오픈 시티』(2011)는 펜/헤밍웨이상, 뉴욕시도서상, 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의 로즌솔상 등을 수상하고 다수의 유력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그외에
1975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열일곱살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사 박사과정을 밟고 소설가, 사진가, 비평가, 큐레이터, 연사로 미국 문화계 전반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의 저서를 출간했다. 2015~19년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사진비평가로 일했고, 현재 하버드 대학 창작실습(문예창작)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영어권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인 『오픈 시티』(2011)는 펜/헤밍웨이상, 뉴욕시도서상, 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의 로즌솔상 등을 수상하고 다수의 유력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그외에 펜/오픈상 최종 후보에 오른 중편 『매일이 도둑을 위한 날』(2007), 산문집 『알려진 낯선 것들』(2016), 『블랙 페이퍼』(2021), 여행사진·산문집 『맹점』(2017), 사진집 『먼 곳을 향한 동경』(2020) 등이 있다.

HAN Ki Wook,韓基煜

문학평론가, 영문학자.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한국외대 영어과와 서울대 영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허먼 멜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문학의 열린 길』 『문학의 새로움은 어디서 오는가』 『영미문학의 길잡이』(공저), 옮긴 책으로 『필경사 바틀비』 『우리 집에 불났어』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공역) 『미국 패권의 몰락』(공역) 등이 있다. 현재 『창작과비평』 편집고문, 인제대 영문과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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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528쪽 | 364g | 110*165*24mm
ISBN13
9788936439064

책 속으로

산책은 하나의 욕구를 충족해주었다. 산책은 정신적으로 엄격히 규제된 업무 환경에서 놓여나는 길이었다. 일단 산책이 치료법임을 알게 되자 그것은 평범한 일이 되었으며, 나는 산책을 시작하기 전의 삶이 어땠는지를 잊어버렸다.
--- p.32

나는 지하철을 타고 125번가까지 내려간 뒤 우리 동네로 걸어 올라가면서, 월요일 밤치고는 보통 때보다 훨씬 덜 시달린 느낌이라 우회로를 택하여 한동안 할렘을 산책했다. 노점상들―세네갈 출신의 의류상, 불법 DVD를 파는 젊은이, 이슬람국가 21 가판대―의 활발한 거래를 지켜보았다. 자비로 출판한 책, 화려한 색과 무늬의 다시키 셔츠, 흑인 해방을 주제로 한 포스터, 향 묶음, 향수와 아로마 오일, 젬베 드럼, 자잘한 아프리카산 관광 기념품 들이 있었다. (...) 할렘의 밤에 백인은 없었다.
--- p.54~55

드디어 내 주소가 어렵사리 생각났을 때, 나는 택시 기사에게 주소를 불러주고는 말했다. 그런데 형제, 요즘 어때요? 기사가 몸이 뻣뻣해지면서 룸미러로 나를 바라보았다. 좋지 않아요, 전혀 좋지 않아. 당신이 인사도 하지 않고 내 차에 타는 방식, 그건 기분 나쁘지. 이봐요, 난 당신과 똑같이 아프리카인인데 나한테 왜 이러는데? 그는 나를 룸미러로 계속 주시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 p.95

군사학교 시절의 끝은 나의 나이지리아 시기의 끝과 일치했다. 어머니는 내가 SAT 시험을 치는 것을 알았지만 미국 대학에 지원한 것은 알지 못했다. 우편사서함 하나를 사서 완벽하게 숨겼던 것이다. 나는 얼마 안 되는 저축금을 대학 전형료로 다 써버렸다. 브루클린 대학, 해버퍼드, 바드에는 운이 없었다. 매캘레스터에서는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맥스웰이 나를 받아들였고 전액 장학금을 주었다. 나의 진로가 정해진 것이다. 삼촌들에게 빌린 돈으로 나는 뉴욕행 항공권을 샀다, 완전히 내 뜻대로 새로운 나라에서 삶을 시작하기 위해.
--- p.178

그럼 헤즈볼라는? 내가 말했다. 당신은 그들도 지지하는 거야? 그렇지, 그가 말했다. 헤즈볼라, 하마스, 같은 거야. 저항인 거야, 간단해. 모든 이스라엘인 집에는 무기가 있어. 나는 파루크를 보았다. 그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도 생각이 같아. 그건 저항이야. 그럼 알카에다는 어때? 내가 말했다.
--- p.244

이런 연주회는 거의 언제나 그렇듯이 거의 모든 사람이 백인이었다. 그건 나로서는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었고, 사실 매번 눈여겨보면서도 지나치려고 애쓴다. (...) 내가 아는 한 그런 공간의 동종성에 그 속에 있는 백인들은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는다. 그 백인들 중 몇몇에게 유일하게 별난 거라면 좌석에서나 구내매점에서 젊은 흑인인 나를 보는 것이다.

--- p.490~491

출판사 리뷰

놀라운 개성, 다양한 발견, 켜켜이 쌓인 의미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저마다의 관심사나 흥미, 지식 혹은 경험 등에 따라 다채로운 재미와 깊이를 즐길 수 있다. 미술, 음악, 사진, 건축 등 여러 분야의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정련된 에세이처럼 읽힐 법한가 하면, 미국이라는 나라 내지는 서구의 역사적·당대적 이면에 도사린 폭력과 인종주의 등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통해 생각거리를 얻게 되거나, 그간 흔히 접하지 못했던 개성적인 소설을 읽는 그 자체의 재미를 느끼는 한편 뉴욕 곳곳을 직접 걸어보는 듯한 여행자로서의 감성 또한 만끽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작가는 작품 안에 또 하나의 겹을 담아냈다. 뉴욕의 가을이 브뤼셀의 겨울로, 다시 뉴욕의 봄에서 가을로 이어지는 사이, 현실의 산책이 다양한 풍경과 장소와 사람을 마주칠 때 마음의 걸음은 켜켜이 쌓인 과거와 역사를 거닌다. 섬세하고 성실한 관찰자로서 줄리어스는 자신과 타인, 장소와 시간의 역사와 기억을 정교하고 우아한 문장으로 기록하는데, 그런 끝에 문득 마주하는 것은 있었는지도 몰랐던 폭력의 기억, 아득한 자신의 구멍이다. 작품 안에서 인상적인 장면으로 서술되는, 이미 죽은 별이 보내오는 현존하는 별빛만큼이나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이 공백을 존재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듯 그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그를 따라 산책처럼 이어지는 문장 끝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만나는 경험이다.

도시와 사람, 과거와 현재를 함께 거니는 산책자

독자에게 이런 새로움의 경험을 열어주는 것은 줄리어스의 시선과 자세에서 비롯한다. 그가 뉴욕(과 브뤼셀) 곳곳을 흘러다니며 주로 탐색하는 것은 이 도시에 내재한 폭력과 참사의 과거다. 목적 없이 시작된 발걸음은 유럽 식민주의자들의 원주민 학살, 흑인 노예화, 9·11 참사의 현장과 만나면서 폭력의 비극, 기억의 삭제, 애도의 방식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폭력과 참혹함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 혹은 그 기억을 삭제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그는 더 정확한 기억의 자세를 생각하게 한다. 그가 만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또한 대개 안타깝고 절박한 사연을 품고 도시로 모여든 이들이다. 2차대전을 미국의 수용소에서 겪어야 했던 일본인 교수, 내전을 피해 탈출한 아이티 출신 구두닦이, 목숨을 걸고 라이베리아를 벗어났지만 미국 공항에서 체포돼 추방 위기에 처한 청년 등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모욕당한 존재들이다. 줄리어스는 이들에게 공감하며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닌 자리에 놓인 감각을 끊임없이 환기하지만, 편견이나 선입견에 휩쓸리지 않으며 섣불리 자신을 개입시키지도 않는다. 인종차별과 유럽적 자유의 허구성에 저항하는 무슬림 청년에게 동조하면서도 한편으로 주류 백인 사회의 시각을 맞세우고, 팔레스타인 문제가 우리 시대의 중심 문제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테러단체의 투쟁에는 선을 긋는 식이다.

이렇듯 독창적인 이 소설의 발견자이자 옮긴이로서 한기욱은 정확한 우리말 쓰임새와 원작의 리듬을 감각적으로 살린 데 더해 ‘옮긴이의 말’에서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와 세계적 현실에서 갖는 의미를 함께 짚어 풍부한 맥락을 제시한다. 이 작품이 데려다놓은 질문의 자리에서 독자에게 알찬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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