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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우리는 누구나 저렴주택에 산다 1장 누구나 살고 싶은 집, 희망주택 1. 문화주택 문화, 메이지 시대의 아이콘 / 문화촌의 문화주택, 최초의 모델하우스 / 식민지 경성에 이식된 문화주택 / 처녀 꾀는 수단인 문화주택과 피아노 / 해방 후의 문화주택, 새마을주택이 되다 2. 2층 양옥주택 조선에서 제일 사치한 집, 식민지 양식의 양관주택 / 조선의 이상주택은 방갈로하우스 / 불란서주택과 새마을주택 3. 전원주택 귀족의 영지에 있던 집, 영국의 컨트리하우스 / 컨트리하우스, 젠트리의 상징이 되다 / 컨트리하우스를 모방한 컨트리 방갈로 / 주말주택과 공유별장, 방갈로와 콘도가 되다 / 베이비부머의 전원주택 /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 패스트하우징 4. 타운하우스 신사숙녀가 사는 집, 19세기 영국의 타운하우스 / 한국에 상륙한 타운하우스, 고급빌라가 되다 5.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아파트의 효시, 19세기 프랑스의 아파르트멍 / 1세대 초고층 주상복합 : 세운상가 아파트, 낙원상가 아파트 / 2세대 초고층 주상복합 : 타워팰리스 2장 누구나 살아야만 하는 집, 저렴주택 1. 셋방살이 저렴주택이란 무엇인가? / 한양의 주택문제 협거, 협호 / 개량한옥의 셋방살이, 도심 임주택으로 변화하다 / 과도기적인 간이주택에서의 셋방살이 2. 옥탑방과 지하주거 합법과 불법의 경계, 1970년대 적층화의 시작 / 영국 산업혁명 시기의 지하주거 / 지하에서 반지하로 3. 빌라, 연립, 다세대 빌라, 서민주택의 대명사 / 임대만 가능한 집, 다가구주택 /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서울 변두리를 뒤덮다 4. 고시텔, 원룸텔, 오피스텔 고시공부를 위한 고시원? / 고시텔, 리빙텔, 힐링텔 주거기능이 강화되다 / 원룸으로 변하는 하숙집과 다가구주택 / 원룸의 또 다른 이름, 도시형 생활주택 / 저렴주거의 특징을 가진 희망주거? 오피스텔 5. 공공임대주택 본디 아파트는 사회주택 / 일제시대의 부영장옥 / 영구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 신보수주의의 대처 정부, 임대에서 매매로 전환 / 보금자리주택, 행복주택 어떤 바람을 몰고 올까? 3장 침식계수와 슈바베지수 1. 부엌이 생활의 중심 엥겔계수에 해당하는 침식계수 / 부엌은 집 안의 중심 / 화려한 주방에 식당은 없다 / LDK의 탄생지는 일본 / 2. 비침식 공간의 증가와 분화 부엌 중심에서 객실 중심으로 / 17세기, 방들의 명칭이 나타나다 / 분화와 부가, 주택의 발달 과정 / 고급 아파트의 단지 내 시설 / 전시 상황이 만들어낸 특징, 능률과 실용의 추구 3. 슈바베지수, 필터링 프로세스 저소득층일수록 높은 슈바베지수 / 빈자의 집합소비, 부자의 개인소비 / 막혀버린 필터링 프로세스 4장 우리는 어디에서 살게 될까? 1. 계층별 주거지 격리: segregation 식민지의 주거 분리 정책 / 초콜릿 도심, 바닐라 교외 / 도시의 여러 모습, 동심원, 부채꼴, 모자이크 모델 2. 도심 회귀 현상: gentrification 불 꺼진 유령도시, 도심 공동화 현상 / 도심 재활성화 혹은 젠트리피케이션 / 미국식 젠트리피케이션 / 서울 도심의 젠트리피케이션 / 젠트리피케이션의 발생 이유 닫는 글 희망주택과 저렴주택, 우리 시대의 자화상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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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아이를 키우며 신도시의 33평 아파트에 사는 맞벌이 부부라 할지라도, 10년 전 남편은 대학시절 학교 근처의 고시원에서 자취를 했으며, 30년 후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뒤 남편과 사별한 아내는 독거노인이 되어 작은 빌라에 세 들어 살지도 모른다. 저렴주거에 산다는 것은 계층의 문제라기보다 생애주기에 따른 현상이라는 점에서 우리 중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 “여는 글_우리는 누구나 저렴주택에 산다” 중에서 만평에는 짧은 미니스커트에 구두를 신은 네 명의 여성이 다리를 드러낸 채, 그 다리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적어 말하고 있다. 신경질적이니 이해해달라. 집세를 못 내었으니 대신 내어주고 초콜릿 한 상자도 부탁한다, 외국 유학생하고 결혼하고 싶다. 이 중에 네 번째 모던걸은 문화주택에 피아노 한 채만 있으면 일흔 살 노인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모던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문화주택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 “1장_누구나 살고 싶은 집, 희망주택” 중에서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저렴주거는 항상 존재했고, 다만 시대가 변하면서 그 이름과 형태가 조금씩 변했다. 셋방살이 대신 깨끗하고 현대적인 설비의 원룸주택이 들어섰고, 노란 물탱크에 회색빛 LPG 가스통이 위태롭게 서 있던 다가구주택들은 이제 도심형 생활주택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도 자취방이나 하숙집 대신 원룸텔, 고시텔 등에서 생활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이름뿐, 그것이 저렴주택이라는 점에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앞으로 10년 후 혹은 20년 후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주택이 나온다 한들, 그것이 저렴주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 “2장_누구나 살아야만 하는 집, 저렴주택” 중에서 침실과 부엌은 주택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본질적 공간이며, 당연지사 저렴주거일수록 주택 내에서 침식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저렴주거의 가장 큰 특징이 면적이 협소하다는 것인데, 침실과 부엌을 우선 할애하고 나면 나머지 공간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즉 저렴주거일수록 주택은 부엌 하나에 침실 하나라는 간단한 구성을 가지며, 전체 주택 면적 중에서 침실과 부엌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100%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이는 모든 시대, 모든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 “3장_침식계수와 슈바베지수” 중에서 중산층 단독주거지이던 곳이 인구의 고밀에 따라 저소득층의 집합주거지로 개조되는 단계를 거친다. 개량한옥이 밀집해 있던 동네에 셋방살이가 증가한다든지, 불란서주택에서 지하와 2층에 세를 주는 일이 마을 단위로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이는 편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는 일이지만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리면, 결국 정부는 이를 양성화하는 단계에 이른다. 그리하여 동네 전체가 저소득층의 집단주거지로 바뀌게 된다. 불란서주택이 밀집해 있던 곳에 지하방과 옥탑방의 증축이 많아지더니 결국 그 집을 헐고 다세대나 다가구주택을 신축하는 경우라 하겠다. - “4장_우리는 어디에서 살게 될까” 중에서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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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네.” _남진, 님과 함께 중에서 1970년대 유행했던 이 노래에서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은 대체 어떤 집이었을까?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집을 꿈꾸었을까?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대략 100년 동안 이어왔던 희망주택은 크게 문화주택, 불란서주택,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주택의 특징은 모두 외국에서 유래한 주택이자, 그 시원적인 근본이 영국과 프랑스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에서 직수입되는 대신 일제시대에는 일본을 거쳐, 그리고 현재에는 미국을 거쳐 한 번 여과된 채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공통점이다. 19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제국주의의 주체이던 시절, 인도와 아프리카 등지에 식민지 양식의 주택이 유행하게 된다. 푸른 잔디가 깔린 마당 위에 지어진 이국적인 경사지붕의 집, 이른바 ‘언덕 위의 하얀 집’이 유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한국에 상륙하여 서양식의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집을 불란서주택이라 불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의 실제 모델은 제국주의 국가가 식민지에 지은 서양식 문화주택이 그 원형인 셈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19세기 가장 강력한 제국주의 나라였는데, 한국은 그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그리고 지금은 미국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 영향을 여전히 받고 있다.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의 주체가 된 유일한 나라였으며, 현재 미국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한국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볼 때, 희망주택이란 곧 제국주의의 주택이 한국 실정에 맞도록 조정된 주택이라 할 수 있다. 저렴주택은 어려운 사람들만 사는 곳? 우리는 누구나 저렴주택에 산다 현재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은 아파트다. 전체 국민의 60~70%가 여기에 살고 있고, 방 세 개가 딸린 85㎡ 크기의 아파트를 국민주택이라고 부를 만큼 아파트는 가장 대중적인 주택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대중주택에서조차 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그들이 사는 집은 보다 서민적이고 그래서 사회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더 필요한 사람들의 주택이기에 저렴주택이라 칭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저렴주택이란 저소득층이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소형 평수이면서 전세 혹은 월세의 임대주택을 말한다. 저소득층, 소형, 임대라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킬 때 저렴주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때 저소득층은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뿐 아니라 주택시장의 초입자도 포함된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대학생, 첫 직장을 잡아 원룸을 얻어 독립한 직장인, 갓 결혼한 신혼부부 등의 시기는 명목상 월수입은 낮지만 그것은 생애주기에 수반되는 일시적 현상이어서 저소득층보다는 초입자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대학생, 직장인, 신혼부부 등은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생애주기이자, 이 기간을 모두 합산하면 10년 정도의 긴 시간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실직, 사별, 이혼, 사고나 질병 등으로 소득이 줄면 중산층도 저렴주택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이들을 퇴입자라 한다면 우리는 누구라도 초입자, 퇴입자가 될 수 있으며, 생애주기를 통틀어 상당한 기간을 저렴주택에서 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