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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굴레 견적 실수 나도 개발자나 해볼까? 마지막 열차 자유 육각형 퍼즐 남겨진 자 매달린 절벽 맹인의 거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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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을 헤집는 송곳
『맹인의 거울』은 지금 한국 사회의 평범한 직장인들이 어떤 말들 속에서 자기 삶을 판단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인물들은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는다. 대신 엘리베이터, 버스, 회사 화장실, 고깃집, 병실, 원룸, 휴대전화 화면 같은 익숙한 장소들 속에서 조금씩 깎여나간다. 이 소설의 가장 날카로운 지점은 ‘비교’가 더 이상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기본값이 되었다는 사실을 포착하는 데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연봉을 올리고, 누군가는 결혼 상대의 조건을 올리고, 누군가는 투자 수익률을 올린다. 그렇게 올라간 숫자들은 다시 누군가의 손끝으로 밀려 들어가고, 사람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평가하기 전에 먼저 익명의 판정을 기다린다. 작품 속 ‘스크린’은 커뮤니티만으로 남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랑을 계약서처럼 읽고, 성실함을 실패의 증거처럼 여기고, 불안을 콘텐츠로 소비하게 만드는 장치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소설은 인물들을 조롱하지 않는다. 김영백, 인영, 지영, 동주, 정우, 정윤은 모두 어딘가에서 본 사람들이다. 동시에 우리 안에 조금씩 들어 있는 사람들이다. 『맹인의 거울』은 능력주의를 거대한 구호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구두 밑창에 걸리는 보도블록, 손바닥에 남은 휴대전화 모서리 자국, 깨진 액정 위의 피 한 방울, 식탁 위 김치통과 오래된 숟가락 같은 사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모두 ‘남들처럼’ 살고 싶었지만, 그 ‘남들’이 누구인지 끝내 알지 못한 채 화면을 들여다본다. 그래서 이 작품은 보고서처럼 차갑고, 일기장처럼 사적이며, 온라인 게시글처럼 즉각적이다. 웃기고, 불편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익숙하다. 『맹인의 거울』은 우리가 매일 들여다보는 화면이 정말 우리를 비추고 있는지, 아니면 우리가 더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지 묻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