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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피니티 루프 _ 한기중 꽃밭에서 _ 손정우 검은 봉지 _ 이아영 그럴싸한 이야기 _ 민병우 대리기사 김여사 _ 김형준 에필로그 |
한기중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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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김은 액화 질소 통을 끌고 뒤로 걸어가다가 몸을 돌려 진하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보이는 것이 다 진실이라고 믿지 마…. 하하하.” ---「인피니티 루프」중에서 “…자식 운 좋은 줄 알아라. 차가 그렇게 망가졌는데도 이렇게 멀쩡한 거 보면 아직 갈 때는 아닌가 보다.” “아주 오래오래 잠을 잔 것 같다.” “어차피 인생이 다 꿈일지도 모르지. 지금 이 순간마저도….” ---「인피니트 루프」중에서 진흙 속에 두 다리를 버티고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순간 들어가 보지 않으면 절대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밖에서 보았을 땐 알 수 없는 새로운 공간감의 발견이고, 놀라운 시계(視界)의 전환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꽃밭에서」중에서 저수지에는 다시 예전처럼 많은 꽃이 아름답게 피어났다. 하지만 비거와 일월 공주가 헤이리에 왔다가 간 것을 봤거나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꽃밭에서」중에서 죽어가는 것은 냄새가 난다. ---「검은 봉지」중에서 마지막 검은 봉지를 열었다. 터지듯 몰려나온 누런 냄새는 빙글빙글 돌더니 다른 냄새들과 엉겨 붙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점점 커지더니 어느새 검은 연기가 되어 장미빌라 5층을 에워쌌다. 한없이 부풀어 오르던 그것은 먹잇감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검은 봉지」중에서 내 몸에 감람나무의 향이 내려앉는 것을 느낀다. 나는 검은 봉지 안의 어떤 것들처럼 썩지 않는다. 그날 밤, 나는 고귀해졌다. ---「검은 봉지」중에서 오늘 하루, 기분이 너무 불쾌한 민혜는 혼자 5성급 호텔에 딸기 디저트 뷔페를 먹으러 왔다. 1인에 8만 2천 원짜리 뷔페다. ---「그럴싸한 이야기」중에서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인 앤드 아웃’ 앱에 환상적인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 와 ‘댓글’ 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럴싸한 이야기」중에서 승희와 현주는 술잔을 부딪쳤다. “그런데 아줌마가 누구라고?” “에이 참, 할머니. 내가 누군지 모른다니까요.” 현주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방금 나간 그 쬐끔한 싸가지 년이 그러는데 할머니가 나를 낳았대요.” “오 그래? 내가 아줌마를 낳았어? 한잔해.” 승희와 현주는 술잔을 부딪쳤다. 거실에서 민지가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고 빈 캔을 쓰레기통에 소리 나게 확 던졌다. ---「대리기사 김여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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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글에 문학적 장점을 더한 다섯 편의 스토리들이 한 권의 책속에서 자유롭게 종횡무진하면서 독자들에게 읽고 상상하는 재미를 강하게 제공한다.”
이번 언저리 프로젝트의 키워드를 ‘무경계’로 잡고, 장르와 소재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합류할 작가들을 찾다 보니 영화감독, 문창과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희곡(?曲)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은 작가 등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얼핏 보면 일정한 톤 앤드 매너가 없이 너무나 자유분방한 글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 같지만 각 작가들이 만들어낸 사전 시각화를 위한 글에 문학적 장점을 더한 스토리텔링이 자유롭게 종횡무진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읽고 상상하는 재미를 강하게 전달해 줄 것이다. 작품 중에는 시나리오의 전 단계인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 형식의 세태풍자 콩트도 있고 트리트먼트와 시나리오 간의 경계를 오가는 형태의 판타지물도 있다. 또한, 이와 대비되는 깨끔한 단편소설처럼 문학적 장점이 느껴지는 작품도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는 김시습의 〈금오신화〉가 연상 되는 SF 판타지물도 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읽을 재미거리가 한자리에 모이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저리 프로젝트〉는 영화·영상판 스토리 창작자들의 숨은 작품들을 발굴해 이를 책이라는 결과물로 세상에 알리는 기회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자발적 독립운동이자 새로운 등용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뇌세포를 죽여 가며 영화, 방송, 게임, 웹툰, 웹소설 등 여러 분야에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한 적 없었던 스토리를 새로 짜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천 스토리와 기획 아이템이 상품화될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영화·영상 분야는 창작자 대비 사업화 비율이 저조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유명 제작사의 사무실에는 감독 지망생들의 투고 시나리오가 넘쳐 나고, 각종 공모전마다 무수히 많은 작품이 접수되는 등 세상을 향한 간절한 기회를 찾는 창작자들의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영화·영상판 스토리 창작자들이 소중히 숨겨둔 작품을 발굴하여 세상에 알리는 적극적 방식의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애초에 영상화를 목표로 써놓은 스토리 콘텐츠를 소설 형태로 각색하고,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상품화시켜 세상에 알리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아주 심플한 진행 방식이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수많은 영화·영상 종사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하드디스크 깊숙이 숨겨둔 스토리들을 공개 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영화·영상화 문법으로 쓰인 스토리들을 일반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수정하는 것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그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다섯 편의 스토리를 완성하여 이렇게 독자들에게 선을 보인다. “스토리 콘텐츠를 창작하고 그 결과물을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챗GPT(ChatGPT)니 빙(Bing)이니 바드(Bard)니 인공지능이 화제인 요즘 시대에 올드한 매체라 할 수 있는 소설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이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일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몇 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고 난 후, 한 기자가 바둑학과 학생에게 던졌던 “이제 바둑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라는 우문에 “알파고는 바둑 두는 즐거움을 모르잖아요.” 라는 학생의 현답처럼 스토리 콘텐츠를 창작하고 그 결과물을 같이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공유 할 기회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