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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005
1부 변방인에서 대통령 후보까지 큰 바위 얼굴과 함께한 소년 시절 013 두 쪽 난 조선 반도 028 전쟁 044 정치 초짜의 쓴맛 062 구세주 이희호 086 정치적 기대주로 성장 098 김영삼과 경쟁 112 박정희와 대결 120 2부 인동초의 시간 9. 망명·납치·연금·투옥 135 10. 김영삼과 1차 연합 159 11. 짧은 봄날, 그리고 사형 선고 169 12. 김영삼과 2차 연합 202 13. 김영삼과 다시 경쟁 220 14. 정계 은퇴 237 15. 햇볕정책을 준비하다 249 3부 유능한 국가 경영자 16. 대통령 당선 261 17. 두 달 앞당겨진 대통령 역할 279 18. 경제 대통령 289 19. 더 나은 국가 만들기 302 20. 김대중·김종필 연합정부 311 21. 정주영과 함께한 대북사업 324 22. 김대중·김정일의 악수 348 23. 북한 땅의 남한 공단 376 4부 남북연합 창설 24. 클린턴·김정일 정상회담 387 25. 날개를 단 남북 관계 399 26. 1단계 통일국가론 417 27. 북·미, 북·일 수교 426 28. 남북연합은 ‘절반의 통일국가’ 434 29. 남북연합 출범 442 30. 김대중의 북한 땅 한 달 살기 461 주 4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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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모어는 영국의 사상가요 정치가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 분리해 나온 헨리 8세 국왕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순교를 택한 분입니다. 당신도 교회를 위해서 이렇게 순교할 각오를 하며 이름을 받으시오.”
“훌륭한 인물을 세례명으로 받을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신부님의 말씀을 잘 새겨서 부끄럼 없는 신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대중은 신부님의 말씀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주 되새겨 봤다. 세례 후 그가 살아온 인생을 고려할 때 이 세례명은 그의 삶에서 중요한 방향타를 암시하는 것 같았다. --- p.68 “부부가 동등하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줍시다.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입시다.” 김대중은 가져온 문패 두 개를 대문에 걸었다. 남편이 집안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부부 문패가 걸린 대문은 낯선 풍경이었다. --- p.96 “나에게는 비원이 있습니다. 내 소원은 돈이 아닙니다. 나는 신라 삼국 통일 이래 처음으로 국토가 갈라져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둘 수가 없습니다. 해방 후 국토가 20년이나 분단됐다는 이 사실…… 나는 통일이 없으면 우리에게 절대로 영원한 자유가 없고 영원한 평화가 없고 영원한 건설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 p.109 “내가 돌을 맞겠습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나에게 돌을 던지시오.” “여기서 지면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내 머리가 깨지더라도 나는 내려가지 않을 겁니다. 죽어도 나는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맞이했던 김대중에게 돌멩이 정도는 그의 결기와 생각을 바꾸게 할 수준이 못 되었다. --- p.224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된 많은 동지와 국민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바쳐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한 책임의 시작입니다.“ --- p.375 남북 간의 믿음과 협력이 늘어나면 양측 정부는 자기들이 합의한 만큼의 권한을 점차 중앙의 통일기구에 이양해 가면 된다. 이렇게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통일기구의 권한을 점차 증가시켜 가면 언젠가 단일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되고 통일은 이렇게 점진적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김대중의 연합제-연방제 통일 방안이었다. --- p.418 김대중은 ‘북한 땅 한 달 살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3대 신앙을 떠올렸다. 그의 첫 번째 신앙은 그가 믿었던 하느님이고, 두 번째 신앙은 국민이며, 세 번째 신앙은 역사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그는 특히 역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역사의 뒤편에는 정의와 진실을 주관하는 신이 계신다고 믿고 있다. 그는 역사가 자신이 이룩한 남북화해와 남북연합의 창설에 긍정적 평가를 해줄 것으로 확신했다. --- p.4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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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욕으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
전쟁과 불법이 가득 찬 정부에 도전장을 내밀다 1945년 해방 이후 한반도 신탁통치를 둘러싼 갈등을 놓고 김대중은 한반도는 반드시 하나의 국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달리 해방정국은 미군정의 지원을 받은 이승만과 소련의 지원을 받은 김일성 두 체제로 분리되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각 수립된다. “대한민국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_42쪽 이후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김대중은 형무소에 끌려가 죽을 고비를 겪는 등 전쟁 중에 생사를 넘나든다. 그가 평화에 일생을 바치고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데에는 해방정국의 갈등과 동족 간에 벌어진 전쟁의 참혹함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이었다. 김대중은 1952년 부산정치파동이 일어난 것에 분노하며 정치에 직접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뛰어난 사업 수완을 뒤로 하고 민의원 선거에 출마하나 김대중은 낙선한다. 이후 이어진 선거에서도 줄곧 떨어지다가 다섯 번의 도전 끝에 민의원으로 당선된다. 계속되는 실패에도 지치지 않는 그의 시도는 일찍이 정치 인생을 걷기로 마음먹은 김대중의 각오를 대변하며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 납치, 감시, 연금 그리고 사형선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한 끝없는 투쟁 김대중은 유신체제에 맞서 싸우며 망명을 선택한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문은 특히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감시는 끊이지 않았고 납치까지 당해야 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지킨 그에게 내려진 것은 다름 아닌 사형선고였다. 대법원 상고심이 기각되면서 사형이 확정되자 남편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 뜻에 맡기겠다는 아내와 자식들이 기도하는 장면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게 한다. ‘변방인’으로 태어나 더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상황에서도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한길만 걸어간다. 우리에게, 대한민국에게 김대중은 진정한 거인이었다.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와 남북정상회담 개최 그리고 남북연합의장이 되었더라면 김대중은 3단계 통일론을 제시하며 평화적 공존과 평화적 교류와 평화적 통일을 강조했다. 이 소설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김대중의 ‘남북연합’을 현실적으로 또 희망적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남북연합’이란 어떤 하나의 통일국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연방국가 이전의 단계로서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지향하며 신뢰를 기반 삼아 서로 협력하는 체제를 뜻한다. 『거인의 꿈』은 위와 같이 남한과 북한이 김대중과 김정일의 악수에서 끝나지 않고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가 꾸준히 이어진 결과, 우리가 휴전선이 아닌 평화선을 넘게 될지도 모른다는 바람을 전해 준다. 나아가 남한의 시민과 북한의 시민이 한반도라는 한 공간에서 같은 언어로, 같은 역사를 공유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작가 최영태 교수는 남북 모두 대결 국면에 한계를 느끼고 다시 화해와 공존공영의 길을 모색할 것이며, 바로 그때 김대중이 제시한 남북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일의 비전을 상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대중 정신을 다시 되새겨야 할 때, 모든 문제는 거인이 걸어간 길에 해법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거인의 꿈』은 단순히 김대중이 설계한 개념을 말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따라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