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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드미트리 나보코프
오리지널 오브 로라 주 THE ORIGINAL OF LAURA 해설 | 나보코프의 마지막 코너킥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연보 |
Vladimir Nabokov,ладимир Владимирович Набок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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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의 화려했던 연인들은, 포도주 밀거래를 하기 편리하고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장소를 찾아 외국으로 온, 연로하지만 여전히 활기찬 한 영국인으로 바뀌었다. 그는 예전에 사용된 용어로 말하자면 유혹자였다. 그의 이름은 가명임이 분명한, 허버트 H. 허버트였다.
_ 49쪽 그녀는 종종 허버트 씨와 단둘이 집에 있곤 했는데, 그는 단조로운 가락을 흥얼거리며 일종의 최면을 걸고, 이를테면 어떤 끈적끈적하고 보이지 않는 물질로 그녀를 감싸듯이 그녀가 어느 방향으로 몸을 돌리든 상관 않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며 주위를 계속 ‘맴돌았다(얼쩡거렸다)’. _ 50~51쪽 그 책 속의 ‘나’는 신경과민에 소심한 문필가로, 자기 정부의 초상을 그림으로써 동시에 그녀를 파괴해버린다. 정지 상태에서 보면?그걸 그렇게 둘 수 있다면?그 초상은 충실하다. 그녀가 허벅지 안쪽의 사타구니 부분을 수건으로 닦으며 입을 벌리거나, 향기 없는 장미의 향을 맡으며 두 눈을 감는 술책같이 정해진 세부들은 원본과 완전히 일치한다. _ 83쪽 지금도, 옛날에도 내 삶에는 오직 단 한 소녀가 존재하고 존재했다. 두려움과 애정의 대상이며, 그녀의 애인이 쓴 책에서 그녀에 대해 읽은 수백만 독자들로부터 보편적인 공감의 대상이 된 한 소녀. 나는 여자도 아니고, 아내도 처자도 아닌 ‘소녀girl’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p.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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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소설이 아니다.
밀로의 비너스처럼 아름다운 잔해다. _타임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남긴 미완성 유작 『오리지널 오브 로라』. 그는 죽기 전 원고를 모두 불태우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아들 드미트리는 오랜 고민 끝에 작품을 출간하기로 결정했고, 원고는 나보코프가 세상을 떠난 지 32년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나보코프는 원고지가 아닌 인덱스카드에 초고를 집필했다. 그리고 카드 뭉치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문장을 고치거나 순서를 재배치하는 식으로 글을 수정하다가, 원고 정리가 끝나고 나면 초고를 전부 불태워버렸다. 즉 미처 완성하지 못한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나보코프의 창작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인 셈이다.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나보코프의 친필과 원고가 쓰인 인덱스카드의 모습을 그대로 소개하기 위해, 인덱스카드 각 장을 페이지 상단부에 실었다. 나보코프가 남긴 또 한 명의 ‘롤리타’, 플로라 카드로 남겨진 완성되지 않은 소설이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분량인지, 확정된 내용인지는 이제 영원히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 짧은 이야기만으로도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책에는 플로라라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작품의 화자와 사랑을 나누고 남편의 마음을 뒤흔드는, 결코 누군가에게 소유되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다. 마치 『롤리타』의 ‘님펫’이 그 매혹적인 성정을 그대로 지닌 채 자라 팜 파탈(femme fatale)이 된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녀를 모델로 쓴 소설 『나의 로라』 안에서 로라는 죽음을 맞지만 플로라는 책을 펼쳐보지 않는 길을 택하며 허구의 등장인물로서 죽기를 거부한다. 로라는 죽지만 ‘오리지널 오브 로라’, 즉 플로라는 불멸로 남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쩌면 자기의 생명이 다하기 전 이 작품을 불멸로 남겨두고 싶었던 나보코프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재미있게도 본문 중에는 열두 살의 플로라가 집에 세들어 살던 늙은 영국인 허버트 H. 허버트의 손길을 거부하며 비명을 지르는 장(章)이 있는데, 이 부분 역시 『롤리타』를 떠올리게 한다. 32년간 잠들어 있던 138장의 친필 창작노트 은유와 상징으로 자아낸 마지막 황홀경 나보코프의 집필 방식은 독특했다. 그는 초고를 인덱스카드에 작성했는데, 어느 정도 분량이 되면 그 카드를 고무줄로 묶어 들고 다니면서 배열 순서를 바꾸거나 카드를 파기하거나 글을 수정하곤 했다. 그 후 원고 정리가 끝나면, 나보코프는 카드를 직접 집 뒤뜰에 있는 소각장에서 태워버렸다. 『오리지널 오브 로라』에서 우리는 그 유명한 인덱스카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미트리는 나보코프가 남긴 마지막 원고를 출판하면서 초고가 적힌 인덱스카드의 각 장을 스캔해 페이지 상단부에 싣고, 그 밑에 카드 내용을 인쇄체로 옮겨놓았다. 이번에 출판된 『오리지널 오브 로라』 역시 독자들에게 나보코프의 마지막 작업을 그대로 소개하기 위해, 인덱스카드의 각 장을 페이지 상단부에 싣고 그 밑에 번역을 함께 실었다. 또한 아들이자 편집자인 드미트리 나보코프가 정리한 원문을 부록으로 넣었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몹시 사적이고 은밀하던 거장의 창작 현장을 살펴볼 수 있다. 카드에 묻은 얼룩들과 지문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섬세한 문장가의 불완전한 문장들, 삭제 표시들, 오자들, 망설임과 고뇌의 흔적들, 그리고 점점 힘이 빠져가는 글씨까지.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라는 위대한 작가가 예술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유일하게 엿볼 수 있는 창인 셈이다. 비록 영원히 완성될 길 없는 작품이지만, 미완성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온전한 한 편의 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38장의 인덱스카드에 흩어져 있는 나보코프 특유의 시적인 표현과 언어유희, 정련된 문장 들은 그가 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의 말처럼, “카프카의 유언을 배반한 막스 브로트가 그랬듯, 드미트리는 아버지의 유언을 배반함으로써 문학계에 이바지”한 것이다. 나보코프가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 집필한 이 미완성 유작은, 무한한 시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으며 하나의 고전으로 남게 될 것이다. 『오리지널 오브 로라』를 읽다보면 마치 나무가 웃자란 미로 정원을 헤매는 듯할 때도 있지만, 중간 중간에 이정표가 될 만한 정자를 만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힌트를 얻거나 출구로 이어진 길을 찾은 것 같은 발견을 할 때도 있다. 그러한 발견의 순간이 바로 나보코프 작품을 읽는 쾌락의 중추라 할 수 있는바, 나보코프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이 미로 게임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난도가 높지만 쾌락도 그만큼 큰 게임이라 하겠다. _해설 중에서 관련 서평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소설이 아니다. 밀로의 비너스처럼 아름다운 잔해다. _타임 『오리지널 오브 로라』의 파편들은 나보코프의 팬들에게 손짓하며, 죽음과 내세에 대해 절박하게 사색한다. _뉴욕 타임스 이 책은 작가 사후에 초고와 창작 노트를 묶어 출간한 그 어떤 책들보다도 훨씬 더 참신한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오직 완벽주의자 나보코프에 의해서만 태어날 수 있는 작품이다. _워싱턴 포스트 오직 나보코프만이 쓸 수 있는 탁월하고, 유쾌하고, 놀라운 문장들인가? 그렇다. 이 작품이 꼭 출판되어야만 했는가? 두말할 필요도 없다! _데이비드 로지(소설가, 비평가) 나보코프의 팬들에게 있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 _미치코 가쿠타니(비평가) 이 책은 나보코프에 대한 나의 애정을 무뎌지게 하지 않으며 그의 명성을 희석시키지도 않는다. 그는 시체마저도 너무나 강렬하다. _마틴 에이미스(소설가) 예측건대, 앞으로 몇 세기 동안, 서사학자들은 새로이 발견된 소설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오리지널 오브 로라』의 첫 장을 해석하는 데 매진할 것이다. _브라이언 보이드(나보코프 연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