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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의 창문을 열며
2. 바이로이트의 아침 3. 도시 바이로이트 4. 바이로이트에 둥지를 틀며 5. 센타벡 7번지 6. 바그너 축제 음악당 7. 바그너 음악 축제 8. 바그너 박물관 9. 오페라하우스 10. 장 파울의 도시 11. 에레미타제 12. 호프가르텐 13. 막시밀리안 광장 14. 장터 광장의 거지 15. 바이로이트 시청 이하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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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창 밖이 밝다. 온 누리가 은빛 세계다. 3월 중순에 이렇게 풍성한 눈은 처음이다. 눈은 원래 소리를 흡입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적막은 그 무게를 더한다.
정겨운 새 소리가 빛이 된다. 초등학교에 갓 들어가 새 교과서를 받았던 어릴 적 기억이 새롭다. 전선줄에 앉아 짹짹거리는 새들을 보고 몇 마리인가 숫자 개념을 깨우쳐 주는 글이다. 그 때 나는 숫자보다는 앙증스런 모습에 더 관심이 쏠렸다. 그런 이른 봄날의 새는 평생 나에게 잠재되어 시심의 샘물이 되었다. 새 소리를 들으면 깊은 추억의 샘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한다. 문득 찬송가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 청아한 주의 음성 울던 새도 잠잠케 한다 내게 들리던 주의 음성이 늘 귀에 쟁쟁하다 주가 나와 동행을 하면서 나를 친구 삼으셨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 499장 2절의 가사다. 울던 새도 잠잠케 하시는 평강의 손길, 원초의 세계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전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거리를 나서면 우리의 발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니는 새들, 온통 검은 몸매에 주둥이와 부리만 노란 새가 자주 눈에 띈다. '암젤', 그러니까 '흑색 지빠귀'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참새만큼이나 흔하다. 새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은 인간에게도 최적이다. 잿빛 도시에서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잃고 살아 왔다. 잃었던 것들을 비로소 이곳 독일에서 되찾는다. 봄 가뭄으로 애태우는 고국의 소식이 들려 온다. 가슴이 아프다. 이 곳 나무들은 늘 축축한 대지에 뿌리를 대고 자양을 마음껏 빨아들이고 있다. 그리하여 울창한 숲을 이룬다. 그런데 지구촌 또 다른 곳에는 사막의 더위와 메마름, 남극과 북극의 한파도 있다. 불평 어린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우주 전체를 바라보면 하나님의 큰 창조 계획을 깨닫게 된다. 세계는 하나의 오케스트라, 깊은 데가 있으면 높은 데가 있고, 젖은 곳이 있으면 마른 곳이 있다. 가난함과 부유함도 마주 서 있다. --- pp.2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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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펠스에서 약 20분 후 코부르크에 도착했다. 찌푸린 하늘에 찬바람마저 분다. 날씨가 포근하리라 생각해서 파카 속 부분을 빼었더니 좀 썰랑하다. 외딴 곳인 탓일까? 역 주변이 쓸쓸해 보인다. 굽은 길을 돌아 시내로 들어선다. 토요일마다 야채장이 선다는 장터 광장. 화초, 야채, 빵, 치즈 등 많은 물건들을 팔고 있지만, 부르스트(소시지)를 굽느라 피워대는 연기 앞에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여 있다. 역시 어디 가나 먹는 것이 제일이다. 우리도 부르스트 빵을 사 먹었다. 맛있다고 공감의 인사를 나누며 유럽 하늘을 올려다 본다.
--- p.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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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하면 얼른 떠오르는 것이 어떤 것일까? 히틀러, 마르크스, 베토벤, 라인강과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고성들, 맥주, 베겐하우어, 하이텔베르크, 그리고 무엇보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
저자는 우선 자신이 둥지를 튼 바이로이트와 거기서 가까운 독일 남부의 소 알프스 지역에서부터 독일 탐방을 시작한다. 먼저 바이로이트, 레겐스부르크, 뉘른베르크, 밤베르크 등지의 전원풍경과 생활상, 역사와 관습 등이 정치, 사회, 종교, 예술적 관점과 더불어 소개된다. 다음으로 저자는 독일 중부의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와 뤼데스하임처럼 라인강변을 끼고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도시들과 기사들의 성, 그리고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한 구동독지역을 차례로 탐방한다. 이어서 한자동맹의 본거지였던 독일 북부의 무역항 함부르크와 뤼벡을 방문하여 그곳의 명승지와 유적지, 사상가들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고 유려한 필치로 그려 나간다. 그런 과정에서 괴테와 로테, 바그너와 리스트와 딸 코지마, 릴케와 루 살로메의 사랑 이야기도 재밋거리로 등장한다. 책 끝부분에서는 독일 북부지역과 인접한 덴마크,노르웨이 스웨덴에 대한 간단한 여행담과 정보도 곁들이는 동시에, 그나라들이 자랑하는 인물들이 극작가 입센과 표현주의 화가 뭉크, 키에르케골, 안데르센, 아문젠 등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