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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윤동주의 시를 일본 교과서에 수록한 국민 여류시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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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감상평

1. 네 감수성 정도는

네 감수성 정도는
보이지 않는 배달부
여자아이의 행진곡
어린 시절
소녀들
호수
벚꽃

2.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기다림
바보 같은 노래
행동에 대해
6월
바다 근처로
여름의 목소리
질문
두 사람의 미장이
게릴라 가드닝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3. 처음 가는 마을

혼자서는 생기발랄
처음 가는 마을
모가미 강가
살아있는 것, 죽어있는 것
대학 나온 부인
내 카메라
지천명
뒤처짐
듣는 힘

4. 식탁에 커피 향 흐르고

식탁에 커피 향 흐르고
여자의 말
큰 남자를 위한 자장가
친구
감정의 말라깽이
12월의 노래
되새김
물음

후기를 대신하여

부록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
한글의 매력에 빠져, 죽을 때까지 윤동주와 한국을 사랑한 이바라기 노리코

저자 소개 2

이바라기 노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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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iko Ibaraki,いばらぎ のりこ,茨木 のり子,본명 미우라 노리코

본 현대시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되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로 유명한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子, 1926~2006)는 전후(戰後)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이다. 이바라기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시인이기도 하다. 한국어를 직접 배웠을 뿐 아니라 동시대 한국 시인들의 시를 일본어로 번역하였고, 시와 수필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기도 하였다. 윤동주의 시와 생애에 대해 쓴 수필은 일본에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 이바라기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한국인들을 알게 되었고, 한국을
본 현대시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되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로 유명한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子, 1926~2006)는 전후(戰後)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이다. 이바라기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시인이기도 하다. 한국어를 직접 배웠을 뿐 아니라 동시대 한국 시인들의 시를 일본어로 번역하였고, 시와 수필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기도 하였다. 윤동주의 시와 생애에 대해 쓴 수필은 일본에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 이바라기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한국인들을 알게 되었고, 한국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한국 문화를 몸소 체험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수필집 『한글로의 여행』(1986)은 한국 문화 입문서로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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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여 통번역의 길로 접어들었다. 기업에서 다년간의 실무 경험을 거쳐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한일통번역과를 졸업했다. 윤동주100년포럼에 참여하여 『장 콕토 시집』『폴 발레리 시집』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전문 통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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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35*207*20mm
ISBN13
9791157957255

책 속으로

어떤 식으로 울었을까
어떤 식으로 소리치고
어떤 식으로 꽁해 있었을까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건
이미
호의를 가졌다는 증거

눈만 큰 아이였을까
아마 맹한 아이였을 걸
바스락 바퀴벌레 눈치 없는 벌레인가

미소 지으며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호의 이상의 감정이 생긴 증거
--- p.24, 「어린 시절」중에서

어딘가 아름다운 마을 없을까
하루의 마무리로 한 잔의 흑맥주
괭이를 기대어 세워놓고 바구니를 놓고
남자도 여자도 커다란 맥주잔을 기울인다

어딘가 아름다운 마을 없을까
먹을 수 있는 열매가 달린 가로수가
어디까지고 계속되며 보랏빛 석양은
젊은이의 포근한 떠들썩함으로 가득 찬다

어딘가 아름다운 사람과 사람의 힘은 없을까
같은 시대를 함께 사는
친분과 이상함 그리고 분노가
날카로운 힘이 되어 모습을 드러낸다
--- p.42, 「6월」중에서

처음 가는 마을에 들어갈 때
내 마음은 살짝이 두근거린다
소바집이 있고
초밥집이 있고
청바지가 걸려있고
모래 먼지가 있고
자전거가 방치되어 있는
특별할 것 없는 마을
그래도 나는 충분히 두근거린다

눈에 선 산이 우뚝 서 있고
눈에 선 강이 흐르고 있고
몇 개의 전설이 잠들어 있다
나는 금세 발견한다
그 마을의 점을
그 마을의 비밀을
그 마을의 비명을
--- p.60, 「처음 가는 마을」중에서

식탁에 커피 향 흐르고

문득 내뱉은 혼잣말
어머
영화 대사였나
어떤 명언 중 한 구절이었나
아니면 내 몸속 깊은 곳에서 일어난 한숨이었나
원두를 갓 볶은 킬리만자로
이제 와서지만 되돌아본다
쌀도 담배도 배급품
집은 농가 창고의 2층 아래서는 닭이 소란 떨고 있다
마치 난민 같았던 신혼 시절
인스턴트 네스카페를 마신 것이 언제였나
다들 가난해서
그러나
심포지엄이다 동아리다라며 열광했다

겨우 커피다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액체의 향
--- p.80~81, 「식탁에 커피 향 흐르고」중에서

사랑스러운 사람에게는
많은 별명을 붙여주자
작은 동물이나 그리스 신
맹수 같은 것에 비유해서
서로 사랑한 밤에는
부드러운 말을
살짝 해 주러 가자
어둠을 틈타서

아이들에게는
이야기란 모든 이야기를 해 주자
나중에 어떤 운명이라도
피구처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원 전철 안에서
세게 발을 밟히면
크게 소리치자 멍청아!
대체 남의 발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 p.82~83, 「여자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글의 매력에 빠져, 죽을 때까지 윤동주와 한국을 사랑한 이바라기 노리코!
서정시의 대표작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식탁에 커피 향 흐르고」 「여자의 말」


이바라기 노리코는 2006년에 세상을 떠나기 전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 시는 희로애락 가운데 노가 없다. 그러나 한국시에는 그 노가 있다.” 그리고 “일본에는 서정시인만 있다. 시인의 사회적 영향력도 한국에 비해 미약하다.”고 말한 냉철한 시인이다. 일본 시인들을 향해 이렇게 거침없는 비판을 할 수 있는 지식인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과 교류하고 한국과 한글과 윤동주를 사랑한 가장 매력적인 일본의 여류시인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한 편부터 소개한다.

(전반부 생략)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서 졌다
이런 엉터리 없는 일이 있느냐고
블라우스의 소매를 걷어 올리고 비굴한 거리를 쏘다녔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는 재즈가 넘쳤다
담배연기를 처음 마셨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
나는 이국의 달콤한 음악을 마구 즐겼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아주 불행했다
나는 무척 덤벙거렸고
나는 너무도 쓸쓸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될수록 오래 살기로
나이 들어서 굉장히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프랑스의 루오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 시뿐만 아니라 이바라기 노리코가 발표한 많은 시는 역사적인 어둠과 비극적 현장을 생생하고 분명하게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조선의 수많은 사람들이 대지진의 도쿄에서/ 왜 죄 없이 살해되었는가”(「쟝 폴 사르트르에게」)라며 1923년 9월 1일에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 학살을 증언한 시도 발표한다. 이 시는 “잘 안 되는 것은 모두 저놈들 탓이다”라며 일제 강점기 시절 유대인 못지않은 박해를 받다 온 한국인이 당한 아픔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인식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런 표현 속에도 패배주의적인 비장감은 없다. 오히려 낙관적이다. 밝다. 바로 이런 점 덕분에 전쟁의 풍경을 숨 막히는 비극적 어둠으로 표현하는 다른 시인들과 달리, 이바라기 노리코는 이 한 편의 시만으로도 전후 시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열었다는 평을 얻었다.

(전반부 생략)
잘 안되는 것은 모두 저놈 탓이다

조선 사람들이 대지진이 난 동경에서
왜 죄 없이 살해당했는지
흑인 여학생은 왜 칼리지에서 배우면 안 되는지
우리들조차 누군가가 잡은 총에
겨누어지고 있지 않은지
나에게는 한꺼번에 알 수 있는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참혹한 사건의 가지가지가

사르트르씨
나는 당신을 깊이 알고 있지 않다
유대인의 생태(生態)도 표정도 친숙하지는 않다
인간에 대한 전율이 또 하나 늘어났지만
여하튼 지금 있는 것은 순수한 하나의 기쁨!
(후반부 생략)

-「장 폴 사르트르에게」

일본의 한국 식민지 통치의 상흔을 묘사한 또 다른 시도 있다.

한국의 노인은
지금도 변소에 갈 때
조용히 허리를 일으키며
“총독부에 다녀올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조선총독부에서 호출장이 오면
가지 않고는 못 배겼던 시대
어쩔 수 없는 사정

-「총독부에 다녀오다」 전문

얼마나 한국인이 겪은 역사의 상흔과 아픔을 잘 만져 주는 시인가. 목소리가 높지도 않으면서, 조곤조곤 풍경 속의 작은 에피소드를 등장시키면서 실감 나게 조선총독부 치하의 한국인들이 겪었을 치욕을 그리고 있다.
또한 「기대지 말고」라는 자의식에 관한 유명한 시도 있다.

더 이상 야합하는 사상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야합하는 종교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야합하는 학문에는 기대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어떠한 권위에도 기대고 싶지 않다

-「기대지 말고」 전문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해야 살 수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리고 친구나 연인 같은 동조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속의 기댐은 비굴한 야합 수준의 기댐을 말한다. 시인은 사상이나 종교나 학문, 그리고 권위에 기대는 것은 야합이라고 한다. 결국, 이 시는 기대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떳떳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최초로 죽는 날 공개하라면서 미리 감사와 함께 이별의 인사말을 남긴 시인

“그 사람이 떠났구나” 하고 한순간, 단지 한순간 생각해 주셨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오랫동안 당신께서 베풀어 주신 따뜻한 교제는 보이지 않는 보석처럼, 나의 가슴속을 채워서 빛을 발하고, 나의 인생을 얼마만큼 풍부하게 해 주셨는지…. 깊은 감사와 함께 이별의 인사말을 드립니다. 고마웠습니다. 2006년 3월 길일

추천평

윤동주의 시를 일본 교과서에 수록한 국민 여류시인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서 졌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는 재즈가 넘쳤다” 이 시 한 편으로 1억 일본인들을 패전국 상처에서 구해 희망의 길로 인도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극찬한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속에는 식민 지배 시절 조선의 아픔과 연민이 담겨 있는 시가 많다. 윤동주의 사진을 우연히 접한 노리코는 맑고 청아한 모습에 반해 그의 시를 읽게 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평생 한국과 교류한다. 그뿐만 아니라 무려 7년간 문부성(현 문부과학성)을 설득해 윤동주 시인의 시 4편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 “일본 검찰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라는 문장을 그대로 살려 일본 교과서에 실리게 한 국민 여류 시인이다. - 민윤기 (시인(서울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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