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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됨
『대화』(1955) 『보이지 않는 배달부』(1958) 『진혼가』(1965)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1969) 『인명시집』(1971) 『제 감수성 정도는』(1977) 『촌지』(1982) 『이바라기 노리코』(1985) 『식탁에 커피 향 흐르고』(1992) 『기대지 않고』(1999) 『말의 잎 3』(2002) 『세월』(2007) 그러모은 시 대담과 해설 |
Noriko Ibaraki,いばらぎ のりこ,茨木 のり子,본명 미우라 노리코
이바라기 노리코의 다른 상품
曺榮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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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생활 탓으로 돌리지는 마라 애시당초, 허약한 마음에 지나지 않았다 가망없는 일체를 시대 탓으로 돌리지는 마라 그나마 남은 존엄마저 버리는가 제 감수성 정도는 스스로 지켜라 바보들이여 (「제 감수성 정도는」) --- p.169 당신 얼굴은 조선계통이야, 조상이 조선인가 보군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눈을 감으니 본 적도 없는 조선의 맑게 갠 가을하늘 푸르름이 막힘 없이 펼쳐져 있다 아마 그렇겠지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얼굴」) --- p.178 서울에서 버스에 탔을 때 시골에서 상경한 듯한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한복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쓰고 소년이 그대로 할아버지가 된 것처럼 인상이 매우 순수했다 일본인 몇 명이 선 채로 일본어로 조금 말했을 때 노인의 얼굴에 두려움과 혐오감이 휙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천 마디 말보다 강렬하게 일본이 한 짓을 거기에서 보았다 (「총독부에 갔다 올게」) --- p.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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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와 한글, 한국문학을 사랑했던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바라기 노리코.
그녀를 이해하기 위한 심화학습 편 이바라기는 일본 여성들에게 수십 년간 롤모델이었다. 투쟁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예리한 언어를 구사하여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만들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일본은 전쟁에 졌지만 그 폐허의 거리를 활보하며 아름답게 살아가겠다고 노래했고, 「대학을 나온 부인」이 가부장제에서 어떻게 짓눌리는가를 짧은 시 안에 녹여냈다. 그러면서도 「제 감수성 정도는」 스스로 지키라며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90년대에는 지친 4~50대에게 권위에 「기대지 않고」 일상에 발디디며 살아가자고 제안하여 시집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바라기의 시는 그녀의 삶과 함께 이해해야 하는데 이 책만이 시간순으로 시를 배열했을 뿐 아니라 상세한 해설, 시인의 인터뷰, 촘촘한 연보를 싣고 있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어떤 시는 시만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이바라기의 경우는 그녀의 삶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의도에 충실하다. 시간순 배열이 특히 중요하다. 시어는 나이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오기 마련인데 그 점이 읽힌다. 해설과 인터뷰를 함께 읽으면 더욱 선명해진다. 남성들에게 우아하게 송곳을 들이대던 전후 최고의 여성 시인이었지만 사후 출간된 시집 『세월』을 읽으면 그녀의 절절한 사랑이 느껴진다. 사람에 대한 사랑을 이정도로 절제하며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앞의 시들을 다시 읽게 만든다. 다니카와 슌타로의 말대로 이바라기라는 사람은 이 마지막 시집 『세월』을 읽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선집은 여기까지 이바라기의 전 생애를 포괄하고 있다. 한국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이웃을 알아가는 것은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국가는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은 그 경계에 서서 국가 대신 이웃에게 사과해왔다. 이바라기의 시에도 그런 내용들이 담겨 있다. 적어도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제대로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한국 바로 옆에 일본이 있다는 상황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일본을 잘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